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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2화]

황 사장이 숨긴 영수증

작성: 2026.06.16 01:45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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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요일 아침, 황 사장은 세탁소 문이 열리기 전에 골목에 서 있었다. 겨드랑이에는 납작한 검은 장부가 끼워져 있었고, 손에는 비닐 지퍼백이 들려 있었다. 평소보다 먼저 나온 사람의 얼굴이 아니라 밤새 들어가지 못한 사람의 얼굴이었다.

"강 사장, 이것 좀 같이 봅시다."

민주는 셔터를 끝까지 올리지 않고 그를 안으로 들였다. 전날 부분 차단 때문에 세탁소 안은 평소보다 조용했다. 기계 대신 복도 안전등의 낮은 진동음만 들렸다.

황 사장은 지퍼백에서 빛바랜 영수증 한 장을 꺼냈다. 날짜는 3년 전 봄, 항목에는 '합선 구간 임시 절연 및 분기 우회'라고 적혀 있었다. 업체 도장은 남아 있었지만 작업 주소는 건물 동·호수만 간신히 읽혔다.

"그날 새벽에 타는 냄새가 났다고 했잖아요. 사실 냄새만 맡은 게 아니에요. 제 가게 뒤쪽 전기가 나갔고, 벽에서 연기가 조금 났어요."

민주는 영수증에 손을 대지 않았다. "왜 그때 말하지 않았어요?"

황 사장은 검은 장부를 펼쳤다. 손으로 쓴 매입 기록 사이에 휴대폰 문자를 인쇄한 종이가 끼워져 있었다. 발신자는 박재원 측 관리 연락처로 저장돼 있었다.

인쇄물만으로 발신자를 확정할 수 없어서 황 사장은 오래된 휴대폰 원본도 가져왔다. 점검 담당자는 문자 내용을 자기 기기로 다시 보내지 않고 화면의 번호·시각·문장을 입회 기록과 대조했다. 원본은 황 사장에게 돌려주고 필요한 범위의 사본만 봉인했다.

영수증 뒷면에는 작업자가 손으로 쓴 주의 문구가 남아 있었다. '전체 회로 점검 전 임시 사용, 고열 장비 동시 사용 금지.' 황 사장은 그 문구를 읽고도 영업을 계속했고, 안내받았다는 사실까지 공식 진술에 포함시켰다.

'전체 점검 전까지 임시로만 살려 주세요. 벽 마감은 관리 쪽에서 처리합니다. 상인들에게는 오래된 차단기 교체라고 안내 바랍니다.'

그 아래에는 황 사장이 보낸 짧은 답장도 있었다. '영업 가능하면 됩니다.'

"박재원 씨가 직접 보낸 겁니까?" 민주가 물었다.

"번호는 그쪽 관리 연락처였어요. 재원 씨가 쓴 건지 직원이 쓴 건지는 몰라요. 나중에 재원 씨가 와서 비용은 건물 정산에 넣겠다고 했고."

민주는 문자를 보고도 결함 은폐라고 바로 부르지 않았다. 임시보수와 벽 마감이 왜 필요했는지, 실제로 어떤 선을 우회했는지, 문자 작성자가 누구인지 확인해야 했다. 다만 전체 점검 전에 영업을 살리고 다른 세입자에게 설명을 줄이라는 내용은 공식 자료가 될 수 있었다.

황 사장은 장부 뒤쪽에서 또 다른 종이를 꺼냈다. 자기 점포 내부 전기 공사 메모였다. 합선이 나기 반년 전, 냉장 설비를 하나 더 놓으면서 지인을 불러 콘센트를 늘렸다고 했다. 건물주 동의도, 정식 공사 기록도 없었다.

"그 선 때문에 불이 난 거라고 할까 봐 겁났어요. 내가 먼저 말하면 수리비도 다 내라고 할 것 같았고, 장사를 못 하게 할까 봐. 그래서 관리 쪽에서 임시로 고쳤다고 하니까 그냥 입 닫았어요."

민주는 화를 내기 전에 질문을 골랐다. "그 증설 선은 지금 어디로 연결돼 있어요?"

"제 가게 안쪽 분전반에서만 뽑은 줄 알았는데, 정확히는 모르겠습니다. 지인이 했고 그 사람은 지금 연락이 안 돼요."

이준수가 뒤에서 물을 가져다 놓다가 말을 멈췄다. 민주가 눈으로 기다리라고 하자 준수는 점검 책임자에게 연락부터 했다. 영수증과 문자는 원본을 빼앗지 않고 제출 절차를 안내해 달라고 했다.

한 시간 뒤 외부 점검자와 안전기관 담당자가 도착했다. 황 사장은 같은 내용을 처음부터 다시 말했다. 민주 앞에서 한 고백이 공식 진술을 대신하지 않도록, 질문과 답변은 입회 아래 별도로 기록됐다.

