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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화]

유령 점포의 첫 장

작성: 2026.07.16 20:30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월요일 아침, 구청에서 온 전자문서의 제목은 ‘점유 현황 제3차 정리본’이었다. 오선우는 오복순의 떡집 쇼케이스 옆 작은 탁자에 노트북을 놓고 파일을 열었다. 첫 장에는 서른여덟 개 점포와 거주 공간이 적혀 있었다. 숫자는 이전 제출본보다 늘었지만, 마틴의 이름은 여전히 각주에만 있었다.

서미라는 화면을 위에서 아래로 훑다가 손가락을 멈췄다. “칠 번 점포, 여기 삼 년째 비어 있어요.”

명단에는 그곳에서 생활용품점을 운영하는 세입자가 일 년 반 동안 영업했다고 적혀 있었다. 맞은편 네 번 점포에도 낯선 상호가 들어가 있었다. 실제로는 셔터 안쪽을 건물주가 타일과 폐집기를 쌓아 두는 창고로 써 왔다. 반대로 오 년째 수리점을 운영하고 현재 방에서 이 년째 사는 마틴은 ‘임시 사용 확인 중’이었다.

“없다는 걸 어떻게 증명하죠?”

이정훈이 물었다. 선우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빈 점포처럼 보인다는 인상과 실제 영업하지 않았다는 판단은 달랐다. 카드매출이 없다는 사실도 현금 장사나 휴업 가능성을 지우지 못했다.

“한 자료로 결론 내리지 맙시다. 전기 사용, 카드매출, 배달 기록, 임대료, 현장 점유를 각각 놓고 당사자 설명을 먼저 듣죠.”

마틴이 종이 네 장을 탁자에 펼쳤다. 자료 제공 동의서였다. 어떤 자료를 누구에게 보여 주는지, 사본을 남기는지, 기사에 쓰는지 칸이 따로 있었다. 그는 골목을 돌며 실제 점유자에게 문장을 한 줄씩 읽어 주겠다고 했다. 글을 읽기 어려운 사람에게는 이정훈이 설명하고, 대답을 재촉하지 않기로 했다.

첫 확인 대상은 마틴 자신이었다. 그는 이 년치 임대료 이체 내역 가운데 수신인과 날짜만 보이는 사본을 냈다. 오 년간 수리점에서 부품을 받은 거래명세와 고객이 맡긴 오토바이 보관표도 있었다. 방의 전기 고지서는 이 년치, 수리점 계량기 기록은 오 년치였다. 두 기간을 나누자 기존 본문에서 뒤섞였던 체류 연수도 설명됐다.

“수리점은 오 년, 지금 방은 이 년.”

서미라가 확인표에 적었다. “둘 다 실제 점유 자료지만 같은 기간인 것처럼 합치지는 않는다.”

오복순은 떡 배달 장부를 가져왔다. 명부에서 빠진 임시 거주자에게 한 달에 두 번씩 떡을 보낸 기록이 있었다. 복순은 필요한 날짜만 가린 사본을 허락했고, 다른 손님의 이름이 보이는 페이지는 내주지 않았다. 배달 메모는 그 사람이 그곳에 살았다는 정황 하나였지, 계약이나 보상 자격을 확정하는 서류는 아니었다.

오후에는 구청 담당자와 조합 실무자, 건물주 대리인이 참여한 현장 확인이 잡혔다. 장하늘도 왔지만 동의표에 사진 허용이 표시된 외부와 공용 계량기만 촬영했다. 골목 주민이 먼저 문을 열거나 남의 셔터 틈으로 카메라를 넣는 일은 하지 않았다.

칠 번 점포 앞에서 건물주 대리인은 열쇠를 두 번 바꿔 끼웠다. 문이 열리자 먼지 냄새가 먼저 나왔다. 안에는 포장도 뜯지 않은 낡은 선반과 물 빠진 페인트통이 쌓여 있었다. 간판 흔적은 없었고, 명단에 적힌 생활용품점 상호를 아는 이웃도 없었다.

구청 담당자가 계량기 봉인 번호를 대조했다. 최근 열여덟 달 사용량은 공용등 수준을 넘지 않았다. 그러나 선우는 확인표의 ‘영업 없음’ 칸에 표시하지 않았다. ‘현장 영업 흔적 확인 못 함, 명단 당사자 설명 필요’라고 썼다.

“이 정도면 유령 점포 맞잖아요.”

조합 실무자가 말했다.

“오늘 문을 열어 본 것만으로 과거 전체를 단정할 수 없습니다.” 선우가 답했다. “명단에 올린 근거와 세입자 연락 경로를 조합이 제출해야 합니다.”

