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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2화]

사부의 첫 번째 죄

작성: 2026.07.31 07:44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진도명은 황주 외곽 서원에 도착하자마자 종이부터 달라고 했다. 손이 떨려 글씨가 곧게 나가지 않았지만 누구도 대신 써 주지 않았다. 묘련이 손목 아래 접은 천을 받쳐 주고, 연비화는 질문을 하나씩 읽었다. 진도명은 답을 소리 내어 말한 뒤 자기 손으로 적었다.

첫 질문은 위무강이 혈야맹에서 맡은 일이 무엇이었는가였다.

진도명은 오래 붓을 들고 있다가 '기록 검증관'이라고 썼다. 전투 보고와 사망자 수, 압송자 명단이 맞는지 확인하는 자리였다. 이름은 검증이었지만 실제 일은 윗선이 원하는 숫자에 기록을 맞추는 것이었다.

"위 대협은 처음부터 반대한 사람이 아니었소."

노인의 목소리가 갈라졌다.

"세 마을에서 사라진 증인 아홉을 전사자로 바꾸는 문서에 직접 인장을 찍었지. 그 문서 때문에 가족들은 시신도 찾지 못했고, 기록국은 사람을 더 데려갔소."

노경천이 눈을 감았다. 담소하는 형을 보지 않고 진도명의 말을 계속 들었다. 사부를 지키려는 마음과 사부가 한 일을 듣는 일은 같은 자리에 놓일 수 있었다. 하나가 다른 하나를 밀어내게 두고 싶지 않았다.

두 번째 질문은 왜 혈야맹을 떠났는가였다.

진도명은 원본 장부의 한 장을 펼쳤다. 열한 살 기록 서기 연비화 처분 승인이라는 줄 아래 위무강의 인장이 없었다. 대신 거부를 뜻하는 비스듬한 칼자국이 종이를 가로질렀다.

연비화는 그날을 기억한다고 했다. 글자를 잘 읽는다는 이유로 여덟 살부터 기록국에서 일했고, 보아서는 안 될 원본 인장을 봤다는 이유로 처분 대상이 됐다. 위무강은 사흘 전까지만 해도 그녀가 옮겨 적은 거짓 사망자 수를 확인해 주던 사람이었다.

"그분은 갑자기 의로운 사람이 된 게 아니에요."

연비화가 말했다.

"처음에는 내 기억을 지우는 약을 먹이자고 했어요. 약이 실패하면 죽이라는 말을 듣고서야 칼을 들었죠. 그 전까지 지워진 다른 사람에게는 눈을 감았고요."

위무강은 연비화를 데리고 기록국을 탈출하면서 암호 장부와 잔월십삼식의 원형이 된 동작표를 훔쳤다. 동작표는 검법 비급이 아니었다. 몸의 열세 경혈과 기록 장부의 열세 구획을 겹쳐 놓은 암호 해독표였다. 위무강은 그것을 검법으로 바꾸면 기록국이 되찾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그럼 내 등에 남은 것은 뭡니까."

담소하가 물었다.

진도명은 담소하의 등을 보지 않고 답했다.

"전반 여덟 식의 흐름과 장부 앞 여덟 구획을 여는 획이오. 위무강은 불과 약침으로 흔적을 겹쳐 숨겼소. 아이에게 동의를 구했는지는 내 알 바 아니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구하지 않았겠지."

담소하는 옷 위로 흉터를 누르지 않았다. 사부가 살리기 위해 밀어낸 손과, 허락 없이 기록을 새긴 손은 같은 손이었다. 한쪽만 진실로 고를 수 없었다.

묘련은 흉터 안에 독이나 금속 가루가 남아 있는지 확인하자고 했다. 치료를 핑계로 비밀을 읽으려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몸을 해칠 위험이 있는지 보려는 검사였다. 담소하는 가림막 안에서 묘련에게만 등을 보였다. 남은 것은 오래된 화상 조직뿐이었고 암호가 몸속에서 새 힘을 내는 일은 없었다. 검결을 완성한 것은 상처가 아니라 기억과 수련, 마지막에 내린 선택이었다.

담소하는 흉터를 없애 달라고 하지 않았다. 사부의 소유 표시로 남겨 두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 몸에 벌어진 일을 잊지 않되 누가 의미를 정할지는 자신이 고르기로 했다. 묘련은 그 결정을 치료 기록에 적지 않았다. 환자의 마음은 의녀가 증명할 항목이 아니라고 했다.

노경천이 검집 안의 후반부 죽피를 내놓았다. 아홉 번째부터 열두 번째 식은 장부 뒤 네 구획을 여는 획이었다. 열세 번째 칸은 비어 있었다. 진도명은 그 빈칸을 보고 고개를 끄덕였다.

