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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3-3화]

숫자가 말하지 않은 것

작성: 2026.06.03 21:58 조회수: 3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열한 시가 막 넘어섰을 때 회의실 창문에 햇빛이 비스듬히 들어왔다. 유리창 아래쪽에 누군가 손자국을 남겨 놓았고, 그 자국 위로 빛이 걸려 번들거렸다. 민가온은 그걸 한 번 보다가 노트북 화면으로 눈을 돌렸다. 화면에는 태성캐피탈 사모펀드 제안서의 수익 배분 조항이 열려 있었다. 스크롤을 두 번 올렸다가 내렸다. 숫자들은 깔끔했다. 너무 깔끔했다.

"이상한데요."

가온이 중얼거렸다. 혼잣말처럼 작게 뱉었지만 회의실은 좁았고, 해진이 바로 옆에서 서류를 넘기다가 손을 멈췄다.

"뭐가요?"

"펀드 수익 배분율이요. 일반 출자자는 연 6.5퍼센트, 우선 배분 계층은 8.2퍼센트인데."

가온이 화면을 손가락으로 짚었다.

"잔여 수익 처리 항목이 없어요. 그냥 없는 게 아니라—"

잠깐 멈췄다가 다시 말했다. "있어야 할 자리가 비어 있는 거예요. 항목 자체를 지웠거나, 처음부터 다른 문서에 분리해 뒀거나."

해진이 자기 파일을 펼쳐 같은 페이지를 찾았다. 이겸은 테이블 건너편 자리에서 그 과정을 보고 있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커피잔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있었는데, 커피는 이미 식어 있었다.

잔여 수익 처리 항목. 이겸은 그 빈칸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있었다. 별도 운용 계약서, 장승민의 서명이 들어간 내부 합의 문서—7년 뒤의 일이지만 이번 생에서 그 서류가 나타날 자리와 시간도 이미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문제는 그것을 지금 꺼낼 수 없다는 것이었다. 꺼내면 설명이 필요했고, 설명은 구멍이 생겼다.

"부장님."

해진이 이겸을 불렀다. 이겸이 고개를 들었다.

"이 구조, 일반적으로 잔여 수익이 어디로 가야 해요?"

"펀드 정관에 따라 다르지만."

이겸이 천천히 말했다.

"대부분 재투자하거나 출자자 비율에 따라 분배하거나. 둘 중 하나는 명시돼 있어야 해."

"그럼 여기서 빠진 건 실수가 아니네요."

이겸은 대답하지 않았다. 해진이 그 침묵을 잠깐 보다가 가온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가온이 이미 다음 탭을 열고 있었다. 키보드 소리가 짧게 두 번 났다.

"출자자 명단 확인하면 되는 거 아닌가요? 제안서 부속 서류에 LP 목록이 붙어 있으면—"

"없어요."

가온이 말했다.

"부속 서류 목차에는 있는데 실제 파일이 없어요. 목차 번호가 7번이고 7번 파일은 전달이 안 됐거나 처음부터 빠졌거나."

해진이 눈을 가늘게 떴다.

"처음부터 빠진 게 아니라면 누가 뺀 거네요."

"그렇죠."

둘이 나란히 화면을 보는 각도가 이겸 쪽에서는 잘 보였다. 해진의 턱이 살짝 앞으로 나와 있었다. 집중할 때 나오는 버릇이었다. 이겸은 그것을 기억하고 있었다—7년 전에도, 이번 생에서도, 해진은 모르는 게 생기면 몸이 먼저 반응했다.

이겸이 일어났다.

"7번 파일 전달 여부 확인해 봐. 태성캐피탈 담당자한테 바로 연락하지 말고, 최초 수신 메일 헤더 먼저."

"확인하면요?"

"결과 보고 다음 움직여."

이겸이 회의실을 나왔다. 복도는 조용했다. 점심 전 한산한 시간이었고, 프린터가 다른 팀 쪽에서 낮게 돌아가는 소리만 들렸다. 이겸은 걸으면서 수첩을 꺼내 짧게 적었다. LP 목록 분리—7번 파일 누락 경위. 그 아래에 한 줄 더. 잔여 수익 별도 계약 가능성. 이겸은 수첩을 닫았다. 손끝에 볼펜 금속의 차가운 감촉이 남았다.

