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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2화]

세 사람이 고른 길

작성: 2026.07.25 05:33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백로 나루에서 황주까지는 큰길로 하루였다. 그러나 일행은 한길을 쓰지 않았다. 백천리는 필사본 두 묶음을 들고 서쪽 나루로 갔고, 연비화와 묘련은 약재 장수의 수레에 올랐다. 담소하와 노경천은 빈 나무함을 메고 북쪽 길로 떠났다. 남궁세만 강가에 남았다.

남궁세가 남은 이유를 묻자 그는 보고서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담소하는 막지 않았다. 거짓 보고를 한 번 더 쓰게 할 생각도 없었다. 남궁세의 선택은 남궁세가 책임질 일이었다.

그는 강둑에 앉아 백지였던 종이를 펼쳤다. 검혼장에서 청문 후인 담소하와 겨룬 일, 가주의 명으로 미행한 일, 죽간의 이름을 확인한 일, 명을 어겨 암부에 붙잡힌 일까지 차례로 적었다. 마지막 줄에는 가주 인장이 찍힌 살인 명령서를 확보했다고 썼다.

"이걸 남궁으로 보내면 가주가 먼저 움직일 겁니다."

담소하가 말했다.

"그래서 남궁으로 보내지 않소."

남궁세는 보고서를 두 통으로 베껴 하나는 오문 회당, 하나는 무림맹 감찰원에 보냈다. 남궁 본가에는 단 한 줄만 적었다. 남궁세는 가주의 명을 거부하며, 가주의 인장을 공개 심문에 부친다.

그 문장을 쓴 뒤 그의 손이 떨렸다. 담소하는 모른 척하지 않았다.

"두렵습니까."

"가족을 등지는 일이 의로운 선택이라고 쉽게 말하고 싶지 않소. 그 집에서 밥을 먹고 검을 배웠소. 가주가 내 이름을 줬고, 잘못된 명도 그 이름으로 받았소."

남궁세는 붓을 내려놓았다.

"하지만 기록을 태우면 가문을 지키는 게 아니라 죄만 지키게 되오. 나는 남궁이라는 이름이 죄와 함께 기록되는 쪽을 택하겠소. 그래야 언젠가 다른 이름이 될 수 있을 테니."

담소하는 그 말에 청문을 떠올렸다. 사부의 죄를 감추고 문파 이름만 세운다면 자신도 같은 잘못을 반복할 것이다. 그는 남궁세의 보고서 아래 증인으로 서명했다. 노경천도 자기 이름을 썼다.

두 사람은 남궁세와 헤어져 북쪽 길을 탔다. 추적자 셋이 빈 나무함을 따라왔고, 노경천은 일부러 발자국을 크게 남겼다. 해가 질 무렵 두 사람은 버려진 수차 옆에서 나무함을 열어 빈 속을 보여 줬다. 추적자들은 덤비지 않고 돌아섰다. 기록이 다른 길로 갔다는 것을 알리는 데 그 정도면 충분했다.

한편 묘련은 수레 안에서 연비화의 상처를 다시 살폈다. 오래전 갈비 아래 자상은 단단히 아물었지만 추운 날이면 통증이 남는다고 했다. 묘련은 어머니의 처방과 지금 맥을 비교해 새 약을 지었다.

"어머니가 쓰던 약을 그대로 주지는 않을 거예요. 그때 당신은 열한 살이었고 지금 몸은 달라졌으니까."

"기록보다 사람을 먼저 보는군요."

"기록은 사람을 보려고 있는 거예요."

연비화는 그 말을 자기 증언 첫 줄에 적었다. 묘련은 증언을 대신 써 주지 않았다. 질문만 날짜 순서로 정리했다. 혈야맹에서 맡은 일, 위무강과 탈출한 이유, 남궁 암부로 돌아간 선택, 장부를 관리하며 한 일, 사람들의 이름을 복사해 빼돌린 일. 좋은 일과 나쁜 일을 나누어 적지 않고 일어난 순서대로 놓았다.

황주 외곽의 작은 서원에서 일행이 다시 모였다. 백천리는 이미 도착해 회당 서리 셋에게 필사본의 봉인을 확인시키고 있었다. 서리들은 각 묶음의 매듭과 먹빛, 종이 수를 장부에 적었다. 원본은 연비화가 직접 개봉하기 전까지 아무도 펼치지 않기로 했다.

남궁세가 늦은 밤 도착했다. 어깨 상처에서 다시 피가 배어 묘련에게 크게 혼났지만, 그의 품에는 회당의 답신이 있었다. 사흘 뒤 공개 심문을 열며 다섯 문파 대표, 황주 상단, 압송 초소 서리, 일반 방청인을 받겠다는 내용이었다. 남궁현에게도 출석 요구가 보내졌다.

