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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3화]

한서영이 돌아온 이유

작성: 2026.06.23 15:26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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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일 오후 두 시, 한서영은 베이지색 코트 대신 회색 서류가방을 들고 세탁소에 들어왔다. 문 앞에서 한 번 숨을 고른 뒤 카운터까지 걸어왔다. 강민주는 손님 옷을 받듯 가방을 먼저 잡지 않았다.

"점검한다는 안내문 봤어요." 한서영이 말했다. "제가 가져와야 할 게 있는 것 같아서요."

민주는 안쪽 의자를 내주고 박명자에게 연락했다. 한서영의 가족 이야기는 건물 소유·관리 기록과 연결될 수 있었고, 세탁소 안에서 둘이 확인할 일이 아니었다. 준수는 외부 점검 책임자와 자료 접수 시간을 잡았다.

한서영은 기다리는 동안 코트 주머니에서 나왔던 영수증부터 말했다. 2023년 11월 14일, 세탁소 간판에서 불꽃이 났던 바로 그날이었다.

그는 그날 박명자에게 전화를 걸려다 번호를 찾지 못했고, 건물 관리 대표번호에는 두 번 연결되지 않았다고 했다. 통화 시도 화면을 증거처럼 내밀지는 않았지만, 점검업체 메모에는 '소유자 정식 점검 권고'가 적혀 있었다. 연락이 안 됐다는 사정이 건물 안으로 들어갈 권리를 주지 않아 외부에서 돌아갔다고 말했다.

한서영의 어머니는 오래전 이사 뒤 그 건물 이야기를 하지 않았고, 사진과 진료기록도 서랍 깊숙이 넣어 뒀다. 서영은 간판 사고를 본 뒤 처음으로 어머니에게 그날을 물었고, 어머니가 이제는 안전을 위해 써도 된다고 동의한 자료만 가져왔다. 가족의 기억까지 서영 혼자 처분하지 않으려는 선택이었다.

"일부러 넣어 둔 건 아니에요. 그날 이 골목을 지나가다가 소방차를 봤습니다. 오래전 일이 떠올라서 근처 전기업체에 전화했고, 건물 밖과 공개된 공용 구간만 봐 달라고 했어요."

업체는 소유자 동의와 정식 차단 없이는 안쪽 배선을 점검할 수 없다고 했고, 외부 인입부와 복도에서 보이는 범위만 확인했다. 영수증의 '출장 및 배선 점검 1식'은 건물 수리 완료가 아니라 제한된 육안 확인과 상담 비용이었다.

"그때 받은 메모도 있어요. 안쪽 점검 필요, 소유자 동의 필요. 그런데 저는 누구한테 말해야 할지 모르고 그냥 돌아갔어요. 코트는 그날 입었던 거고, 영수증을 잊은 채 세탁을 맡겼습니다."

민주는 영수증이 자신을 이끌기 위해 일부러 남겨진 단서가 아니었다는 말을 들었다. 우연히 본 날짜에 너무 많은 의도를 붙였던 자기 마음을 인정했다. 그래도 한서영이 같은 날 골목에 왔던 이유는 남아 있었다.

한서영은 서류가방에서 빛이 바랜 사진 세 장을 꺼냈다. 첫 사진은 건물 2층 작은 방이었다. 창가에 초등학생쯤 된 한서영이 앉아 있었고, 벽 위쪽에 검은 얼룩이 희미하게 보였다. 두 번째 사진에는 복도 천장 일부가 뜯겨 있었다.

세 번째는 이삿짐 트럭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이었다. 사진 뒷면에는 어머니 글씨로 날짜와 '연기 난 뒤 이사'라는 문장이 적혀 있었다. 지금으로부터 십수 년 전 봄이었다.

"밤에 매캐한 냄새가 나서 깼어요. 불길은 못 봤는데 복도에 연기가 찼고, 아버지가 저를 업고 내려왔습니다. 다음 날 병원에 갔고 한 달도 안 돼 이사했어요."

박명자가 도착해 사진 날짜를 확인했다. 그는 당시 박태식이 전기 문제를 알아본다고 했지만 가족이 먼저 나간 뒤 공사가 어떻게 끝났는지 자신은 듣지 못했다고 말했다. 기억이 서로 겹쳤지만 누가 무엇을 고쳤는지는 여전히 문서가 필요했다.

한서영은 진료기록 사본도 꺼냈다. 이름과 당시 주소, 연기 흡입 의심으로 진찰받았다는 기록이 있었고 그 밖의 진료 내용은 가림 처리돼 있었다. 그는 조사에 필요한 범위만 제출한다는 동의서에 직접 서명했다.

