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4-6화]

여섯 식으로 지키는 사람

작성: 2026.08.12 12:07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가상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무술, 비급, 문파 체계 등은 모두 허구이며, 폭력 묘사는 장르적 관습 안에서 다루어집니다.

마지막 증인은 폐염창고 장부에 검은 네모를 그렸던 상단 서기였다. 회령상단의 옛 표식이 누구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사람이었지만, 그는 공개 심문장에 서는 것을 사흘 동안 망설였다. 가족이 상단 마을에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서기의 이름은 도유문이었다. 그는 회령상단에서 열두 해 동안 숫자를 베꼈지만 결재 표식의 주인이 누구인지 묻지 않았다고 했다. 문유백이 검은 네모를 찍으면 액수를 다른 장부로 옮기는 것이 일이었다. 직접 사슬을 본 적은 없으나 `부속 인력 교체비`가 사람의 죽음을 뜻한다는 사실은 두 해 전부터 짐작했다. 증인이면서 동시에 책임을 질문받을 사람이었다.

한소령은 그 점을 숨겨 주겠다고 약속하지 않았다. 공개 심문에서 아는 사실과 자신이 한 일을 함께 말해야 하며, 가족의 안전은 증언 내용과 상관없이 지키겠다고 했다. 도유문은 그 조건을 듣고서야 수레에 올랐다. 면죄와 보호를 맞바꾸지 않는 약속이었다.

한소령은 그를 설득해 끌어내지 않았다. 가족을 먼저 남쪽 보호소로 옮긴 뒤 서기가 스스로 수레에 올랐다. 담여화는 공포로 숨이 가빠질 때 쓸 약을 건넸고, 팽노는 국밥 대신 식어도 먹을 수 있는 주먹밥을 쌌다.

수레는 청수현 북쪽 솔고개에서 멈췄다. 앞길에 쓰러진 소나무 세 그루가 놓여 있었고 뒤에서는 바퀴 폭에 맞춘 쇠못이 뿌려졌다. 우연한 산사태가 아니었다. 회령상단 무사 열한 명이 양쪽 비탈에서 내려왔다.

한소령은 먼저 수레 밑을 확인했다. 바퀴축에 가느다란 철사가 걸려 있었고, 수레가 한 자 더 움직이면 기름병이 깨지게 되어 있었다. 길을 막은 나무에만 정신을 빼앗겼다면 수레부터 불탔을 것이다. 담여화가 철사와 기름병의 위치를 종이에 그린 뒤 집게로 떼어 냈다. 전투 전에 함정의 증거를 보존하는 짧은 시간이 필요했다.

도유문은 수레 안에서 자기가 내려가겠다고 했다. 자신 하나 때문에 모두 다칠 수 없다는 말이었다. 한소령은 문을 열지 않았다. "내리는 선택을 하려면 저 사람들이 떠난 뒤에도 할 수 있습니다. 칼이 목 앞에 있을 때 한 선택을 자진이라고 기록하게 두지 않겠습니다."

그 말에 도유문은 손을 문에서 뗐다. 대신 바닥에 엎드려 담여화가 알려 준 대로 머리를 감쌌다.

"서기만 내놓으면 길을 열겠다."

그 말이 끝나기 전에 한소령은 수레 앞에 섰다. 윤채는 검을 맡긴 상태라 긴 장대를 들었고 막리연은 뒤쪽 쇠못을 치우기 시작했다. 시장 수레꾼 둘은 말을 진정시켰다. 싸울 사람과 움직일 사람을 먼저 나눴다.

첫 공격은 비탈 위 화살이었다. 한소령은 첫째 식으로 검 끝에 작은 원을 그려 화살 둘의 방향만 틀었다. 모두 쳐 내려고 힘을 쓰지 않았다. 수레 지붕에 닿지 않는 화살은 그대로 흙에 박히게 두었다.

둘째 식은 앞선 무사의 칼등을 미끄러뜨렸다. 손목을 베지 않고 칼이 땅을 향하게 한 뒤, 한소령은 셋째 식으로 그 사람의 발 앞 솔잎을 걷어 냈다. 미끄러운 흙이 드러나자 추격 발이 느려졌다.

