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전 열한 시 십오 분, 응급병동과 동쪽 서비스문 사이에 첫 릴레이가 시작됐다. 아직 환자를 밖으로 옮기는 이동이 아니라, 빈 의자 들것과 산소통 모형을 실제 경로로 보내 걸리는 지점을 찾는 시험이었다.
이재현이 앞 손잡이를 잡고 최인서가 로프로 방화문을 고정했다. 조성우는 발목을 딛지 않은 채 출발 시각과 바퀴 잠금 상태를 읽었다. 은별은 뒤에서 통과 폭과 멈춤 이유를 원장에 썼다.
세탁실 첫 모서리에서 의자 들것 오른쪽 바퀴가 배수 덮개에 빠졌다. 재현은 힘으로 끌지 않고 멈춤을 외쳤다. 최인서가 문 쐐기를 더 깊이 넣고, 은별이 병동에 지연을 알린 뒤 넷이 덮개 위에 판자를 놓았다.
빈 들것이 통과한 뒤 차유리는 판자가 젖었을 때 미끄러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강태민은 표면에 마른 천을 감고 로프로 고정했다. 민세온은 임시 보강이라는 표시와 다시 확인할 시각을 붙였다.
박미숙은 의자에 앉아 실제 이동 자세를 시험했다. 복부가 접히지 않게 등받이 각도를 낮추자 산소 줄이 뒤 손잡이에 닿았다. 유리는 줄을 옆 고리에 돌리고 이재현이 손잡이를 놓아도 당겨지지 않는지 확인했다.
박무성은 들것에 누운 채 다리 고정판이 문틀을 넘을 폭을 재었다. 가장 좁은 구간에서는 고정판 끝이 닿았다. 태민은 고정판을 임의로 풀지 않고 문 쪽 보호대를 떼어 삼 센티미터를 확보했다.
조성우는 물자표를 읽었다. 이동용 산소통 두 개, 작동 중 농축기 하나, 물 열한 병과 개봉한 병 하나, 배터리 세 묶음, 붕대와 고정 줄. 정확한 지속 시간은 쓰지 않고 현재 눈금과 사용 조건을 남겼다.
오도혁은 동쪽 서비스문 밖에서 수로까지 가장 빠른 길을 설명했다. 주차장 북쪽 격자 수문과 동쪽 콘크리트 계단 두 갈래였다. 이전에는 박선묵 쪽이 격자 잠금을 열어 줬다고 다시 말했다.
태민은 도혁의 설명대로 곧장 가지 않았다. 선발 다섯이 외벽 통로에서 먼저 수문 흔적을 확인하고, 잠겨 있으면 노출이 적은 지점을 비교하기로 했다. 도혁이 혼자 확인하러 사라지는 행동은 금지됐다.
하린은 태블릿 수신 범위를 병동 안과 서비스문 밖에서 비교했다. 남동 주파수는 두 위치에서 잡혔고 북서 약한 신호는 벽 밖에서만 간헐적으로 보였다. 출발 뒤 채널이 달라지면 동일 발신이라고 가정하지 않기로 했다.
정윤호는 첨부 도면이 배낭 안에 있다고 공개적으로 확인했다. 그는 아직 꺼내지 않았고 선발 네 사람도 내용을 보지 못했다. 세온은 그 사실을 원장에 적고, 길 결정은 현장 흔적과 다섯 사람의 공동 확인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열한 시 삼십육 분, 서쪽 게이트 쪽에서 남동 방송이 다시 들어왔다. 이동 가능한 사람부터 오라는 문구였다. 박선묵의 평가 책임자와 환자 공간에 대한 답은 없었다. 열두 명은 게이트로 바로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차유리는 후속 일곱의 병동 배치를 정했다. 자신은 두 환자 사이 의료 구역, 박미숙과 박무성은 산소와 들것을 유지한 채 내벽 쪽, 이재현은 서비스문과 들것 앞줄, 조성우는 물자·고정표, 최인서는 문과 경로 표식, 은별은 응답·상태 원장.
“후속 일곱은 남겨진 사람이 아닙니다.” 유리가 말했다. “선발이 길을 찾으면 실제 이동을 시작할 사람들입니다. 선발이 실패하면 병동에서 다른 선택을 할 사람들도 우리예요.”
세온은 선발 다섯의 역할을 다시 읽었다. 민세온은 총원과 중단 기준, 강태민은 물리 안전, 하린은 두 주파수와 신호, 정윤호는 문서 진술의 책임, 오도혁은 공개한 수로 지식과 박선묵 연락의 책임을 맡았다.
