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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10화]

베지 않고 잡는 밤

작성: 2026.07.19 03:22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폐염색장에 도착했을 때 달은 구름 뒤에 있었다. 낮에는 바람에 펄럭이던 천들이 밤이 되자 축 늘어져 있었다. 담소하는 정문으로 들어가지 않았다. 노경천과 서쪽 담을 넘고, 묘련은 약재를 실어 나르던 배수로를 따라 남쪽 창고로 들어갔다.

죽간과 약첩을 감싼 것처럼 보이는 꾸러미는 빈 대나무와 낡은 장부 표지만 넣어 만들었다. 진짜 기록은 묘련이 사당 근처 돌무덤 아래 방수 천에 싸서 묻어 두었다. 세 사람 모두 위치를 알았고, 셋 중 하나라도 돌아오면 찾을 수 있게 표식을 달리 남겼다.

마당 한가운데 남궁세가 무릎을 꿇고 있었다. 두 손은 등 뒤로 묶였고 입가에는 피가 말라붙어 있었다. 갓 대신 검은 천이 눈을 가렸다. 그 뒤에 검은 옷을 입은 여섯 사람이 부채꼴로 섰다. 붉은 허리띠가 아니라 소매 안쪽에만 새 깃 모양 자수가 있었다.

"물건을 내려놓아라."

가운데 선 사내가 말했다. 목소리는 낮고 감정이 없었다. 담소하는 꾸러미를 든 채 마당으로 걸어 나왔다. 노경천은 반 걸음 옆에 섰다. 형이 뒤에 서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는 자리였다.

"남궁세부터 풀어 주시오."

"후계 검객이 명을 어겼다. 살아 돌아갈 자격은 물건 안에 있는 것으로 정한다."

사내가 손을 들자 지붕 위에서 쇠뇌 시위 당기는 소리가 났다. 담소하는 세 곳을 짚었다. 북쪽 용마루 둘, 서쪽 처마 하나. 화살촉은 자신과 노경천보다 남궁세를 향하고 있었다. 인질을 풀어도 죽일 수 있게 한 배치였다.

담소하는 꾸러미를 바닥에 내려놓았다. 매듭을 풀지 않은 채 한 걸음 물러났다. 사내 하나가 다가와 발끝으로 꾸러미를 끌었다. 바로 그때 남쪽 창고에서 쓴 냄새가 번졌다. 묘련이 젖은 쑥과 고삼을 화로에 얹어 만든 연기였다.

검은 옷 사내들의 눈이 따가움에 좁아졌다. 지붕 위 쇠뇌수 하나가 기침을 했다. 담소하는 그 한 호흡에 몸을 낮췄다. 왼손의 단검이 꾸러미 매듭을 자르자 속에 든 빈 대나무들이 사방으로 굴러갔다. 밟으면 소리가 나고 발목이 흔들리는 작은 장애물이었다.

첫 칼이 목을 향해 왔다. 담소하는 날을 맞받지 않고 칼등을 손목 바깥으로 흘렸다. 상대의 팔꿈치를 단검 손잡이로 쳤다. 칼이 떨어지기 전에 발끝으로 차서 천막 아래로 보냈다. 두 번째 사내에게는 무릎 뒤를 걸어 넘어뜨린 뒤 허리띠로 손을 묶었다.

노경천의 검은 칼집에서 나오지 않았다. 검집 끝이 한 사람의 명치를 밀고, 되돌아오며 다른 사람의 손등을 쳤다. 뼈가 부러지는 소리는 없었다. 숨이 막힌 두 사람이 바닥에 주저앉았다. 형은 담소하와 시선을 맞추지 않고도 같은 속도로 움직였다.

지붕에서 화살 하나가 날았다. 담소하가 몸을 틀기 전에 쇠뇌의 궤적이 남궁세 쪽으로 꺾였다. 남궁세는 눈이 가려진 채 몸을 옆으로 던졌다. 화살이 어깨를 스치고 기둥에 박혔다.

"왼쪽 세 걸음!"

묘련의 외침이 연기 속에서 들렸다. 담소하는 소리를 믿고 움직였다. 남궁세의 뒤로 미끄러져 들어가 밧줄을 끊었다. 눈가리개를 풀자 남궁세가 곧장 일어서려 했지만 다리가 풀렸다.

"검은 어디 있소?"

"없어도 돼요. 사람부터 데리고 나가요."

묘련이 창고에서 뛰어나와 남궁세의 어깨 상처를 눌렀다. 그녀는 작은 약병을 바닥에 던졌다. 흰 가루가 젖은 흙에 퍼지며 쇠뇌수들의 동선을 드러냈다. 지붕에서 내려온 발자국 두 줄이 북쪽 벽으로 이어졌다.

담소하는 벽을 밟고 올라가 도망치는 쇠뇌수 앞을 막았다. 상대가 짧은 칼을 꺼냈다. 담소하는 마지막 식을 쓰지 않았다. 칼날 옆면을 두 번 쳐 손목을 열고, 옷깃을 잡아 기와가 아닌 마당의 천 더미 위로 던졌다. 사내는 숨이 붙은 채 기절했다.

