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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3화]

형의 밥, 형의 칼

작성: 2026.03.24 08:33 조회수: 7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아침 해가 처마 끝에 걸리기 전, 담소하는 두 번째 물동이를 부엌에 부었다. 어깨가 욱신거렸다. 어젯밤 잠을 설친 탓이 아니라, 새벽부터 부엌 옆 광에서 쌀가마를 옮겼기 때문이다. 묘련의 아버지 묘장덕이 허리를 다친 뒤로 무거운 것은 전부 소하의 몫이었다. 물동이를 내려놓고 손등으로 이마를 훔치는데, 부엌 안쪽에서 익숙하지 않은 소리가 났다. 칼이 도마 위를 두드리는 소리——빠르고 고르고, 리듬이 있었다.

노경천이 앞치마를 두르고 파를 썰고 있었다. 소매를 팔꿈치까지 걷어 올린 팔뚝에는 희미한 칼 자국 몇 줄이 보였지만, 손놀림은 요리사의 것이었다. 그가 고개를 돌려 웃었다. "소하야, 형이 국이라도 끓여야지. 너 어제 저녁도 안 먹었잖아." 담소하는 대꾸 없이 물동이를 선반 위에 올렸다. 3년간 이 부엌에서 칼을 잡은 사람은 묘련과 자신뿐이었다. 낯선 사람이 자기 자리를 채운 풍경이 묘하게 거슬렸으나, 거슬린다고 말할 근거가 없었다. 경천은 사형이고, 사형이 밥을 해주겠다는데 싫다 할 이유는 없으니까.

"여기 오래 있을 겁니까." 소하가 물었다. 확인에 가까운 어조였다. 경천은 파를 물에 헹구며 대답했다. "당분간. 형이 밖에서 떠돌아봤자 네 걱정만 늘더라. 차라리 여기서 일손이라도 보태는 게 낫지 않겠냐." 그 말이 끝나기 전에 묘련이 부엌 문을 열고 들어왔다. 맨발이었고, 머리카락이 한쪽으로 흐트러져 있었다. 아직 잠이 덜 깬 얼굴이었지만 눈만은 또렷했다. 노경천을 보자 걸음이 한 박자 멈췄다.

"……아, 벌써 일어났네." 묘련이 경천을 향해 말했다. 반말이었지만 평소보다 끝이 짧았다. 경천은 도마에서 손을 떼고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묘련 낭자, 부엌을 마음대로 써서 죄송합니다. 어제 허락을 구했어야 했는데." 묘련은 대답 대신 아궁이 쪽으로 가서 불씨를 확인했다. 소하가 이미 피워둔 불이 고르게 타고 있었다. 등을 돌린 채 묘련이 말했다. "국은 내가 끓일게. 손님이 부엌에 서면 아버지가 싫어해." 경천은 미소를 거두지 않았다. "그러십시오. 그럼 형은 마당이나 쓸겠습니다." 그가 앞치마를 벗으며 소하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손이 어깨에서 등 쪽으로 자연스럽게 미끄러졌다가 떨어졌다. 찰나였다. 그러나 소하는 그 손의 궤적을 느꼈다. 등 왼쪽, 화상 자국이 있는 부위를 스치듯 짚은 손가락.

묘련도 그것을 봤다. 아궁이 앞에 쪼그려 앉은 자세 그대로, 그녀의 시선이 노경천의 손끝을 따라갔다. 소하와 눈이 마주쳤다. 소하가 먼저 시선을 돌렸다. 묘련은 입을 열었다가, 부지깽이를 집어 재를 헤집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오전 내내 경천은 정말로 마당을 쓸고, 장작을 패고, 손님 상을 날랐다. 솜씨가 좋았다. 무인의 몸이라 힘이 남아돌았고, 웃는 얼굴에 거부감이 없어 손님들도 곧잘 말을 붙였다. 주루를 겸한 운교객잔에 점심 무렵 들른 약재상 마노인이 경천에게 술을 한 잔 따르며 물었다. "자네 같은 젊은이가 이런 시골 객잔에서 뭘 하나?" 경천이 술잔을 받으며 웃었다. "사제가 여기 있으니 형도 있는 겁니다." 마노인이 고개를 끄덕이다 목소리를 낮췄다. "그런데 말이야, 요즘 이 길로 다니기 좀 그렇지 않은가. 청석관 쪽 관도에 흑풍채 놈들이 검문을 세웠어. 약재 수레를 세 번이나 뒤졌다네. 뭘 찾는 건지 원."

