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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7화]

릴레이는 이름을 부르는 것부터 시작한다

작성: 2026.05.24 15:42 조회수: 1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아침 여섯 시 십이 분이었다. 처치실 안은 이미 전날과 달라진 냄새를 갖고 있었다. 소독약 냄새는 얇아졌고, 그 아래에서 뭔가 더 오래된 것들이 올라오고 있었다. 젖은 방진복, 식은 땀, 사람이 오래 머문 공간 특유의 밀도. 차유리는 그 냄새를 의식하지 않으려고 의식했다. 숨을 얕게 쉬다 보면 판단도 얕아진다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복도에서 들어온 다섯 명은 각자 자기 자리를 찾은 것처럼 벽에 기대 있었다. 이름을 다시 확인한 건 유리였다. 전날 밤 들이면서 적어 둔 종이를 펼쳤다. 박미숙, 이재현, 조성우, 최인서, 이름 모름 여자. 이름 모름 여자는 어젯밤 내내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눈은 뜨고 있었다. 그냥 아무것도 말하지 않았다.

"이름 물어봤어요?"

하린이 유리 등 뒤에서 말했다.

유리는 종이를 내리지 않고 대답했다.

"세 번."

"그럼 그냥 뭐라고 불러요?"

잠깐 침묵이 있었다. 윤호가 구석 쪽에서 말했다.

"다섯 번째요. 편의상."

목소리에 감정이 없었다. 행정 처리하듯 내뱉은 말이었다.

하린이 그쪽을 봤다. 윤호는 자기가 쓴 것처럼 눈을 내리깔고 있었다. 하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이름 모름 여자 쪽으로 가서 그 앞에 쪼그려 앉았다. 바닥이 차가웠다. 무릎이 시멘트에 닿는 소리가 작게 났다. 잠시 있다가 말했다.

"저 하린이에요. 불편한 거 있으면 말해요."

여자는 눈만 하린 쪽으로 옮겼다. 그게 전부였다. 하린은 그걸로 충분하다는 듯 일어섰다.

유리는 그 장면을 보면서 종이를 다시 접었다. 다섯 번째라는 호칭을 쓸 생각은 없었다. 지금은 그것보다 급한 게 있었다.

릴레이 구조대 편성은 유리가 새벽부터 머릿속으로만 굴리던 계획이었다. 병동 인력은 자신 하나였고,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은 어제 들어온 다섯 명 중 셋이었다. 이재현은 다리를 절었지만 상체는 문제없었다. 조성우는 말이 없었지만 지시에 빠르게 반응했다. 최인서는 이십 대 초반으로 보였고 어젯밤 처치실 구석에서 무릎을 껴안고 앉아 있었지만, 아침에 일어나서 스스로 물을 찾았다. 그 정도면 됐다. 살아남으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과 그냥 살아 있는 사람은 달랐다. 유리는 그 차이를 눈으로 읽는 법을 이미 배운 상태였다.

문제는 박미숙이었다. 유리는 그 이름 앞에서 잠깐 멈췄다. 어젯밤 붕대 안쪽을 봤을 때의 감각이 손끝에 남아 있었다. 피부 색이 이상했다. 얼마나 이상한지를 말로 정확하게 설명하기가 어려웠다. 타박상이라면 그냥 타박상이라고 했을 것이다. 압박 때문이라면 풀고 다시 보면 됐다. 그런데 유리는 그걸 풀어보지 않았다. 확인하고 싶지 않았던 건지, 확인할 용기가 없었던 건지, 지금도 판단이 서지 않았다. 그 망설임 자체가 이미 하나의 판단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박미숙 씨는 안쪽에 두겠습니다."

유리가 말했다.

윤호가 고개를 들었다.

"이유요?"

"손목 상태가 아직 안 좋아요."

윤호는 잠시 유리를 봤다. 그게 전부인지 묻는 눈이었다. 유리는 눈을 피하지 않았다. 피하면 지는 것이었다. 윤호는 먼저 시선을 거뒀다.

"알겠습니다."

그 말이 끝나는 자리에 납득이 있는지 보류가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다만 윤호가 다시 자기 노트 쪽으로 눈을 내리는 속도가 평소보다 조금 느렸다. 유리는 그것을 봤다. 모른 척했다.

박미숙은 그 대화를 들었을 것이다.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귀는 열려 있었다. 유리는 그쪽을 직접 보지 않았다. 보면 설명해야 했다. 설명하면 거짓말이 됐다. 지금은 그럴 수 없었다.

