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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1화]

같은 인장이 두 번 찍힌 날

작성: 2026.06.04 14:34 조회수: 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객잔 이층 방은 비가 그친 뒤에도 눅눅했다. 처마 끝에서 물방울이 일정한 간격으로 떨어졌고, 그 소리가 방 안 침묵과 이상하게 잘 어울렸다. 진무백은 탁자 위에 낱장을 펼쳐 놓고 한참을 들여다보았다. 종이 귀퉁이가 빗물에 번진 흔적이 있었지만 글씨는 살아 있었다. 먹이 짙게 박혀 있었다. 지우려 한 자국이 없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했다.

"뭐가 보여?"

당소연이 맞은편에 앉아 물었다. 진무백은 낱장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날짜."

"날짜."

"같은 날이야. 구휼미 인수 날짜랑 이 명단 날짜가."

당소연은 손을 뻗어 낱장을 가져갔다. 진무백이 순순히 놓아주었다. 그녀의 손가락이 종이 위를 천천히 가로질렀다. 구칠은 그 옆에서 나무 의자를 뒤로 기울인 채 천장을 보고 있었다. 남궁현은 창가에 서서 바깥을 내다보았고, 혜륜은 방문 쪽에 등을 붙인 채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여기."

당소연이 낱장 오른쪽 아래를 짚었다.

"인장이 두 개야."

진무백이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먹이 번진 부분 아래에 인장 두 개가 겹쳐 찍혀 있었다. 하나는 선명했고, 하나는 흐릿했다. 흐릿한 쪽이 먼저 찍힌 것이었다.

"칠, 이거 알고 있었어?"

구칠이 천장 보기를 멈추었다. 의자 앞발이 바닥에 내려앉으며 탁 소리를 냈다.

"아, 형. 내가 그걸 언제 다 설명하고 앉아 있냐, 탈취전 한창 중에."

"지금 묻는 거다."

구칠은 목덜미를 긁었다. 남궁현이 창가에서 돌아섰다. 혜륜의 눈꺼풀이 천천히 올라왔다.

"흐릿한 인장은 내가 본 거 아니야. 패찰 칠십삼 사형이 진본 훑다가 발견한 거라고. 이 낱장이 특이하다 해서 따로 빼둔 건데, 그게 어쩌다 보니 형한테 간 거지."

"어쩌다 보니."

"어쩌다 보니."

진무백은 구칠을 잠시 보다가 낱장 쪽으로 다시 고개를 돌렸다. 당소연이 소매 안에서 작은 서책 한 권을 꺼냈다. 손때가 탄 표지였다. 그녀는 페이지를 몇 장 넘겼다.

"아버지 기록에 이 날짜가 있어."

방 안이 조용해졌다. 처마 끝 물방울 소리만 계속됐다.

"어떤 날짜로."

"구휼미 출고 확인. 당문 외곽 창고에서 나간 분량."

당소연의 목소리는 평소와 다를 것이 없었다. 차갑고 또렷했다. 그러나 서책을 쥔 손 마디가 희게 변해 있었다. 진무백은 그것을 보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남궁현이 탁자 쪽으로 걸어왔다. 낱장을 직접 보겠다는 뜻이었다. 당소연이 그것을 탁자 위에 놓았다. 남궁현이 허리를 굽혀 들여다보다가 입을 열었다.

"흐릿한 인장. 이거 오창관 인장이야."

"오창관."

"전쟁 직후에 오대 세력이 공동으로 관리한 구휼 창고. 공식 기록에는 삼 년 만에 폐쇄됐다고 나와 있어. 근데."

남궁현이 낱장에서 눈을 뗐다.

"이 인장이 찍힌 날은 폐쇄 이후야."

혜륜이 그 말을 듣고 방문에서 한 발 떼어 탁자 쪽으로 왔다. 소림 승복 자락이 마룻바닥을 스쳤다. 그는 낱장을 보지 않았다. 남궁현의 얼굴을 보았다.

"확실하냐."

"남궁세가 서고에 오창관 폐쇄 날짜가 기록돼 있어. 내가 직접 봤다."

진무백은 손바닥으로 낱장 위 빈 공간을 짚었다. 종이 질감이 손바닥에 닿았다. 폐쇄된 창고 인장이 실종자 명단 날짜와 같은 종이 위에 찍혀 있었다. 폐쇄 이후에. 같은 날에. 구휼미 출고와 함께.

