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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6화]

서명보다 남는 승인

작성: 2026.07.27 13:42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월요일 오후, 박성준은 상무실의 둥근 탁자 대신 보상팀 작은 회의실에 앉았다. 자기 방에서 자료를 받으면 보고가 되고, 이 방에서 자료를 내면 진술이 된다고 했다. 농담처럼 말했지만 아무도 웃지 않았다.

탁자 위에는 세 묶음이 놓였다. 박성준이 2019년에 받은 월말 현황표, 고액 소송이 배당되던 때의 실적회의 자료, 강민주 건 처리 공백 직전의 지연 목록이었다. 모두 원본 보존소에서 복제한 사본이었고 각 장에 대조 해시값이 찍혀 있었다.

감사 담당자가 물었다. "당시 보상팀에 손해율과 미결 건수 개선을 요구했습니까?"

박성준은 즉시 대답했다. "요구했습니다. 오래 남은 건을 이유 없이 붙들지 말고 월말 전에 정리하라고 했습니다."

"정리의 의미를 구체적으로 설명했습니까?"

"지급, 부지급, 보완 요청을 사실에 따라 결정하라는 뜻이었습니다. 하지만 회의에서는 숫자를 먼저 말했고 재검토나 고객 설명에 필요한 시간을 따로 보장하지 않았습니다. 아래에서는 빨리 닫으라는 뜻으로 받아들였을 겁니다."

민수진이 오래된 현황표를 넘겼다. 2019년 자신이 재검토를 요청한 사건은 '보류 장기화' 칸에 붉게 표시돼 있었다. 옆에는 박성준의 손글씨로 '월말 전 해소'라고 적혀 있었다.

"이 메모를 기억하십니까?"

박성준은 종이를 가까이 당겼다. "제 글씨가 맞습니다. 사건 내용을 읽고 쓴 게 아니라 숫자표를 보고 썼습니다. 그게 문제였다는 것도 인정합니다. 내용을 보지 않았다는 게 면책이 될 수는 없습니다."

지우가 물었다. "그 경고 때문에 민원이 늘면 팀 평가에 불이익을 주겠다는 말도 했어요?"

"민원 건수와 처리 지연을 함께 평가하겠다고 했습니다. 민원 제기 자체를 불이익으로 삼으려는 뜻은 아니었지만, 구분 기준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결과적으로 담당자들이 문제를 다시 여는 일을 두려워하게 했습니다."

박성준은 변명 대신 당시 평가표를 제출했다. 민원 접수 건수는 있었지만 정당한 문제제기, 고객 불만, 처리 태도 민원이 구분돼 있지 않았다. 지우가 억울함을 호소했던 민원도 같은 숫자 한 칸에 들어가 있었다.

감사 담당자는 다음 자료를 화면에 띄웠다. 기획조정실 예외 승인 대장이었다. 서비스계정 사용에는 네 단계가 있었다. 신청, 업무 확인, 운영 확인, 임원 보고. 세 사건의 신청자와 업무 확인자는 달랐지만 운영 확인자 칸에는 같은 전자서명 인증서 번호가 반복됐다.

그 번호는 당시 기획조정실 운영책임자의 것이었다. 그는 지금은 다른 계열 부서로 이동해 있었다. 개인 이름은 감사 대상자 통지 전까지 회의록 공개본에서 가렸지만, 직책과 인증서 번호, 승인 시각은 원본에 남겼다.

서하는 화면의 마지막 칸을 봤다. 임원 보고에는 박성준 이름이 직접 적혀 있지 않았다. 월말 실적회의 공동 수신함만 표시돼 있었다.

"상무님이 승인한 겁니까?" 도윤이 물었다.

박성준은 고개를 저었다가 멈췄다. "세부 권한을 보고 승인한 적은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요구한 월말 해소 수치를 근거로 기획조정실이 예외 작업을 올렸고, 그 결과 보고를 받았습니다. 몰랐다는 말만으로 끝낼 수는 없죠."

그는 자신이 받은 결과 보고 메일을 열었다. 제목은 '미결 건수 정리 완료'였다. 본문에는 몇 건이 줄었는지만 있었고 어떤 사건이 어떤 이유로 바뀌었는지는 없었다. 박성준은 그 숫자가 줄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수고했습니다'라고 회신했다.

회의실에서 가장 짧은 메일이 가장 오래 화면에 남았다. 서명은 없었지만 승인처럼 작동한 문장이었다. 세부 내용을 묻지 않고 결과를 받아들인 상위자의 답장. 서비스계정은 그 빈 공간 안에서 반복될 수 있었다.

