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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5화]

형이 혼자 가지 않은 밤

작성: 2026.09.01 19:5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도망친 하청 서리 하나가 운교 북쪽 폐염창에 숨었다는 소식은 자정이 가까워서 왔다. 빗물을 뒤집어쓴 심부름꾼은 그가 새벽 전에 장부를 강으로 띄울 거라고 했다. 노경천은 침상 곁에 세워 둔 검을 들었다가, 벽에 걸린 감독패를 함께 내려다보았다. 감독 서리는 저녁 호송에서 발목을 다쳐 객방에 누워 있었다.

폐염창은 형 노경운이 마지막으로 추적했던 길과 맞닿아 있었다. 그날 형은 누구에게도 목적지를 밝히지 않고 나갔다가 피 묻은 허리띠만 돌아왔다. 노경천은 같은 길을 혼자 달리면 형의 죽음에 답할 사람이 눈앞에 생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생각은 칼보다 빨리 문고리를 잡았다.

마당을 지나던 담소하는 그를 막지 않았다. 다만 등잔 아래 빈 동행 기록지를 펼쳐 놓았다. “출발 시각, 목적지, 함께 가는 사람.” 노경천은 붓을 들고도 세 번째 칸을 채우지 못했다. 아무 이름도 없는 칸이 오래전 형이 남긴 공백처럼 보였다.

“기다리면 놓친다.” 노경천이 말했다. 담소하는 빗소리를 들으며 대답했다. “혼자 잡으면 네 말과 그자의 말만 남는다. 그자가 죽거나 장부가 타면, 이번에도 허리띠 하나가 사실을 대신하겠지.” 그 말은 명령이 아니라 노경천이 가장 듣기 싫은 결과를 정확히 가리켰다.

노경천은 감독 서리 방으로 갔다. 잠을 깨운 뒤 허락을 받아 내는 대신 상태부터 물었다. 서리는 발을 디딜 수 없다고 했다. 그러자 노경천은 다른 감독을 부르는 봉화를 올려 달라고 요청했다. 봉화가 회당까지 닿고 사람이 오는 데 반 시진은 걸렸다. 그동안 장부가 사라질 가능성도 커졌다.

그는 폐염창으로 가는 세 갈래 길을 지도로 그렸다. 백천리에게는 강 나루를, 상인 대표에게는 마차길의 수레 흔적만 지켜보게 했다. 누구도 창고 안으로 들어가지 말고, 나오는 사람의 인상과 짐만 기록하라는 조건을 붙였다. 노경천 자신도 담소하와 증인 최 노파가 올 때까지 언덕 아래에 머물렀다.

기다리는 동안 창고 굴뚝에서 검은 연기가 올랐다. 노경천의 손이 검자루를 세 번 쥐었다 놓았다. 안에서 종이를 태우는 냄새가 났다. 어린 시절 형과 함께 염전을 지킬 때 맡았던 마른 해초 냄새까지 섞여, 과거가 지금보다 가까워졌다.

그는 달려드는 대신 빗물 도랑을 돌렸다. 창고 뒤 배수구로 물이 흘러들자 안에서 욕설과 기침이 터졌다. 불길은 약해졌지만 문은 열리지 않았다. 증거를 완전히 구하지 못해도 사람을 산 채로 나오게 할 시간은 벌 수 있었다. 노경천은 그 작은 지연을 자기 몫의 싸움으로 삼았다.

감독패를 찬 서리 둘과 최 노파, 담소하가 도착했을 때 창고 안에서는 말다툼이 들렸다. 도주한 허 서리 혼자가 아니었다. 배상표를 사들인 상단의 회계와 남궁 외곽 창고지기가 함께 있었다. 세 사람은 서로 장부를 먼저 태우라며 책임을 미루고 있었다.

감독 서리가 문을 열라는 공문을 읽었다. 답이 없자 노경천은 문짝을 베지 않고 경첩 아래 썩은 받침목만 쳤다. 문은 안쪽 빗장을 단 채 기울었고, 틈으로 연기와 사람이 빠져나올 공간이 생겼다. 담소하와 상인들이 물통을 넘기는 사이 세 사람은 뒷창으로 달아나려 했다.

허 서리는 노경천을 보자 형의 이름을 불렀다. “노경운도 여기까지 와서는 혼자였지.” 노경천의 발이 먼저 움직였다. 한 칼이면 도주로를 막고 목에 칼끝을 댈 수 있었다. 그러나 그 말이 자신을 증인과 불에서 떼어 놓으려는 미끼라는 사실도 동시에 보였다.

노경천은 허 서리를 좇지 않고 바닥에 흩어진 젖은 장부를 담요로 덮었다. 담소하가 뒷창 쪽을 맡고, 감독 서리들이 신원과 체포 시각을 소리 내어 확인했다. 백천리가 나루에서 붙잡아 온 회계까지 같은 절차로 인계되었다. 누구도 어둠 속에서 사라지거나 칼 아래 자백하지 않았다.

