가짜 지지문 회수 수량을 확인하던 이정훈은 새길기획 주문서에 적힌 계약 번호를 눈여겨봤다. 인쇄 한 건의 번호라기에는 앞자리가 박도경 캠프 홍보비 장부와 같았다.
그는 장부를 몰래 가져오지 않았다. 선거 비용 공개창구에 제출된 사본에서 계약 상대와 지급일, 큰 항목을 다시 확인했다.
박도경 캠프는 새길기획과 천팔백만 원 규모의 `생활권 정책 홍보` 계약을 맺고 있었다. 계약일은 공식 선거운동 시작 사흘 전이었다.
공개 장부에는 홍보물 제작이라고만 적혀 있었다. 어떤 골목 사례를 쓰고 외곽 자원모임을 누가 관리하는지는 보이지 않았다.
임소라는 화양2 현장 안내문 아래에서도 새길기획 이름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시행사 도담도시개발의 주민소통 업무를 맡았다는 작은 표시였다.
두 계약의 존재가 곧 불법은 아니었다. 한 업체가 여러 의뢰인을 상대할 수 있었고 날짜와 업무가 겹치는지부터 봐야 했다.
주민들은 도담도시개발에 계약 공개를 요청했다. 회사는 영업 자료라며 금액 전체는 가렸지만 계약일과 업무 범위, 수행 업체를 확인해 줬다.
화양2 계약은 박 캠프 계약보다 보름 빨랐다. 새길기획은 철거 공정 안내, 주민설명회 운영, 사업 이미지 홍보를 맡고 있었다.
선거 계약에는 동화4 완공 사례, 생활권 정책 홍보, 현장 촬영과 전단 배포가 적혀 있었다. 화양2를 직접 홍보 대상으로 쓰는 문장은 없었다.
하지만 두 계약의 담당자는 같은 사람이었다. 가짜 지지문 주문서에 서명한 새길기획 영업팀장이 양쪽 실무 책임자였다.
정유림 캠프는 즉시 개발사가 박도경 선거자금을 댔다고 주장했다. 선우는 현재 확인된 것은 같은 업체와 업무 겹침, 그리고 선거 계약의 세부 공시 누락이라고 선을 그었다.
도담도시개발에서 박 캠프로 돈이 간 계좌 기록은 없었다. 새길기획이 한 계약의 돈으로 다른 계약 비용을 대신 냈다는 자료도 나오지 않았다.
그렇다고 이해관계가 없는 것도 아니었다. 화양2 개발 이미지를 관리하는 업체가 후보의 골목 보존 홍보를 동시에 설계하면 어떤 자료를 어느 의뢰인에게 썼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미라는 박도경 캠프에 새 계약 원본 가운데 업무 범위와 하도급 조항을 공개하라고 요청했다. 후보 개인 일정이나 직원 급여는 제외했다.
캠프는 처음에는 법정 공개 항목을 이미 지켰다고 답했다. 주민들은 법적 최소와 공약 검증에 필요한 현재 이해관계 공개가 같은 것은 아니라고 했다.
선거관리기관에 문의서가 접수됐다. 질문은 세 가지였다. 업체의 복수 계약을 추가로 밝혀야 하는지, 외곽 모임 인쇄비를 누구 지출로 잡는지, 세부 업무 누락을 어떻게 정정하는지였다.
회신은 단정적인 처벌 문서가 아니었다. 외곽 모임 비용이 후보를 위한 지출이면 사실관계를 확인해 회계보고에 반영해야 하고, 계약 업무 설명은 자진 보완할 수 있다고 적혀 있었다.
박도경 캠프는 가짜 지지문 회수와 정정 비용을 선거 비용으로 추가 신고했다. 최초 인쇄비는 동네앞날이 냈지만 후보 이익을 위한 지출이었는지 조사 중이라고 표시했다.
새길기획 계약도 세부 항목이 보완됐다. 동화4 사례 촬영, 현수막과 전단, 자원모임 연락 업무가 새로 적혔다.
주민 공개표에는 `공시 누락 보완`이라고 썼다. 누락이 곧 범죄 확정이라는 표시도, 수정했으니 처음부터 문제없었다는 표시도 하지 않았다.
김원태 캠프는 상대편만 조사하면 편파라고 항의했다. 조합은 세 캠프의 홍보업체, 개발 관련 겸업, 외곽 조직 지출을 같은 서식으로 요청했다.
정유림 캠프의 업체는 시민단체 홍보를 겸했고 김원태 캠프 업체는 대형 건설사 분양 광고를 맡고 있었다. 겸업 자체를 금지할 근거는 없었지만 자료 출처와 비용 분리는 똑같이 물었다.
