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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4화]

장터의 오른발

작성: 2026.06.24 09:08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장터는 이른 아침부터 사람이 많았다. 채소를 파는 노인 옆에 생선 장수가 붙었고, 그 옆으로 약재 가판대가 이어졌다. 담소하는 묘련의 등 뒤에서 한 발짝 떨어져 걸으며 냄새부터 맡았다. 생선 비린내, 마른 쑥 냄새, 그리고 사람 냄새. 강호 냄새라고 부르기에는 너무 평범했다. 그러나 평범한 것들 안에 숨는 게 가장 쉽다는 걸, 담소하는 벌써 두 번이나 배웠다.

"저쪽 약재는 볼 것도 없어요."

묘련이 가판대를 훑으며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비쑥을 산황으로 속여 파는 상인이에요. 빛깔이 달라."

"그걸 어떻게 알아."

노경천이 무뚝뚝하게 받았다.

"눈이 있으니까요."

묘련이 뒤도 안 돌아보고 대답했다. 노경천은 한 박자 늦게 가판대를 다시 봤다가 시선을 거뒀다. 담소하는 그 교환을 들으면서 왼쪽 끝을 확인했다. 아직 없었다.

세 사람은 장터 안쪽으로 깊이 들어갔다. 흙먼지가 발목 언저리에서 피어올랐다. 사람들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갈 때마다 담소하는 반사적으로 품 안을 확인했다. 죽간이 거기 있었다. 옷감 너머로 묵직하게 눌리는 감각. 어제도, 그제도, 그 전날 밤에도 같은 자리에서 같은 무게로 눌렸다. 그런데 오늘 아침에는 그 무게가 조금 달랐다. 묘련이 필요한 것을 고르는 동안 담소하는 자연스럽게 등을 기둥에 기대고 섰다. 전면이 보이는 자리였다. 어제 여관에서 잠들기 전에 머릿속으로 그려둔 자리였다. 묘련이 그것을 알아챘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판대 쪽으로 걸어갔다. 노경천은 담소하 옆에 서지 않았다. 반대편 기둥 쪽으로 비스듬히 자리를 잡았다. 셋이 같은 생각으로 움직였는데 한마디 상의가 없었다. 담소하는 그 사실이 조금 이상하기도 하고, 조금은 든든하기도 했다.

사내가 나타난 것은 그로부터 한 식경도 지나지 않아서였다.

약재 가판대 맞은편—담소하가 기둥에 기댄 위치에서 대각선으로 열다섯 걸음쯤 되는 자리. 갓은 어제와 같았다. 걸음걸이도 같았다. 오른발이 바깥으로 약간 틀어지는 버릇. 묘련이 말했던 그대로였다. 담소하의 눈이 그 걸음에 고정됐다. 숨을 한 번 내려놓고, 천천히 얼굴 쪽으로 시선을 올렸다. 갓 아래가 반쯤 보였다. 광대뼈. 턱선. 콧등의 각도. 담소하의 가슴 어딘가가 조여들었다.

아는 얼굴인가. 아는 얼굴인가 아닌가. 그 경계에서 담소하는 딱 한 박자 멈칫했다. 그 한 박자가 문제였다. 사내가 군중 속으로 몸을 틀었다. 사람 사이로 들어갔다. 갓 위로 보이던 윤곽이 지워졌다. 담소하가 기둥에서 한 발 내디뎠을 때, 이미 그 자리에 남은 건 낯선 사람들의 등뿐이었다.

담소하는 멈췄다. 두 번째 발을 내딛지 않았다. 쫓아가면 보인다. 보이면 쫓기는 쪽이 먼저 알아챈다. 그것도 배운 것이었다. 그러나 발이 말을 듣지 않는 것과 발을 억지로 세우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담소하는 기둥 옆에 다시 등을 붙이고 숨을 골랐다. 장터 소음이 귀 안으로 다시 들어왔다. 어느 상인이 큰 소리로 값을 불렀다. 아이가 웃으며 뛰어갔다. 평범한 장터 아침이었다. 그 평범함이 지금은 거슬렸다.

"봤어요?"

묘련이 어느새 옆에 서 있었다. 약재 꾸러미를 손에 들고 있었다. 목소리는 낮았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담소하는 대답 대신 그 자리를 한 번 더 봤다. 발자국이 남지 않는 장터 바닥. 사라진 갓. 그리고 조여들었다가 아직 다 풀리지 않은 가슴.

"봤어."

담소하가 말했다.

묘련이 기다렸다. 더 말할 것이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표정이었다. 담소하는 그 표정을 읽고, 한 박자 침묵했다.