"즉 폐쇄한 척했다."

아무도 즉각 동의하거나 반박하지 않았다. 구칠이 다시 의자를 뒤로 기울였다. 이번에는 천장을 보지 않았다. 그는 탁자 위 낱장을 내려다보았다.

"패찰 칠십삼 사형이 이 낱장을 따로 뺀 이유가 이거야. 인장 두 개가 겹쳐 있어서. 한 장에 두 개 찍히면 안 되는 구조거든, 오창관이. 한 번 출고에 한 번 확인, 그게 원칙이었으니까. 두 번째 인장은 누군가가 나중에 덧찍은 거야."

"왜."

"덮으려고. 아니면 기록하려고. 어느 쪽이든 이걸 아는 사람이 있었다는 거지."

당소연이 서책을 닫았다. 탁, 소리가 방 안에 울렸다.

"아버지 기록에 나온 구휼미 분량이랑 이 낱장에 적힌 분량이 달라."

진무백이 그녀를 보았다.

"얼마나."

"절반."

남궁현이 낮게 말했다.

"나머지 절반이 어디 갔냐."

당소연은 서책을 소매 안에 다시 넣었다. 진무백은 낱장을 들어 빛에 비춰 보았다. 먹이 박힌 방향, 인장이 겹친 각도, 날짜 옆에 적힌 작은 숫자들. 숫자들이 이름이 아니었다. 수량이었다. 진무백은 그것을 처음으로 알아챘다.

"이 숫자들, 사람 수야."

혜륜이 가만히 손을 내밀었다. 진무백이 낱장을 건넸다. 혜륜은 종이를 오래 보았다. 그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그러나 손이 낱장 가장자리를 한 번 더 쥐었다가 놓았다.

"실종자 수랑 같은가."

구칠이 짧게 숨을 들이켰다. 구칠이 침묵하는 것은 드문 일이었다. 방 안에서 그것을 느끼지 못한 사람은 없었다. 진무백은 구칠을 보지 않았다. 낱장이 혜륜의 손에서 다시 자신에게 돌아오기를 기다렸다.

혜륜이 낱장을 돌려주었다. 진무백은 그것을 다시 소매 안에 넣었다. 접히는 소리가 났다.

"오대 세력이 같은 날 같은 인장으로 구휼미를 빼돌리고 사람 수를 기록해 뒀어. 그리고 그 사람들은 명단에서 지워졌어."

아무도 반박하지 않았다. 처마 끝 물방울이 또 한 번 떨어졌다.

"증명할 수 있냐."

청연도인의 목소리가 문 밖에서 들렸다.

진무백은 문 쪽을 보았다. 언제부터 서 있었는지 알 수 없었다. 청연도인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그의 눈이 진무백의 소매 위를 한 번 지나쳤다.

"지금 가진 것만으로는 정황이야. 오창관 폐쇄 날짜 원본 기록, 당문 창고 출고 장부 원본, 실종자 명단 원본이 있어야 해. 낱장 하나로는 오대 세력이 움직이지 않아."

"알아."

"알면서."

"알면서도 말한 거야."

진무백이 청연도인을 보았다.

"이게 구조를 갖췄다는 건 알아야 하니까. 우리가 뭘 찾아야 하는지."

청연도인이 입을 다물었다. 방 안이 다시 조용해졌다. 구칠이 의자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켰다. 뼈가 우드득 소리를 냈다.

"패찰 칠십삼 사형한테 연락 넣어야겠다. 진본 안에 인장 기록이 더 있을 수도 있으니까."

구칠이 문 쪽으로 걸어가다 멈추었다.

"근데 형, 그 낯선 관찰자 말이야. 낱장 봤다고 했잖아. 이 인장 두 개를 알고 있는 사람이면, 오대 세력 내부 사람이거나 아니면 오창관 운영을 알고 있던 사람이야. 그 둘 중 하나야."

진무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구칠이 방을 나갔다.

당소연이 탁자 위에 놓인 찻잔을 들었다. 차가 식어 있었다. 그녀는 한 모금 마시고 내려놓았다.

"절반이 어디 갔는지 알면 나머지가 따라와."

진무백은 소매 안 낱장을 손바닥으로 한 번 눌렀다. 빗물에 번진 종이 모서리의 감촉이 손 안에 남았다. 구조가 갖춰졌다는 것은, 이 거짓말이 한 사람의 것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리고 그것이 처음부터 설계됐다는 뜻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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