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공독 연기는 천장부터 내려오지 않았다. 깨진 향로에서 바닥을 타고 퍼졌다. 바닥에 엎드리라는 연비화의 첫 외침이 틀린 것처럼 보였다. 그러나 묘련이 즉시 말을 바꿨다.
"탁자 위로 올라가요! 아이와 노인은 창문 쪽으로!"
독의 성질은 이름이 같아도 배합에 따라 달랐다. 묘련은 냄새와 연기의 무게를 보고 판단했다. 담소하는 가까운 탁자를 세워 사람들의 발판으로 만들었다. 노경천과 남궁세는 긴 의자를 창문 아래에 이어 붙였다.
남쪽 큰문은 밖에서 빗장이 걸렸다. 감찰원 검객이 문을 부수려 하자 화살이 문틈으로 들어왔다. 담소하는 검집으로 화살을 쳐내며 소리쳤다.
"문 앞에 모이지 마시오. 저들이 원하는 자리입니다."
연비화는 약첩에서 산공독 해독 장을 찾는 묘련 옆에 앉았다. 두 사람은 다른 글씨를 동시에 읽었다. 묘련 어머니의 처방에는 산초와 감초를 태운 연기로 독을 밀어내라고 적혀 있었고, 연비화는 향로 배합에 기름 성분이 있어 물을 부으면 더 퍼진다고 기억했다.
객잔에서 가져온 약재 꾸러미가 회당 구석에 있었다. 묘련은 담소하에게 산초 자루를 던졌다. 그는 등잔 불씨를 작은 화로로 옮기고 산초와 감초를 함께 태웠다. 매운 흰 연기가 검푸른 독 연기를 창문 쪽으로 밀었다.
지붕 위에서 기와 깨지는 소리가 났다. 검은 옷 사람들이 밧줄을 타고 내려왔다. 가슴에는 반달을 삼킨 뱀 문양이 선명했다. 그들은 방청객을 공격하지 않고 곧장 증거 탁자와 담소하, 연비화 쪽으로 움직였다.
"죽이러 온 게 아니에요."
연비화가 장부 사본을 품에 넣으며 말했다.
"마지막 칸을 열려고 왔어요. 나와 담소하가 둘 다 필요하니까."
기록국원 하나가 철사 그물을 던졌다. 담소하는 그물을 칼로 가르지 않고 탁자 다리에 감아 당겼다. 던진 사람이 균형을 잃자 노경천이 검집으로 어깨를 눌러 제압했다. 다른 둘은 남궁세가 길을 막았다.
남궁현은 공동 경비 사이에 앉아 있었다. 그는 달아날 기회가 있었지만 움직이지 않았다. 유태문을 기다리는 듯 정면을 보고 있었다.
회당 북쪽 문이 열리고 회색 장포를 입은 노인이 들어왔다. 백발은 단정했고 손에는 무기가 아니라 두꺼운 장부가 들려 있었다. 진도명이 그 얼굴을 보고 몸을 떨었다.
"유태문."
기록국장은 웃으며 둥근 탁자 앞에 섰다.
"오래 살았구나, 진 서리. 기록에는 십 년 전에 죽었다고 적었는데."
"네 기록이 틀렸다는 증인이 여기 있다."
진도명은 들것에서 내려오려 했지만 다리가 풀렸다. 묘련이 그를 억지로 세우지 않고 의자를 앞으로 밀어 주었다.
유태문은 남궁현을 보며 가볍게 예를 올렸다.
"가주께서 결국 문을 열어 주셨군요. 닫힌 문이 가장 쓸모 있을 때 열리다니 아쉽습니다."
"내 인장을 빌려 내 후계까지 죽이려 한 것이 네 뜻이었나."
남궁현이 물었다.
"가주께서는 목격자를 침묵시키라 쓰셨고, 나는 문장을 정확히 집행했을 뿐입니다. 기록은 명령한 자보다 솔직하지요."
두 사람의 대화는 서로가 서로를 부렸다는 믿음이 얼마나 허술했는지 보여 줬다. 남궁현은 기록국을 비밀 손으로 썼고 유태문은 남궁의 인장으로 자기 조직을 살렸다.
남궁현은 유태문에게 회당 습격을 멈추라고 명했다. 기록국장은 웃으며 탁자 위 남궁 명패를 반으로 꺾었다. 가주권이 정지된 사람의 명은 기록할 가치도 없다고 했다. 남궁현이 질서를 위해 키웠다는 비밀 손은 가장 먼저 그의 권위를 먹어 치웠다.
진도명은 유태문의 장부 표지에 적힌 작은 숫자를 알아봤다. 회당 안 열세 명을 생포 대상으로, 나머지를 수정 가능한 목격자로 분류한 표시였다. 수정이라는 말이 죽임을 뜻한다는 것을 방청객들도 이제 알았다. 담소하는 대피를 더 서둘렀지만 줄을 무너뜨리지는 않았다. 공포 때문에 서로를 밟게 되면 기록국이 칼을 쓰지 않고도 목적을 이룰 터였다.
