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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8화]

폭로는 밤을 넘어 온다

작성: 2026.06.23 08:43 조회수: 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중에 비가 올 것 같다는 말을 처음 한 사람은 하르트였다. 그는 식당 문을 열면서 하늘을 한 번 올려다보고, 아무 설명 없이 그 말만 했다. 엘리안은 창가 자리에 앉아 보리죽 그릇을 손에 쥔 채 그 말을 들었다. 비가 오면 서쪽 창고 골조 작업이 멈춘다. 인부들이 안마당에 몰린다. 드론의 동선이 평소와 달라진다. 그 연결이 머릿속에서 자동으로 이어졌다. 하르트는 그냥 날씨 얘기를 한 것이었지만.

루키안이 들어온 것은 그로부터 조리 인부가 솥을 두 번 더 저은 뒤였다. 그의 손에는 얇은 종이 뭉치가 들려 있었다. 책상에서 꺼낸 것처럼 구겨진 것도 아니고, 걸으면서 접은 것처럼 눌린 것도 아니었다. 어딘가 꽤 오래 숨겨뒀다가 꺼낸 물건의 질감이었다. 엘리안은 그것을 보자마자 보리죽 그릇을 내려놓았다.

"어젯밤 거점 중개자 쪽에서 답이 왔어요."

루키안이 탁자 맞은편에 앉으며 말했다. 목소리가 평소보다 낮았다. 비꼬는 말이 한마디도 없었다는 점에서 엘리안은 상황을 짐작했다.

"좋은 답은 아니겠지."

"원본 장부 소재지는 아직 모른다고 했어요. 그건 예상했던 대로고요."

루키안이 종이 뭉치를 탁자 위에 올렸다.

"문제는 이게 같이 왔다는 겁니다. 남부 분관 붕괴 당시 기록된 희생자 명단 부분 사본이에요. 원본이 아니라 필사본인데, 중개자가 직접 쥐고 있던 거라고 했어요."

엘리안이 종이를 집어들었다. 필기체가 조밀하게 박혀 있었다. 이름, 나이, 소속 마도사 등급, 사망 추정 일자. 칸칸이 정리된 형식이 공문서를 본뜬 것임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그 중간쯤에 루키안이 손가락으로 짚어둔 자리가 있었다.

"이게 어제 확인했던 그 이름이에요. 그리고 바로 아래."

루키안이 다른 줄을 짚었다.

"이건 처음 보는 이름인데, 소속 등급이 같아요. 봉인 유지 전담 마도사. 남부 분관에 두 명이었던 거예요."

두 줄이 나란히 있었다. 첫 번째 이름은 이미 거점 중개자 기록에서 살아 있는 것으로 확인된 이름이었다. 두 번째 이름은 처음 보는 것이었다. 엘리안은 두 번째 이름을 천천히 읽었다.

"이쪽은 실제로 죽었나?"

"모르겠어요."

루키안이 등받이에 기댔다.

"한 명은 죽은 걸로 기록됐다가 살아서 거점에 심어져 있고, 다른 한 명은 명단에 있는데 이름이 어디서도 다시 안 나와요. 죽은 게 맞다면 두 사람 중 하나만 살아남아서 이쪽으로 넘어온 거고, 둘 다 살아 있다면 나머지 하나는 아직 우리가 못 찾은 거점에 있는 거겠죠."

그때 세라가 들어왔다. 식당 문이 평소보다 세게 열렸다. 그녀는 인사 없이 탁자 끝 자리에 앉으면서 엘리안을 봤다.

"드론이 오늘 아침 창고 쪽 안 갔어요."

엘리안이 고개를 들었다. 루키안도 종이에서 눈을 떼었다.

"평소에는 기상 나팔 전에 귀리 포대 점검 때문에 창고 앞을 지나가거든요. 오늘은 안 왔어요. 훈련장 방향으로 돌아서 갔고, 서쪽 담벼락 쪽은 아예 안 쳐다봤어요."

"쪽지가 없어진 걸 알고 있다는 뜻이야, 아니면 오히려 모르는 척한다는 뜻이야."

"그걸 제가 어떻게 알아요."

세라가 팔짱을 꼈다.

"근데 어느 쪽이든 오늘은 일부러 담벼락을 피한 거예요. 실수로 동선이 바뀐 사람이 정확하게 그 방향만 빼먹진 않아요."