"이 기록으로 지금 벽의 전선이 그때도 원인이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점검 책임자가 자료 접수 자리에서 말했다. "다만 사고 시점과 2층 영향 범위를 확인할 단서가 됩니다. 사진 원본의 촬영일과 공사 기록을 대조하겠습니다."

한서영은 고개를 끄덕였다. "원인을 제가 정하고 싶어서 온 건 아니에요. 그때는 어른들이 별일 아니라고 했고, 우리는 그냥 이사했어요. 이번에도 별일 아니라는 말로 끝날까 봐 왔습니다."

민주는 그 말을 듣고도 위로부터 하지 않았다. "그때 어떤 설명을 못 들었는지 회의록에 남겨도 될까요? 공개본에는 개인 진료 내용과 주소를 빼겠습니다."

한서영은 잠시 생각한 뒤 동의했다. 어린 자신이 맡았던 두려움을 건물 사람들이 구경하는 이야기가 아니라, 다음 사람에게 필요한 안전 기록으로 남기고 싶다고 했다.

이준수는 사진을 스캔하기 전에 원본 장수와 상태를 적었다. 한서영이 보는 앞에서 복제 해시값과 접수번호를 확인하고, 원본은 바로 돌려줬다. 개인 사진을 건물주가 보관하는 것이 아니라 공식 조사기관이 동의 범위 안에서 대조하기로 했다.

진료기록은 별도 봉투로 접수됐다. 건물 안전회의 공개본에는 사고 날짜와 연기 노출 진료가 있었다는 사실만 남고, 당시 검사값과 가족 식별정보는 가려졌다. 서영은 나중에 동의를 철회할 수 있는 범위와 이미 공식 판단에 사용된 기록의 보존기간도 설명받았다.

박명자는 사진 속 2층 방과 도면의 배선 구간을 비교했다. 최용배의 2009년 도면보다 사진이 더 오래됐고, 당시 회로가 이후 공사에서 바뀌었을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시기의 자료를 한 장처럼 겹치지 않도록 연도별로 줄을 나눴다.

한서영이 가져온 영수증도 황 사장 자료와 분리됐다. 2023년 영수증은 제한된 외부 확인, 3년 전 영수증은 합선 뒤 임시 절연 작업이었다. 업체와 작업 범위, 작성 시점이 달랐다. 코트의 그을음 역시 그날 건물에서 생겼다고 확인된 것은 아니었다.

"코트 안감은 어릴 때 창고에 있던 짐 속에서 묻었을 수도 있어요." 한서영이 말했다. "그걸 저도 몰랐습니다. 그래서 그을음 자체를 증거라고 하진 않을게요."

민주는 처음 코트를 받았을 때부터 붙여 온 의미를 조금 내려놓았다. 옷의 얼룩은 사람을 다시 데려왔지만, 화재원인을 증명하는 검은 화살표는 아니었다. 증명할 수 있는 것은 한서영이 이 건물에 살았고 연기사고 뒤 진료를 받았으며 가족이 떠났다는 사실까지였다.

오후 늦게 과거 병원 기록의 날짜와 박태식 장부의 전기 공사비 항목 하나가 같은 달로 확인됐다. 세부 작업명은 없었다. 감사나 책임 판단이 아니라, 당시 관리업체 자료를 더 찾을 기간을 좁혀 주는 표식이었다.

박명자는 한서영에게 사과하려다 말을 멈췄다. 자신이 직접 알지 못한 일까지 대신 사과하면 또 설명을 덮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든 듯했다. 그는 이렇게 말했다.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 확인해서 기록으로 드릴게요. 모르는 건 모른다고 쓰고요."

한서영은 그 대답을 오래 듣고 가방을 닫았다. "그거면 됩니다. 어릴 때는 아무도 모른다고 말해 주지도 않았거든요."

세탁소를 나가기 전 그는 행거에 걸린 옷들을 한 번 봤다. 코트는 이미 집 옷장에 있다고 했다. 그을음 자국은 여전히 남았지만 입고 다닐 수 있다고, 완전히 지워지지 않아도 이제는 왜 돌아왔는지 스스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는 접수된 자료 목록을 확인했다. 어린 시절 사진 세 장, 제한된 진료기록 한 부, 2023년 영수증과 업체 메모. 어느 것에도 '현재 화재원인'이라는 제목은 붙지 않았다. 대신 시기와 제공자, 확인할 기록이 적혔다.

한서영이 돌아온 이유는 비밀스러운 단서를 흘리기 위해서가 아니었다. 설명받지 못한 채 떠난 집에 자기 기억을 돌려놓기 위해서였다. 그 기억은 이제 소문이 아니라 동의와 경계를 가진 자료가 되어, 다음 날 공식 벽체 개방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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