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 열흘째, 아르덴 직원들은 출근할 로비가 없었다. 호텔 앞 통제선은 줄었지만 연기 제거와 전기 전수 검사가 계속돼 일반 직원의 출입은 제한됐다.
신탁은 인근 공공 회의실을 빌려 임시 운영소를 열었다. 한소희는 접이식 책상과 이동 안내판으로 임시 프런트를 만들었다. 화려한 로고 대신 고객 지원, 직원 근무, 조사 자료 동선을 나눴다.
프런트 직원들은 대체 숙소 고객과 소지품 회수 일정을 관리했다. 호텔 객실을 판매하지 않아도 예약 취소와 환불 확인, 연락 동의, 재예약 대기 목록이 남아 있었다.
직원 대표는 유급 복구 역할표를 공개했다. 고객 지원, 기록 정리, 물품 대조, 안전 교육, 지역 주방 지원, 휴식. 누구나 자기 건강과 돌봄 일정에 맞춰 선택할 수 있었다.
참여하지 않는 사람도 긴급 기본 급여를 받았다. 추가 역할에는 시간 수당이 붙었다. 호텔을 사랑한다는 이유로 잿더미 곁에 서야 할 의무는 없었다.
강도윤은 지역 식당 세 곳과 주방 사용 계약을 맺었다. 투숙객과 직원 식사를 만들되 각 식당의 영업을 방해하지 않는 시간과 단가를 정했다. 아르덴 직원이 들어갈 때도 현지 책임자 지시를 따랐다.
첫날 도윤은 익숙한 방식으로 작업대를 바꾸려다 식당 주인에게 제지받았다. 빌린 공간에서 스타 셰프의 효율이 우선일 수 없었다. 그는 기존 동선에 맞춰 메뉴를 줄였다.
아르덴 주방 새 책임자는 도윤과 공동으로 식사표를 짰다. 화재 뒤 복귀한 도윤이 다시 모든 결정을 가져가지 않았다. 알레르기와 이동 보관 기준은 팀이 교차 확인했다.
한 조리 보조는 불 냄새가 떠올라 주방 근무를 원하지 않았다. 그는 기록 정리 역할을 골랐다. 심리 상태를 증명하거나 진단서를 내지 않아도 한 달간 역할을 바꿀 수 있었다.
직원 상담은 근무 평가와 분리됐다. 누가 상담을 받았는지 관리자에게 전달하지 않았다. 화재를 침착하게 견딘 사람이라는 평가도 승진 자료로 쓰지 않았다.
한소희의 임시 프런트에는 소지품 목록을 보는 자리와 상담 대기 자리를 가림막으로 분리했다. 공개 회의실이라고 고객의 피해 내용까지 다른 사람이 들을 필요는 없었다.
장지민은 매일 정오 한 번만 공식 상태를 갱신했다. 확인되지 않은 공사 날짜를 반복 공지하지 않았다. 긴급 변경은 별도 알림으로 보내고 수신을 원하지 않는 고객은 제외했다.
호텔 공식 계정에는 직원들의 복구 사진이 거의 없었다. 보호 장비를 쓴 장면도 당사자 동의 없이 의지의 상징으로 쓰지 않았다. 작업 기록용 사진과 홍보용 사용을 나눴다.
지역 공연팀은 임시 운영소에서 작은 공연을 하겠다고 제안했다. 소희는 고객 상담과 소리가 겹쳐 거절하고, 다른 주민 공간을 연결했다. 위로가 필요한 사람 모두가 공연을 원하는 것은 아니었다.
세탁 업체는 아르덴 물량이 사라져 직원 근무가 줄었다. 신탁은 기존 계약의 최소 물량 조항을 확인하고 보관 가능한 린넨 세척과 복구용 작업복 세탁을 정상 단가로 맡겼다.
꽃 농가는 납품을 중단했다. 아르덴은 계약대로 이미 재배한 행사 꽃 일부를 지역 시설에 돌리고 비용을 지급했다. 불탄 로비 앞에 추모 꽃을 강제로 쌓지 않았다.
투숙객 소지품 회수 첫날, 승인받은 직원들은 조사관과 함께 객실에 들어갔다. 물건을 만지기 전 사진과 번호를 남기고 봉투를 봉인했다. 고객이 직접 들어갈지는 안전 상태에 따라 별도 선택했다.
연기 냄새가 밴 옷을 세탁할지 폐기할지는 고객에게 물었다. 호텔이 일괄 판단하지 않았다. 긴급 생활용품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우선 비용을 지급하고 최종 정산은 나중에 했다.