박도경은 공개 질의회에서 새길기획의 화양2 계약을 계약 당시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캠프 실무자는 업체 포트폴리오에서 확인했지만 별도 보고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누가 언제 알았는지 진술은 달랐다. 주민들은 회의 참석 명단과 계약 검토 결재선을 요청했고, 전화 기억만으로 지식 시점을 확정하지 않았다.
결재선에는 박도경의 서명이 있었다. 그러나 붙임 포트폴리오를 읽었다는 확인란은 없었다. 후보가 계약 체결을 승인한 사실과 화양2 겸업을 인지한 사실은 다른 칸에 남았다.
새길기획 대표는 두 의뢰인의 자료를 섞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주민들은 동화4 사진 원본의 전달 시각과 화양2 설명회 자료 생성일을 비교했다.
화양2 설명회 자료에는 동화4 사진 한 장이 들어가 있었다. 사진은 공공 기사에서 가져온 것이었고 조합 공식 지지라는 설명은 없었다.
다만 출처가 `지역 성공사례`로만 적혀 주민의 실패 비용과 철거 범위는 빠져 있었다. 소라는 사진 삭제보다 범위 설명과 출처 링크 보완을 요구했다.
도담도시개발은 자료를 고쳤다. 북쪽 두 동 철거, 남쪽 가로변 보존, 개별 정산과 0원 판정이 함께 적혔다.
박 캠프도 같은 사진을 사용한 홍보물에 공동 절차와 미완 과제를 추가했다. 두 수정은 같은 업체가 양쪽 자료를 단순 성공담으로 줄였다는 사실을 보여 줬다.
가짜 지지문의 정확한 문장을 박도경이 직접 지시했다는 증거는 여전히 없었다. 새 계약은 관리 범위와 비용 책임을 넓혔지만 과거 미입증 혐의를 되살리지 않았다.
하늘은 선거자금 기사에서 `검은 돈`이라는 표현을 쓰지 않았다. 계약일, 금액, 겹친 담당자, 보완된 신고와 아직 확인 중인 외곽 비용을 표로 실었다.
기사 공개 뒤 새길기획은 명예를 훼손했다며 항의했다. 하늘은 회사의 반론 전문과 자료 수정 사실을 같은 위치에 붙였다.
이정훈은 자신이 경쟁 인쇄업자라 새길기획에 불리한 이해관계가 있다고 공개했다. 이후 인쇄 단가 평가는 다른 지역 업체 두 곳이 맡았다.
마틴은 계약 숫자가 커 보여도 주민 생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설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천팔백만 원 가운데 자원모임 관리와 정정 비용이 얼마인지 추가 질문이 나왔다.
캠프는 업무별 단가표를 제출했다. 가짜 지지문 최초 인쇄는 계약 밖이라고 했고, 회수·정정은 추가 비용으로 잡혔다.
동네앞날 대표는 최초 인쇄비를 개인 후원금에서 냈다고 진술했다. 후원 신고 여부는 선거관리기관 확인 중으로 남았다.
주민들은 조사 중인 칸을 선거일 전에 억지로 닫지 않았다. 결과가 투표 뒤에 나오더라도 계약과 후원 기록을 보존하면 물을 수 있었다.
박도경 캠프는 새길기획과 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 대신 화양2 관련 업무를 맡은 직원이 선거 자료에 접근하지 못하게 하고 외곽 지출 사전등록 절차를 붙였다.
조합은 그 조치가 실제로 지켜졌는지 선거 뒤 최종 정산에서 확인하기로 했다. 약속문만으로 이해충돌이 해소됐다고 쓰지 않았다.
거리에는 새 홍보물이 나왔다. 사진 아래에는 동화4의 보존과 철거 범위, 화양2와 다른 점이 이전보다 작은 글씨로나마 적혀 있었다.
선우는 작은 글씨도 읽히는 크기인지 오복순에게 물었다. 복순이 안경을 써도 어렵다고 하자 캠프는 글자 수를 줄이지 않고 전단 면을 하나 늘렸다.
선거자금의 새 계약은 오래된 비자금을 증명하지 않았다. 대신 지금 누가 누구의 말을 만들고 같은 업체가 어느 현장의 이미지를 옮겼는지 물을 현재 자료가 됐다.
주민들은 계약서를 후보의 유죄판결문으로 쓰지 않았다. 돈, 업무, 승인, 겸업, 공시 누락과 정정을 각자 책임의 자리로 돌려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