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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5화]

동의하지 않은 서명

작성: 2026.07.08 18:49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보험을 소재로 한 창작물이며 실제 상품 추천이나 보장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금요일 오전, 박재원이 세탁소로 내려왔다. 양복 상의는 입지 않았고 서류가 든 얇은 가방만 들고 있었다. 복도 벽에는 전날 붙인 출입기록과 부분 차단 안내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강 사장님, 잠깐 따로 말씀 나눌 수 있을까요?"

강민주는 카운터 아래에서 작은 회의 수첩을 꺼냈다. "안전과 임대 조건 얘기라면 세입자 회의에서 같이 듣겠습니다. 오늘 오후 두 시로 잡혀 있어요."

박재원은 가방 손잡이를 고쳐 잡았다. "각 가게 사정이 다르니 개별로 얘기하는 게 서로 편합니다. 세탁소는 이전 비용이 크잖아요. 다른 분들보다 나은 조건을 드릴 수도 있고요."

민주는 그 문장을 예전에 3층 빈 사무실에서도 들었다. 사정을 고려한다는 말, 별도 조건을 줄 수 있다는 말. 그때는 혼자 앉아 있었지만 오늘은 회의 시간이 이미 모든 점포에 공유돼 있었다.

"조건이 다르면 왜 다른지도 같이 설명해 주세요. 저는 지금 서명하지 않습니다."

박재원은 더 권하지 않고 오후에 오겠다고 했다. 돌아서는 그의 가방에서 서류 모서리가 잠깐 보였다. '개별 이전 합의서'라는 제목과 서명란이었다.

오후 두 시, 세탁소 안에는 박명자와 황 사장, 이 사장, 유순희, 민주가 모였다. 이준수는 고객 옷 목록을 정리하며 뒤쪽에 앉았다. 박재원은 관리대행업체 책임자와 함께 들어왔다.

박재원은 같은 모양의 봉투를 사람별로 나눠 줬다. 봉투 안 금액과 이주 시한은 서로 달랐다. 황 사장에게는 조기 이전 보조금이, 이 사장과 유순희에게는 임대료 일부 면제가, 민주에게는 설비 철거비 지원이 적혀 있었다.

명자가 봉투를 열어보지도 않고 물었다. "왜 다 달라?"

"영업 형태와 계약기간이 다르니까요. 각자에게 유리한 안을 만든 겁니다."

유순희가 자기 합의서의 마지막 장을 읽다가 손가락으로 한 줄을 짚었다. 건물 안전자료와 합의 조건을 제3자에게 알리지 않고, 향후 결함 관련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문장이었다.

"이건 왜 들어가요?" 유순희가 물었다. "이사 조건 얘기랑 벽 안 전선 얘기는 다른 거 아닌가요?"

박재원은 거래가 진행 중이니 확인되지 않은 정보가 퍼지면 모두에게 손해라고 말했다. 비밀유지는 일반적인 조항이고, 이미 안전조사는 진행 중이니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민주는 자기 합의서를 읽었다. 서명하면 이전 보조금을 받는 대신 과거 수리와 건물 결함에 관한 청구를 정리한 것으로 본다는 문구가 있었다. 보험에서 처리될 금액이 있으면 보조금에서 조정될 수 있다는 조항도 있었지만 어떤 보험과 항목인지는 적혀 있지 않았다.

"보험 결정도 안 나왔고, 공용 배선 조사도 끝나지 않았습니다." 민주가 말했다. "이주비하고 안전 책임, 보험금은 한 줄로 상계할 수 없어요. 어떤 돈이 무엇을 정리하는 건지 나눠 주세요."

박재원의 표정이 굳었다. "법적으로 검토한 서류입니다. 서명하라고 강요하는 건 아니고요."

"그러면 오늘은 받았다는 확인도 서명하지 않겠습니다." 황 사장이 말했다. "문서 받은 시각은 메일로 남기고, 검토는 같이 하죠."

황 사장은 예전 같으면 자기 봉투를 먼저 감췄을 사람이었다. 그는 금액 페이지를 테이블 가운데 펼쳤다. 자기가 가장 많은 조기 보조금을 제안받았다는 사실도 숨기지 않았다.

이 사장도 자기 조건을 읽었다. 유순희가 옆에서 날짜와 금액을 큰 소리로 불렀고, 준수가 공통표에 적었다. 서로의 개인 보증금 전체를 공개하지 않고, 이번 제안에서 달라진 조건만 비교했다.

박명자는 세입자이자 현재 건물 관리를 맡은 사람으로 말했다. "수리는 매각 여부와 상관없이 해야 해. 위험한 전선 고치는 조건으로 사람들 입을 막는 서류에는 나도 동의 못 해."

