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호송 조정자 선출 날 회의장 가운데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다. 진무백이 쓰던 상석은 가져오지 않았고 후보 셋이 같은 높이 탁자에 앉았다. 첫 번째 빈자리는 누가 차지할 왕좌가 아니라 임기가 끝난 사람이 실제로 물러날 수 있는지 보는 자리였다.
후보 가운데 강서윤은 청하촌 곡물지기 출신이었다. 검혼전 상환 수레가 빈 채 왔을 때 무게와 되박을 대조했고, 이후 공동 호송로 세 달 교대를 맡았다. 진무백의 측근도 오대 문파 사람도 아니었다. 피해 마을에서 일한 기록이 추천 근거였다.
둘째 후보는 군소 문파 호위대장, 셋째는 매화맹 현 기록 조정자였다. 무공과 문서 능력은 달랐다. 공개 질문은 사고 보고, 물자 전용 압박, 친분 충돌, 지도부 부재 상황을 가정해 진행됐다. 정답은 진무백이 채점하지 않았다.
강서윤은 위험 수레를 멈추다 자기 마을 배급이 늦어질 때 어떻게 하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그는 자기 마을 대표 자리에서 물러나 외부 교대자가 판단하게 하겠다고 했다. 친정 마을에 잘해 주는 것이 피해자 출신의 의무가 아니었다.
군소 문파 후보는 무력 충돌에 강했지만 장부 이의 경험이 적었다. 그는 약점을 인정하고 공동 회계 교육을 받겠다고 했다. 기록 조정자 후보는 외부 협상에 능했으나 현장 수레 경험이 없었다. 후보들은 완성된 영웅이 아니라 보완 계획을 함께 냈다.
진무백은 후보 질문서를 미리 보지 않았다. 자기 이름이 나온 질문에서도 답하지 않았다. `전임 조정자의 요청`이 새 결정에 어떤 무게를 가져야 하느냐는 질문에 세 후보 모두 공개 기록 이상의 특별한 무게는 없다고 답했다.
표결권은 피해 마을, 공동 호송 노동자, 구호·진료, 기록 감사, 기능 협약 참여 지역에 나뉘었다. 큰 문파의 기여액은 표를 늘리지 않았다. 후보 출신 마을도 한 표만 가졌다. 투표 명부와 이해 충돌 회피가 공개됐다.
투표함은 세 곳에 나눠 두고 외부 기록자가 봉인 번호를 확인했다. 먼 마을 표는 전서구가 아니라 두 명의 호송자가 원본을 가져왔다. 도착하지 않은 표를 임의로 찬성이나 기권에 넣지 않고 마감 시각과 미도착 수를 함께 읽었다.
첫 투표에서 누구도 과반을 얻지 못했다. 강서윤과 기록 조정자가 결선에 올랐다. 진무백 지지자들은 그의 경험과 비슷한 기록 조정자를 밀었다. 진무백은 그 움직임을 막으라고 명령하지 않고 자기와의 친분·근무 관계를 후보 공개표에 정확히 적게 했다.
결선 전 다리 사고 보고가 들어왔다. 후보 둘에게 실제 대응을 맡기자는 제안이 나왔지만 선거 시험으로 현장 위험을 이용할 수 없었다. 현직 교대 책임자가 규약대로 처리하고 후보는 사후 기록만 검토했다. 위기를 선거 무대로 만들지 않았다.
결선에서 강서윤이 근소하게 선출됐다. 그는 승리 연설보다 이해 충돌 목록을 먼저 제출했다. 청하촌 상환 관련 표결, 자기 친척 수레 계약, 과거 분쟁 중인 창고를 맡을 때 회피하겠다고 했다. 새 지도자의 약점이 취임 뒤에 숨지 않았다.
진무백은 맹주패를 강서윤에게 직접 목에 걸지 않았다. 호송 조정 권한은 맹주패 하나에 있지 않았다. 공개 호송 열쇠, 교대표, 사고 기록, 외부 협약 연락을 각각 기존 담당자가 새 담당자에게 넘겼다.
새 조정자는 첫 달에 일부러 가장 쉬운 수레만 맡지 않았다. 약재와 곡식이 동시에 지연된 복합 이의를 처리하되 당소연과 남궁현에게 결론을 묻지 않았다. 기능 담당자의 상반된 기록을 연결하고 중단 범위를 스스로 공개했다.
강서윤은 첫 회의에서 진무백을 상시 고문으로 앉히자는 안을 거절했다. 필요할 때 공개 질문할 수 있지만 뒤에서 모든 결정을 확인받지 않겠다고 했다. 전임자는 사본을 받되 비밀 사전 승인을 하지 않았다. 첫 경계가 취임 날 세워졌다.
