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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5화]

형을 심문하는 자리

작성: 2026.08.09 11:0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노경천은 증언석에 검을 가지고 오지 않았다. 회당 입구에서 검과 후반부 죽피를 함께 맡기고 빈손으로 둥근 탁자 앞에 앉았다. 평생 검을 찬 사람의 허리 한쪽이 비어 보였다. 그는 그 빈자리를 옷으로 감추지 않았다.

회당 대표가 이름과 소속을 물었다.

"노경천. 청문검파의 제자였으나 지금 청문을 대표할 권리는 없습니다."

첫 문장부터 방청석이 웅성거렸다. 그는 사당에서 쓴 고백문을 펼쳤다. 청문 멸문 보름 전 남궁현을 만난 일, 연비화의 처분 명단을 대가로 담소하의 생존과 등에 남은 문양을 알린 일, 잔월십삼식 후반부를 받은 일을 순서대로 읽었다.

남궁 측 서고지기가 물었다.

"담소하의 위치와 이름은 넘기지 않았다면서 어떻게 거래라 부를 수 있소? 당신은 오히려 두 사람을 지키려 한 것 아닌가."

노경천은 그 말에 기대지 않았다.

"왼손잡이 생존자가 있고 등에 문양이 있다는 사실이면 추적에는 충분했습니다. 위치를 말하지 않았다는 것은 내 양심을 달래는 구실이었소. 그 정보로 흑풍채가 소하를 찾았고 객잔 사람들까지 위험해졌습니다."

담소하는 질문할 사람으로 탁자 맞은편에 앉았다. 형의 죄를 대신 설명하지도, 감정에 기대어 공격하지도 않기로 했다. 그는 준비한 첫 질문을 읽었다.

"운교객잔에 처음 왔을 때 나를 찾은 목적은 무엇이었습니까."

"살아 있는 너를 보고 싶었다. 동시에 등에 전반부가 남았는지 확인하고 싶었다. 둘 다였다."

"나를 수련시키며 흑풍채의 위협을 이용했습니까."

"그렇다. 네가 스스로 검을 잡았다고 믿게 두었지만, 나는 두려움을 키워 그 선택을 재촉했다."

"내가 마지막 식을 완성하면 무엇을 하려 했습니까."

노경천은 손을 맞잡았다가 풀었다.

"연비화의 열쇠와 합쳐 원본 기록을 열고 남궁현을 무너뜨리려 했다. 그 뒤 청문을 다시 세우면 우리가 한 일이 정당해질 거라고 믿었다."

담소하는 질문지를 내려놓았다.

"그 계획에 나와 연비화가 동의한 적 있습니까."

"없다."

짧은 대답이 회당 안에 오래 남았다.

묘련도 질문권을 요청했다. 그녀는 객잔에서 형이 소하의 등을 만지고 화상 그림을 그렸던 날을 물었다. 노경천은 잠든 담소하의 상처를 몰래 확인했다고 인정했다. 묘련은 그 행동이 치료도 보호도 아니었다고 기록해 달라고 서리에게 말했다.

연비화는 자기 처분 명단을 거래에 쓴 사실을 언제 알았는지 물었다.

"남궁현과 처음 만난 날."

"그럼 내가 살아 있는지 확인하기 전에 내 목숨을 거래했군요."

"그렇다. 너를 구한다고 생각했지만 너에게 묻지 않았다. 미안하다."

연비화는 사과를 받는다는 말도, 거부한다는 말도 하지 않았다.

"기록해 주세요. 사과는 사실의 뒤에 놓이게."

회당 서리가 그대로 적었다.

진도명은 노경천의 거래 뒤 기록국이 어떻게 움직였는지 증언했다. 유태문은 담소하의 특징을 곽진해에게 넘기고 청문의 남은 기록을 수거하게 했다. 남궁현은 청문을 없애면 연비화와 암호 장부를 동시에 회수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노경천의 정보가 멸문을 혼자 일으킨 것은 아니지만 불길이 향할 길을 좁혔다.

방청석의 청문 유족 하나가 노경천에게 소리쳤다.

"그럼 네가 문을 열어 준 셈이 아니냐!"

노경천은 고개를 숙였다.

"그렇게 기록해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담소하는 형이 모든 책임을 혼자 끌어안게 두지도 않았다. 남궁현의 계획과 유태문의 실행, 곽진해의 공격이 각각 기록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 사람의 죄책감으로 윗선의 죄까지 덮으면 또 다른 왜곡이었다.