박재원은 명자에게 소유 지분과 관리 권한을 나중에 따지자고 했다. 명자의 얼굴이 붉어졌지만 민주는 등기와 위임 서류를 먼저 확인하자고 막았다. 누가 큰 목소리를 내는지보다 실제 권한이 무엇인지 문서로 볼 일이었다.

세입자들은 그 자리에서 공통 답변을 만들었다. 첫째, 안전점검과 본수리는 이주 협상과 무관하게 계속한다. 둘째, 개별 합의는 각자 선택하되 다른 세입자와 조건을 공유했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지 않는다. 셋째, 결함 자료 비밀유지와 포괄적 이의 포기 조항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준수는 각 사람이 받은 문서의 페이지 수와 버전 날짜를 적었다. 금액은 본인이 동의한 범위만 공통표에 쓰고, 보증금 원액이나 가족 사정은 공개하지 않았다. 함께 대응한다는 말이 서로의 모든 계약과 생활을 들여다볼 권한이 되지는 않았다.

세입자들은 지역 임대차 상담창구에 문서 검토를 예약했다. 상담을 받는다고 합의서가 곧 무효가 되거나 박재원의 제안이 불법으로 확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포괄 이의포기와 보험금 조정 문구가 어떤 범위인지 각자 설명을 듣고 답하기 위한 절차였다.

황 사장은 글씨가 작아 마지막 장을 놓칠 뻔했다고 말했다. 유순희는 이후 모든 제안서에 요약본과 원문을 함께 달라고 요구했고, 요약본이 원문을 대신하지 않는다는 문장도 공통 답변에 넣었다.

넷째, 보증금 반환·이전비·임대료 조정·보험금·수리비를 각각 별도 항목으로 적는다. 마지막으로 박재원이 어떤 권한으로 건물 전체 매각과 임대 변경을 제안하는지 등기와 위임 서류를 제시한다.

박재원은 공통 답변을 읽고도 즉시 서명하지 않았다. 그는 세입자들에게도 서로 다른 계약이 있으니 단체 합의만 고집하면 협상이 늦어진다고 말했다.

민주는 대답했다. "개별로 협의할 수 있습니다. 다만 안전자료를 말하지 못하게 하거나, 다른 돈을 보험금처럼 섞는 데는 동의하지 않습니다. 각자 변호사나 상담을 받을 시간도 필요해요."

준수는 회의록에 '개별 협의 가능, 비밀 강요 불가'라고 적었다. 박재원이 표현을 고쳐 달라고 하자 '비밀유지 조항에 세입자 전원 미동의'로 더 정확하게 바꿨다. 강요라는 판단 대신 실제로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남겼다.

관리대행업체 책임자는 안전 점검 자료는 정해진 공개 범위 안에서 세입자와 안전기관에 공유하겠다고 확인했다. 매수 예정자에게 무엇을 제공할지는 소유자가 결정하더라도, 현재 사용자의 안전 안내를 줄일 수는 없다고 했다.

회의가 끝날 무렵 박재원은 서류를 거두려 했다. 유순희가 자기 봉투는 받은 문서로 보관하겠다고 했고, 나머지도 사본 수령 기록을 메일로 남겼다. 아무도 빈 서명란을 채우지 않았다.

박재원은 다음 주에 권한 자료와 수정안을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명자는 그 날짜를 회의록에 적어 달라고 했다. 말로만 남은 약속 때문에 같은 자리를 다시 돌고 싶지 않았다.

회의록 초안은 그날 저녁 참석자 전원에게 돌아갔다. 박재원은 자신이 비밀유지를 '강요했다'는 표현을 '조항을 제시했다'로 고쳐 달라고 요청했고, 세입자들은 제시된 조항에 동의하지 않았다는 사실을 바로 뒤에 남겼다. 감정의 크기보다 문서와 선택이 정확히 보이는 문장이 됐다.

개별 면담을 원하는 세입자는 동행자를 데려가거나 서면으로만 협의할 수 있다는 원칙도 확인됐다. 아무도 다른 사람 대신 조건을 결정하지 않았고, 공동대응을 이유로 떠나고 싶은 사람을 붙잡지도 않았다. 선택을 갈라놓는 비밀만 거부했다.

사람들이 나간 뒤 테이블 위에는 볼펜 다섯 자루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서명하지 않았다고 협상을 거부한 것은 아니었다. 무엇에 동의하는지 읽을 시간과 서로 묻는 자리를 먼저 고른 것이었다.

민주는 빈 서명란을 접어 봉투 안에 넣었다. 세탁소의 불을 지키는 일은 무조건 머무르는 것도, 무조건 떠나는 것도 아니었다. 위험을 고친 뒤 각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사실과 조건을 같은 빛 아래 꺼내 놓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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