점검자는 황 사장 점포의 무단 증설 선부터 확인했다. 추가 콘센트는 점포 내부 분전반 뒤에서 갈라져 있었고, 규격이 맞지 않는 연결부 하나가 발견됐다. 즉시 사용중지 표지가 붙었다. 그러나 빈 점포의 탄 공용 배선과 직접 이어진다는 자료는 아직 없었다.

"개별 증설은 그 자체로 고쳐야 할 위험입니다." 점검 책임자가 말했다. "그렇다고 이 선이 3년 전 합선이나 현재 빈 점포 활선의 원인이라고 바로 적지는 않습니다. 회로와 손상 흔적을 각각 대조해야 합니다."

황 사장의 얼굴에서 안도가 잠깐 보였다가 사라졌다. 책임이 없다는 말이 아니었다. 자기 설비의 위험은 남았고, 공용부 손상과의 인과관계는 조사 중이라는 뜻이었다.

민주는 영수증의 작업업체에 공식 사실확인 요청을 보냈다. 당시 출동한 사람, 차단 전후 측정값, 우회한 회로, 정식 본수리를 권고했는지 물었다. 문자에 적힌 관리 연락처도 관리대행업체에 확인 요청했다.

박명자가 뒤늦게 도착해 영수증 날짜를 보더니 의자에 앉았다. "그때 나한테는 차단기 하나 바꿨다고만 했어요. 재원이가 관리해 준다고 해서 더 묻지 않았고."

황 사장은 명자를 바로 보지 못했다. "제가 말했어야 했습니다. 내 선도 걸려 있어서 겁났어요."

명자는 한동안 아무 말이 없었다. 그러다 영수증을 지퍼백에 다시 넣으며 말했다. "겁난 건 알겠는데, 다음부터는 혼자 정하지 마요. 불은 가게 하나에서만 멈추는 게 아니잖아."

세탁소 카운터 위에서 두 영수증이 나란히 놓였다. 한서영 코트에서 나온 2023년 서일 전기설비 영수증 사본과, 황 사장이 가져온 3년 전 임시 절연 영수증. 날짜도 업체도 제출자도 달랐다. 민주가 각각 다른 봉투에 넣고 접수번호를 적었다.

"이 둘을 같은 사고 영수증이라고 보면 안 됩니다." 점검 담당자가 확인했다. "한서영 씨 자료는 제출 경위부터 본인에게 다시 확인하고, 황 사장 자료는 당시 합선 대응 기록으로 봅니다."

오후에는 3년 전 업체의 답이 왔다. 작업자는 탄 흔적을 발견해 전체 회로 사용중지를 권했지만, 관리 연락자가 영업에 필요한 분기만 임시 복구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본수리 견적을 보냈으나 발주 여부는 알지 못한다고 했다.

박재원 이름은 작업지시서에 직접 없었다. 다만 비용 문의 메일 수신자가 그의 주소였고, 관리 연락처 사용자는 당시 그가 지정한 대행업체 계정으로 확인됐다. 어느 문장을 누가 썼는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했다.

황 사장은 자기 점포 증설을 철거하고 규격에 맞게 다시 설치하겠다는 확인서에 서명했다. 비용은 우선 자기가 부담하되, 공용 배선과 관련된 부분이 확인되면 그때 별도 정산을 요청하기로 했다. 보험이나 건물주가 대신 낼 거라는 약속은 없었다.

그는 3년 동안 아무 이상이 없었다는 말을 안전의 근거로 쓰지 않기로 했다. 매달 점검표에 자기 점포 변경 공사를 먼저 기록하고, 새 장비를 놓을 때는 공용 용량과 점포 내부 회로를 함께 확인받겠다고 적었다. 과거 침묵을 고백하는 데서 끝내지 않고 다음 변경 절차를 남긴 것이다.

박명자는 당시 임시보수 비용이 건물 관리비에서 나갔는지도 확인했다. 회계장부에는 '차단기 교체'로 축약돼 있어 실제 작업 범위와 달랐다. 영수증 원문과 회계 항목을 대조해 장부 설명을 정정하되 원래 문구는 지우지 않기로 했다.

민주는 황 사장에게 왜 지금 영수증을 냈느냐고 마지막으로 물었다.

"어제 벽 안에 전기가 살아 있다는 말 듣고요. 3년 전에 그냥 끈 척만 한 불이 아직 남아 있는 것 같아서 잠이 안 왔습니다."

민주는 영수증 접수증을 건넸다. 숨긴 시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지만, 이제 그 종이는 황 사장의 서랍이 아니라 공식 조사 파일 안에 있었다. 그의 무단 증설도 같은 파일의 별도 항목에 남았다.

점검표에는 두 줄이 새로 생겼다. '공용 배선 임시보수 경위 확인 중.' '개별 점포 무단 증설 사용중지 및 시정.' 한 줄로 묶지 않은 덕분에 누구도 자기 책임을 피할 수 없었고, 누구도 확인되지 않은 불의 원인을 혼자 뒤집어쓰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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