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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12화]

북방에서 온 빈 깃발

작성: 2026.09.01 19:5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북방 전령은 깃발에서 문장을 뜯어낸 채 로벨 성문에 도착했다. 천 한가운데가 네모나게 비어 있었고, 가장자리는 불에 그슬려 있었다. 말에서 내린 전령은 자기 이름보다 먼저 등에 묶은 가죽통을 내밀었다.

“카르몬 요새가 사흘을 못 버팁니다.”

가죽통 안에는 패전 보고서보다 피난민 명단이 먼저 들어 있었다. 북방 세 마을에서 떠난 사람 천백여 명, 길에서 합류한 광산 노동자와 가족, 요새 안으로 들어가지 못한 외지 상인들. 이름 옆에는 마지막 확인 장소와 함께 이동 가능한지 표시가 붙어 있었다.

하르트가 찢긴 깃발의 문장을 물었다. 전령은 요새 사령관이 잘라 냈다고 답했다. 왕실 깃발을 들고 남쪽에 가야 군량을 받을 수 있다는 장교와, 이미 왕의 명령을 기다리다 두 보루를 잃었다는 병사들이 다퉜다. 사령관은 어느 쪽 문장도 거짓으로 들지 않겠다며 빈 천만 보냈다.

세라는 지도를 펼쳤다. 북방 기병은 얼어붙은 강을 따라 내려오고 있었고 카르몬 요새 앞 평야에는 피난민 수레가 엉켜 있었다. 지금 출발해도 첫 지원대는 이틀 뒤에 닿는다.

“회색늑대는 오늘 밤 움직일 수 있어.” 세라가 말했다. “하지만 경비 계약 범위는 로벨 북쪽 길까지다. 요새로 가려면 정착민 표결과 새 수습 규칙이 필요해.”

전령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적이 성문 앞인데 표결을 합니까?”

“그래서 끝나는 시각부터 정하는 겁니다.” 아델린이 답했다. 그녀는 수도에서 막 도착해 눈 녹은 망토도 벗지 못했다. “전쟁이 길어진다는 이유로 임시 권한이 왕좌가 되는 것을 막아야 합니다.”

헌장회의 긴급 소집 종이 네 번 울렸다. 왕실 대표, 변경 도시, 주민 대표, 봉인 감시단이 서로 다른 문으로 들어왔다. 다섯 번째 종은 울리지 않았다. 엘리안은 회의장 가운데가 아니라 지도 가장자리의 빈 의자에 앉았다.

북방 사령부가 보낸 두 번째 문서에는 조건이 적혀 있었다. `정통 왕명 또는 왕위 후보의 단독 인장 없이는 군량과 병력을 인수하지 않는다.` 귀족 장교들이 지휘 책임을 분명히 하려 만든 조항이었다.

한 도시 대표가 엘리안에게 왕위 후보 인장을 임시로 쓰자고 제안했다. 즉위가 아니라 구조를 위한 형식일 뿐이며, 전쟁 뒤 폐기하면 된다고 했다. 회의장 시선이 그에게 모였다.

엘리안은 혈통 확인서가 든 문서함을 열지 않았다. “한 번 사람을 살린 인장은 다음번 사람을 죽이라는 명령에도 쓰일 수 있습니다. 요새가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요새 밖에서 사람부터 받겠습니다.”

세라는 요새를 건너뛰면 군사적으로 불리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그 선택과 왕명을 만드는 일은 같지 않았다. 그녀는 북방 정찰·호송·전투 지휘를 맡되 피난민 수송 중단권을 갖지 않겠다고 먼저 적었다.

공동 전시권한은 네 조각으로 나뉘었다. 작전은 현장 지휘부, 군량은 일곱 창고 인계단, 피난민 이동은 주민·치료관 대표, 봉인벽 대응은 루키안 학교와 북방 거점 담당자가 맡았다. 엘리안은 네 책임 사이의 충돌을 공개 조정하되 어느 권한도 대신 행사하지 못했다.

기간은 서른 날이었다. 카르몬 상황이 끝나지 않아도 자동 연장되지 않았다. 열닷새째 공개 중간보고, 서른 날째 재승인이 필요했다. 전사자 수습과 포로·부상자 보호 규칙은 현장 지휘관도 멈출 수 없게 했다.

회색늑대 정착소에서는 별도 표결이 열렸다. 남을 사람들은 로벨 길을 지켜야 했고, 갈 사람들은 새 전선에서 죽을 수 있었다. 세라는 지휘관 자격으로 찬성을 요구하지 않았다. 작전, 급료, 유가족 연락, 중도 철수 절차를 읽은 뒤 각자가 이름을 썼다.

