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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4-1화]

기조의 두 글자

작성: 2026.06.29 01:33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월요일 오전 여덟 시 십이 분, 윤서하는 사무실 불을 켜기도 전에 자기 모니터부터 확인했다. 금요일에 열어 둔 부서 코드 조회 화면은 자동 로그아웃 문구로 바뀌어 있었다. 흰 화면 한가운데 떠 있는 작은 회색 글자를 닫자, 그 아래 붙여 둔 포스트잇의 두 글자가 다시 보였다.

기조.

기획조정실이라는 이름을 길게 쓰면 평범한 부서 같았다. 두 글자로 줄여 놓으니 오히려 문처럼 보였다. 서하는 포스트잇을 떼어 수첩에 붙이지 않았다. 화면을 다시 열어 같은 조회 과정을 밟고, 조회 시각과 화면 경로를 업무 기록에 적었다. 금요일에 봤다는 기억만으로는 누구에게도 설명할 수 없었다.

도윤은 여덟 시 이십 분에 들어왔다. 가방을 내려놓기도 전에 서하의 화면을 보더니 의자를 옆으로 끌어왔다.

"다시 뜹니까?"

"네. 부서 코드는 같아요. 그런데 이 코드만 보고 기획조정실 사람이 바꿨다고 쓰면 안 되죠."

도윤은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계정이 어느 부서에서 관리됐는지하고, 누가 실제로 접속했는지는 다른 얘기니까요."

서하는 그 대답을 듣고서야 어깨에 들어간 힘을 조금 풀었다. 지난주 같았으면 도윤이 먼저 어디까지 알고 있는지 떠봤을 것이다. 오늘은 둘 다 아는 것과 추측하는 것을 같은 표에 적고 있었다. 확인된 것은 처리 이력의 서비스계정 코드가 기조로 표시된다는 사실, 아직 모르는 것은 그 시각에 계정을 사용한 사람과 승인 이유였다.

여덟 시 사십칠 분, 서하의 자리 전화가 울렸다. 발신 표시에는 내선번호 대신 대표번호가 떴다. 수화기 너머의 남자는 소속과 직책을 빠르게 말했다. 기획조정실 운영지원 담당이라고 했다.

"강민주 관련 재검토 보고서, 오전 열한 시 전까지 수정본으로 먼저 보내 주세요. 상무 보고 일정이 당겨졌습니다. 기존 결재선 말고 제가 알려 드리는 공용 접수함으로 주시면 됩니다."

서하는 메모하던 펜을 멈췄다. 강민주의 이름은 말했지만 세탁소 누수인지 남편의 병원청구인지는 말하지 않았다. 상대는 곧바로 접수 처리 이력의 사흘 공백을 빼고 결론 중심으로 정리해 달라고 덧붙였다. 그 공백은 아직 팀 밖에 공유하지 않은 확인 항목이었다.

"요청 범위와 제출 경로를 공식 메일로 보내 주시겠습니까? 현재 자료에는 보존 검토 중인 접근기록이 포함돼 있습니다. 원본과 수정본을 구분해서 제출해야 합니다."

수화기 너머가 잠깐 조용해졌다. 남자는 보고가 급하니 형식을 나중에 맞추자고 했다. 서하는 거절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았다. 대신 원형 자료를 유지한 사본과 설명용 수정본을 따로 만들 수 있고, 어느 쪽도 공식 요청 없이 다른 접수함으로 보낼 수 없다고 같은 문장으로 다시 말했다.

"그럼 강도윤 선임에게 넘기세요. 그분은 예전 절차를 압니다."

전화가 끊겼다. 서하는 수화기를 내려놓은 손을 그대로 두었다. 예전 절차라는 말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었다. 도윤은 바로 옆에 서 있었지만 통화 내용을 전부 듣지는 못했다.

서하는 수화기를 다시 들지 않고 사내 전화 관리 화면부터 열었다. 발신 표시 번호와 실제 연결 내선, 통화 시작·종료 시각이 남아 있었고, 통화 내용은 별도 고지 없는 일반 내선이라 녹음되지 않았다. 그는 들은 문장을 기억나는 대로 쓰되 따옴표 옆에 '수신자 메모'라고 표시했다. 기록이 없던 말을 녹취처럼 꾸미지 않는 것도 보존의 일부였다.

도윤은 상대의 직책을 확인하려고 개인 연락처를 뒤지지 않았다. 기획조정실 대표 접수함에 통화 사실과 공식 요청서 회신을 요구하는 짧은 메일을 보냈다. 누군가에게 미리 말을 맞출 기회를 주지 않으면서도, 상대가 자기 요청을 설명할 공식 자리를 남기는 방식이었다.

