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열 시 오 분, 민세온은 처치실 바닥에 열두 이름을 둥글게 배치했다. 맨 위나 맨 아래가 없도록 종이를 돌려 놓고, 누구도 환자 줄과 이동 가능자 줄로 미리 갈라놓지 않았다.
차유리는 먼저 의료 조건을 읽었다. 박미숙은 산소통과 의자 들것, 복부 수술 부위 관찰이 필요했다. 박무성은 다리 고정과 산소 지원을 함께 유지해야 했다. 두 사람을 다른 장소로 나누면 의료 담당과 장비도 둘로 갈라져야 했다.
이재현은 이마 상처 관찰 중이지만 평지 보행과 가벼운 운반이 가능했다. 조성우는 발목 때문에 보행을 중단했고 앉아서 고정 장치와 물자표를 맡을 수 있었다. 최인서는 어깨를 들 수 없지만 짧은 보행과 경로 표시는 가능했다. 은별은 기침 관찰 중이며 기록과 환자 반응 확인을 맡겠다고 했다.
민세온, 강태민, 차유리, 하린, 정윤호, 오도혁은 자력 이동이 가능했다. 그렇다고 여섯 명이 같은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었다. 유리가 빠지면 환자 처치와 신규 부상 관찰을 맡을 사람이 없었다.
세온은 세 가지 선택을 내놓았다. 전원 게이트로 이동, 전원 병동 대기, 소규모 선발이 수로와 신호 경로를 확인한 뒤 후속조를 부르는 방식. 각 선택의 이익과 위험을 다른 사람이 반박할 수 있게 읽었다.
태민은 전원 이동에 반대했다. 박선묵의 기준이 공개되지 않았고 수로 통과 폭과 수위도 모르는 상태에서 들것을 넣으면 돌아오기 어렵다고 했다. 그는 선발 확인을 주장했지만 자신이 지휘자가 되어야 한다고 말하지 않았다.
박미숙은 병동 대기만 계속하는 것도 위험하다고 말했다. 산소와 연료가 줄고 북쪽 구역이 흔들린다는 사실을 들어, 길을 확인할 사람은 보내되 돌아오는 기준을 미리 정하자고 했다.
박무성은 자기 때문에 모두가 남는 결정을 원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유리는 그 말이 환자를 두고 떠나도 된다는 동의는 아니라고 확인했다. 무성은 고개를 끄덕이고 “내 상태를 이유로 비밀 거래는 하지 말라는 뜻”이라고 고쳤다.
하린은 선발조에 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두 주파수와 태블릿 기록을 현장에서 비교해야 했고, 병원 벽 안에서는 신호가 끊겼다. 은별은 하린이 혼자 통신을 독점하지 않도록 송신 내용과 시각을 후속조에도 남기라고 요구했다.
정윤호는 첨부 도면 때문에 동행하겠다고 했다. 태민이 이제야 꺼내겠느냐고 묻자 윤호는 아직 원본을 공개하지 못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수로 분기와 북서 중계 표시를 현장과 대조할 책임이 자기에게 있다고 말했다.
세온은 문서를 보여 주지 않는 사람에게 길 결정권을 맡길 수 없다고 했다. 윤호는 동행하되 도면 진술은 점선으로 취급하고, 현장에서 확인되지 않으면 다른 네 사람이 중단할 수 있다는 조건을 받아들였다.
오도혁도 수로 잠금과 박선묵 물류선을 안다며 선발조를 자청했다. 태민은 그 지식이 바로 불신의 이유라고 말했다. 둘 사이에 목소리가 높아지자 세온은 도혁을 빼거나 믿는 두 선택으로 줄이지 않았다.
도혁은 앞장설 수 있지만 혼자 정찰하거나 연락하지 못한다. 잠금 위치와 우회로를 말하면 태민이 물리 흔적을, 하린이 신호를, 세온이 원장을 확인한다. 박선묵 연락은 공개 채널에서만 하고 답신을 모두에게 들려준다.
“거래 내용을 끝까지 말하지 않으면 돌아옵니다.” 세온이 말했다. “길 한가운데서 새 조건이 나오면 그 순간 선발 임무를 중단합니다.”
도혁은 입술을 깨물다가 동의했다. 자기가 전에 수문을 통과했고 박선묵 쪽에서 잠금을 풀어 줬다는 사실, 움직일 수 있는 사람 수만 보고했다는 사실을 다시 적었다. 그 밖의 세부는 아직 말하지 않았다.
