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서고 불은 세 번째 방에서 시작됐다. 왕실 혈통과 근위 인사 기록이 있는 상자가 모인 곳이었다. 불길은 크지 않았지만 창문이 좁고 종이가 마른 탓에 연기가 복도를 빠르게 채웠다.
안쪽 서기들은 젖은 천으로 상자를 덮었다. 근위 장교는 원본을 왕실 안전 상자로 옮기는 중 사고가 났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바닥에는 기름 홈이 그어져 있었다.
하르트는 밖에서 원본을 구하러 들어가겠다고 했다. 후임 기록자 셋이 그를 막았다. 문서고 구조를 안다는 이유로 또 혼자 연기 속에 들어가면 인수인계가 한 사람의 희생으로 끝난다.
의전 수관으로 들어간 물은 첫 방까지만 닿았다. 세 번째 방으로 보내려면 안쪽 밸브를 열어야 했다. 젊은 서기 루엔이 위치를 알고 있었다.
루엔은 상자 두 개를 들고 나갈지 밸브를 열지 선택해야 했다. 하르트는 원본보다 물길을 열라고 전령을 보냈다. 사본이 있는 상자는 타도 복구할 수 있지만 사람과 다음 방은 살려야 했다.
루엔이 밸브를 돌리자 천장에서 물이 가늘게 떨어졌다. 불은 바로 꺼지지 않았지만 네 번째 방으로 번지는 속도가 늦어졌다.
근위 장교는 출구를 잠그고 서기들에게 왕실 보호 서약을 요구했다. 서명하면 밖으로 내보내겠다는 조건이었다. 루엔은 서약 종이를 젖은 바닥에 두고 사람 이름과 현재 방을 환기창으로 보냈다.
세라는 바깥문을 부수기보다 환기창 아래에 들것과 산소 풀을 준비했다. 문이 갑자기 열리면 연기와 사람들이 한꺼번에 쏟아질 수 있었다.
문서고 공동 열쇠 보관자 둘이 외문에 도착했다. 왕실 서기 열쇠는 근위대가 갖고 있었다. 비상 규칙상 원본 훼손과 생명 위험이 확인되면 두 열쇠로 임시 개방할 수 있었다.
근위대는 외부에서 자물쇠를 하나 더 달았다. 광산 인부가 자물쇠를 자르려 했지만 금속 불꽃이 안쪽 기름에 닿을 수 있었다. 물을 충분히 흘린 뒤 수공 톱을 사용했다.
시간이 걸리는 동안 지방 기록소에서 사본 목록이 도착했다. 혈통 원본 열두 묶음 가운데 열 묶음은 대조 사본이 있었고, 근위 인사표는 세 곳에 나뉘어 있었다. 사본 없는 것은 주민 토지 청원과 오래된 치료 기록 일부였다.
하르트는 사본 없는 상자 번호를 루엔에게 보냈다. 그러나 그것을 구하다 사람이 갇히면 버리라고 덧붙였다. 기록의 가치를 정하되 사람을 낮은 순위로 두지 않았다.
외문이 열렸을 때 검은 연기가 거리로 나왔다. 세라는 회색늑대를 들여보내지 않고 문서고 구조를 아는 서기와 소방 인부를 먼저 보냈다. 무장 병력은 출구 경비만 맡았다.
근위 장교는 안쪽에서 칼을 들고 저항했다. 루엔과 서기들은 싸우지 않고 다른 문으로 빠졌다. 장교가 문서를 인질처럼 안고 있었지만 원본 목록이 공개돼 어떤 상자인지 모두 알 수 있었다.
세라는 그에게 상자를 내려놓으면 출구와 치료를 보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왕실 명령을 지켰다고 주장하며 기름병을 들었다.
물길 담당이 압력을 올려 천장 물이 거세졌다. 기름병 심지가 젖었고 장교는 미끄러져 넘어졌다. 회색늑대 대원 둘이 들어가 칼보다 먼저 병과 상자를 치웠다.
장교는 생포됐고 손에 화상을 입었다. 그가 불을 직접 놓았는지, 서무관 명령을 받았는지는 증거를 더 확인해야 했다. 현장에서 왕정파 전체의 방화로 발표하지 않았다.
불은 두 방을 태우고 멈췄다. 원본 상자 일곱 개가 완전히 탔고 열세 개가 젖었다. 사본이 있다고 손실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종이의 여백과 인장 압력, 원래 순서는 완전히 복원하기 어려웠다.
하르트는 잔해 속으로 들어가 검은 종이를 집으려 했다. 루엔이 장갑과 입회표를 건넸다. 이제 그도 혼자 상자를 만질 수 없었다.
