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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3화]

장부보다 먼저 구할 것

작성: 2026.08.03 08:50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증인 은신처는 오문 회당에서 동쪽으로 두 골목 떨어진 포목 창고였다. 겉으로는 천을 쌓아 두는 곳이었지만 안쪽 방에는 곽진해 압송 초소 서리 둘과 옛 혈야맹 피해자 셋이 머물고 있었다. 담소하 일행이 도착했을 때 창고 지붕에서 검은 연기가 솟고 있었다.

불길은 입구보다 뒤쪽에서 먼저 번졌다. 사람을 밖으로 몰아 한곳에서 잡으려는 불이었다. 정문 앞에는 검은 옷 다섯이 기다렸고, 골목 지붕에는 활잡이들이 엎드려 있었다. 뱀 비늘 자수가 달빛에 잠깐씩 번뜩였다.

"원본은 서쪽 수레로 빠졌습니다!"

회당 서리 하나가 소리쳤다. 연비화가 증인들을 만나기 전에 원본 장부를 상단 수레에 실어 다른 보관처로 옮겼는데, 기록국 인원 셋이 그 수레를 쫓았다는 것이었다.

담소하는 서쪽 골목을 보았다. 원본 장부와 유태문으로 이어질 추적자들이 그쪽에 있었다. 불타는 창고 안에서는 사람이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생각할 시간은 한 호흡이면 충분했다.

"장부는 보내요. 여기 사람부터 꺼냅니다."

연비화가 담소하를 바라봤다. 자기 손에서 원본을 떠나보낸 불안이 눈에 있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그녀는 오히려 서리에게 수레가 예정된 길을 벗어나 세 번째 보관처로 가도록 신호를 보내라고 했다.

묘련은 창고 벽에 쌓인 물 항아리의 뚜껑을 모두 열었다. 포목상들이 불을 대비해 모아 둔 물이었다. 노경천과 남궁세가 항아리를 깨뜨려 바닥을 적시는 동안, 담소하는 젖은 천을 어깨에 두르고 뒤쪽 작은 창으로 들어갔다.

연기 속에서는 눈보다 소리가 먼저 길을 만들었다. 오른쪽에서 기침 두 번, 왼쪽에서 나무 무너지는 소리, 안쪽에서 아이 울음. 증인만 숨은 줄 알았는데 포목상 가족도 지하 저장방에 갇혀 있었다.

담소하는 검으로 문을 베지 않았다. 불길 속 금속은 달아오르고 무너지는 방향을 알 수 없었다. 대신 문 경첩의 나무못만 잘라 문짝을 안쪽으로 눕혔다. 연기가 위로 빠지는 틈이 생겼다.

"바닥에 붙어서 나옵니다. 앞사람 발목을 놓치지 마세요."

그는 아이를 등에 업고 노인 둘에게 젖은 천을 씌웠다. 곽진해 압송 서리 하나는 다리를 다쳐 걷지 못했다. 담소하는 왼팔로 그를 끌고 오른손으로 낮은 들보를 받쳤다. 평소 왼손잡이였지만 어느 손이 검을 쥐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지금 필요한 손은 사람을 놓지 않는 손이었다.

밖에서는 화살이 날았다. 남궁세가 쓰러진 문짝을 방패처럼 세워 탈출로를 가렸고, 노경천은 검집으로 화살을 쳐냈다. 그는 공격자들을 쫓지 않고 창문과 항아리 사이를 지켰다. 담소하가 사람을 먼저 고른 선택에 형도 말없이 맞춘 것이다.

묘련은 밖으로 나온 사람을 다친 순서가 아니라 숨을 쉬기 어려운 순서로 눕혔다. 연기를 마신 아이의 입을 닦고, 화상을 입은 서리의 옷을 잘라 찬물로 식혔다. 연비화는 이름을 하나씩 물어 회당 명부와 대조했다.

"진도명이 없습니다."

그 말에 담소하가 다시 불길을 봤다. 진도명은 가장 안쪽 방에 있었다. 지붕 일부가 이미 내려앉아 정면으로 들어갈 수 없었다. 묘련이 담소하의 소매를 잡았다.

"같이 가요. 혼자 들어가면 길을 잃어요."

"위험합니다."

"그래서 같이 가는 거예요. 연기 방향은 약 태울 때 매일 봤어요."

묘련은 젖은 천을 얼굴에 두르고 앞장섰다. 바닥에 쏟아진 쪽빛 염료가 물길을 따라 흐르고 있었다. 그녀는 염료가 움직이는 반대쪽으로 몸을 낮췄다. 바람이 들어오는 길이었다.

진도명은 무너진 서가 아래 깔려 있었다. 품에는 종이 꾸러미가 있었지만 손은 그 위가 아니라 옆에 쓰러진 젊은 서리의 머리를 감싸고 있었다. 담소하와 묘련은 서가를 함께 들어 두 사람을 끌어냈다. 진도명은 자기 문서를 가져가려 했으나 묘련이 손등을 때렸다.