무사 넷이 동시에 좌우로 갈라졌다. 예전 같으면 한소령은 검로를 이어 일곱째 식의 넓은 호를 떠올렸을 것이다. 실제로 등에 열이 올랐다. 한 번에 네 칼을 밀어내는 길이 몸 안에서 열리려 했다.

그는 숨을 끊고 넷째 식까지만 밟았다. 넷째 식의 직선은 사람을 향하지 않고 수레 옆 밧줄을 잘랐다. 묶여 있던 빈 통나무가 비탈로 굴러 내려가 두 무리 사이를 갈랐다. 칼 하나로 사람 넷을 상대하는 대신 지형을 바꿨다.

"뒤쪽 열렸다!" 막리연이 외쳤다.

쇠못을 치운 길은 수레 한 대가 겨우 빠질 폭이었다. 하지만 앞의 쓰러진 나무 때문에 말을 돌릴 수 없었다. 윤채가 장대로 나무 밑을 들어 올렸고 수레꾼들이 돌을 괴었다. 한소령은 다섯째 식으로 소나무의 잔가지만 잘라 바퀴 길을 만들었다.

회령상단 우두머리가 내공을 실어 정면으로 밀고 들어왔다. 한소령의 검과 부딪힌 순간 팔이 저렸다. 상대는 일부러 일곱째 식으로 넘어가게 압박했다. "여섯 번 막고 나면 네 뒤의 자는 죽는다. 네 사부가 준 힘을 써라!"

상대의 내공은 한소령보다 두터웠다. 한 번 부딪힐 때마다 발뒤꿈치가 흙 속으로 밀렸다. 여섯 식만 쓴다는 선택이 상대보다 강하다는 뜻은 아니었다. 한소령은 왼쪽 팔뚝을 얕게 베였고 피가 손등으로 흘렀다. 검을 놓치지 않으려 힘을 주자 등의 봉쇄가 더 뜨거워졌다.

담여화가 뒤에서 "숨을 길게 내쉬어!"라고 외쳤다. 일곱째로 넘어가려는 호흡을 끊는 방법이었다. 한소령은 이를 악무는 대신 입을 열어 숨을 뱉었다. 힘은 줄었지만 경맥의 열도 가라앉았다. 우두머리의 칼을 정면에서 이기지 않고 반걸음 옆으로 흘릴 여유가 생겼다.

수레 안의 서기가 숨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한소령은 뒤를 보지 않았다. 여섯째 식으로 상대의 칼을 크게 튕기면 경맥이 열리고 다음 길로 이어질 것이었다. 그는 힘을 끝까지 싣지 않고 칼자루를 비틀었다. 여섯째 식의 끝을 공격이 아니라 상대 검집의 끈에 걸었다.

검집이 허리에서 풀리며 우두머리의 중심이 무너졌다. 한소령은 일곱째로 나아가지 않고 다시 첫째 식으로 돌아왔다. 작고 둥근 검로가 우두머리의 손을 감싸 칼을 놓게 했다. 앞에서 배운 순서가 끝이라면 처음으로 돌아가면 됐다.

윤채가 장대로 마지막 통나무를 들어 올렸다. 막리연과 수레꾼이 바퀴를 밀었다. 서기는 수레 안에 숨지 않고 뒤 창을 열어 길에 남은 쇠못을 집어 던졌다. 보호받는 사람도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았다.

비탈 위 궁수가 담여화를 겨눴다. 담여화는 수레 뒤에서 부상자를 살피고 있었다. 한소령과 거리가 멀었다. 시장 수레꾼이 미리 받은 종을 길게 울렸다. 소리에 놀란 궁수의 손이 흔들렸고 윤채의 장대가 화살을 쳤다. 한소령 혼자 보지 못한 위험을 다른 눈들이 막았다.

수레가 뒤쪽 길로 빠지기 시작했다. 한소령은 도망치는 무사를 쫓지 않고 가장 느린 바퀴 곁을 지켰다. 회령상단 우두머리가 맨손으로 달려들자 검집으로 가슴을 밀어 넘어뜨렸다. 막리연이 포승을 던져 묶었다.