네 번 점포에서는 더 이상한 장면이 나왔다. 문을 열자 타일 상자와 철거용 비닐이 천장까지 쌓여 있었다. 가람개발 로고가 찍힌 작업 장갑 묶음도 나왔다. 건물주 대리인은 공사 준비 물품을 잠시 보관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명단 속 세입자가 왜 그 주소로 등록됐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마틴은 장갑에 손대지 않고 위치만 기록했다. 하늘은 대리인에게 촬영 허락을 다시 물었고, 대리인은 내부 촬영은 거부했다. 하늘은 카메라를 내렸다. 구청 담당자만 물품 목록과 배치 상태를 현장조서에 적었다.

반대의 사례도 있었다. 명단에서 ‘사용 흔적 없음’으로 표시된 뒤편 반지하 방에는 사람이 살고 있었다. 카드매출도 사업자등록도 없었지만 전기포트가 끓고 있었고, 벽에는 아이가 그린 학교 시간표가 붙어 있었다. 거주자는 공개를 원하지 않았다. 선우와 담당자는 문밖에서 설명을 듣고, 동의받은 임대료 이체 내역과 수도 사용 기록만 확인했다.

“사진은 싫어요.”

거주자가 말했다.

장하늘은 카메라 렌즈 뚜껑을 닫은 채 가방에 넣었다. “사진 없이 기록하겠습니다. 이름과 호수도 기사에서는 빼겠습니다.”

카드매출 자료는 더 조심스러웠다. 서미라는 상인들에게 카드사 화면을 통째로 보여 달라고 하지 않았다. 당사자가 선택한 달의 월별 합계와 영업일 수만 출력했고, 손님 결제 시각과 카드 정보는 받지 않았다. 현금 거래가 많은 점포에는 매입 영수증, 배달 플랫폼 정산, 냉장고 전기 사용 같은 다른 자료를 함께 놓았다.

이정훈은 인쇄소 배달장부에서 칠 번 점포 상호를 찾지 못했다. 대신 명단에 빠진 두 점포가 매달 전단과 포장지를 주문한 기록이 나왔다. 그것도 부재와 존재를 단독으로 증명하지는 못했지만, 현장 기록과 맞물리자 방향이 선명해졌다.

해가 질 무렵, 떡집 뒷방 벽에는 두 표가 붙었다. 첫 표 제목은 ‘실제 점유 자료 확인’. 두 번째는 ‘명단 기재 실체 미확인’. 누구도 두 번째 표에 ‘가짜’나 ‘범죄’라고 쓰지 않았다. 칠 번과 네 번을 포함한 세 항목은 추가 설명이 필요한 상태였고, 명부 밖 다섯 사람은 서로 다른 생활 자료가 확인된 상태였다.

박 씨는 회의에 오지 않았지만 자기 가게 전기 사용량을 제공해도 된다는 짧은 동의서를 보냈다. 공동행동 서명을 보류한 선택과 점유 자료를 내는 선택은 별개였다. 서미라는 그 종이를 다른 서명지와 섞지 않고 박 씨 자료 파일 첫 장에 꽂았다.

윤태식은 늦은 밤에야 뒷방에 들어왔다. 벽의 두 표를 보고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는 제3차 명단 작성 파일의 속성 화면을 보여 줬다. 초안 작성자는 가람개발 현황조사팀 계정이었고, 최종 수정자는 조합 공용 계정이었다. 공용 계정만으로 누가 각 항목을 넣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이 명단, 보상 산정표랑 붙어 있습니다.”

태식이 말했다. “점포가 있다는 전제로 영업손실 추정액이 먼저 들어간 칸이 있어요.”

선우가 물었다. “비어 있는 점포에도?”

태식은 고개를 끄덕였다. “문서상으로는요. 누가 왜 넣었는지는 산정 파일을 봐야 합니다.”

하늘은 벽의 표를 촬영하기 전에 이름 칸을 종이로 가렸다. 기사 초안에는 ‘유령 점포 적발’이 아니라 ‘실체 확인이 필요한 점포가 보상 기초 명단에 포함’됐다고 썼다. 조합과 가람개발에 명단 작성 근거와 반론을 요청하고, 명부 밖 실제 점유자 다섯 사람의 자료 처리 계획도 함께 물었다.

첫 장이 완성된 시각은 밤 열한 시였다. 결론이 아니라 질문의 순서를 고친 장이었다. 종이에 이름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만들어 내지 않고, 종이에 이름이 없다는 이유만으로 사람을 지우지 않는 표. 선우는 그 두 장을 같은 투명 파일에 넣되 서로 다른 색의 표지를 붙였다.

오복순이 가게 불을 끄며 말했다. “유령보다 무서운 건 사람이 있는데도 없다고 적는 거다.”

선우는 파일을 품에 들었다. 비어 있는 점포의 돈을 확인하려면 이제 명단이 아니라 산정표와 이체 기록을 나란히 놓아야 했다. 골목의 첫 장에는 드디어 사람이 보였고, 바로 그 때문에 비어 있는 칸의 숫자가 더 크게 보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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