회당 대표들은 잠시 논의했다. 노경천의 행위에 대한 최종 판정은 남궁현과 기록국 조사 뒤에 내리되, 그때까지 청문 이름으로 발언하거나 검결 문서를 소유하지 못하게 했다. 또한 증인 호송과 기록 보존 업무를 회당 감시 아래 맡도록 했다.

그 역할 제한은 벌을 흉내 낸 모욕이 아니었다. 노경천이 다시 타인의 이름으로 거래하거나 혼자 증거를 옮기지 못하게 하는 구체적 경계였다. 호송 때는 이동 시작과 도착을 두 서리가 적고, 계획을 바꾸면 당사자에게 먼저 설명해야 했다. 노경천은 조항을 하나씩 읽은 뒤 빈칸에 자기 이름을 썼다.

방청석의 한 노인이 형을 향해 물었다. 청문을 되살리고 싶다는 마음까지 버릴 수 있느냐고. 노경천은 마음을 버린다고 약속할 수는 없지만, 그 마음으로 다른 사람을 움직일 권리는 내려놓겠다고 답했다. 담소하는 그 차이를 들었다. 감정을 없애겠다는 거짓 맹세보다 행동의 경계를 약속하는 편이 더 믿을 만했다.

회당 대표는 노경천에게 첫 호송 대상의 이름을 알려 줬다. 기록국에서 빠져나온 하급 서리의 아내와 아이였다. 과거 노경천이 넘긴 정보 때문에 추적망에 들어간 가족이었다. 그는 임무를 속죄라고 부르지 않고, 당사자가 자신을 원치 않으면 다른 호송인으로 바꾸겠다는 조건부터 확인했다. 책임을 이행할 기회도 피해자가 거부할 수 있어야 했다.

그 가족은 노경천 한 사람만 오는 것은 싫지만 감독 서리와 담소하가 동행하면 받아들이겠다고 답했다. 노경천은 서운한 기색을 보이지 않고 조건을 기록했다. 신뢰는 요구할 보상이 아니라 상대가 정하는 안전 거리였다.

묘련은 증언이 끝난 노경천의 손바닥에 약을 발랐다. 우물 밧줄에 쓸린 자리가 덧나 있었다. 치료하면서도 질문을 거두지 않았고, 노경천도 친절을 용서로 오해하지 않았다. 담소하는 두 사람의 짧은 대화를 보며 책임과 돌봄이 한 방에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노경천은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 맡겨 둔 검은 돌려받았지만 검결 후반부는 회당 봉함에 남겼다. 그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허리는 여전히 비어 보였다.

회당 뒤뜰에서 담소하는 형을 기다렸다. 노경천은 평소처럼 웃으려다 그만뒀다.

"용서해 달라는 말은 하지 않겠다."

"지금은 못 합니다. 나중에도 할지 모릅니다."

담소하는 솔직하게 말했다.

"그래도 형이 한 말을 들었습니다. 듣는 것과 용서는 다른 일입니다."

노경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두 사람 사이에 예전 같은 온기는 없었지만 거짓된 온기도 없었다. 담소하는 그 차가운 정직함이 차라리 편했다.

남궁세가 공동 영장을 들고 다가왔다. 남궁 봉함고에 들어가려면 내부 길을 아는 사람과 증인 호송인이 필요했다. 노경천은 회당이 정한 첫 임무로 뒤쪽 퇴로를 맡겠다고 했다. 예전처럼 스스로 계획을 정하지 않고 역할을 확인했다.

"형."

담소하가 불렀다. 노경천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 공개 심문 내내 이름으로만 불렀던 동생이 다시 형이라 부른 순간이었다.

"같이 갑시다. 다만 내 앞도 뒤도 말고, 보이는 곳에 서세요."

"알겠다."

두 사람은 나란히 걷지 않았다. 남궁세와 회당 서리들 사이에 각자 자리를 잡았다. 관계가 회복됐다고 부르기에는 멀었고, 끊어졌다고 부르기에는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회당 문을 나서기 전 노경천은 자기 고백문 사본을 청문 유족에게 건넸다. 유족은 받기만 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경천도 감사하다고 하지 않았다. 사과가 받아들여졌다고 착각하지 않기 위해서였다.

남궁세가 본채로 향하는 길에서 담소하는 형의 발소리를 들었다. 예전에는 소리가 나지 않던 걸음이 이제는 일부러 반걸음마다 흙을 밟았다. 자신이 어디 있는지 동생이 알 수 있게 하는 걸음이었다. 담소하는 돌아보지 않고 그 소리를 끝까지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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