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갈래 길은 같은 시각에 출발하지 않았다. 첫길은 동이 트기 전 강나루로 향했고, 둘째 길은 아침 장꾼들 사이에 섞여 서문을 나갔다. 셋째 길은 정오가 지나도록 움직이지 않았다. 누가 어느 길에 무엇이 있는지 전부 아는 사람도 없었다.
담여화는 사람을 맡았다. 다친 보관자와 가족 아홉 명, 의원 둘이 강나루 수레에 올랐다. 수레에는 원본도 봉인도 없었다. 누군가 그들을 붙잡더라도 물건의 위치를 말할 수 없게 했다. 사람을 비밀의 자물쇠로 쓰지 않기 위한 분리였다.
출발 전 담여화는 수레에 오른 사람에게 계획을 한 번씩 설명했다. 호송을 거부해도 치료와 숙소는 끊기지 않으며, 중간에 내리고 싶으면 종을 두 번 치면 된다고 했다. 증인이 된다는 이유로 이동 결정까지 빼앗지 않기 위해서였다. 가족 하나는 어린아이가 열이 난다며 출발을 미뤘고, 누구도 용기가 부족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 가족의 증언은 서면으로 봉해 다른 날 보내기로 했다.
수레마다 이름 대신 쓸 색표를 달았다. 길에서 명단을 빼앗겨도 누가 어느 수레에 탔는지 드러나지 않았다. 담여화만 치료에 필요한 이름을 알고 있었고, 그 종이는 약낭 안쪽에 넣어 몸에서 떼지 않았다. 보호에 필요한 정보와 남이 궁금해하는 정보를 구분했다.
막리연은 기록을 맡았다. 원본 함 셋은 각각 다른 장사꾼 짐에 들어갔고, 막리연 자신은 빈 함을 들었다. 그가 잡혀도 장사꾼의 얼굴을 모두 알지 못했다. 시장 대표가 출발 직전에 세 사람을 골랐기 때문이다.
윤채는 봉인 조각을 맡지 않았다. 두 약상자를 운반할 책임자는 주명한과 약재상 조합의 노파였다. 윤채는 그들보다 반 시진 늦게 같은 동쪽 길을 걸으며 뒤를 살폈다. 자기 손에서 봉인을 놓는다는 진술이 실제 행동으로 이어지는 배치였다.
한소령은 어느 길에 설지 마지막까지 정하지 않았다. 문유백이 그가 있는 곳을 진짜 호송로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컸다. 팽노가 국솥을 저으며 말했다. "네가 미끼가 되면 사람을 미끼로 쓰지 말자는 말과 어긋난다."
"그럼 저는 길 사이를 움직이겠습니다. 누가 저를 보고 방향을 정하지 못하게."
팽노는 마른 전병과 물주머니를 세 벌로 나눴다. 각 꾸러미 안에는 다음 연락 시각만 적힌 쪽지가 들었다. 위치는 없었다. 정해진 때까지 소식이 없으면 구하러 한곳으로 몰리지 않고 각 길이 자기 안전처로 간다는 규칙도 적었다.
첫 문제가 생긴 것은 강나루였다. 밤비로 물이 불어 나룻배 밧줄 하나가 끊겼다. 공격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레를 돌리면 출발 시각이 알려지고, 무리해서 건너면 다친 사람이 물에 빠질 수 있었다. 담여화는 계획을 지키는 척 위험을 감수하지 않았다. 즉시 나루를 포기하고 가까운 도기 가마로 사람들을 옮겼다.
가마 안은 따뜻했지만 환기가 나빴다. 경맥을 다친 노치성이 숨을 가쁘게 쉬자 담여화는 사람들을 안쪽에 몰아넣지 않고 반은 바람 부는 헛간으로 나눴다. 도공들은 증인이라는 말을 듣기 전에 물과 볏짚을 내줬다. 담여화는 그들에게 위험을 숨기지 않았다. 추적자가 올 수 있으며 원하면 문을 닫아도 된다고 했다. 도공 우두머리는 가마 불을 끌 수는 없지만 뒤편 점토 구덩이로 나가는 길을 열어 주겠다고 답했다.
해가 오른 뒤 현청 전령 차림의 사내가 나루 복구 소식을 가져왔다. 담여화는 곧장 믿지 않았다. 쪽지에는 약속한 다음 연락 시각이 적혀 있지 않았고, 말의 발굽에는 강둑 흙이 아니라 붉은 흙이 묻어 있었다. 주명한에게 배운 표식이었다. 도공들이 점토 수레를 문에 세우자 가짜 전령은 돌아갔다. 사람을 맡은 길에도 물건 못지않은 유혹과 확인이 필요했다.
그녀는 약재상 흰 천을 가마 굴뚝에 한 번만 걸었다. 실패가 아니라 경로 변경을 뜻하는 신호였다. 위치를 아는 파서진 연락꾼 한 명만 그것을 보았다. 막리연과 봉인 호송대에는 알리지 않았다. 다른 길이 돌아오면 분리의 의미가 사라지기 때문이었다.
한소령은 강과 서문 사이 야산에서 흰 천을 보았다. 곧장 가마로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눌렀다. 그곳에는 담여화와 의원들이 있었고, 약속한 시각 전에는 스스로 판단할 수 있었다. 그는 예정대로 서문 길을 멀리서 가로질렀다.
서문에서는 회령상단 표식을 단 검문대가 생겨 있었다. 관의 검문이 아니라 상단 사병들이 세운 가짜였다. 막리연은 빈 함을 보여 주며 일부러 실랑이를 벌였다. 사병들의 눈이 그에게 쏠린 사이, 장사꾼 셋은 각자 다른 골목으로 빠졌다.
