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실 심리는 기사단 대연회장에서 열렸다. 화려한 방패와 가문 깃발은 모두 걷어 냈고, 벽에는 심리 순서와 출입 규칙만 붙었다. 피해자석은 피고석 정면이 아니라 옆문 가까이에 놓여 언제든 나갈 수 있었다.
재판장은 이것이 판결 근거와 절차를 시민에게 보이는 공개 심리라고 설명했다. 다만 다크스와 그라스는 같은 운송망에 있었어도 다른 혐의로 판단되며, 피해자의 비공개 정보까지 모두 공개한다는 뜻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카일은 증언을 마친 뒤 피해자석과 기사단석 사이 어디에도 앉지 않았다. 그는 낙인 장부의 당사자이자 체포 작전의 기사였다. 오전에는 당사자 의견을 내고, 오후에는 작전 기록 입회인으로 질문을 받기로 역할을 나눴다.
다크스와 그라스는 같은 법정에 들어왔지만 같은 혐의표를 받지 않았다. 다크스에게는 운송망 설계·살인 교사·문서 위조·증거 인멸 지시가, 그라스에게는 불법 감금·운송 실행·다리우스 살인·폭행과 협박이 적혔다.
그라스가 장부를 제공하고 징수소에서 무기를 들지 않은 사실도 별도 칸에 있었다. 그것은 죄목 아래가 아니라 사후 협조와 추가 피해 방지 항목에 놓였다. 베른은 "협조가 범행 이전으로 돌아가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다크스의 변론인은 운송 명령서가 왕실 비밀 작전이었다고 주장했다. 전쟁 포로를 안전 지역으로 옮긴 것이며, 이름을 부호로 바꾼 것은 적의 보복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는 말이었다.
미라는 세 권의 장부 비교표를 제시했다. 포로 이동이라면 있어야 할 수용 결정, 가족 통지, 석방 심사 기록은 없었다. 대신 매수인 금액과 수레 임대료, 아이의 나이와 건강 상태에 따른 가격이 있었다.
그녀는 모든 겹치는 숫자를 확정이라고 말하지 않았다. 충분히 확인된 여섯 경로만 증거로 내고, 추가 조사가 필요한 일곱 경로는 심리 밖에 남겼다. 적게 말하는 일이 다크스를 돕는 것이 아니라 확인된 사실을 지키는 방식이었다.
왕실 기록관은 베른하르트의 진술을 읽었다. 인장공이 처음 두 해 가담한 사실과 뒤늦게 원본을 숨긴 사실이 함께 낭독됐다. 죽은 사람을 선량한 내부 고발자로만 만들지 않은 기록은 살아 있는 피고에게도 같은 기준을 적용하게 했다.
다크스는 에드란이 반역자였다고 외쳤다. 카일은 즉시 반박하려 일어나지 않았다. 재판장은 에드란의 행위가 다크스 혐의와 관련된 범위, 곧 원본 확보와 운송 중단 시도에 한해 기록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가문의 명예 전체를 법정에서 복원하지 않았다.
그라스의 차례가 되자 그는 다리우스 살인을 다시 인정했다. 다크스 명령을 거부하면 자신이 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검은 기수단에서 도망치려던 부하가 처형된 기록도 제출됐다.
검사는 강요의 정도를 검토해야 하지만 그라스가 여러 해 부대의 부지휘관으로 이익을 나누고 다른 사람을 위협한 사실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명령만 받은 포로가 아니었다. 동시에 모든 명령을 만든 우두머리도 아니었다.
레오는 피해 의견서에서 최고형을 요구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선처도 요구하지 않았다. 다리우스의 죽음, 자기 협박, 그라스의 자료 제공을 각각 판단해 달라고 썼다. 복수를 멈춘 사람이 용서까지 제공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기한은 법정에 오지 않았다. 이전 진술 중 공개에 동의한 두 문장만 대리인이 읽었다. 그가 그라스에게 생존 규칙을 들었다는 사실은 검사의 미화 근거로 쓰이지 않았고, 거래 가치를 유지하려 했다는 그라스 자신의 설명과 함께 놓였다.
다크스의 성 안 협조자 세 명도 각자 다른 자리에 섰다. 허위 명단을 만든 서기는 대가를 받았고, 열쇠를 빌려준 관리자는 가족 협박을 받았지만 이후 보고 기회가 있었으며, 습격 명령을 전달한 사람은 장부 파기를 직접 지휘했다.
법정은 셋을 한꺼번에 운송단으로 부르지 않았다. 실제 행위와 선택 가능성, 얻은 이익, 이후 협조를 나눴다. 가족 협박을 받은 관리자의 보호 조치와 책임 심리는 동시에 진행됐다.
미라의 아버지도 증인석에 섰다. 그는 봉인을 확인하지 않은 열두 건과 숨긴 원장 한 권을 인정했다. 원장을 보존한 결과는 고려됐지만, 거래가 빨라지는 이익 때문에 반복 확인을 포기한 사실이 사라지지 않았다.
