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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7화]

아버지의 답장

작성: 2026.08.02 06:31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화요일 새벽 여섯 시 오 분, 서하는 알람보다 먼저 휴대폰 진동에 눈을 떴다. 아버지 윤태훈에게서 온 문자는 네 글자였다.

'밥 먹자.'

지난번에 서하가 보낸 안부 문자에는 읽음 표시만 오래 남아 있었다. 그 뒤로 아버지는 병원청구 담당자와 직접 연락했고, 서하는 제척 상태라는 안내만 받았다. 무슨 서류가 더 필요했는지, 판단이 어디까지 갔는지는 보지 않았다. 그 빈칸을 참는 일이 처음에는 다정하지 않은 것처럼 느껴졌다.

서하는 '언제요?'라고 답했다. 곧바로 '오늘 저녁. 국수'가 왔다. 국밥도 아니고 국수라는 말에 웃음이 났다. 아버지가 메뉴를 먼저 고른 것도, 문자 한 줄을 두 번 나눠 보낸 것도 드문 일이었다.

회사에 도착하자 도윤이 주말 진술 정리표를 내밀었다. 서하는 휴대폰을 뒤집어 놓고 업무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청구번호를 검색하고 싶은 충동은 들지 않았다. 이제는 검색하지 않는 게 모르는 척이 아니라, 다른 담당자의 설명과 아버지의 선택을 존중하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점심 무렵 윤태훈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는 담당자가 추가 진료기록을 병원에서 직접 받아도 되는지 동의해 달라고 했다는데, 무엇을 눌러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빠, 제가 화면을 대신 열어 보거나 담당자한테 전화해서 내용 확인하면 안 돼요. 안내 문자에 적힌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본인 확인하고 설명해 줄 거예요. 동의 범위하고 어느 병원 기록인지 듣고 결정하세요."

"너는 그런 것도 모르냐?"

예전 같으면 서운했을 말이었다. 서하는 이번에는 웃었다. "알아도 제가 아빠 건은 안 보는 게 맞아요. 대신 못 알아들은 문장을 메모해 두면, 저녁에 일반적인 말뜻은 같이 볼 수 있어요. 청구 내용은 담당자한테 다시 확인하고요."

전화기 너머에서 한숨 소리가 났다. "복잡하다."

"그러니까 천천히 물어봐요. 빨리 동의할 필요 없어요."

태훈은 알았다고 말하고 끊었다. 서하는 통화 내용을 업무수첩에 적지 않았다. 이것은 고객 상담이 아니라 아버지와 딸의 대화였다. 다만 회사 시스템에는 접근하지 않았다는 제척 기록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저녁 일곱 시, 두 사람은 시장 끝의 칼국숫집에서 만났다. 태훈은 이미 김치 접시를 서하 쪽에 가까이 밀어 놓고 있었다. 그의 오른손은 여전히 숟가락을 잡을 때 조금 굳었지만, 빈 서명칸 대신 본인 확인 입회를 받았다고 먼저 말했다.

"담당자가 묻더라. 네가 대신 써 준 적 있냐고. 없다고 했지. 딸이 자꾸 못 하게 한다고도 했다."

"잘했어요."

"뭘 잘해. 내 이름 내가 쓴다는데 사람을 둘이나 불러 놓고."

태훈은 투덜거렸지만 입회자가 내용을 읽어 주고 자신이 이해한 말을 확인한 뒤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병원청구의 결과는 아직 일부 자료 확인이 남아 있었다. 서하는 인정될 거라거나 거절될 거라는 말을 하지 않았다.

"담당자가 결과하고 이유를 같이 줄 거예요. 추가 자료가 필요하면 무엇 때문에 필요한지도 물어보고요. 마음에 안 들면 안내된 재검토 방법을 확인하세요."

"네가 하면 빨리 끝날 텐데."

서하는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제가 하면 빨라 보일 수는 있어요. 그런데 아빠가 제 도움을 받았다는 이유로 설명을 덜 듣거나, 나중에 누가 부당한 우대라고 보면 더 복잡해져요. 저는 딸로 밥 먹고, 담당자는 담당자로 설명하는 게 좋아요. 공식 문의는 별도 담당자에게 하는 게 좋고요."

태훈은 국수 국물을 한 숟갈 떠먹고 오래 씹었다. "그 회사 가더니 말만 늘었다."

"말 안 해서 더 꼬인 걸 많이 봤거든요."

태훈은 고개를 들지 않은 채 웃었다. 아주 짧은 웃음이었다. 그는 계산할 때가 되자 주머니에서 구겨진 봉투 대신 단정한 흰 봉투를 꺼냈다. 안에는 최은별의 청첩장이 있었다.

