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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2화]

다섯 문파가 같은 얼굴로 섰던 날

작성: 2026.06.13 19:39 조회수: 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객잔 이층 창문은 아직 열려 있었다. 비가 그친 자리에 습기가 남아 나무 창틀이 뒤틀려 있었고, 그 틈으로 아침 바람이 들어와 탁자 위 낱장 모서리를 건드렸다. 진무백은 한 손으로 낱장을 눌렀다. 종이가 날아가지는 않을 것이었지만, 손을 떼기가 싫었다. 이상한 감각이었다. 물건을 쥐고 있다기보다 무게를 붙잡고 있는 것 같은 느낌.

구칠이 먼저 들어왔다. 방문을 두드리지 않았다. 그것이 이제는 익숙했다는 사실이 조금 불편했다.

"패찰 칠십삼 사형한테 연락 됐어. 어젯밤에 이미 움직였어."

진무백은 낱장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또 혼자 먼저 결정했냐."

"결정이 아니라 연락이야. 연락을 먼저 했다고."

"같은 말이잖아."

"다르지. 결정은 내가 하고 연락은 상대가 받는 거야. 그 차이가 중요해."

진무백이 그제야 고개를 들었다. 구칠은 문 앞에 서서 허리춤 개방 패찰을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그 손이 평소보다 조금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진무백은 알아챘다. 말은 가벼웠지만 어딘가 계산이 끝난 사람의 얼굴이었다.

"사형이 진본을 받겠다고 했어?"

"개방 본단 창고는 우리 사람만 열 수 있어. 설령 오대 세력이 눈치를 채도 손을 못 대."

"그건 내가 물어본 게 아닌데."

구칠이 잠깐 멈췄다.

"받겠다고 했어."

방 안이 조용해졌다. 처마 끝에서 물이 떨어지는 소리가 다시 들렸다. 진무백은 낱장을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 구조가 갖춰진 거짓말을 증명하려면 진본이 살아 있어야 했다. 살아 있으려면 숨겨야 했다. 그 판단 자체는 틀리지 않았다. 다만 혼자서 먼저 결정한 순서가 계속 마음에 걸렸다.

당소연이 뒤이어 들어왔다. 혜륜과 청연도인이 그 뒤를 따랐고, 남궁현이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객잔 이층 방은 여섯 명이 들어서자 좁아졌다. 탁자가 하나뿐이어서 남궁현은 창가에 기대어 섰다.

"오대 세력 전령들이 장시 입구에 있어."

청연도인이 말했다. 목소리에 아무 감정이 없었다. 그것이 오히려 무게를 만들었다.

"몇 명?"

"다섯. 문파별로 한 명씩."

진무백은 손가락을 탁자 위에 한 번 두드렸다. 다섯 문파가 같은 날 같은 자리에 전령을 보냈다는 것은 이미 논의가 끝났다는 뜻이었다. 장시에서 이름들이 공중에 풀린 그날 밤, 오대 세력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한 것이다.

"무슨 말을 들고 왔을 것 같아?"

당소연이 대답했다.

"'기록은 없다.' 그 말이겠지."

짧은 침묵.

남궁현이 창밖을 보면서 말했다.

"그게 처음으로 다섯 문파가 같은 말을 입 밖에 내는 순간이 된다는 거야. 지금까지는 각자 따로 부인했지. 하지만 오늘 전령들이 같은 문장을 들고 나타난다면……."

그는 말을 맺지 않았다. 맺을 필요가 없었다.

"내려가서 들어야겠다."

진무백이 일어섰다. 혜륜이 팔을 뻗어 막지는 않았다. 다만 낮은 목소리로 한마디 했다.

"검을 두고 가라."

"알아."

그것이 전부였다. 혜륜의 눈빛에는 제동이 아니라 확인이 담겨 있었다. 진무백은 검집을 탁자 위에 내려놓았다. 쇠 냄새가 짧게 피어올랐다가 사라졌다.

장시 입구 쪽 처마 아래에 전령 다섯이 서 있었다. 각자 문파 색깔이 담긴 포를 걸치고 있었는데, 나란히 서 있으니 강호 화보처럼 보였다. 진무백은 그 생각이 들자마자 스스로 우습다고 느꼈다.

전령들은 거의 동시에 진무백을 알아보았다. 다섯 쌍의 시선이 한꺼번에 내려앉았다.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당문 전령이 나섰다.

"진 대협. 어젯밤 장시에서 돌아다닌 기록이라는 것, 당문에는 해당 내용의 원본이 없습니다. 오해가 생긴 것 같아서 이렇게 찾아왔습니다."

오해. 진무백은 그 단어를 씹었다. 소림 전령이 바로 이어받았다.