"마지막 구획은 기록한 사람의 자필 증언이 있어야 열리게 만들었소. 연비화가 자기 이름을 쓰지 않으면 누구도 완성할 수 없었지. 위무강은 그 점을 지키려 했소. 하지만 어린아이의 삶 전체를 열쇠로 만든 잘못은 남았고."

연비화가 붓을 들어 빈칸 옆에 자기 이름을 썼다. 담소하가 이미 운교객잔 마당에서 만든 마지막 식의 궤적을 종이 위에 그렸다. 상대의 목을 가르는 대신 검을 거두고 길을 여는 짧은 선이었다. 두 획을 겹치자 원본 장부 마지막 표지의 점들이 연결됐다.

숨겨진 안쪽 장이 열렸다. 그곳에는 위무강의 자복문이 있었다. 그는 기록 은폐에 가담한 세 건, 돈을 받고 눈감은 두 건, 연비화의 처분을 거부하고 탈출한 일, 암호를 제자들에게 숨긴 일을 날짜와 함께 적었다.

마지막 문장은 청문을 세운 뒤에도 이 죄를 제자와 강호에 밝히지 못했다는 고백이었다. 혈야맹의 추적에서 제자들을 지킨다는 이유를 댔지만, 존경받는 장문이라는 이름을 잃을 두려움도 있었다고 했다.

노경천은 자복문 앞에서 무릎을 꿇지 않았다. 무릎을 꿇으면 사부와 자기 사이의 의식으로 끝날 것 같다고 했다. 대신 회당 서리 앞에서 처음부터 끝까지 소리 내어 읽었다. 목소리가 여러 번 갈라졌지만 멈추지 않았다.

"이 문서를 공개하면 청문검파는 피해 입은 문파로만 남지 못합니다."

남궁세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담소하는 자복문의 위무강 인장을 손끝으로 짚었다.

"그래야 합니다. 사부가 한 첫 번째 죄를 덮고 남궁현의 죄만 밝히면, 우리는 기록국과 다르지 않습니다."

묘련은 자복문 사본에 약첩의 날짜를 맞춰 적었다. 연비화를 치료한 밤은 위무강이 기록국을 탈출한 사흘 뒤였다. 먹빛과 상처 상태, 새 화인의 절반이 서로 맞았다. 감정이 아니라 서로 다른 기록이 같은 시간을 가리켰다.

진도명은 자기 책임도 덧붙였다. 위무강이 탈출한 뒤 기록국에 남아 자복문 사본 하나를 숨겼지만, 십 년 동안 입을 닫았다. 가족이 두려웠고 가난이 두려웠다는 이유였다. 그 두려움으로 지워진 이름들이 돌아오지 않았다고 적었다.

연비화는 사부라는 호칭을 쓰지 않았다. 위무강이 자신을 구한 사람이며 동시에 자신의 어린 삶을 계획에 넣은 어른이라고 말했다. 고마움과 원망을 한 문장 안에 두었다. 담소하는 그 문장을 고치지 않았다.

해가 질 때 다섯 벌의 사본이 완성됐다. 하나는 오문 회당, 하나는 무림맹 감찰원, 하나는 황주 상단 공고방, 하나는 백천리가 맡은 비밀 보관처, 마지막 하나는 청문 피해자 유족에게 보낼 예정이었다. 원본은 연비화가 계속 들었다.

회당 서리는 자복문을 영웅의 참회록이라는 이름으로 묶지 않았다. 기록 은폐 가담 및 탈출 경위 진술이라고 표제했다. 제목 하나가 사람을 미리 용서하거나 단죄할 수 있다는 연비화의 지적 때문이었다. 담소하는 사부의 이름이 초라해 보이는 것을 견뎠다. 초라함을 견디지 못해 진실을 꾸미는 순간 또 다른 기록국이 시작될 터였다.

노경천이 담소하 옆에 앉았다.

"사부님을 미워하느냐."

"모르겠습니다."

담소하는 솔직하게 답했다.

"사부가 나를 살린 일은 없어지지 않고, 내 몸을 허락 없이 쓴 일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미워할지 사랑할지 하나를 고르는 대신 둘 다 기록할 겁니다."

노경천은 고개를 끄덕였다. 형은 더 이상 사부를 변호하지 않았다.

밤이 되자 서원 밖에서 급한 말발굽 소리가 들렸다. 오문 회당 근처의 증인 은신처가 습격받았다는 전갈이었다. 기록국이 노리는 것은 문서만이 아니었다. 공개 심문에서 입을 열 사람들의 목숨이었다.

담소하는 자복문을 품에 넣지 않았다. 서리에게 봉인을 맡기고 검을 들었다. 위무강의 진실을 얻었다고 해서 죽은 사부와 더 싸울 필요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 구해야 할 사람을 뒤로 미룰 이유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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