진무백은 서운하지 않다고 꾸미지 않았다. 오래 맡은 일을 내려놓으니 빈 시간이 낯설다고 말했다. 그러나 감정을 권한 연장의 근거로 쓰지 않았다. 당소연과 다음 공동 진료 호송표를 검토하는 개인 역할로 돌아갔다.
첫 인계 사고는 작은 열쇠 하나에서 생겼다. 옛 외부 연락함 보조 열쇠가 진무백 숙소에 남아 있었다. 그는 직접 강서윤에게 주지 않고 공동 기록자 앞에서 발견 시각과 사용 내역을 확인한 뒤 봉인했다. 숨은 열쇠가 친분 선물이 되지 않았다.
외부 기능 협약 문파들은 새 조정자의 서명을 다시 받으려 했다. 기존 협약은 지도자 개인이 아니라 기능 대표들이 서명했으므로 재체결이 필요 없었다. 강서윤은 현재 담당자 변경만 통보했다. 권력 이양이 협력 중단의 기회가 되지 않았다.
남궁 임시 운영회는 상환 수레 일정을 그대로 보냈다. 독재고 위원회도 약재 호송 승인선을 유지했다. 소림 산문과 무당 순찰표는 새 연락 담당만 고쳤다. 여러 지역 규칙이 한 조정자 교체로 흔들리지 않았다.
강서윤의 첫 결정은 다리 점검 누락 담당자의 복귀였다. 교육과 재검사를 통과한 뒤 보조 역할로 돌아오게 했다. 피해 마을 출신이라는 체면을 세우기 위해 엄벌하지 않았다. 과거 오류와 현재 능력을 대조했다.
첫 달 평가에서는 수레 도착률보다 이의 처리와 단독 열쇠 수를 먼저 봤다. 단독 열쇠는 0, 미처리 이의는 둘이었다. 강서윤은 좋은 수치만 읽지 않고 두 이의의 지연 이유를 설명했다. 전임자를 탓하지도 자기 취임 효과를 과장하지도 않았다.
피해 마을 사람들도 자기 출신 조정자가 생겼다고 모든 요구가 먼저 처리될 거라 기대했다. 강서윤은 청하촌 이의 하나를 이해 충돌로 회피해 다른 조정자에게 넘겼다. 고향은 그 선택을 섭섭해했지만 공개 규칙을 확인한 뒤 기록에 반대 의견을 남겼다.
진무백은 회의장에 한 번도 상석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질문을 받으면 방청석에서 답했고 표결 때는 나갔다. 사람들은 처음에는 그의 표정을 살폈지만 차츰 강서윤과 기능 담당자의 기록을 보기 시작했다. 빈자리가 실제로 비어 있었다.
서백하는 감독 업무를 계속하며 새 조정자에게 과거 기록 목록을 넘겼다. 진무백을 통해 전달하지 않았다. 자신의 넷째 수레 질문 일정도 새 감독관에게 확인받았다. 사제 관계 바깥에서 기록 책임이 이어졌다.
석 달 권한 인계 마지막 날 맹주패는 박물함 같은 곳이 아니라 공동 기록함에 들어갔다. 사용 종료일과 권한 분산 목록이 붙었다. 새 조정자에게 같은 패를 주지 않았다. 상징이 직위보다 오래 살아 새 권력을 부르지 않게 했다.
강서윤은 삼 년 뒤 종합 대조일을 공고했다. 곽연수 감호, 오대 상환, 독 치료, 실종자 상태, 호송 사고를 함께 공개하겠다는 일정이었다. 진무백은 그 여행에 일반 입회자로 참여하기로 했다. 결과를 미리 쓰지 않았다.
대조 여행 준비표에는 성공 사례뿐 아니라 반복 사고와 연락 끊긴 마을을 우선 방문하도록 적었다. 새 지도부가 보여 주고 싶은 곳만 고르지 못하게 피해자·외부 감사가 경로를 함께 정했다. 진무백은 과거 인맥으로 숙소나 면담 순서를 정하지 않았다.
당소연은 진료 호송표를 접으며 길이 조용해진 뒤에도 대조가 필요하냐고 물었다. 진무백은 조용함이 기록 누락인지 실제 안정인지 확인하려면 더 필요하다고 했다. 둘은 서로의 열쇠 없이 같은 수레에 탈 날짜를 정했다.
첫 번째 빈자리 아래에는 아무 이름표도 놓이지 않았다. 회의 진행자는 매번 바뀌고 강서윤도 낮은 탁자 끝에 앉았다. 진무백은 객잔 문을 나서며 뒤돌아보았지만 돌아가 앉지 않았다. 공개 호송 수레는 새 조정자의 서명과 여러 담당자의 열쇠로 정시 출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