한 사병이 장사꾼의 짐을 뒤지려 하자 철물점 주인이 위경필 명의의 공동 호송 통행서를 펼쳤다. 사병은 글을 읽지 않고 칼부터 뽑았다. 한소령은 나무 뒤에서 나와 검집으로 손목을 눌렀다. 검을 뽑지 않은 채 통행서의 인장을 읽으라고 했다.
"오방맹 명령이 우리 인장보다 위다."
"어느 오방맹입니까. 공개 소환을 받은 문유백의 것입니까, 공동 심문에 서명한 원로들의 것입니까."
사병은 대답하지 못했다. 막리연이 그 사이 검문대의 인장 탁본을 떴다. 사병들은 칼을 거두고 물러났지만 얼굴이 기록됐다. 싸우지 않고도 추적할 이름이 생겼다.
동쪽 길에서는 더 조용한 일이 벌어졌다. 주명한과 노파가 약상자를 바꿔 들고 대숲을 지날 때, 짐꾼 하나가 뒤에서 같은 속도로 따라왔다. 윤채는 그를 붙잡지 않고 세 갈림길을 두 번 돌았다. 짐꾼은 끝까지 따라왔다. 우연이 아니었다.
약재상 노파는 추적을 알아챈 뒤에도 상자 끈을 주명한에게 넘기지 않았다. "내가 맡은 걸 겁난다고 바꾸면 어느 상자가 진짜인지 따라온 자에게 알려 주는 셈이오." 그는 평소 약재를 나르던 속도로 걸었고, 주명한은 일부러 두 걸음 앞서지 않았다. 보호한다며 책임을 빼앗지 않는 모습이었다.
윤채가 앞을 막자 짐꾼은 문유백에게 봉인의 행선지만 알리면 가족 호적을 돌려받는다고 고백했다. 그도 옛 보관자였다. 손목 안쪽에 희미한 사슬 자국이 있었다. 주명한은 화를 내는 대신 자기 계약 초안을 보여 줬다. 똑같은 약속이었다.
"우리 모두에게 같은 새 이름을 팔았군."
짐꾼은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그는 문유백의 연락처를 말했지만 호송대에 합류시키지는 않았다. 사실을 확인할 때까지 가까운 사찰에 머물게 하고, 가족을 찾을 연락꾼을 따로 보냈다. 불쌍하다는 이유로 봉인 위치를 알려 주는 것도, 의심된다는 이유로 가족을 버리는 것도 하지 않았다.
정해진 첫 연락 시각에 세 길 중 한 곳만 도착 소식을 보냈다. 막리연의 기록 함이었다. 담여화 쪽은 경로 변경 규칙에 따라 침묵했고, 봉인 쪽은 추적자 처리 때문에 늦었다. 팽노는 객잔에서 어느 쪽도 실패로 단정하지 않았다. 솥에 물을 더 붓고 다음 시각까지 기다렸다.
두 번째 시각에 가마 굴뚝에서 온 쪽지가 도착했다. `사람 전원 무사, 나루 포기, 밤에 육로 이동.` 세 번째 시각에는 주명한의 표식이 왔다. `봉함 이상 없음, 추적자 한 명 분리 보호.` 이름이나 위치는 적지 않았다.
한소령은 그제야 숨을 길게 내쉬었다. 자신이 어느 한 길로 달려가 칼을 휘두르지 않아도 세 길은 움직였다. 완전히 알지 못하는 불안은 남았지만, 바로 그 불완전한 정보가 모두를 한 번에 붙잡히지 않게 했다.
해가 진 뒤 기록 함은 청수현 현청에, 사람들은 도기 가마의 밤길을 거쳐 북문 보호소에, 봉인 조각은 약재상 조합의 서로 다른 저장고에 도착했다. 한곳에 모인 것은 도착을 알리는 세 장의 쪽지뿐이었다.
세 쪽지는 도착 순서도 달랐다. 팽노는 가장 늦게 온 사람 호송 쪽지를 가운데 붙였다. 늦었다는 이유로 실패 칸에 두지 않기 위해서였다. 담여화가 돌아온 뒤 가짜 전령의 생김새와 붉은 흙을 적었고, 막리연은 가짜 검문대 인장을 그 옆에 붙였다. 서로 만나지 않은 두 공격이 문유백의 같은 표식을 썼다는 사실이 그제야 드러났다.
호송에 참여한 사람들은 각자 몰랐던 정보를 나중에만 확인했다. 길 위에서는 분리가 안전을 만들었고, 도착 뒤에는 기록을 합쳐 전체 위험을 이해했다. 비밀을 영원히 나누는 것과 필요한 동안만 나누는 것의 차이였다.
팽노는 쪽지를 불에 태우지 않고 호송 일지 첫 장에 붙였다. 계획대로 된 일뿐 아니라 나루 사고, 가짜 검문, 추적자 발견과 대응까지 적었다. 운이 좋았던 부분도 숨기지 않았다. 다음 호송은 그 기록을 보고 더 나은 길을 고를 수 있었다.
한소령은 빈 국솥을 닦았다. 원본을 한곳에 품고 지키는 일보다 각자가 모르는 것을 견디는 일이 더 어려웠다. 세 갈래 호송은 누구 한 사람의 무공을 증명하지 않았다. 한 길이 멈춰도 다른 길의 사람과 기록이 함께 죽지 않는다는 약속을 증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