우두머리는 넘어진 채 도유문의 옛 이름을 불렀다. 상단에서 쓰던 아명이었다. 가족이 어디 있는지 안다며 수레 문을 열라고 소리쳤다. 도유문의 손이 다시 문고리로 갔다. 그때 남쪽 보호소에서 보낸 짧은 쪽지가 담여화에게 있었다. 가족 세 명이 도착해 각각 손도장을 찍은 종이였다.

담여화는 이름을 큰 소리로 읽지 않고 쪽지를 문틈으로 건넸다. 도유문만 확인하게 했다. 가족이 안전하다는 증거조차 구경꾼에게 공개할 필요는 없었다. 도유문이 손도장을 알아보고 문고리에서 손을 뗐다. 우두머리의 협박은 힘을 잃었다.

남은 무사들은 우두머리를 버리고 숲으로 흩어졌다. 윤채가 쫓으려다 멈췄다. 지금 그의 임무는 공을 세우는 것이 아니라 증인 수레의 뒤를 지키는 일이었다. 그는 장대를 바퀴 아래 넣어 경사진 길의 속도를 늦췄다.

고개를 완전히 벗어난 뒤 담여화가 한소령의 맥을 짚었다. 손끝에 약한 떨림이 있었지만 경맥 역류는 없었다. "몇 식까지 갔어?"

"여섯. 그리고 다시 하나."

담여화는 팔뚝 상처를 꿰매며 검을 잡지 말라고 했다. 한소령은 남은 길을 자기가 걸어야 한다고 우겼지만 팽노가 싸 준 주먹밥을 먹은 뒤에야 손에 힘이 돌아왔다. 윤채가 말없이 검집을 대신 들었다. 검을 맡긴 사람이 다른 사람의 검을 뽑지 않고 운반만 하는 모습이 낯설었다.

막리연은 붙잡힌 우두머리의 포승이 너무 조이지 않는지 확인했다. 심문할 사람을 호송하면서 같은 사슬 상처를 만들 수는 없었다. 손목과 줄 사이에 천을 넣고 매듭 위치를 조서에 그렸다. 상대가 가해자라는 사실과 생포한 뒤의 책임은 별개였다.

상단 서기가 수레에서 내렸다. 그는 한소령에게 절하려 했지만 한소령이 막았다. "심문장에서 사실을 말해 주십시오. 오늘 일 때문에 더 보태거나 빼지 말고."

붙잡힌 우두머리의 품에서는 문유백이 쓴 짧은 명령이 나왔다. 서기를 죽이지 말고 데려오라는 내용이었다. 공개 심문 전에 자기 표식을 부정하도록 가족을 다시 붙잡으려는 계획이었다. 가족이 이미 보호소에 도착했다는 쪽지를 보여 주자 우두머리는 입을 다물었다.

수레꾼들은 부러진 바퀴살 하나를 교체했다. 윤채가 나무를 깎고 막리연이 쇠테를 두드렸다. 한소령은 주먹밥을 나눠 주었다. 싸움에서 이긴 뒤에도 수레가 움직이지 않으면 호송은 끝난 것이 아니었다.

해 질 무렵 서기는 청수현 회당에 도착해 검은 네모가 문유백이 지배한 회령상단의 결재 표식임을 증언했다. 솔고개 습격은 별도 조서로 붙었지만 그의 원래 증언과 섞지 않았다.

도유문은 자기 서명이 들어간 지급표 열일곱 장도 확인했다. 그는 명령을 따른 필사자였다고만 말하지 않았다. 의미를 짐작한 뒤에도 월봉을 잃을까 계속 베꼈다고 했다. 공동 심문관은 그의 자진 출석과 기록 보전에 협력한 사실을 적되 처분은 피해자 의견을 들은 뒤 정하기로 했다. 증인 보호가 책임 면제를 뜻하지 않는다는 약속이 지켜졌다.

한소령은 회당 밖에서 검날을 닦았다. 첫 여섯 식은 부족하지 않았다. 일곱째를 쓰지 않았기 때문에 더 많은 손이 움직였고, 그 손들이 함께 사람을 데려왔다. 강함은 혼자 모든 칼을 꺾는 데 있지 않았다. 끝까지 지켜야 할 사람이 누구인지 놓치지 않는 데 있었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