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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1화]

누가 남을지 정하는 자리에서 공정함은 어디서 오는가

작성: 2026.06.03 21:58 조회수: 2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오전 열한 시 이십 분이었다. 처치실 안에서 가장 먼저 움직인 건 박미숙의 숨소리였다. 들이쉬고, 멈추고, 내쉬는 박자가 조금 길어졌다. 차유리는 그 소리를 듣고 반사적으로 시계를 봤다. 신호탄이 피어오른 뒤 한 시간 십육 분이 흘렀다. 지붕 위에서 내려온 사람들은 각자 다른 무게를 들고 내려왔고, 아직 그 무게를 어디에 놓을지 정하지 못한 채 처치실 벽을 따라 서 있었다. 누군가의 방호복 소매에서 흙먼지가 떨어졌다. 지붕 위 콘크리트 가루였다.

유리는 박미숙의 링거 줄을 한 번 확인하고 나서야 몸을 돌렸다. 줄이 꺾이지 않았는지 손끝으로 짚는 동작이 습관처럼 빨랐다. 그러고 나서 주머니에서 접힌 종이를 꺼냈다. 바닥에 놓지 않고 손에 든 채로 사람들을 봤다.

"기준 얘기 지금 해야 합니다."

선언이 아니라 사실 확인처럼 말했다.

"남동쪽에 거점이 있다는 게 확인됐어요. 이동을 실행으로 전환하려면 누가 먼저 가고 누가 남아서 시간을 버는지를 지금 정해야 해요. 남는 사람 없이는 이동도 없습니다."

아무도 즉각 답하지 않았다. 세온이 팔짱을 끼지 않은 채 팔을 옆으로 내리고 유리를 봤다. 그 자세가 유리에게는 동의처럼 보였고, 태민에게는 아직 판단을 유보하는 것처럼 보였다. 두 사람이 같은 몸짓에서 다른 것을 읽는 건 처음이 아니었다. 태민은 문 쪽에 서서 팔을 가볍게 내리고 있었는데, 그 자세가 언제든 나갈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고 언제든 막을 수 있는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기준이 뭐라는 거예요?"

하린이 태블릿 화면을 끄면서 물었다. 주파수 그래프가 사라지자 처치실이 더 좁아진 것처럼 느껴졌다. 유리가 종이를 손가락으로 짚었다.

"이동 가능 체력, 부상 정도, 특수 기능 보유 여부. 이 세 가지로 우선순위를 나눕니다. 남는 사람은 이동 불가 환자를 돌보면서 출발조가 거점을 확인하고 돌아오거나 신호를 보낼 때까지 여기를 지킵니다."

"그 기준대로면 박미숙은 남는 쪽이에요."

윤호가 벽에서 몸을 조금 떼며 말했다. 목소리에 감정이 없었다. 그게 오히려 처치실 공기를 더 단단하게 눌렀다. 유리는 윤호를 봤다.

"네. 지금 상태로는요."

잠깐이었지만 그 '지금'이라는 한 글자가 방 안에 오래 남았다. 박미숙의 숨소리가 한 박자 늦게 이어졌다.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알 수 없었다.

태민이 그때 처음으로 자리를 바꿨다. 처치실 문 쪽에서 두 걸음 안으로 들어왔다. 발소리가 거의 없었다.

"남는 인원 숫자는 몇으로 잡습니까."

명령형이 아니라 계산을 묻는 질문이었다. 유리가 종이를 다시 봤다.

"최소 둘. 한 명은 의료, 한 명은 경계. 그 이상이면 이동조 체력이 부족해집니다."

"그 둘을 자원제로 뽑습니까, 아니면 지정합니까."

태민이 다시 물었다. 유리가 잠깐 멈췄다. 세온이 그 멈춤을 봤다. 묻지 않았지만 태민의 질문이 지금 처치실 안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점을 건드렸다는 걸 알았다. 하린이 태블릿을 가슴 앞에 안듯이 들었다. 그 동작이 무의식적인 방어처럼 보였다.

"자원이 없으면 지정이에요."

유리가 말했다.

"하지만 지정은 기준이 공개돼야 합니다. 제가 혼자 정하지 않아요."

"공정하다는 게 뭔데요."

하린이 조용히 물었다. 반박이 아니었다. 진짜 모르는 것처럼 물었다. 유리는 하린을 봤다가 시선을 내렸다.

"모두가 납득할 수 있는 이유가 있으면 공정한 거예요. 납득 못 하면 공정하지 않은 거고요."

말하고 나서 유리 자신도 그 문장이 얼마나 불완전한지 아는 것처럼 입을 다물었다.