차유리는 선발에 남은 한 자리를 세온에게 맡기는 것에 반론을 냈다. 세온이 다치면 기록과 조율이 동시에 흔들릴 수 있었다. 세온은 원장 사본을 은별에게 넘기고, 돌아오지 않을 때 후속 결정을 유리와 남은 사람들이 내린다는 조건을 넣었다.
최종 선발 다섯은 민세온, 강태민, 하린, 정윤호, 오도혁으로 정해졌다. 모두 자력 이동이 가능했지만 각자 다른 확인 책임을 가졌다. 세온은 인원과 중단 기준, 태민은 경로와 물리 안전, 하린은 통신, 윤호는 문서 진술, 도혁은 공개한 현장 지식을 맡았다.
후속 일곱은 차유리, 박미숙, 박무성, 이재현, 조성우, 최인서, 은별이었다. 유리는 의료, 재현은 들것 앞줄과 설비, 성우는 물자·고정표, 인서는 경로 표시와 문 고정, 은별은 상태·응답 시각 원장을 맡았다.
박미숙과 박무성은 지원을 받는 사람으로만 적히지 않았다. 미숙은 이동 중 멈춤을 직접 요구하고 자기 통증 변화를 말한다. 무성은 손가락 신호와 호흡 반응으로 출발 여부를 확인한다. 의사 표현이 어려워져도 유리가 대신 결론을 만들지 않는다.
선발 다섯이 목적지에 도착하기 전 후속 일곱은 병동을 떠나지 않는다. 선발이 짧게 세 번, 길게 한 번을 보내고 위치·통과 폭·수위를 말해야 첫 들것이 서비스문으로 이동한다. 응답이 없으면 정오에 재평가하고 다른 길을 정한다.
하린은 통신이 끊길 때의 물리 표식도 정했다. 붉은 천 두 개는 통과 가능, 한 개는 회항, 검은 선은 오염이나 수위로 접근 금지. 표식을 남긴 사람과 시각을 원장에 붙여 오래된 표시와 구분한다.
이재현은 들것 릴레이를 세 구간으로 나눴다. 처치실에서 세탁실, 세탁실에서 동쪽 서비스문, 서비스문에서 외부 경사로. 각 구간 끝에서 뒤쪽 사람이 인계를 되읽고 다음 사람이 손잡이를 잡는다.
조성우는 다친 발목을 이유로 자신이 빠진 사람처럼 보이지 않게 물자표를 맡았다. 산소통 압력, 물, 배터리, 붕대, 고정 줄 수량을 출발 전과 후속 출발 때 비교한다. 숫자가 다르면 이유를 확인할 때까지 이동을 멈춘다.
최인서는 한 손으로 문을 오래 잡을 수 없어 쐐기와 로프를 사용하기로 했다. 은별은 환자 곁에서 이름을 부를 때마다 직접 응답인지 관찰자 확인인지 표시한다. 일곱 사람의 일은 기다림이 아니라 다음 이동을 가능하게 하는 후속 임무였다.
열 시 사십칠 분, 원장 초안을 열두 명에게 한 번씩 읽었다. 정윤호는 자기 문서가 공개되지 않은 상태라는 문장을 빼지 말라고 했다. 도혁은 단독 연락 금지 항목에 서명 대신 자기 이름을 썼다.
박미숙은 선발이 돌아오지 않을 경우 유리가 혼자 결정을 떠안지 않도록 표결과 중단 절차를 넣자고 했다. 후속 일곱 가운데 상태를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모두 의견을 내고, 환자 상태 때문에 급한 처치가 필요하면 유리가 먼저 행동한 뒤 이유를 기록한다.
열한 시 이 분, 세온은 최병호 의료 인계 원장도 현재 명단 옆에 펼쳤다. 처음 아홉 명에서 출발한 사람이 왜 현재 열두 명에 없는지 누구나 따라 읽을 수 있었다. 수령자 권수진, 여덟 시 오십이 분 인계, 아홉 시 팔 분 진료소 도착 확인.
은별은 신규 합류 네 명의 구조 시각도 같은 방식으로 묶었다. 이재현과 조성우, 최인서, 은별. 열세 명까지 늘었다가 최병호가 안전 인계돼 현재 열두 명이 됐다는 산술이 사람의 행방과 함께 남았다.
열한 시 십이 분, 모두가 선발 다섯과 후속 일곱 구분에 동의했다. 반론이 없어서가 아니라 나온 반론을 조건으로 바꾼 뒤의 동의였다. 공정함은 같은 위험을 똑같이 나누는 일이 아니라, 서로 다른 상태를 숨기지 않고 중단할 권한까지 나누는 데서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