"소림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전쟁 이후 오창관 관련 기록은 전부 소실됐습니다."

무당, 남궁, 개방 전령이 차례로 고개를 숙였다. 말이 조금씩 달랐지만 핵심은 같았다.

'없다.'

'소실됐다.'

'확인 불가.' 다섯 문장이 같은 방향을 가리켰다.

진무백은 끝까지 들었다. 끊지 않았다. 그것이 오히려 전령들을 불편하게 만들었다. 다섯 명이 각자 할 말을 마쳤을 때, 장시 입구에는 기묘한 정적이 내려앉았다.

"잘 들었습니다."

진무백이 말했다. 존칭을 썼다. 다섯 전령이 미세하게 긴장을 풀었다.

"다섯 분이 같은 날 같은 자리에서 같은 말씀을 하셨으니, 저도 같은 말로 대답하겠습니다. 기록은 없어도 날짜는 남습니다."

그게 전부였다. 진무백은 돌아섰다. 등 뒤에서 전령들이 서로 눈을 마주치는 것이 느껴졌다. 소리는 없었지만 그 무게는 등에 닿았다.

객잔으로 돌아왔을 때 구칠이 계단 아래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무백이 계단을 오르려는데 구칠이 나지막하게 말했다.

"다섯 명이 같이 나온 거, 나는 어젯밤부터 알고 있었어."

진무백이 멈췄다.

"그래서 사형한테 먼저 연락한 거야. 그쪽이 움직이기 전에."

잠깐이었다. 진무백은 돌아보지 않고 계단을 올랐다.

이층 방으로 다시 들어서자 다섯 명의 시선이 동시에 왔다. 진무백은 탁자 앞에 앉아 검집을 다시 집었다. 소매 안의 낱장이 손 안쪽 체온으로 조금 따뜻해져 있었다.

"다섯 문파가 같은 말을 했어."

남궁현이 창가에서 천천히 숨을 뱉었다. 청연도인은 아무 말이 없었다. 혜륜이 눈을 감았다가 떴다.

"이제 강호가 알게 됐겠지."

당소연이 말했다. 차갑게, 그러나 평소보다 조금 낮은 목소리였다.

"다섯 문파가 같은 날 같은 자리에 나타나 같은 말을 했다는 것 자체가 기록이야. 그 장면을 본 사람들이 이미 열 명은 넘어."

"지워지지는 않겠군."

남궁현이 중얼거렸다.

진무백은 검집 끝을 손가락으로 한 번 건드렸다. 장부 진본은 패찰 칠십삼 사형에게로 넘어가고 있을 것이었다. 낱장 하나가 소매 안에 있었다. 이름들은 이미 공중에 풀렸다. 오대 세력의 첫 공식 거짓말은 장시 입구에서 소리 내어 읽혔다. 이것이 이번 시즌의 끝이라면, 시작과 끝이 모두 기록이었다는 것이 이상하게 맞아떨어졌다.

"흩어지기 전에."

진무백이 말했다. 방 안의 다섯 명이 조용해졌다.

"각자 다음을 준비해. 나는 스승을 찾아야 하고, 구칠은 진본을 지켜야 하고, 당 소저는……."

그는 잠깐 멈췄다. 당소연의 눈이 조금 좁아졌다.

"아버지 기록의 나머지 절반을 알아야 할 것 같아."

당소연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소매 안쪽에서 손가락이 움직이는 것이 보였다. 무언가를 꽉 쥐는 동작이었다.

청연도인이 자리에서 일어나 문 쪽으로 걸었다. 문 앞에서 멈추더니 진무백 쪽을 돌아보았다. 그 시선이 잠깐 머물렀다. 무언가 말하려다 삼킨 것 같은 침묵이었다. 결국 그는 고개를 한 번 끄덕이고 나갔다.

진무백은 그 끄덕임이 무엇인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았다. 어쩌면 그것으로 충분한지도 몰랐다.

방이 비워졌다. 진무백은 혼자 남아 탁자 위에 검집을 올려놓았다. 창밖으로 장시 골목이 보였다. 아직 아침이었다. 해가 낮게 걸려 있었고, 좌판에 물건을 올리는 소리와 말 울음소리가 섞여 들어왔다. 강호는 어제와 같은 얼굴로 움직이고 있었다.

소매 안의 낱장을 꺼내 한 번 더 들여다보았다. 인장 두 개. 날짜. 분량. 그리고 이름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 남아 있는 빈칸들. 진본 안에 그 이름들이 있을 것이었다. 절반의 구휼미가 어디로 갔는지도. 서백하가 왜 문양 반쪽만 남기고 사라졌는지도.

아직 열려 있는 것들이 너무 많았다. 그것이 지금 진무백이 가진 전부였다. 그리고 그것으로, 계속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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