윤서린은 임시 운영소에 매일 나오지 않았다. 신탁 회의와 조사 대응을 맡되 고객 창구를 자기 존재로 채우지 않았다. 프런트 책임자가 운영 시간을 결정했다.
서린이 방문한 날 한 손님이 직접 사과를 요구했다. 그는 사과하고 현재 절차를 설명했다. 손님이 용서한다고 말할 때까지 머무르거나 사진을 요청하지 않았다.
윤종필은 장부 정리 역할을 자원하겠다고 했다. 직원 대표는 외부 자료 제공자 신분으로 제한된 시간만 참여하게 했다. 기본 직원 역할이나 지휘권은 주지 않았다.
그는 오래된 견적의 맥락을 설명하고 떠났다. 직원들은 그의 감정을 돌보는 역할을 맡지 않았다. 부녀도 임시 운영소 안에서 개인 대화를 하지 않았다.
도윤과 서린은 서로 다른 근무표를 썼다. 지역 주방과 신탁 회의 시간이 맞지 않아 사흘 동안 만나지 못했다. 가까운 도시에 있어도 떨어져 일할 수 있었다.
넷째 날 밤 둘은 짧게 식사했다. 도윤은 불이 난 주방이 아닌데도 가스 냄새에 예민해졌다고 말했다. 서린은 경보음 비슷한 소리에 잠을 깬다고 했다.
서로를 치료하려 하지 않았다. 상담 일정과 쉬는 날을 확인하고, 오늘 들을 수 있는 만큼만 이야기했다. 관계는 복구 업무의 비공식 의료실이 아니었다.
임시 운영소 한쪽에는 직원 제안 상자가 놓였다. 재오픈 의사, 다른 직장 탐색, 단기 휴직, 복구 역할 불편을 익명으로 적을 수 있었다.
일부 직원은 재오픈을 기다리지 않고 이직을 알아보고 있었다. 서린은 충성 부족으로 보지 않았다. 추천서와 경력 확인을 제공하고 퇴직 정산을 정상 처리했다.
반대로 복구 공사 직무를 배우고 싶다는 직원도 있었다. 시설팀은 자격 없는 사람에게 위험 작업을 시키지 않고 기록·자재 관리 교육부터 열었다.
신탁은 유급 기간을 한 달 더 연장할 수 있는 현금표를 공개했다. 그 뒤에는 단계별 인력 계획을 다시 협의해야 했다. 영원히 고용을 보장한다는 말로 불안을 덮지 않았다.
지역채 보유자에게도 영업 중단 상황과 상환 계획을 알렸다. 화재를 이유로 자동 연기하지 않고 변경이 필요하면 별도 동의를 받기로 했다.
임시 프런트 첫 주에는 번호표가 고객 상담과 직원 상담에 같이 쓰여 혼선이 생겼다. 소희는 색과 대기 공간을 나누고 개인정보 호출 방식을 바꿨다.
그 수정은 임시라는 이유로 대충 끝내지 않았다. 몇 달이 걸릴 수 있는 운영이라면 임시 공간도 사람의 안전과 존엄을 지켜야 했다.
호텔 없는 호텔 사람들은 건물 앞에서 서성이지 않았다. 지역 주방과 회의실, 세탁소, 상담실에서 각자의 계약과 시간을 가지고 일했다.
아르덴은 벽과 객실이 닫힌 동안에도 임금과 고객 선택, 거래처 지급, 기록 의무로 존재했다. 재오픈을 기다리는 마음은 있었지만 누구의 대가 없는 희생도 그 날짜를 앞당기는 연료가 되지 않았다.
유급 복구 역할표는 매주 당사자 의견으로 수정됐다. 고객 전화를 오래 받기 어려운 직원은 자료 대조로, 먼 임시 주방 이동이 어려운 직원은 재택 문서 작업으로 바꿀 수 있었다.
직원 대표는 역할을 자주 바꾼 사람이 불성실하다고 평가되지 않는지 확인했다. 인사기록에는 근무 시간과 수행 업무만 남기고 변경 사유 중 건강·가족 정보는 별도 보호했다.
임시 프런트 종료 날짜도 막연히 재오픈 때로 두지 않았다. 매달 공간 계약과 개인정보 보관, 접근성, 직원 이동 시간을 검토해 계속 사용할지 갱신했다.
지역 주방 한 곳이 자기 영업을 늘리며 계약 종료를 요청했다. 도윤은 위기 때 도왔다는 이유로 붙잡지 않고 다른 식당과 정상 조건을 새로 협의했다.
이 과정에서 식사 단가가 올랐다. 신탁은 메뉴를 줄이되 조리 노동비를 깎지 않았고, 증가분을 복구 예산에 공개했다. 지역 연대도 가격 변화를 견디는 계약이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