"그럼 윤호 씨."

세온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낮고 짧았다.

"별첨 B에 남는 인원 기준 같은 거 있습니까."

방 안의 공기가 한꺼번에 돌아섰다. 윤호의 눈이 세온에게서 유리에게로, 유리에게서 다시 세온에게로 옮겼다. 유리는 방호복 안주머니를 무의식적으로 짚었다. 별첨 B는 거기 있었다. 손끝에 종이 모서리가 닿았다.

"있습니다."

윤호가 말했다. 말을 아끼던 사람이 한 번에 꺼내는 것처럼 느리게 이어갔다.

"재난 5일차 이후 자원 분배 판단 기준이 있어요. 이동 가능 인원을 기능직·비기능직으로 나누고, 의료 지원 필요도를 점수화합니다. 비슷한 거예요, 유리 씨 종이랑."

잠깐 멈췄다가 덧붙였다. "다른 점은, 거기엔 수용 한계 초과 시 분리 지침이 붙어 있다는 겁니다."

그 말이 끝나자 처치실 안에서 박미숙의 숨소리만 남았다. 아무도 '분리 지침'이라는 단어를 다시 입에 올리지 않았다. 세온이 턱을 약간 내리고 바닥을 봤다가 다시 유리를 봤다. 태민은 윤호를 봤다. 윤호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유리가 종이를 천천히 접었다가 다시 폈다. 접고 펴는 동작이 판단을 고르는 것처럼 보였다. "그 지침은 여기서 쓰지 않아요." 유리가 말했다. 단호하지 않게, 그냥 사실처럼 말했다. "저는 기능 여부로 사람을 줄 세우지 않습니다. 남는 사람은 제일 많이 버틸 수 있는 사람이 자원하거나, 아니면 제가 남습니다."

"유리 씨가 남으면 이동조에 의료 인력이 없어요."

세온이 말했다.

"그것도 알고 있죠?"

유리가 세온을 봤다. "알아요. 그래서 지금 이 자리에서 정하는 겁니다. 제가 혼자 결정하면 아무도 납득 못 하니까." 세온이 짧게 숨을 내쉬었다. 동의인지 체념인지 구분이 되지 않았다.

도혁이 그때 처음으로 처치실 구석에서 몸을 일으켰다. 벽에 등을 기대고 있다가 발바닥을 바닥에 붙이는 동작이 소리 없이 이루어졌다. 아무도 그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았는데 도혁이 먼저 입을 열었다.

"남동쪽 거점에 사람이 많으면 거기서도 명단이 있을 텐데."

가볍게 말하는 것처럼 들렸지만 문장 끝이 흐릿하게 닫혔다. 태민이 도혁을 봤다. 지붕 위에서 시선을 거뒀던 그 얼굴이었다.

"도혁 씨, 그 방향 알아요?"

세온이 물었다. 단도직입이었다. 도혁이 세온을 봤다. 눈이 한 박자 늦게 맞춰졌다.

"거점이 어딘지는 모르죠. 남동쪽이라는 거 방금 다 같이 확인한 거 아니었습니까."

태민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의 시선이 도혁의 얼굴에서 떠나지 않았다. 도혁은 그 시선을 느끼면서 창틀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창밖은 여전히 회색이었다. 남동쪽 연기는 이미 보이지 않았다.

하린이 태블릿을 내리고 도혁과 태민 사이를 한 번 봤다가 유리에게로 시선을 옮겼다.

"저 경계 할 수 있어요."

조용하게 말했다. 자원이라기보다 계산을 마친 사람의 말투였다.

"주파수 모니터링이랑 경계를 같이 하면 한 자리로 묶을 수 있잖아요."

유리가 하린을 봤다. 잠깐 뭔가를 재는 것처럼 보였다. "알겠어요. 일단 적어 둘게요."

유리가 다시 종이를 손에 들었다.

"일단 자원받겠습니다. 남을 수 있는 사람, 이유와 함께 말해 주세요. 기준은 세 가지예요. 이동 가능 체력, 병동 환경 숙지도, 경계 능력 중 둘 이상. 오 분 안에 정합니다."

목소리가 평탄했다. 감정을 누르는 것처럼 평탄한 게 아니라, 이미 자기 몫의 무게를 어느 자리에 놓을지 정한 사람처럼 평탄했다. 박미숙이 눈을 가늘게 떴다. 유리의 목소리를 들은 건지, 아니면 단지 숨을 고르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처치실 안에서 오 분이라는 시간이 다른 무게로 내려앉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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