가온이 LP 목록 누락을 짚은 것은 예상보다 빨랐다. 이겸이 계산했던 것보다 반나절은 앞섰다. 그 속도가 반갑기도 했고 불편하기도 했다. 빠른 분석은 좋은 것이었다—단, 이겸이 준비한 순서와 어긋나지 않을 때. 지금은 아직 7번 파일의 부재가 실수인지 의도인지를 확인하는 단계였다. 그 결과가 나오기 전에 선을 그어 버리면 상대에게 경계를 드러내는 꼴이 됐다.

복도 끝 창가에 서서 이겸은 핸드폰을 꺼냈다. 서다온에게 문자를 보냈다. 짧게, 두 줄. 사모펀드 제안서 LP 목록 누락 확인됨. TCS-B 등기와 교차 가능성 있음. 확인 부탁. 보내고 나서 화면이 꺼지는 걸 기다렸다가 주머니에 넣었다.

서다온이 답장을 보내기까지는 보통 한 시간에서 두 시간이었다. 그 사람은 빠르게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움직일 때는 흔들리지 않았다. 이겸은 그것을 이번 생에서 다시 배우는 중이었다—믿을 수 있는 사람의 속도는 조급함과 다르다는 것을.

회의실로 돌아왔을 때 가온이 화면을 이겸 쪽으로 돌렸다.

"메일 헤더 확인했어요. 7번 파일은 최초 발송 메일에 첨부가 돼 있었어요. 수신 서버 로그에는 수신 완료로 찍혔는데—"

가온이 화면 한 귀퉁이를 짚었다.

"감사팀 공유 폴더에는 없어요. 수신 이후에 누군가 지웠거나 옮겼어요."

해진이 이겸을 봤다.

이겸은 그 시선을 받고 잠깐 그대로 있었다. 해진의 눈에 있는 것은 의심이 아니었다. 그것보다 조금 더 정확한 무언가였다—이겸이 이 결과를 이미 예상하고 있었는지 확인하고 싶다는, 조용하고 집요한 호기심.

"수신 서버 로그 캡처 떠놔."

이겸이 말했다.

"그다음?"

"오늘 오후 세 시, 태성캐피탈 담당자 이름이랑 내선 번호 가져와. 직접 연락은 아직 하지 마."

해진이 받아 적으면서 물었다.

"실사 일정이 모레예요. 파일 누락 경위 확인하려면 현장 가기 전에 선 그어야 하지 않아요?"

"선을 긋는 순간 상대도 움직여."

해진이 고개를 들었다.

이겸이 말을 이었다.

"7번 파일이 어디 있는지 우리가 모른다고 생각하게 둬야 해. 알고 있다는 걸 보여 주면 파일이 아니라 사람이 먼저 사라져."

해진은 잠깐 이겸을 봤다. 그 눈빛이 무엇을 계산하고 있는지 이겸은 읽을 수 없었다. 해진이 고개를 끄덕였다. 끄덕이는 속도가 평소보다 조금 늦었다.

가온이 노트북을 덮으며 말했다.

"점심 먹고 와서 이어 할게요. 저 혈당 떨어지면 숫자가 뭉개져 보여서."

해진이 피식 웃었다.

"아까부터 계속 그 얘기를."

"진짜라고요."

둘이 먼저 나갔다. 이겸은 자리에 남았다. 회의실에 혼자 남으니 아까보다 창문 손자국이 더 잘 보였다. 누가 언제 남긴 건지 알 수 없는 자국이었다. 이겸은 그것을 보다가 시선을 제안서 쪽으로 내렸다.

7번 파일은 삭제된 것이 아니었다. 이겸은 알고 있었다. 옮겨진 것이었다—특정 수신함으로. 그 수신함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이겸은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을 꺼내는 순간은 아직 아니었다. 지금은 가온이 숫자를 따라가고 해진이 경위를 쌓고, 서다온이 TCS-B 등기를 건드리는 시간이었다. 이겸은 그 시간 동안 그것들이 하나의 방향으로 모이게 만들어야 했다—자신이 이미 알고 있다는 사실 없이.

핸드폰이 진동했다. 서다온이었다. 문자 한 줄. 교차 가능성 확인 중. 등기 외 경로 있음. 오늘 저녁.

이겸은 화면을 뒤집어 놓았다. 창밖으로 빛이 조금 더 내려와 있었다. 정오가 가까웠다. 제안서의 빈칸 하나가 방금 전보다 훨씬 선명해진 느낌이었다—보이는 돈보다 감춰진 의도가, 항상 먼저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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