복구 작업은 세 단계로 나뉘었다. 남은 원본 건조, 사본 대조, 사본 없는 기록의 당사자 진술과 다른 자료 연결. 빈칸은 추정으로 채우지 않았다.
왕실 혈통 기록은 지방 사원과 왕실 서무처 사본으로 복원할 수 있었다. 카이런·오스렌 판결 자료도 변경 도시와 봉인국 심리 사본이 남아 있었다. 불 한 번으로 확정 책임이 사라지지 않았다.
주민 토지 청원 스무 건은 사본이 없었다. 당사자들은 자기 기억만으로 권리를 확정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세금표, 이웃 경계, 현재 점유를 함께 모아 재심하기로 했다.
치료 기록에는 개인의 치료 사정이 있어 공개 벽에 붙이지 않았다. 소실 사실과 재작성 절차만 알리고 당사자와 치료관이 확인했다. 분산 보관이 모든 내용을 공개한다는 뜻은 아니었다.
근위 인사표 일부는 불탄 원본과 지방 사본이 달랐다. 후대에 승진 이유가 한 줄 추가된 흔적이었다. 어느 쪽을 진짜로 고르지 않고 작성 시기와 잉크를 조사했다.
벨로스는 불이 헌장파 침입 때문에 났다고 포고했다. 공개된 기름 홈과 자물쇠 추가 시각, 안쪽 장교 진술은 다른 방향을 가리켰다. 아직 최종 지시자는 확정되지 않았다.
시민들은 벨로스 포고를 찢으려 했다. 하르트는 그 포고도 보존했다. 사건 뒤 원인 순서를 바꾼 문서가 어떻게 퍼졌는지 심리해야 했다.
루엔은 자신이 상자를 두고 밸브를 연 선택 때문에 원본이 탔다고 자책했다. 하르트는 잘했다고 위로하는 대신 당시 시간과 연기, 남은 사람, 물길 효과를 기록했다. 선택의 손실과 보호한 것을 모두 보게 했다.
문서고 외문은 당분간 열어 두었다. 근위대가 다시 잠그지 못하게 하려는 것뿐 아니라 젖은 종이를 말리고 주민이 복구 과정을 볼 수 있게 하기 위해서였다.
사본 없는 토지 청원의 첫 당사자가 찾아왔다. 그는 불탄 종이에 자기 경계가 분명히 적혀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이웃은 반대했다. 하르트는 어느 기억이 더 절박한지로 땅을 정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세금표와 오래된 돌담 수리 기록, 우물 사용 순서를 함께 냈다. 당장 밭을 갈 시기라 임시 사용선을 정하되 소유 판정은 복구 심리 뒤로 미뤘다. 문서 손실의 비용을 당사자에게만 떠넘기지 않게 공동 창고가 종자 일부를 빌려 줬다.
루엔은 복구표에 `알 수 없음`이라는 칸을 새로 만들었다. 빈칸을 견디지 못해 그럴듯한 문장으로 채우는 것이 방화범이 원한 과거와 다르지 않을 수 있었다.
복구실 입구에는 이의 제기 상자가 놓였다. 당사자는 자기 기록이 잘못 대조됐거나 지나치게 공개됐다고 느끼면 사본 위치와 사유를 적을 수 있었다. 기록을 살린 사람들이 다시 기록의 주인이 되지 않도록 열람받는 쪽에도 멈출 손잡이를 줬다.
새 보관 계획은 원본을 모두 수도로 돌려놓지 않았다. 법적 원본은 정해진 곳에 두되 정밀 탁본과 대조 사본, 목록을 지역별로 나눴다. 민감 기록은 무조건 펼쳐 놓지 않고 분리 봉인과 열람 사유로 보호했다.
하르트는 문서고 열쇠를 다시 받지 않았다. 불길 속에서 지식을 증명했다고 직위가 연장되지 않았다. 루엔과 지방 기록자, 이용자 대표가 복구 책임을 나눴다.
해 질 무렵 첫 복원 사본이 벽에 붙었다. 왕실 영웅담이 아니라 불탄 상자 번호와 남은 사본 위치, 확인할 사람, 복구 불가능한 여백이 적혀 있었다.
문서고는 실제로 탔다. 아무 피해도 없었다는 기적은 없었다. 그러나 기록은 한 방과 한 사람, 한 원본에만 있지 않았기에 근위대가 원하는 과거로 다시 쓸 수 없었다.
검게 그을린 외문 위로 의회 쪽 안전 신호가 보였다. 하르트는 빈 목을 만지고 후임에게 마지막 잔해 목록을 건넸다. 타지 않은 것은 종이 전부가 아니라, 어느 종이가 사라졌는지 여러 사람이 함께 알 수 있는 구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