소하는 부엌 안에서 그릇을 씻다 손을 멈췄다. 물소리가 잠시 끊겼다가 다시 이어졌다. 흑풍채. 그 이름이 귓속에서 울렸다. 곽진해. 이가 저절로 맞물렸다. 마노인의 말이 이어졌다. "듣자니 사람을 찾는다더군. 왼손잡이 소년이라나 뭐라나. 삼 년 전 어디서 도망친 놈이래." 마노인은 대수롭지 않다는 듯 술을 마셨지만, 소하의 왼손이 그릇 위에서 미세하게 떨렸다. 경천은 술잔을 내려놓으며 태연하게 대꾸했다. "왼손잡이 소년이라, 강호엔 그런 애가 한둘이겠습니까. 마 어르신, 그냥 산적들이 행패 부리는 거 아니겠습니까." 마노인이 킬킬 웃었다. "그렇겠지. 산적이 뭔 대의가 있다고."

마노인이 떠난 뒤, 소하는 뒷마당 우물가에서 손을 씻었다. 경천이 다가왔다. 형의 그림자가 소하의 발치에 길게 드리웠다. "들었지?" 경천이 물었다. 소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손에 묻은 물을 털고, 젖은 손을 허벅지에 문질렀다. 경천이 한 걸음 더 가까이 왔다. 목소리가 낮아졌다. "소하야. 그놈들이 여기까지 온다. 이 객잔에 네가 있다는 걸 아직 모르지만, 시간문제야." 소하가 입을 열었다. "알고 있습니다." "그럼 검을 잡아야지." 경천의 말은 부드러웠으나 여지가 없었다. "형이 가르쳐줄 수 있다. 네가 잊어버린 것들, 형이 다 기억하고 있어."

소하는 우물 안을 내려다보았다. 어둡고 깊었다. 자신의 얼굴이 수면에 일렁였다. 삼 년 전 그 밤, 사부의 손이 등을 짓누르던 감촉. 살이 타는 냄새. 뒤돌아보지 말라던 목소리. 소하는 눈을 감았다가 떴다. "……아직은." 그것이 대답의 전부였다. 경천은 더 재촉하지 않았다. 다만 돌아서는 걸음이 느렸고, 뒷모습에서 미소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오후에 묘련이 소하를 장터에 보냈다. 약재가 필요하다는 핑계였지만, 소하에게 건넨 약재 목록은 세 줄뿐이었다. 객잔 뒷문을 나서려는 소하의 소매를 묘련이 잡았다. "그 사람." 묘련이 말했다. "네 사형이라고 했지." "예." "그 사람이 네 등을 만진 거, 알아?" 소하가 멈췄다. 묘련의 눈이 똑바로 소하를 보고 있었다. 퉁명스러운 것도, 걱정하는 것도 아닌, 뭔가를 확인하려는 눈이었다. 소하는 입술을 다물었다가 말했다. "사형은 원래 그런 사람입니다. 걱정이 많으니까." 묘련의 손이 소매에서 떨어졌다. "……그래, 걱정이 많은 사람이겠지." 그녀는 등을 돌렸다. 소하는 그 등을 잠시 보다가 장터 쪽으로 걸음을 옮겼다. 걷는 내내, 묘련의 마지막 말투가 머릿속에 남았다. 믿지 않는 사람의 어조.

