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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5-4화]

도윤의 빈 자리

작성: 2026.09.01 19:5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도윤의 책상 위에는 상자가 하나 놓여 있었다. 아직 접지 않은 종이 상자였다. 윤서하는 아침 회의 자료를 내려놓다가 상자 안의 빈 바닥을 봤다. 서류 한 장도 들어 있지 않았는데, 이미 누군가 떠날 준비를 시작한 것처럼 보였다.

“누가 이사 가요?” 지우가 먼저 물었다.

도윤은 모니터에서 눈을 떼지 않은 채 말했다. “지역 총괄 지원 제안을 받았어. 결정은 다음 주까지다.” 말은 짧았고 변명은 없었다. 예전의 그라면 인사가 확정될 때까지 팀에 알리지 않았을 것이다.

수진이 상자를 접다가 손을 멈췄다. “재검토 파트 존치 검토 중인데 지금 가시면요?”

“그래서 지금 말하는 거야.” 도윤은 이동 제안서와 재검토 논의를 다른 파일로 나눠 화면에 올렸다. “내 이동이 팀 결론의 조건이 되면 안 되고, 팀을 지킨다는 이유로 내가 결정을 숨겨도 안 된다.”

서하는 예상보다 담담한 자기 얼굴이 낯설었다. 아홉 달 전이라면 도윤이 떠난다는 말부터 붙잡았을 것이다. 지금 먼저 떠오른 것은 침수 사건의 월요일 설명과 일주일 뒤 조직 회의였다. 누가 그 자리에 앉을지가 일정과 연결돼 있었다.

오후, 인사팀에서 서하를 불렀다. 기획부서의 현장 품질 개선 직무였다. 승진과 급여 인상, 고정된 근무시간이 적혀 있었다. 소개 문구에는 `감사 사건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인재`라고 쓰여 있었다. 서하는 그 표현을 읽고 한동안 다음 장을 넘기지 않았다.

“현장 경험을 본사 제도로 옮길 기회입니다.” 인사 담당자가 말했다. “도윤 팀장 이동 여부와는 별개예요.”

서하는 제안서 끝의 성과 항목을 봤다. 평균 처리일 단축, 민원 감소, 표준안 적용률. 독립 검토나 문제제기 보호, 고객 설명 완료는 없었다. 빠진 항목이 곧 나쁜 의도라는 뜻은 아니었지만, 자기가 어떤 일로 평가받을지는 물어야 했다.

“답변 전에 직무기술서와 평가 항목을 서면으로 받을 수 있을까요? 현장 재검토와 이해가 충돌할 때 누가 결정하는지도요.”

인사 담당자는 승진을 거절하는 것이냐고 되물었다. 서하는 아니라고 했다. 아직 고르지 않았고, 고를 자료를 요청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미루는 것과 모르는 척하는 것은 달랐다.

퇴근 무렵 도윤은 서하를 옥상으로 불렀다. 둘 사이에는 종이컵 커피 두 개가 놓였다. 예전 같으면 조언부터 했을 자리였다. 도윤은 “제안 받았다며”라고만 말했다.

“팀장님도 알고 계셨습니까?”

“인사 검토가 있다는 것만. 조건은 몰랐다.” 도윤은 서하의 표정을 살폈다. “가라고도, 남으라고도 하지 않을 거야. 내가 늦게 배운 것 중 하나가 그거다.”

서하는 웃지 못했다. “저를 보호하려고 말 안 한 적이 많으셨죠.”

“많았지. 그중 일부는 보호가 아니라 내가 불편한 걸 미룬 일이었다.” 도윤은 자기 이동 제안서를 내밀었다. 지역 총괄의 권한과 임기, 기존 팀 인수인계 기간이 적혀 있었다. 그는 불리한 조건도 가리지 않았다.

두 사람은 각자의 선택보다 먼저 빈자리를 적었다. 침수 사건 최종 설명 책임자, 조직 검토 자료 제출자, 수진과 지우의 독립 보고선, 고객 연락 대체자. 누가 떠나도 사라지면 안 되는 일을 목록으로 만들었다.

“후임을 정하는 건 인사 권한입니다.” 서하가 말했다. “그래도 어떤 기능을 인계해야 하는지는 우리가 남길 수 있어요.”

도윤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네가 남는다고 자동 후임이 되는 것도 아니다. 공개 절차를 요구해.” 그 말에는 밀어주는 사람의 은밀한 약속이 없었다. 그래서 오히려 서하는 숨을 편히 쉴 수 있었다.