루키안이 작게 혀를 찼다.

"훈련받은 사람이 맞죠, 역시."

엘리안은 잠시 보리죽 그릇을 봤다가 시선을 들었다. 식당 안에 조리 인부 한 명이 솥 뒤에서 움직이고 있었다. 그 인부가 이쪽을 보고 있지 않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 입을 열었다.

"드론을 지금 당장 건드리면 안 돼. 우리가 이 사람을 의심한다는 걸 알게 되면 그 순간부터 아무것도 건질 수 없어. 이름 두 개, 거점 중개자 하나, 거기서 멈추면 안 된다."

"그럼 어떻게 할 건데요."

세라가 물었다. 짜증이 섞인 목소리가 아니었다. 진짜로 묻는 목소리였다.

엘리안이 대답하기 전에 문이 다시 열렸다. 아델린이었다. 그녀는 식당 문가에 잠깐 서서 세 사람을 봤다. 엘리안과 눈이 마주쳤을 때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그대로 안으로 들어와 탁자 옆 빈 의자를 당기고 앉았다.

"어젯밤에 루키안 씨가 거점 중개자에게 답을 받았다는 건 알고 있어요."

아델린이 먼저 말했다.

"하르트가 아침에 알려줬거든요. 제가 들어도 되는 자리인지 물으러 왔는데, 들어도 된다고 보여서 그냥 앉았어요."

루키안이 아델린을 한 번 봤다가 엘리안을 봤다. 엘리안이 고개를 끄덕였다.

"두 번째 이름이요."

아델린이 탁자 위 종이 쪽으로 눈길을 줬다.

"제가 봐도 될까요?"

루키안이 종이를 밀었다. 아델린이 두 번째 이름을 읽었다. 표정이 바뀌지 않았다. 그러나 종이를 다시 내려놓는 속도가 아주 미세하게 느렸다.

"알아?"

엘리안이 물었다. 짧게, 그러나 정확하게.

아델린이 잠시 침묵했다. 그 침묵이 식당 안의 공기를 한 칸 바꿨다.

"확신은 아니에요."

그녀가 말했다.

"선왕 재위 말기에 봉인 유지 전담 마도사 중 한 명이 궁에 드나들었어요. 이름을 들었던 것 같은데, 그 이름이 맞는지는 지금 당장 장담할 수 없어요. 기억을 확인해야 해요."

"어떻게 확인해."

"궁에 있는 사람에게 물어야 하는데."

아델린이 탁자 위에 손을 가지런히 올렸다.

"그건 제가 직접 움직여야 한다는 뜻이에요. 이 판에 제 얼굴을 쓴다는 것도요."

세라가 팔짱을 풀었다. 루키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엘리안은 아델린을 봤다. 그녀가 이 자리에 먼저 앉겠다고 한 것이 오늘 아침의 가장 크고 가장 조용한 사건이었다. 왕실 사생아가 마도회 분관 붕괴 조사에 직접 얼굴을 내미는 것은, 아직 이름도 확정되지 않은 적들에게 자기 위치를 알리는 일이기도 했다.

"비가 오면 인부들이 안마당에 몰려요."

엘리안이 말했다.

"드론 동선이 흐트러질 수 있어요. 그 사이에 루키안은 두 번째 이름의 소재지를 한 번 더 좁혀야 해요. 아델린은 오늘 안으로 기억 확인 방법을 찾아봐 줘요. 세라는 드론 감시를 유지하되 오늘은 건드리지 말고."

그가 잠시 멈췄다. "우리가 먼저 움직이는 건 두 번째 이름의 자리가 확인된 다음이야."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세라만 짧게 코로 숨을 내쉬었는데, 동의라는 뜻이었다.

식당 밖에서 첫 빗방울 소리가 시작됐다. 하르트의 예측이 맞았다. 인부들이 창고에서 나오는 소리가 멀리서 들렸다. 드론도 지금 어딘가에서 그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었다. 그리고 오늘 하루를 어떻게 움직일지, 이미 계산을 끝냈을 것이었다.

엘리안은 보리죽을 한 숟가락 먹었다. 다 식어 있었다. 두 번째 이름이 누구인지, 그것이 성 안과 연결되는지, 아직 아무것도 확정되지 않았다. 그러나 아델린이 이 탁자에 앉았다는 사실은, 이미 되돌릴 수 없는 무게를 가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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