장터에서 약재를 사는 동안 소하는 습관대로 주위를 살폈다. 특별한 것은 없었다. 황주 장터는 작고 한가로웠다. 두부 파는 노인, 천을 재단하는 아낙, 술에 취해 잠든 떠돌이 한 명. 그런데 돌아오는 길, 객잔 뒷골목에서 소하는 발을 멈췄다. 길가에 버려진 짚신 한 짝. 평범했지만, 짚신 코가 안쪽으로 꺾여 있었다. 급히 벗은 것이다. 그리고 짚신 옆 흙바닥에 찍힌 발자국이 세 개——맨발, 크고, 깊었다. 무거운 사람이 뛰어간 흔적. 소하는 발자국이 향하는 방향을 눈으로 따라갔다. 객잔 뒤편, 묘련이 약초를 말리는 마당 쪽이었다.

소하는 발걸음을 빠르게 했다. 약초 마당에는 아무도 없었다. 빨랫줄에 널린 약초 다발이 바람에 흔들릴 뿐이었다. 그러나 마당 구석의 흙이 파헤쳐져 있었다. 누군가 담 밑을 파고 안을 들여다본 흔적. 소하는 무릎을 꿇고 흔적을 살폈다. 손가락으로 흙을 짚었을 때, 파인 자리 안쪽에서 작은 것이 만져졌다. 납작한 철편(鐵片). 뒤집어보니 한쪽 면에 바람 풍(風) 자가 거칠게 새겨져 있었다.

풍. 흑풍채(黑風寨)의 풍.

소하의 손이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 철편의 모서리가 손바닥에 파고들었다. 이미 여기까지 왔다. 누군가 객잔 주변을 살핀 것이다. 아직 안으로 들어오지는 않았지만, 발자국의 방향은 분명했다. 소하는 철편을 품 안에 넣고 일어섰다. 부엌 쪽에서 경천의 웃음소리가 들렸다. 손님에게 술을 따르며 농담을 건네는 소리. 그 웃음이 평소와 다를 바 없었기에, 오히려 기이했다.

그날 밤, 소하는 뒷마당에 나오지 않았다. 매일 밤 나뭇가지를 들고 나와 검초식을 그리던 습관을 깨뜨린 것은 삼 년 만에 처음이었다. 방 안에 누운 채 천장을 보았다. 등의 화상 자국이 욱신거렸다. 아프다기보다 뜨거웠다. 마치 그 밤의 불이 아직 꺼지지 않은 것처럼. 손에는 아까 주운 철편이 쥐어져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누워 있다가, 소하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방문을 열고 마당으로 나갔다. 달이 반쯤 걸려 있었다. 평소 쓰던 나뭇가지가 담 아래에 세워져 있었다. 소하는 그것을 집어 들었다. 들었다가, 양손에 힘을 주어 분질렀다. 뚝, 하는 소리가 고요한 마당에 울렸다. 부러진 나뭇가지를 내려다보며 소하는 오래 서 있었다. 나뭇가지가 아니라 다른 것을 부러뜨린 기분이었다.

"못 자?" 어둠 속에서 묘련의 목소리가 났다. 부엌 뒷문 앞에 서 있었다. 소하가 고개를 돌렸다. 묘련은 손에 물 사발을 들고 있었다. "여기, 물." 소하 쪽으로 사발을 내밀었다. 소하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발치에 내려놓고 물을 받았다. 한 모금 마시고, 사발을 돌려줬다. 묘련은 사발을 받으면서 소하의 손을 보았다. 손바닥에 철편이 파고든 자국이 선명했다. 묘련은 그것을 보고도 묻지 않았다. 다만 물러서면서 한마디만 했다. "내일 아침, 손 먼저 씻어. 상처에 흙 들어가면 곪아."

소하는 묘련이 부엌 안으로 사라진 뒤에도 한참 서 있었다. 부러진 나뭇가지 반쪽이 발 옆에 있었다. 바람이 불었다. 객잔 처마 아래 걸린 등불이 흔들렸고, 소하의 그림자가 마당 위에서 길게 일렁였다. 그 그림자 너머, 객잔 이층 창문에서 노경천이 내려다보고 있었다. 어둠 속의 눈이 달빛을 받아 차갑게 빛났다. 소하가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처음부터 지켜본 눈이었다. 경천의 입술이 움직였다. 소리는 나지 않았지만, 입 모양은 읽을 수 있었다.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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