유가족 연락 담당자는 전투대와 함께 가지 않았다. 정착소에 남아 매일 정해진 시각에 명단을 갱신하고, 연락이 끊겨도 사망으로 단정하지 않는 규칙을 맡았다. 살아 있는 사람과 확인되지 않은 사람을 같은 검은 줄로 지우지 않기 위해서였다.

주민 대표 에다가는 군량 인계단에 참여하되 자기 열쇠를 로벨에 남겼다. 한 사람이 원정 수레와 본창고를 동시에 열 수 없게 하려는 선택이었다. 이용 가구들은 임시 보관자를 다시 뽑았고, 엘리안은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

수도 대표는 전시권한 문서에 왕실 문장이 너무 작다고 항의했다. 아델린은 네 인장의 크기를 같게 고치고 왕실 표식만 윗줄에 두지 못하게 했다. 장식의 순서가 현장에서 명령의 순서로 읽힐 수 있다는 이유였다.

전령은 카르몬 사령관이 이 문서를 찢을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엘리안은 원본 하나를 들고 설득하러 가지 않았다. 사본을 피난민 수레, 군량대, 각 도시 기록소에 나눴다. 요새문이 닫혀도 권한과 약속의 근거까지 갇히지 않게 했다.

출정 명단 마지막 칸은 비어 있었다. `현장 조정자 교체 시각.` 엘리안은 자기 이름 옆에 교대 후보 둘을 적었다. 부상이나 포위가 생기면 자신이 돌아올 때까지 모든 결정이 멈추지 않도록, 첫날부터 자신 없는 지휘를 준비했다.

세라는 그 칸을 보고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전장의 장군들은 대개 후계자를 적으면 불길하다고 여겼다. 그러나 죽음을 입 밖에 내지 않는 관습이 지휘 공백을 더 많이 만들었다는 것을 회색늑대는 이미 장례마다 배웠다.

엘리안의 두 교대 후보는 서로 다른 출신이었다. 한 명은 변경 도시 서기였고 다른 한 명은 로벨 주민 경비대장이었다. 둘 다 그의 혈통이나 작위를 대신할 수 없었지만, 애초에 조정에 필요한 것은 혈통이 아니라 공개된 충돌표를 읽고 정해진 시간 안에 결론을 남기는 일이었다.

마렉을 포함한 열세 명이 북방행을 택했고, 여덟 명은 정착소와 로벨 북문을 지키기로 했다. 봄에 떠나기로 한 대원 둘은 이번 계약에는 참여하지 않았다. 누구도 겁쟁이라고 불리지 않았다.

루키안은 왼손에 두꺼운 장갑을 끼고 표지석 상자를 점검했다. 자신이 중심 문양을 맡겠다는 항목에 줄을 긋고, 학교 졸업자 네 명과 교대 순서를 적었다. 마야는 로벨에 남아 북쪽 표지석의 답신을 맡았다.

하르트는 군량 인계표와 피난민 명단 사본을 서로 다른 수레에 실었다. 그의 인수인계 기간도 전쟁 때문에 멈추지 않았다. 로벨에 남은 기록위원 둘이 매일 문서를 받아 같은 목록을 이어 쓰기로 했다.

출발 직전 북쪽에서 세 번째 봉화가 올랐다. 붉은 불 둘, 흰 연기 하나. 요새 바깥 피난민 길이 공격받았다는 신호였다. 전령은 빈 깃발을 다시 등에 묶으려 했다.

엘리안이 그를 멈췄다. “그 깃발은 첫 군량 수레에 세우십시오. 어느 왕의 구호대인지는 비어 있어도, 누가 타고 누가 빠졌는지는 명단에 남습니다.”

수레 위 빈 천이 겨울 바람에 펴졌다. 문장이 잘려 나간 네모 사이로 뒤따르는 사람들이 보였다. 로벨기, 회색늑대기, 도시 인장기는 같은 높이로 나뉘어 섰고 어느 것도 빈자리를 덮지 않았다.

아델린은 수도로 돌아가지 않고 군량 인계단과 함께 가기로 했다. 왕실 대표의 표가 필요할 때만 표를 쓰고, 전장에서 섭정처럼 명령하지 않는 조건이었다. 세라는 그 조건을 작전판 위에 직접 못 박았다.

성문이 열리자 주민들이 수레바퀴에 모래를 뿌렸다. 엘리안은 대관식 행렬이 아닌 피난민 명단 뒤에서 말을 몰았다. 왕관을 거절한 뒤 처음 맞는 전쟁이었다. 이제 그의 선택은 거절의 아름다움이 아니라, 왕명 없이도 사람을 데려오는 실제 속도로 평가받을 차례였다.

로벨 성이 멀어질 무렵 빈 깃발이 한 번 크게 꺾였다가 다시 펴졌다. 천 가운데 아무 문장도 없었지만 수레는 멈추지 않았다. 공동 헌장의 첫 겨울이 끝난 것이 아니라, 비로소 가장 추운 곳을 향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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