한재원이 운영 대장의 접속 인증 기록을 대조했다. 2019년 종결과 강민주 처리 상태 변경은 기획조정실 운영책임자가 발급한 일회용 인증으로 시작됐다. 고액 소송 배당 변경은 같은 책임자의 대리 승인 절차를 거쳤다. 실제 명령 입력 단말은 서로 달랐다.

"이 자료로 운영책임자가 세 번 모두 직접 상태를 바꿨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한재원이 말했다. "다만 공동계정의 사용 범위를 검토하고 열어 준 책임, 사용 후 결과를 개인별 기록으로 돌리지 않은 통제 책임은 문서로 확인됩니다."

서하는 그 문장을 회의록에 그대로 넣었다. '직접 변경 행위 미확정. 운영 확인 및 공동계정 통제 책임 확인.' 개인을 크게 벌주는 문장보다 반복을 막는 데 더 필요한 구분이었다.

오후 세 시, 감사 담당자는 기획조정실 전 운영책임자에게 진술 요청과 자료보존 통지를 동시에 발송했다. 서비스계정은 추가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잠긴 상태를 유지했고, 이후에는 사람 이름이 남지 않는 예외 변경 기능을 폐기하자는 긴급 개선안이 올라갔다.

개선안에는 급한 야간 작업을 전부 막는 대신 개인 인증 두 개가 함께 있어야 실행되는 절차가 담겼다. 대상 사건 목록과 변경 전후 값도 자동으로 남고, 작업이 끝나면 신청자와 다른 사람이 결과를 대조하게 했다. 속도가 필요하다는 이유와 이름을 지워도 된다는 이유가 다시 같은 말이 되지 않도록 만든 장치였다.

분기마다 예외 사용 내역을 재검토 파트와 준법 부서가 함께 확인한다는 일정도 들어갔다.

박성준은 개선안 끝에 자기 이름을 넣었다. 보고 수치만으로 사건 종결을 독촉하지 않을 것, 재검토와 고객 설명에 필요한 시간을 지표에서 별도 관리할 것, 민원 제기와 처리 태도 민원을 구분할 것. 세 가지였다.

지우가 물었다. "이걸 쓰면 예전에 받은 평가도 바뀝니까?"

"감사 결과가 나와야 합니다. 다만 재검토 요청 자체가 불이익으로 들어간 부분은 먼저 분리 심사하도록 요청하겠습니다. 내 지시가 원인이었다면 그 책임도 회의록에 남기죠."

수진은 박성준을 오래 보다가 말했다. "앞으로 잘하겠다는 문장만으로 과거 기록이 고쳐지는 건 아닙니다."

"압니다. 그래서 과거 평가표와 회신 원본을 냈습니다."

박성준은 회의가 끝날 때까지 상무라는 직책을 앞세우지 않았다. 그렇다고 모든 책임을 자기 한 사람에게 모아 사건을 단순하게 만들지도 않았다. 차진혁의 압박 전달, 오승우의 우회 신청, 기획조정실 운영책임자의 공동계정 관리, 자신의 수치 우선 경고가 각각 다른 칸에 남았다.

서하는 서명란보다 승인 경로표를 오래 봤다. 누군가의 이름 한 줄이 모든 것을 설명해 주리라 생각했던 때가 있었다. 하지만 조직에서 더 오래 남는 것은 어떤 숫자를 먼저 요구했고, 무엇을 묻지 않은 채 결과를 받아들였는지였다.

회의실을 나서기 전 박성준이 서하에게 물었다. "이 정도면 기조 전화의 이유가 설명됐다고 봅니까?"

서하는 고개를 저었다. "수정본을 먼저 요구한 경로와 과거 승인 습관은 확인됐습니다. 그 통화를 한 사람이 보존 전 접근 시도에도 관여했는지는 아직 모릅니다. 그건 감사 기록이 더 필요합니다."

박성준은 짧게 웃었다. "이제 내가 서둘러 결론 내려고 하면 서하 씨가 막겠네요."

"막는 게 아니라, 확인된 데까지만 쓰겠습니다."

서하는 마지막 회의록에 접수번호를 붙였다. 기조라는 두 글자에는 이제 직책과 승인 문서, 통제 책임이 연결돼 있었다. 그러나 특정인의 의도까지 함부로 채우지는 않았다. 문은 열렸고, 그 너머가 모두 같은 사람의 방은 아니라는 사실도 함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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