"기조예요?"

"네. 수정본을 먼저 달라고 했어요. 사흘 공백은 빼고요. 그리고 도윤 씨가 예전 절차를 안다고 했어요."

도윤의 얼굴이 굳었다. 그는 서하에게 다시 전화해 번호를 확인하라고 하지 않았다. 자기 기억을 먼저 보태지도 않았다. 통화 시각, 표시된 발신번호, 요청받은 접수함, 상대가 언급한 문장을 서하와 나란히 앉아 적었다.

한지우가 출근하며 두 사람을 보더니 캔커피를 책상에 내려놓았다. "월요일 아침부터 왜 둘 다 감사받는 얼굴이에요?"

서하는 통화 메모를 보여 주지 않고 상황만 설명했다. 지우는 곧 웃음을 거뒀다. 민수진에게도 같은 내용을 전달한 뒤, 네 사람은 박성준 상무실로 올라갔다. 한재원은 이미 그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평소처럼 간식 봉지를 들고 있지 않았고, 손에는 얇은 회색 파일만 있었다.

박성준은 수정본 제출 요구를 듣고 한 번 창밖을 봤다. "기조가 보고 일정을 잡는 건 이상하지 않아요. 그런데 보존 검토 중인 항목을 빼라고 구두로 지시한 건 별개입니다. 먼저 통화와 접근기록을 보존 요청하세요. 제출은 요청 문서가 온 뒤에 원본 대조표를 붙여서 하고요."

도윤이 물었다. "제가 직접 요청 올리겠습니다."

"아니요. 개인 요청으로 만들지 맙시다." 박성준은 결재 화면을 열었다. "부서장 명의로 올리겠습니다. 나도 보고받은 시각을 적죠."

서하는 통화기록 보존, 서비스계정 접근 이력 보존, 원본 보고서와 수정본의 버전 분리를 요청서에 넣었다. 수진은 강민주의 누수 재검토 자료와 김정호의 병원청구 자료가 서로 다른 사건번호라는 문장도 보탰다. 한 이름 아래 묶여 있다는 이유로 한쪽의 자료가 다른 쪽으로 넘어가서는 안 된다는 설명이었다.

한재원은 회색 파일을 열지 않은 채 문구 하나를 고쳤다. '조작 의심'을 '변경 경위 확인 필요'로 바꾸고, 부서 코드만으로 실제 사용자를 특정할 수 없다고 각주를 달았다. 서하는 왜 그가 이런 문구에 익숙한지 묻고 싶었지만 지금은 질문의 순서를 지켰다.

오전 아홉 시 오십육 분, 박성준이 전자서명을 눌렀다. 보존 요청 번호가 화면에 나타났다. 서하는 번호를 읽어 업무수첩에 옮겼고, 도윤은 접수됐다는 자동 회신을 별도 폴더에 저장했다. 수정본은 아직 보내지 않았다.

열한 시가 가까워지자 기획조정실에서 메일이 왔다. 요청 범위는 통화 때보다 좁아져 있었고, 사흘 공백을 빼라는 문장은 없었다. 대신 '보고 편의를 위한 요약본'이라고 적혀 있었다. 서하는 원본 대조표와 확인 중 표시를 붙인 뒤 공식 결재선으로 회신했다.

보내기 버튼 앞에서 도윤이 말했다. "예전에는 일정이 급하다는 말이 나오면 일단 보냈어요. 나중에 원본을 맞추면 된다고 생각했고."

서하는 제출 이력에 원본 파일의 해시값과 수정 사유도 붙였다. 요약본에서 빠진 항목은 삭제가 아니라 '감사 확인 중'으로 표시돼 대조표에서 다시 찾을 수 있었다. 보고받는 사람이 짧은 문서를 원하더라도, 짧아진 까닭까지 사라지게 두지는 않았다.

"오늘은요?"

"오늘은 나중이라는 말을 안 믿으려고요."

서하는 버튼을 눌렀다. 전송 완료 문구 아래로 보존 요청 접수 알림이 하나 더 들어왔다. 누가 계정을 썼는지는 아직 몰랐다. 기획조정실이 왜 서둘렀는지도 확정할 수 없었다. 다만 통화는 기억 속에만 남지 않았고, 접근기록은 지워질 때까지 기다리는 자료가 아니게 됐다.

점심시간이 시작됐지만 네 사람은 자리에서 바로 일어나지 않았다. 프린터에서 원본 대조표가 천천히 나왔다. 서하는 따뜻한 종이를 받아 파일 맨 앞에 끼웠다. 두 글자 뒤에 숨어 있던 사람을 아직 찾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그 두 글자가 지나간 길은 이제 공식 번호를 갖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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