유태문은 담소하에게 장부를 내밀었다.
"잔월십삼식을 펼쳐라. 연비화가 이름을 쓰면 이 장부의 마지막 봉함이 열린다. 그 안에는 오대 검파 모두의 죄가 있다. 내가 공개하면 강호는 오늘 밤 갈라진다. 내가 보관하면 질서는 계속된다."
담소하는 장부를 받지 않았다.
"보관이 아니라 값을 받고 지우겠다는 말이겠지."
"값은 질서를 유지하는 비용이다. 남궁현도 그걸 알았고 위무강도 늦게까지 알았지. 네 사부는 결국 감정을 이기지 못했지만."
연비화가 유태문 앞으로 한 걸음 나섰다.
"내가 이름을 쓰면 장부가 열린다고 믿나요?"
"네가 열한 살 때 외운 획을 나는 안다. 네 손이 아니면 안 된다는 것도."
"당신은 아직도 사람을 열쇠로만 봐요. 그래서 내가 어떤 글씨를 새로 배웠는지는 모르죠."
연비화는 붓을 들지 않았다. 묘련과 함께 방청객 대피를 계속 도왔다. 유태문의 얼굴에서 처음으로 여유가 줄었다.
그는 기록국원 둘에게 연비화를 붙잡으라고 손짓했다. 두 사람은 칼 대신 긴 포승줄을 들고 다가왔다. 연비화는 뒤로 숨지 않고 줄의 매듭을 알아봤다. 기록국에서 장부 운반자를 결박할 때 쓰던 세 겹 매듭이었다. 그녀가 첫 고리를 발로 밟자 묘련이 두 번째 고리에 약재 절굿공이를 끼웠고, 줄은 당기는 사람들의 손에서 오히려 엉켰다.
담소하는 두 기록국원을 쓰러뜨리려 달려가지 않았다. 방청객 마지막 줄이 창문을 빠져나갈 때까지 그들 사이에 탁자 하나를 밀어 넣어 거리를 벌렸다. 노경천과 남궁세가 양쪽을 맡으면서 누구도 혼자 영웅이 될 필요가 없었다. 유태문이 계산한 두 개의 열쇠는 사람들 사이에서 각자 다른 일을 하고 있었다.
남궁현은 그 장면을 보며 처음으로 유태문에게 자신이 약속한 것은 기록 회수뿐이었다고 말했다. 유태문은 사람을 빼고 기록만 가져오는 법은 없다고 비웃었다. 남궁현이 외면해 온 문장의 실제 뜻이 회당 한가운데서 펼쳐졌다. 인장을 빌려준 사람은 칼끝이 어디까지 갈지 몰랐다고 말할 수 없었다.
지붕에서 불화살이 떨어졌다. 증거 탁자 가장자리에 불이 붙었다. 백천리가 외투로 불을 덮고 필사본을 세 묶음으로 나눠 서로 다른 창문으로 넘겼다. 방청객들이 문서를 받아 밖으로 전달했다. 기록은 더 이상 한 탁자에 갇혀 있지 않았다.
유태문이 손을 들자 기록국원들이 사람 대신 창문과 문을 막았다. 불을 키워 모두를 죽이려는 것이 아니라 담소하와 연비화가 달아날 길을 끊는 배치였다. 천장 밧줄에는 쇠갈고리가 달려 있었고, 북쪽 통로에는 기름이 뿌려졌다.
담소하는 회당 구조를 눈으로 훑었다. 지붕을 받치는 열세 개의 보, 창문 여섯, 출입문 여섯, 가운데 종줄 하나. 잔월십삼식의 동작과 비슷한 수라고 해서 초월한 힘이 생기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어디를 끊으면 사람 대신 길이 바뀌는지 보였다.
그는 검을 들기 전에 묘련에게 빠져나간 사람 수를 확인했다. 아직 진도명과 서리 둘, 남궁현의 경비 넷이 안에 남아 있었다. 문 하나를 열어도 뒤에 사람이 쓰러져 있으면 퇴로가 아니었다. 백천리가 창밖에서 손가락 일곱 개를 펴 보이자 담소하는 그제야 첫발을 옮겼다.
노경천이 담소하 옆에 섰다.
"마지막 식을 쓰려느냐."
"사람에게는 쓰지 않습니다."
담소하는 검을 뽑았다. 유태문은 웃으며 뒤로 물러섰다. 그가 원하는 것이 바로 그 검의 궤적이었다. 연비화가 담소하를 불렀다.
"보여 주되 읽게 두지 마요. 마지막 칸은 검이 아니라 우리가 내린 선택으로 열렸다는 걸 저 사람은 몰라요."
담소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검끝은 유태문의 목이 아니라 천장 종줄을 향했다. 사람을 가둔 퇴로와 무기를 먼저 끊을 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