옥상에서 내려오자 상자는 여전히 도윤의 책상 위에 있었다. 수진은 상자를 접어 놓았지만 테이프를 붙이지 않았다. 이동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우는 인수인계 보드에 사람 이름 대신 업무와 다음 날짜를 적고 있었다.

다음 아침 도윤은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인수인계를 늦추지 않았다. 진행 사건을 사람 이름이 아니라 다음 행동과 기한으로 정리했다. 특정 직원만 아는 전화번호와 구두 약속은 공식 연락처와 기록으로 바꿨고, 자신이 남는 경우에도 같은 표를 쓰기로 했다.

서하는 침수 사건 표를 넘겨받으며 모르는 칸에 표시했다. 도윤이 오래 맡아 온 지역 설비업체 관계, 관리사무소의 연락 습관, 법무 확인 순서가 특히 많았다. `알아서 할 것`이라는 표현을 하나도 남기지 않고, 누구에게 무엇을 물어야 하는지로 바꿨다.

도윤은 자기 판단 사례를 정답처럼 정리하려 했다가 문장을 고쳤다. 당시 확인한 자료와 선택한 이유, 지금 다시 보면 달라질 수 있는 지점을 함께 적었다. 후임이 선배의 결론을 지키느라 새 사실을 놓치지 않게 하려는 것이었다.

지역 총괄 쪽에서는 임명 전에 주요 고객사를 만나자는 요청이 왔다. 도윤은 현재 팀 사건을 마무리할 시간을 요구했고, 두 일정이 겹치는 날에는 대리 참석자를 공개했다. 떠날 사람의 일을 조용히 주변에 떠넘기지 않았다. 서하는 이별보다 책임의 경계가 먼저 보인다는 것이 조금 서운하면서도 안심됐다.

기획부서는 서하에게 면담 내용을 비공개로 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 다만 다른 후보 정보는 공유하지 말아 달라고 했다. 서하는 팀원들에게 제안을 받았다는 사실과 결정 기한, 현재 업무에는 영향이 없다는 점만 말했다. 직급과 급여 조건은 개인 문서에 남겼다. 투명함도 모든 사생활을 펼치는 일은 아니었다.

수진은 두 사람이 동시에 떠날 수 있다고 가정한 업무 연속성 표를 만들었다. 지우는 외부 연락 권한을 확인했고, 박성준은 임시 책임자의 승인 범위를 문서로 줬다. 서하는 처음에는 지나치다고 생각했지만, 누군가 남아 줄 것이라는 기대가 절차를 대신해 온 시간을 떠올리고 마지막 빈칸까지 채웠다.

인수인계 마지막에는 받는 사람이 직접 설명했다. 서하가 사건 상태를 자기 말로 읽자 도윤은 두 곳만 정정했다. 한 곳은 날짜였고, 다른 한 곳은 자신이 약속하지 않았던 결과가 약속처럼 적힌 문장이었다. 서하는 즉시 고치고 수정 이유를 남겼다. 넘겼다는 서명보다 이해가 맞는지 확인하는 일이 먼저였다.

금요일 저녁 도윤은 상자에 낡은 머그잔과 지역 지도를 넣었다. 서하는 그가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 있었지만, 남으라는 요구를 책임감으로 포장하지 않았다. “월요일 인수 확인은 제가 진행하겠습니다.” 그 말이 지금 두 사람이 서로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정확한 배웅이었다.

인사 확정 메일이 도착하자 도윤은 팀 대화방에 먼저 올리지 않고 공식 공지 시각을 확인했다. 서하는 그 시각 전까지 침수 고객에게 담당 변경 안내문을 준비했다. 사람만 바뀌고 연락처와 약속은 유지되는 항목, 새 담당자가 다시 동의를 받아야 하는 항목을 나눴다. 이동 소식이 고객에게는 또 처음부터 설명해야 하는 불안이 되지 않게 하려는 마지막 인계였다.

고객 안내가 나간 뒤 도윤은 자기가 직접 받을 마지막 전화와 새 담당자가 받을 첫 전화를 구분했다. 두 통화 사이의 메모는 서하가 읽고 고객에게 이해가 맞는지 확인했다. 인사 발령 시각이 책임의 틈으로 남지 않도록, 떠나는 사람과 남는 사람이 같은 문장에 서명했다.

서하는 자기 책상 서랍에서 오래된 막내 수첩을 꺼냈다. 첫 장에는 도윤의 지시를 받아 적은 문장이 빽빽했다. 마지막 장은 비어 있었다. 그는 기획부서와 현장 중 어느 쪽을 쓸지 아직 정하지 않고, 빈 장 맨 위에 `누가 떠나도 남아야 하는 일`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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