"얼굴을 조금 봤어. 확실하지는 않아."

묘련이 고개를 끄덕였다. 추궁하지 않았다. 담소하는 그 침묵이 오히려 불편했다.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지만, 사실은 확실하지 않아서가 아니었다. 확실해질까봐 무서운 것이었다. 그 얼굴이 아는 얼굴이라면—그리고 그 얼굴이 남궁세가 쪽 사람이라면—품 안의 죽간이 다시 무거워졌다. 담소하는 손을 옷자락 안으로 집어넣지 않으려고 의식적으로 참았다. 그 동작 하나가 묘련에게 읽힐 수 있었다.

노경천이 반대편에서 건너왔다. 군중 사이를 천천히 걸어오는 동안 눈은 장터 전체를 훑고 있었다. 담소하 옆에 서더니 낮게 말했다.

"왼쪽 골목 끝에서 잃었어. 골목이 두 갈래야."

"쫓아갔어요?"

묘련이 물었다.

"쫓아가지 않았어."

노경천의 대답은 간결했다.

"쫓아가다 따로 떨어지면 더 나빠."

담소하는 그 판단이 옳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노경천이 골목까지 쫓아갔다는 사실—미행인지 확인하러 먼저 움직였다는 것—이 뒤늦게 걸렸다. 담소하가 기둥에 기대어 전면을 보는 동안, 노경천은 이미 다른 방향으로 위치를 잡고 있었던 것이다. 어제 여관에서 창밖을 보던 그 눈이 오늘 아침에는 골목 끝을 보고 있었던 것이다. 담소하는 그것을 자신이 먼저 알아채지 못했다는 사실이 묘하게 씁쓸했다.

"오늘은 여기서 뜨지 말자."

노경천이 먼저 말했다.

"움직이면 더 보인다."

담소하가 고개를 끄덕이려는 순간 묘련이 말했다.

"여관 쪽 길목도 확인해야 해요. 저는 먼저 갈게요."

노경천이 묘련을 봤다. 한 박자 늦게.

"혼자?"

"약재 들고 가는 아낙 하나가 더 눈에 덜 띄어요."

묘련이 꾸러미를 들어 보이며 말했다. 말이 틀리지 않았다. 노경천은 더 말하지 않았다. 묘련이 먼저 군중 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담소하는 묘련의 등이 사라질 때까지 봤다. 약재 꾸러미가 흔들리다가 사람들 사이로 지워졌다. 묘련이 혼자 자리를 뜨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 뒷모습이 조금 달랐다. 서두르는 것인지, 아니면 담소하가 말하지 않는 무언가를 자기 방식으로 확인하러 가는 것인지. 담소하는 그 경계를 구분할 수가 없었다.

품 안의 죽간이 다시 눌렸다. 사내의 턱선. 그 각도. 그것이 정말 아는 얼굴이라면, 이 미행은 죽간을 노리는 것일 수 있었다. 담소하가 사부의 이름 옆에서 발견한 또 다른 이름—아직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은 이름—이 지금 이 순간 발목을 잡는 것 같았다.

"소하."

노경천이 불렀다.

담소하가 고개를 돌렸다.

"숨기는 거 있으면 지금 말해."

노경천의 목소리는 낮았다. 질책도 아니고 명령도 아니었다. 그러나 그냥 지나쳐도 되는 말도 아니었다. 노경천의 눈이 담소하의 옷자락 쪽을 한 번 내려봤다가 다시 얼굴로 올라왔다. 그 시선이 짧았지만 담소하는 느꼈다.

담소하는 대답하기 전에 장터 한쪽을 한 번 더 봤다. 갓은 없었다. 오른발을 틀어 걷는 사람도 없었다. 다만 담소하 자신의 가슴 안에 아직 꺼내지 않은 것이 하나 있었다.

"아직 확실하지 않아요."

담소하가 말했다.

"확실해지면 말할게요."

노경천은 그 대답을 듣고 시선을 앞으로 돌렸다. 더 묻지 않았다. 그러나 그것이 끝이 아니라는 것을 담소하는 알았다. 확실해지는 순간은 반드시 온다. 그리고 그 순간이 오면, 죽간의 이름을 꺼내야 할지도 모른다. 아직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은, 사부가 데리고 나온 사람의 이름을. 담소하는 품 안을 손으로 누르지 않았다. 다만 그 무게를 느끼며 장터 쪽을 바라봤다. 묘련이 돌아올 때 그녀의 표정이 달라져 있다면, 그때는 더 이상 미룰 수 없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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