창고지기 품에서는 노경운이 쓰던 작은 동패가 나왔다. 노경천은 그것을 낚아채지 않았다. 발견한 사람, 발견 위치, 봉인을 맡은 사람이 차례로 적힐 때까지 두 걸음 물러서 있었다. 동패 뒷면의 긁힌 자국은 형이 추적하던 염부 명단의 묶음 번호와 같았다.

허 서리는 심문 자리에서 노경운을 죽인 자가 이미 죽었다고 말했다. 자기가 한 일은 시신의 물건을 기록국 운송대에 넘긴 것뿐이라고 했다. 노경천은 멱살을 잡지 않고 정확한 운송일과 인수자를 물었다. 허 서리는 대답을 피했지만, 회계가 살기 위해 다른 날짜를 댔다. 두 진술의 어긋남이 새 증거가 되었다.

새벽녘 젖은 장부를 말리자 열일곱 이름 가운데 네 사람의 이동 경로가 드러났다. 두 사람은 황주 염전, 한 사람은 백하 약방, 한 사람은 사망자 명단의 다른 이름 아래 있었다. 노경천이 혼자 허 서리를 붙잡았다면 장부의 절반과 함께 그 연결은 사라졌을 것이다.

담소하는 동패 봉인을 풀기 전 노경천에게 참관 여부를 물었다. 그는 잠시 눈을 감았다가 “유족으로 보겠습니다. 조사자는 다른 사람이 맡아 주십시오”라고 말했다. 형의 흔적을 가장 오래 좇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자기 눈이 사실의 주인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선택이었다.

동패 안쪽에는 노경운의 짧은 글이 새겨져 있었다. `내가 돌아오지 않으면 혼자 오지 마라.` 유언이라기보다 당시 동행을 구하려다 실패한 사람이 남긴 경고였다. 노경천은 그 문장을 종이에 베끼고 원물은 다시 봉했다. 목소리도 칼도 떨리지 않았지만 붓끝에서 먹 한 방울이 번졌다.

폐염창의 젖은 장부 가운데는 노경운이 남긴 점 세 개 표시도 있었다. 노경천만 아는 형제의 암호가 아니라, 당시 염부들이 위험한 운송을 알리려고 함께 쓰던 표시였다. 그는 자기 가족의 비밀로 간직하고 싶던 마음을 접고 표시의 뜻을 조사 기록에 공개했다. 형의 흔적은 다른 실종자에게도 길이 되어야 했다.

최 노파는 노경천이 동패를 보자마자 울지 않은 것을 걱정했다. 그는 우는 대신 장부를 정리하겠다고 했지만, 묘련은 손의 떨림이 멎을 때까지 뜨거운 그릇을 쥐게 했다. 증거를 지킨다는 이유로 슬픔까지 봉인하면 다음 판단이 흔들릴 수 있었다. 노경천은 조사 교대 시간을 받아 처음으로 두 시진을 잤다.

깨어난 뒤 그는 허 서리와 단둘이 만나게 해 달라는 요청을 취소했다. 대신 질문지를 피해자 대표와 함께 작성했다. 형의 죽음만 묻지 않고 같은 운송 묶음에 있던 네 사람의 식량, 이동, 마지막 목격을 앞에 놓았다. 자기 질문은 맨 끝 한 줄에만 남았다. `노경운의 시신을 어디에 두었는가.`

허 서리는 시신 위치를 모른다고 답했지만, 동패를 어느 나루에서 받았는지는 말했다. 그 나루의 사공은 이미 죽었고 아들이 장부를 보관하고 있었다. 노경천은 즉시 떠나지 않고 감독 서리에게 보존 요청을 보냈다. 사공의 아들에게도 죄인의 가족처럼 대하지 않겠다는 문장을 함께 전했다.

일행은 다음 원정 명단을 짜며 후퇴 기준까지 정했다. 증거가 불타거나 죄수가 달아나더라도 동행자 한 명이 다치면 먼저 돌아온다는 규칙이었다. 노경천은 예전이라면 나약하다고 여겼을 조항에 자기 지장을 찍었다. 살아 돌아와 다음 질문을 이어 가는 것도 조사자의 책임임을 형의 빈자리에서 배웠다.

해가 뜬 뒤 그는 전날 비워 두었던 동행 기록지 세 번째 칸에 이름들을 적었다. 담소하, 최 노파, 감독 서리 둘, 백천리, 그리고 불을 끈 장터 사람들까지였다. 형에게 가는 길은 여전히 끝나지 않았으나, 이번에는 한 사람이 사라져도 길 전체가 사라지지 않았다. 노경천은 검을 벽에 걸고 젖은 신발 두 켤레를 문밖 볕에 나란히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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