이안은 지휘관석이 아닌 증인석에서 에드란 구조 지연과 마구간 점검 면제를 진술했다. 그의 과실은 다크스의 범죄와 같은 형량으로 판단되지 않았지만 기사단 징계와 피해 회복 절차로 넘어갔다. 공식 기록에서 빠졌던 서명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사흘째 오후, 재판장은 판단문을 읽었다. 다크스는 확인된 여섯 운송 경로와 다리우스 살인 교사, 문서 위조, 징수소 습격 지시의 책임이 인정됐다. 아직 확인되지 않은 경로는 유죄 수에 얹지 않고 수사를 계속했다.
그라스는 다리우스 직접 살인과 감금·운송 실행 책임이 인정됐다. 장부 제공과 추가 습격에서 협조한 사실은 형을 정할 때 고려됐으나 무죄 사유가 아니었다. 그는 검은 기수단 해체와 실종자 수색에 협조할 의무를 부과받았다.
다크스는 북방 광산 종신 노역을 받지 않았다. 그곳은 과거 포로들이 착취당한 장소였고 또 다른 비공개 감금을 만들 수 있었다. 공개 감독이 가능한 왕실 구금시설 수감, 재산 몰수 심사, 남은 장부 공개 의무가 선고됐다.
그라스에게도 공개 감독 구금과 피해 수색 협조가 명령됐다. 협조가 끝나도 형이 자동 종료되지 않으며,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사과를 전달할 수 없었다. 필요한 질문은 조사관을 통해서만 오갔다.
레오는 판결을 듣고도 안도하지 못했다. 다리우스가 돌아오지 않는다는 사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카일은 그 옆에 서 있었지만 손을 잡지 않았다. 레오가 먼저 숨을 고를 공간을 남겼다.
엘라는 에드란 이름이 판단문에 어떻게 쓰였는지 확인했다. 영웅 칭호 대신 '운송 원본을 확보하려다 체포된 기록 제공자'라고 적혀 있었다. 그녀는 더 큰 칭호를 요구하지 않았다. 구체적인 행동이 가문의 찬사보다 오래 남을 수 있었다.
판결 뒤 기록 열람 창구가 열렸다. 구조된 사람들은 자기 이름이 포함된 부분의 비공개, 정정, 대리 열람을 신청할 수 있었다. 법정이 공개됐다고 모든 삶이 공개 재산이 되는 것은 아니었다.
카일은 자기 낙인 부호가 든 문서를 확인하고 공개본에서 이름 연결을 가려 달라고 했다. 기사로서 얼굴이 알려졌어도 노예였던 세부를 언제 누구에게 말할지는 자기 몫이었다. 다만 다크스의 생포 우선 명령이라는 범죄 구조는 익명 부호로 남겼다.
법정 밖 군중은 승리의 함성을 준비했지만 베른은 피고를 보여 주는 행진을 허락하지 않았다. 구금 마차는 조용히 동문으로 나갔다. 돌을 던질 기회를 빼앗는 것이 가해자를 감싸는 일은 아니었다. 판결이 군중의 손에서 바뀌지 않게 지키는 일이었다.
카일은 빈 연회장에 남아 서로 다른 두 자리를 보았다. 다크스와 그라스는 같은 운송망에 있었지만 같은 사람이 아니었고, 그 차이가 어느 쪽도 가볍게 만들지 않았다. 각자가 선택하고 명령하고 실행한 만큼의 책임이 처음으로 자기 이름 아래 적혔다.
판단문 사본은 누구나 가져가는 전단으로 만들지 않았다. 공개본에는 범죄 구조와 판단 근거를 남기되, 피해자 이름과 치료 기록은 가렸다. 당사자용 사본에는 자기 기록의 정정 신청 방법이 함께 붙었다.
기한은 미라가 읽어 준 요약에서 자기 말이 두 문장만 쓰였음을 확인했다. 더 많은 말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판단이 약해졌다는 표현은 없었다. 그는 공개본을 보관하지 않고 필요할 때 다시 읽을 수 있는 위치만 적어 뒀다.
다크스의 변론인은 항소 의사를 밝혔다. 카일은 판결이 뒤집힐까 화가 났지만, 항소권을 막아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원본 봉인과 피해자 접촉 금지가 항소 기간에도 유지되는지 확인했다.
그라스가 제공할 실종자 정보는 독립 조사관이 교차 확인하기로 했다. 한 사람의 기억이 수색의 유일한 지도가 되면 그가 다시 이름들의 문지기가 될 수 있었다. 협조를 받으면서도 권한은 돌려주지 않았다.
법정이 닫힌 다음 날에도 기록실 직원들은 정정 신청을 받았다. 책임은 판결문 낭독으로 완성되지 않았다. 판단 이후의 열람과 이의, 수색과 회복이 계속될 수 있게 문이 열린 것이 심리의 실제 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