박미숙은 세온에게 “우리 이름을 다 들고 가느냐”고 물었다. 세온은 상세 의료표는 유리가 보관하고, 선발 원장에는 이동조 열두 명과 후속 일곱의 마지막 위치·지원 필요만 넣는다고 답했다. 공개 채널에 개인 상태를 뿌리지 않기 위해서였다.
박무성은 손가락 신호로 출발 동의를 확인했다. 유리가 “선발이 길을 확인하는 동안 병동에 남아 처치를 계속 받는 데 동의합니까”라고 묻자 검지를 한 번 움직였다. 은별과 유리가 함께 시각을 적었다.
이재현은 자기가 선발에 가는 편이 길을 더 잘 안다고 주장했다. 태민은 이마 상처 관찰과 후속 들것 기술이 병동에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결정은 재현을 약한 사람으로 분류해서가 아니라 두 임무에서 그의 역할을 비교한 결과였다.
최인서는 어깨가 고정돼 있어도 길 표식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리는 병동 밖 짧은 구간까지만 허용하고 통증이나 손 저림이 늘면 즉시 중단하기로 했다. 그는 서비스문 안쪽의 마지막 붉은 천을 직접 묶었다.
열한 시 오십 분, 최병호의 도착 확인 호출이 정시에 한 번 더 왔다. 권수진은 서북 임시진료소에서 병호가 의료 평가를 받고 있고 의식이 또렷하다고 전했다. 확정 진단은 아직 없었다.
하린은 그 호출을 현재 열두 명 원장과 분리된 의료 인계 페이지에 저장했다. 병호를 다시 총원에 더하지도, 이름을 과거에서 지우지도 않았다. 처음 아홉 명에서 현재 열두 명까지의 연결이 완성됐다.
원장 산술은 문장으로 읽혔다. 출발 정본 아홉 명. 이재현, 조성우, 최인서, 은별 네 명 구조·합류로 열세 명. 최병호가 권수진에게 여덟 시 오십이 분 안전 인계되어 현재 이동조 열두 명.
현재 열두 이름도 소리 내 읽었다. 민세온, 강태민, 차유리, 하린, 정윤호, 오도혁, 박미숙, 박무성, 이재현, 조성우, 최인서, 은별. 각자 직접 응답하거나 미리 정한 확인 방식으로 위치를 알렸다.
정오, 선발 다섯은 배낭을 최종 점검했다. 물과 비상식량, 붉은 천, 호루라기, 손전등, 태블릿, 원장 사본. 도혁의 개인 송신기는 하린과 태민이 함께 기록을 본 뒤 공동 장비 주머니에 넣었다.
정윤호는 배낭 속 문서 파우치를 꺼내지 않았지만 겉면 봉인 상태를 다섯 사람에게 보여 줬다. 태민은 현장에서 도면 정보를 말하면 즉시 원장과 실제 표식을 대조한다고 확인했다. 보지 못한 문서를 믿음의 담보로 삼지 않았다.
후속 일곱은 선발이 돌아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지 않았다. 첫 들것 준비, 두 번째 산소 이동, 병동 최종 확인, 서비스문 보강, 물자 재계산을 순서대로 시작했다. 조성우가 각 단계의 중단 조건을 읽었다.
열두 시 십 분, 남동 방송이 끊기고 북서 약한 신호가 다른 채널 중심에서 잠깐 잡혔다. 하린은 같은 발신자가 주파수를 바꿨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밖에서 다시 측정할 첫 항목으로 적었다.
세온은 유리에게 원장 사본을 넘겼다. 둘 중 한 사람이 전체를 대표하지 않도록 같은 내용을 가진 종이가 앞과 뒤에 남았다. 선발이 연락을 끊어도 후속 일곱은 자기 원장으로 결정을 계속할 수 있었다.
열두 시 십팔 분, 동쪽 서비스문이 열렸다. 태민이 먼저 외벽 통로를 확인하고 세온, 하린, 윤호, 도혁이 차례로 나섰다. 다섯 사람은 들것도 후속 물자도 데려가지 않은 선발 정찰대였다.
문 안에는 차유리와 박미숙, 박무성, 이재현, 조성우, 최인서, 은별이 남았다. 두 환자의 의료, 세 사람의 부상 관찰, 후속 들것과 병동 최종 확인을 맡은 일곱 명이었다. 누구도 선발 다섯만을 이동조 전체라고 세지 않았다.
서비스문은 완전히 닫히지 않고 약속한 폭으로 고정됐다. 은별이 마지막 확인 시각을 읽었고 하린이 바깥에서 짧은 신호로 답했다. 병동은 피난처에 머무는 방이 아니라 앞의 다섯과 뒤의 일곱이 서로를 잃지 않게 잇는 다리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