가운데 있던 암부 조장은 연기를 뚫고 꾸러미를 펼쳤다. 빈 대나무만 쏟아지자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는 소매 속 불씨를 꺼내 명령서를 태우려 했다. 노경천의 검집이 손목을 찍었고, 담소하의 단검은 불씨가 아니라 소매 끝만 잘라냈다.

"종이는 태워도 말한 사람은 남습니다."

담소하가 사내의 손을 등 뒤로 묶었다. 암부 조장은 침묵했지만 눈이 문 쪽으로 움직였다. 달아날 길을 재는 눈이었다. 묘련은 그 시선을 따라가 문턱 밑에서 얇은 기름종이 한 장을 찾아냈다.

명령서에는 세 가지가 적혀 있었다. 죽간 회수, 묘씨 의녀의 약첩 회수, 연비화 발견 시 생포. 회수가 불가능하면 소지자와 목격자를 모두 침묵시킬 것. 맨 아래에는 남궁현의 가주 인장이 찍혀 있었고, 그 위를 반달을 삼킨 뱀 봉인이 덮고 있었다.

남궁세는 붕대를 감으면서 명령서를 읽었다. 입술이 하얗게 질렸다.

"가주의 인장은 진짜요. 하지만 이 문장은 남궁 암부의 형식이 아니오. 목격자까지 없애라는 문구는 봉함고 안쪽에서만 쓰는 옛 문식이오."

"가주가 몰랐다는 뜻입니까?"

노경천이 물었다.

남궁세는 고개를 저었다.

"인장이 진짜라면 몰랐다는 말로는 끝나지 않소. 누가 문장을 썼든 가주는 자기 인장이 무엇을 죽이는지 책임져야 하오."

묘련은 생포한 일곱 사람의 상처를 차례로 살폈다. 적에게 약을 쓰는 것을 못마땅해하는 표정이 하나 보이자 그녀가 쏘아붙였다.

"살려서 데려가야 누가 명령했는지 말하죠. 그리고 다쳤다고 사람이 아닌 건 아니고."

담소하는 암부 조장의 품에서 작은 장부를 꺼냈다. 돈을 받은 날짜와 인원, 이동 경로가 적혀 있었다. 폐염색장 뒤에는 다음 집결지로 '백로 나루 옛 창고'가 쓰여 있었다. 그 옆에 붉은 점 하나가 찍혀 있었다.

암부 조장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거기 가도 늦었다. 불타지 않은 것은 오늘 밤 다 탈 테니까."

담소하는 그를 때리지 않았다. 명령서와 작은 장부를 각각 다른 천에 싸서 남궁세와 노경천에게 하나씩 맡겼다. 자신은 생포자들의 결박을 확인했다.

"그럼 불보다 먼저 갑니다. 사람도 기록도 하나만 고르지 않겠습니다. 다만 또 골라야 한다면, 사람을 먼저 데리고 나옵니다."

새벽빛이 천막 사이로 들어올 때까지 일행은 포로들을 관아 외곽 초소로 옮겼다. 초소 서리에게 인원과 상처, 소지품을 하나씩 읽게 하고 세 사람이 함께 서명했다. 곽진해를 생포했을 때 남긴 방식과 같았다. 복수보다 기록을 택했던 첫날의 선택이 이번에도 손을 이끌었다.

남궁세는 자기 결박 자국과 화살에 스친 상처도 같은 장부에 올려 달라고 했다. 가문 후계자의 상처만 특별히 크게 쓰지 말고, 포로들이 입은 타박상과 같은 칸에 적으라고 했다. 묘련은 상처의 크기와 처치만 적고 누가 더 귀한지는 쓰지 않았다. 암부 조장은 그 모습을 보다가 처음으로 시선을 내렸다.

초소 서리는 포로들에게 명령서를 어디서 받았는지 한 사람씩 따로 물었다. 대답 셋은 백로 나루 옛 창고로 일치했지만, 암부 조장만 남궁 본가라고 말했다. 서로 입을 맞출 시간을 주지 않았기에 차이가 드러났다. 담소하는 그 불일치를 죄의 증거로 단정하지 않고 조사할 항목으로 남겼다. 살아 있는 사람을 잡은 까닭은 대답이 다를 가능성까지 보존하려는 것이었다.

묘련은 압송 중 포승줄이 살을 파고들지 않도록 천을 덧댔다. 달아나지 못하게 하는 것과 다치게 하는 것은 다른 일이라고 했다. 노경천은 그 말을 듣고 포로 걸음에 맞춰 속도를 늦췄다. 급히 진실에 닿겠다는 마음이 또 다른 사람의 몸을 값으로 삼지 않도록 하는 연습이었다.

담소하는 마지막으로 명령서의 두 인장을 내려다봤다. 새와 뱀이 한 종이 위에서 겹쳐 있었다. 남궁의 문 안에 더 오래된 문이 숨어 있었다. 그 문을 열기 위해서는 죽은 적보다 살아 있는 증인이 필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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