"네 방 책상에 있더라. 날짜 잊을까 봐 가져왔다."

서하는 청첩장 앞면을 손가락으로 쓸었다. '우리는 서로의 가장 시시한 하루를 고른 사람들입니다.' 오래전에 은별이 보여 준 문장이 그대로 인쇄돼 있었다.

"아빠도 같이 갈래요? 은별이 어릴 때 우리 집에서 밥 많이 먹었잖아요."

"내가 거길 왜 가. 축의금이나 내라."

거절은 예상했던 것보다 덜 퉁명스러웠다. 태훈은 식당을 나서며 서하의 코트 단추가 풀렸다고 한마디 했다. 두 사람은 버스 정류장까지 나란히 걸었다. 병원청구 이야기는 더 하지 않았다.

토요일, 은별의 결혼식 날에는 비가 오지 않았다. 서하는 신부대기실 문 앞에서 한참 줄을 서 있다가 흰 드레스를 입은 친구를 보자 준비했던 말들을 모두 잊었다. 은별이 먼저 손을 뻗었다.

"너 진짜 왔네. 회사에서 불려 갈 줄 알았는데."

"오늘은 네 친구로 왔어. 다른 담당 없어."

은별이 웃다가 눈물을 훔쳤다. "그 말 보험회사 냄새 나는데 왜 좋지?"

서하는 친구의 손을 잡았다. 예전에 축하하면서 자기 삶의 빈칸을 세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했다. 은별은 그때 이미 알았다고 했다. 결혼을 앞둔 자신도 남들보다 늦거나 빠른 것을 세느라 수많은 밤을 보냈다고 했다.

"우리 각자 시시한 하루 잘 살다가, 힘들면 밥 먹자. 결혼해도 이건 안 바뀌어."

"답장은 빨리 해."

"너희 아버님보다 빠르게 할게."

사진 촬영 순서가 오자 서하는 은별 옆에 섰다. 카메라가 터지는 순간 휴대폰이 주머니에서 한 번 울렸지만 꺼내지 않았다. 식이 끝나고 혼자 로비에 나와서야 화면을 봤다. 아버지가 보낸 사진 한 장이었다. 시장에서 산 듯한 도시락 두 개가 식탁에 놓여 있었다.

사진 아래에는 담당자에게 물어본 내용을 아버지가 자기 방식으로 적은 메모도 붙어 있었다. '병원 기록 범위 확인. 결과는 서면. 모르면 다시 전화.' 맞춤법도 문장부호도 없었지만, 서하가 대신 답을 구해 주지 않아도 아버지가 자기 청구의 질문을 갖게 됐다는 흔적이었다. 서하는 메모 내용에 의견을 달지 않고 잘 물어봤다고만 답했다.

은별은 로비로 따라 나와 화면을 힐끗 보더니 말했다. "아버님 답장 진짜 짧다. 그래도 네가 보내는 말만 있던 때보다는 낫네." 서하는 고개를 끄덕였다. 관계가 회복됐다는 거창한 선언 대신, 서로 묻고 답하는 속도가 조금 가까워진 것으로 충분했다.

서하는 신부대기실로 돌아가 은별의 구겨진 드레스 자락을 펴 주었다. 보험 서류도 회사 얘기도 하지 않은 채 친구의 어머니가 찾는 부케를 함께 찾았다. 누구의 사건도 책임지지 않는 시간 안에서 친구 곁에 있는 일이, 오래 미뤄 둔 자기 생활을 다시 고르는 일처럼 느껴졌다.

'하나는 냉장고.'

서하는 '내일 갈게요'라고 답했다. 이번에는 읽음 표시가 바로 사라지고 '그래'가 돌아왔다. 길지 않은 대화였다. 그러나 보내지 못한 문장이 화면 안에서 며칠씩 굳어 있던 때와는 달랐다.

월요일 출근 뒤 서하는 제척 확인란에 마지막 전자서명을 했다. 아버지 사건의 결과가 아니라, 자신이 열람하지 않았고 일반 문의 경로만 안내했다는 기록이었다. 진료기록도 금액도 화면에 뜨지 않았다.

도윤이 결재 화면을 보며 물었다. "아쉽지 않아요?"

"조금요. 그래도 모르는 채로 밥은 같이 먹을 수 있더라고요."

서하는 청첩장 문구가 적힌 작은 책갈피를 모니터 옆에 세웠다. 누군가를 지키는 일이 모든 서류를 대신 보는 뜻은 아니었다. 어떤 문은 담당자에게 맡기고, 다른 문으로 걸어 나와 같이 국수를 먹는 것. 아버지의 답장은 그 경계를 넘지 않고도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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