증거 분산 원칙도 답신에 적혔다. 회당은 원본을 독점하지 않고 세 보관처의 봉인 상태만 확인하며, 공개 자리에는 대조 사본을 쓰겠다고 했다. 남궁세는 그 조항을 읽고 자기가 보내지 않은 문구라고 말했다. 회당 서리들이 지난 화재 사건을 겪으며 스스로 넣은 안전장치였다. 선택이 한 무리의 뜻을 넘어 제도로 바뀌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연비화는 공개 심문에서 자기 얼굴을 가릴지 밤새 고민했다. 묘련은 어느 쪽을 골라도 비겁한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담소하는 경비 동선만 설명하고 선택을 재촉하지 않았다. 연비화는 끝내 가림막 없이 나가되, 몸의 상처를 확인할 때는 제한된 사람만 보게 해 달라고 적었다. 진실을 공개하는 것과 사람의 모든 사생활을 내놓는 일은 같지 않았다.

남궁세는 가족이 심문장에 올 수 있다는 사실을 두려워했다. 그래도 좌석을 막지 않았다. 오히려 남궁 하인과 젊은 검객에게도 방청권을 보내 가주의 말과 장부를 같은 자리에서 들으라고 했다. 가문을 바꾸려면 바깥의 판정만 들여오는 것이 아니라 안에 있던 사람들의 눈도 열어야 했다.

"가주가 올까요?"

연비화가 물었다.

"옵니다. 오지 않으면 가문의 문이 먼저 닫히니까. 오셔서 기록이 거짓이라고 할 겁니다."

남궁세는 자기 가주를 너무 잘 아는 목소리로 답했다.

노경천은 자기가 쓴 고백문을 회당 서리에게 맡겼다. 담소하는 사당에서 들은 내용이 빠지지 않았는지 확인했다. 연비화 생존을 거래한 일, 담소하의 등과 생존을 알린 일, 검결 후반부를 받은 일, 객잔에서 동생의 공포를 이용한 일. 한 줄도 빼지 않았다.

"이걸 내놓으면 형에게도 죄를 묻습니다."

담소하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래야 한다."

노경천은 서리에게 문서를 건넸다. 손이 떨리지 않았다. 떨림이 없다고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닐 터였다.

묘련은 약첩 원본을 내놓지 않고 현장에서 보여 줄 목록만 작성했다. 어머니의 사적인 처방까지 모두 공개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 연비화의 신원을 증명하는 장과 혈야맹 독 기록만 번호를 붙여 회당에서 대조하기로 했다. 증거 공개가 누군가의 삶 전체를 벗겨 내는 일이 되어서는 안 됐다.

백천리는 지도를 펴고 각 기록의 보관처를 표시했다. 원본이 사라져도 세 곳의 필사본과 네 사람의 증언이 남고, 한 필사본이 바뀌어도 나머지 둘로 차이를 찾을 수 있는 배치였다. 그는 술병 대신 먹병을 차고 있었다.

"칼로 지키는 것보다 귀찮군."

"그래서 오래 갑니다."

묘련이 대꾸했다.

새벽이 가까워질 무렵, 담소하는 서원 마당에서 남궁세와 마주 섰다. 검혼장에서는 칼끝이 목 앞에 멈췄고 폐염색장에서는 칼이 없었다. 지금 두 사람 사이에는 서명한 종이만 있었다.

남궁세가 허리를 숙였다.

"미행한 일에 사과하오. 가주의 명이라는 말로 줄일 수 없소."

"사과를 기록에도 남기십시오. 그리고 회당에서 직접 말하세요."

"그렇게 하겠소."

둘은 악수하지 않았다. 신뢰가 한밤의 한마디로 완성되는 것도 아니었다. 다만 같은 문을 향해 걸을 수 있을 만큼의 약속은 생겼다.

그때 회당에서 온 두 번째 전령이 도착했다. 서리 하나가 길에서 습격당했고, 봉투에는 뱀 표식이 남았다고 했다. 다친 서리는 살아 있었지만 출석 요구서 한 통이 사라졌다. 대상은 남궁현이 아니라, 오래전 혈야맹 기록을 관리했다는 이름 없는 증인이었다.

담소하는 반달을 삼킨 뱀 명패를 꺼냈다. 남궁의 죄를 밝히는 자리 뒤에 더 오래된 손이 움직이고 있었다. 공개 심문을 준비하는 길이 곧 그 손을 끌어내는 길이 될 터였다.

연비화는 원본 장부를 등에 다시 묶었다. 남궁세는 가문의 명패를 내려놓고 회당의 증인패를 받았다. 묘련은 약첩을 닫았고 노경천은 검을 천으로 감쌌다. 세 사람이 고른 길로 시작했지만 이제 그 길에는 다섯 사람의 발자국이 나란히 놓였다. 누구도 다른 사람의 뒤에 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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