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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2화]

흉터가 기억하는 것

작성: 2026.06.13 19:39 조회수: 25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가상의 무협 세계를 배경으로 한 창작물입니다. 작중 등장하는 무술, 비급, 문파 체계 등은 모두 허구이며, 폭력 묘사는 장르적 관습 안에서 다루어집니다.

그릇은 세 개였다.

손님이 앉았던 자리, 팽노의 자리, 그리고 소령이 잠깐 내려놓았다가 치운 국밥 그릇. 소령은 부뚜막 옆 물통에 손을 담그며 그릇 세 개를 순서대로 닦았다. 물이 차가웠다. 아침부터 데울 생각을 못 했다. 손가락 끝이 감각을 잃어가는 것을 느끼면서도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손이 바쁘면 머릿속이 덜 돌아간다는 것, 그것도 팽노 밑에서 배운 것이었다.

사내가 앉았던 자리에는 냄새가 남아 있었다. 낯선 냄새. 오방맹 사람들이 쓰는 삼나무 기름 냄새가 아니었다. 소령은 처음 그 냄새를 맡았을 때 무어라 규정하지 못했다. 말 냄새도 아니고, 훈련장 흙 냄새도 아니었다. 뭔가 오래된 것의 냄새였다. 오래 쥐고 다닌 쇠의 냄새 같기도 했다. 그릇을 헹구면서도 그 냄새가 코 안쪽에 달라붙어 있었다.

"팽 사부."

대답이 없었다. 팽노는 반대편 탁자에 앉아 무언가를 들여다보고 있었다. 소령이 돌아보니 노인의 두 손이 탁자 위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그 사이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였다. 소령은 시선을 거두고 다시 그릇으로 돌아갔다.

"국밥 간이 오늘은 맞았습니다."

팽노가 처음으로 시선을 들었다.

"그래서?"

"칭찬 기다렸습니다."

팽노가 짧게 코를 울렸다. 웃음인지 탄식인지 알 수 없는 소리였다. 그것이 전부였다. 노인은 다시 탁자를 내려다보았고, 소령은 그릇을 마저 닦았다. 손님에 대해 묻지 않았다. 팽노가 가린 것이 무엇인지 묻지 않았다. 사내가 문설주를 짚으며 무언가를 세던 손가락 동작에 대해서도 입을 열지 않았다. 기다리는 것이 일이라는 것, 소령은 이제 그것을 알았다. 다만 아는 것과 참는 것은 달랐다.

그릇 세 개를 다 닦고 나서 소령은 행주를 짜며 부뚜막 옆에 잠시 서 있었다. 솥 밑에 불씨가 조금 남아 있었다. 재 냄새와 국물 냄새가 섞여 있었고, 그 아래 어딘가에 아직도 쇠 냄새가 깔려 있는 것 같았다. 소령은 부지깽이로 재를 한 번 긁었다. 불씨가 잠깐 붉어졌다가 꺼졌다. 팽노는 여전히 탁자 앞에 앉아 있었다. 등이 조금 굽어 있었다. 왼쪽 어깨가 좋지 않은 날이면 저렇게 앉는다는 것을 소령은 알고 있었다. 약재를 사야 한다는 것도 그때 떠올렸다.

오후가 되어 소령은 저잣거리로 나갔다. 된장과 생강, 그리고 팽노의 어깨에 쓸 약재를 사야 했다. 파서진의 장은 오일장이었지만 막리연이 떠난 뒤로 낯선 얼굴들이 부쩍 늘어 매일 사람이 붐볐다. 소령은 어깨를 좁히며 장 안으로 들어갔다. 생선 비린내와 된장 독 냄새가 뒤섞인 골목을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주변을 훑었다. 습관이었다. 팽노가 가르친 것은 아니었지만, 이 집에서 살면서 몸이 먼저 익힌 것이었다.

약재 가게는 장 안쪽이었다. 소령이 골목 모퉁이를 꺾는 순간, 앞에서 걸어오는 그림자와 거의 부딪힐 뻔했다. 반사적으로 몸을 비켰다. 상대방도 옆으로 물러났다. 소령이 고개를 들었을 때, 그 사람의 손이 시야에 들어왔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 손등 쪽으로 비스듬히 난 흉터였다.

아침에 보았던 것과 똑같은 자리였다. 소령의 발이 멈췄다.

"저, 미안합니다."

상대가 먼저 말했다. 목소리가 낮았다. 아침의 사내와 달랐다—달랐는데 어딘가 같은 결이었다. 소령은 천천히 시선을 올렸다. 마흔 안팎의 남자였다. 삼베 도포가 아니라 거친 면포 옷이었고, 허리에 아무것도 차지 않았다. 그러나 서 있는 방식이 달랐다. 무게중심이 발 앞쪽에 실려 있었다. 검을 오래 다룬 사람의 습관이었다. 소령은 그것을 알아볼 만큼은 이미 달라져 있었다.