"사본은 또 만들 수 있어요. 당신 손은 하나예요."

네 사람이 창문을 빠져나온 직후 지붕이 무너졌다. 불꽃이 하늘로 치솟았다. 기록국 공격자들은 이미 물러나고 있었다. 남궁세가 한 명을 붙잡았지만 나머지는 서쪽 수레 쪽으로 달아났다.

백천리가 말을 타고 나타난 것은 불이 잡힐 무렵이었다. 얼굴과 소매에 그을음이 묻어 있었다. 그는 원본 수레를 쫓던 자들을 따돌렸지만 장부가 든 나무함 하나를 빼앗겼다고 했다.

연비화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원본이었나요?"

백천리가 고개를 저었다.

"원본처럼 보이게 만든 빈 표지였어. 진짜는 염전으로 갔다. 자네가 조각을 나누자고 한 날부터 수레에 원본을 싣는 바보짓은 안 하지."

연비화는 웃지도 화내지도 못한 얼굴로 자리에 주저앉았다. 묘련이 물 한 사발을 건넸다. 그녀는 두 손으로 사발을 감싸며 한참 숨을 골랐다.

담소하는 생포한 기록국원을 살폈다. 사내의 품에는 불붙이는 기름과 회당 증인 명부가 있었다. 명부에서 구조된 사람들 이름 옆에는 붉은 선이 그어져 있었다. 죽은 것으로 만들기 위한 표시였다.

"우리가 장부를 쫓았으면 여기 적힌 선이 기록이 됐겠군요."

남궁세가 말했다.

담소하는 불탄 창고를 돌아봤다. 몇 묶음의 사본과 개인 물건은 잃었다. 그러나 사람은 모두 살아 나왔다. 진도명이 품었던 증언 초안도 가장자리가 탔을 뿐 읽을 수 있었다.

노경천이 담소하에게 다가와 왼쪽 어깨의 화상을 확인했다. 옷감이 달라붙어 있었지만 깊지 않았다. 형이 약을 바르려 하자 담소하는 팔을 피하지 않았다. 용서해서가 아니라 지금은 치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관계를 다시 세운다는 것은 과거를 잊는 일이 아니라 필요한 손을 구분하는 일일지도 몰랐다.

회당의 종이 새벽에 울렸다. 공개 심문을 미루지 않겠다는 신호였다. 공격으로 다친 증인들은 들것에 실려서라도 가겠다고 했다. 묘련은 상태가 나쁜 두 사람은 증언문을 봉인해 대신 보내고 몸부터 쉬게 했다.

연비화는 염전으로 간 원본을 회수하지 않았다. 그대로 세 번째 보관처에 두기로 했다. 심문장에는 대조 사본을 내고, 필요할 때만 위치가 다른 세 사람이 함께 원본을 가져오게 했다.

분산 보관표에는 장소 이름 대신 각 보관인이 가진 봉인 무늬만 적었다. 연비화의 봉인은 비파 줄 세 가닥, 백천리의 것은 칼등 흠집 두 개, 회당의 것은 다섯 문 모양이었다. 세 표식이 맞지 않으면 원본을 움직이지 않는 규칙도 세웠다. 사람을 먼저 구한 뒤에도 기록이 남을 수 있었던 것은 미리 서로의 실패를 예상해 둔 덕분이었다.

진도명은 불탄 자기 증언 초안을 버리지 말라고 했다. 새 문서만 남기면 습격과 구조, 잃은 줄이 사라진다고 했다. 서리는 그을린 원본과 다시 쓴 사본을 함께 봉인했다. 상처 난 기록도 상처가 났다는 사실까지 보존될 때 더 정확했다.

불에 완전히 사라진 것은 포목상 아내가 구두로 남긴 짧은 증언 한 장이었다. 그녀는 살아 있었고 기억도 남아 있었다. 회당 서리는 종이를 잃었다고 그 말을 다시 대신 써 주지 않았다. 몸이 회복된 뒤 본인이 원하는 자리에서 새로 말하게 하기로 했다. 담소하는 문서 한 장을 구하지 못한 손실을 인정하면서도, 사람을 살렸기에 증언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음을 보았다.

포목상은 불탄 창고를 복구하는 동안 증인 숙소를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했다. 쫓아내려는 것이 아니라 가족과 증인이 같은 퇴로를 쓰지 않으면 다음 공격에서 더 안전하다는 판단이었다. 묘련은 그의 두려움을 비겁하다고 부르지 않고 새 숙소의 치료 동선부터 함께 그렸다.

담소하는 불길이 잦아드는 것을 끝까지 보고 회당으로 걸었다. 장부를 지키려다 사람을 잃으면 장부에 남을 목소리도 사라진다. 사람을 먼저 구한 선택은 증거를 버린 것이 아니었다. 증거가 존재하는 이유를 지킨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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