"아닙니다."

소령이 대답했다. 남자는 고개를 살짝 숙이고 지나쳤다. 소령은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뒤를 돌아보고 싶었지만 돌아보지 않았다. 손이 물건을 쥐려는 것처럼 조여들었다. 검이 없었다. 장에 검을 들고 나올 수 없었다. 그 사실이 지금 이 순간만큼은 불편하게 느껴졌다.

약재를 사고 된장 가게 앞을 지나면서 소령은 그 흉터의 위치를 머릿속에 그렸다. 같은 자리였다. 우연일 수 있었다. 검을 오래 쥐면 같은 자리에 흉터가 생긴다. 그러나 같은 날, 같은 파서진에서 두 사람을 마주치는 것은—우연이라고 치기에는 공기가 너무 조용했다. 소령은 된장 한 되를 사면서 가게 주인의 얼굴을 보았다. 주인은 아무것도 모르는 표정이었다. 그것이 오히려 더 이상했다.

취선객잔으로 돌아왔을 때 팽노는 부뚜막 앞에 앉아 있었다. 불이 약하게 타고 있었고, 왼쪽 어깨가 좋지 않은 날이면 늘 하는 것처럼 오른팔로만 솥을 다루고 있었다. 소령은 짐을 내려놓고 팽노 옆에 앉았다. 약재 꾸러미를 내밀었다. 팽노가 받지 않고 불만 들여다보았다.

"장에서 누굴 봤냐."

소령의 손이 잠깐 굳었다.

"사람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손이 저렇게 굳어 있냐."

소령은 자기 오른손을 내려다보았다. 손가락이 약재 꾸러미의 끈을 너무 세게 쥐고 있었다. 천천히 풀었다.

"오른손 검지와 중지 사이에 흉터 있는 사람, 오늘 두 번 봤습니다."

팽노가 불 속을 들여다보는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잠시 침묵이 흘렀다. 길지 않은 침묵이었지만 소령에게는 무거웠다. 불꽃이 한 번 낮게 흔들렸다가 다시 섰다.

"같은 흉터라는 게 확실하냐."

"예."

"…내일 아침 국밥 짜지 않게 끓여라."

그것이 전부였다. 팽노는 더 말하지 않았다. 소령도 더 묻지 않았다. 노인이 탁자 위에서 가렸던 것이 무엇인지, 아침의 삼베 도포 사내가 누구의 사람인지, 지금 파서진에 흉터가 같은 사람이 두 명 있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그 모든 것이 불꽃 너머 어딘가에 걸려 있었다. 대답 대신 팽노가 준 것은 명령이었다. 소령은 명령이 때로는 경고라는 것을 알 만큼은 이 집에서 오래 살았다.

저녁 내내 취선객잔에 손님이 없었다. 소령은 혼자 탁자를 닦고, 쌀을 일고, 내일 쓸 국물 재료를 손질했다. 무를 썰면서 손에 힘이 조금 더 들어갔다. 칼이 도마에 박히는 소리가 평소보다 컸다. 소령은 그것을 알아채고 힘을 뺐다. 팽노가 안방으로 들어가는 소리가 들렸다. 발소리가 느렸다. 어깨가 좋지 않은 날이면 걸음도 달라진다.

호롱불 하나가 창문 너머로 흘러나왔다. 소령은 마당 한가운데 서서 잠시 그 불빛을 바라보았다. 파서진의 밤은 조용했다. 너무 조용했다. 막리연이 있을 때도, 설리항의 사람들이 광장을 채웠을 때도 이런 조용함은 없었다. 지금의 조용함은 빈 것의 조용함이 아니었다. 무언가가 들어오기 전의 조용함이었다.

소령은 검집을 손에 쥐었다. 안으로 들어가기 전에 마당 끝 문설주 쪽을 한 번 더 보았다. 아침에 삼베 도포 사내가 손가락으로 짚었던 자리. 가까이 다가가 눈으로 확인했다. 나무 결이 조금 번들거렸다. 손기름이 배어 있었다. 한 번 짚은 것이 아니었다. 여러 번, 혹은 여러 사람이—소령은 손가락을 그 자리에 대보았다가 거뒀다. 따뜻하지도 차갑지도 않았다. 그냥 나무였다. 그러나 나무에 이런 것이 배려면 시간이 걸린다. 하루 이틀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 알 수 없는 것을 붙잡고 서 있는 것은 일이 아니었다. 소령은 그 자리에서 시선을 거뒀다. 내일 아침 국밥을 짜지 않게 끓여야 했다. 팽노가 언제 입을 열지—그것을 기다려야 했다. 흉터를 가진 두 번째 남자의 얼굴은 이미 기억에 새겨져 있었다. 소령은 기억력이 나쁘지 않았다. 그것만큼은 확실했다. 그리고 파서진에 자신이 모르는 눈이 이미 여럿 깔려 있다면—기다리는 것과 준비하는 것은 이제 같은 말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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