하린이 조용히 끼어들었다.

"저는 같이 나가도 돼요."

유리가 그쪽을 봤다. 하린은 이미 방진복 소매를 손목까지 내리고 있었다. 나갈 준비를 먼저 한 것이었다. 겁이 없는 게 아니었다. 있는데 참고 있는 얼굴이었다. 그게 오히려 믿음이 갔다.

"태블릿 들고 다니면서 구역 확인할 수 있어요. 어젯밤에 잡음 들어온 주파수 범위 좁혔거든요. 복도 동쪽 끝까지 가면 신호 세질 수 있어요."

"혼자 좁혔어?"

윤호가 물었다. 이번엔 의심이 아니라 확인하는 말투였다.

하린이 그쪽을 봤다.

"네. 새벽 두 시부터요."

윤호는 더 묻지 않았다. 유리는 대답하기 전에 하린의 얼굴을 한 번 더 봤다. 그러고 나서 말했다.

"명단 적어."

하린이 눈을 약간 크게 떴다.

"네?"

"릴레이 구조대 명단. 이름 먼저 쓰는 사람이 첫 번째야."

하린은 잠깐 멈췄다가 종이를 꺼냈다. 그리고 자기 이름을 맨 위에 썼다. 하린. 글씨가 약간 삐뚤었다. 손이 떨린 것인지 서두른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지우지 않았다. 유리는 그 종이를 받아서 아래에 조성우, 최인서를 적었다. 자신의 이름은 맨 끝에 썼다. 동행이지 지휘가 아니라는 뜻이었다. 적어도 지금은.

구조대 편성이 확정된 건 여섯 시 오십 분이었다. 하린, 조성우, 최인서. 유리가 동행하고 이재현은 처치실 안에서 윤호를 보조하기로 했다. 구역은 동쪽 복도 끝에서 계단 아래까지였다. 이전에 유리가 혼자 내려갔던 구간보다 한 구역 더 넓었다. 처음으로 응급병동 밖까지 책임 범위를 넓히는 것이었다. 유리는 그것을 말로 설명하지 않았다. 그냥 출발했다.

철문이 열리기 직전, 유리는 반사적으로 박미숙을 한 번 돌아봤다. 박미숙은 벽에 기대 눈을 감고 있었다. 손목은 붕대로 감겨 있었다. 안쪽이 보이지 않았다. 유리는 그 손목에서 눈을 뗐다. 문이 열렸다. 복도 공기가 처치실 안으로 밀려들었다. 소독약도 땀 냄새도 없는, 그냥 오래 닫혀 있던 공간의 냄새였다.

동쪽 복도는 조용했다. 비상등이 두 개 중 하나는 꺼져 있었고, 남은 하나가 깜빡이지 않고 붙어 있는 것만 해도 다행이었다. 하린이 태블릿 화면을 켜면서 앞을 걸었다. 조성우가 그 옆에서 손전등을 들었다. 최인서는 뒤를 봤다. 자연스러운 대형이었다.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그렇게 됐다. 유리는 그것을 보면서 한 발 늦게 따라 들어갔다. 이 사람들이 어젯밤까지 서로 이름도 몰랐다는 게 지금은 실감이 나지 않았다.

계단 입구 앞에서 하린이 멈췄다. 태블릿 화면을 유리 쪽으로 기울였다.

"여기요. 신호 세졌어요."

유리가 화면을 봤다. 주파수 그래프가 일정 구간에서 흔들리고 있었다. 어젯밤 잡음과 같은 범위였다. 발신지를 특정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가까워지고 있다는 건 분명했다.

"기록해 둬."

하린이 고개를 끄덕이며 화면에 손가락을 댔다. 그때 계단 아래쪽에서 소리가 났다. 발소리가 아니었다. 뭔가 끌리는 소리였다. 무겁고 불규칙했다. 셋이 동시에 멈췄다.

조성우가 손전등을 계단 아래로 기울였다. 빛이 닿는 곳까지 계단이 보였다. 그 끝은 어둠이었다. 소리는 멈췄다. 그게 더 나빴다. 소리가 있을 때는 위치라도 가늠할 수 있었다.

최인서가 뒤를 한 번 봤다가 다시 계단 쪽을 봤다. 입을 열었다가 닫았다. 묻고 싶은 말이 있는데 물으면 안 될 것 같은 얼굴이었다. 유리는 그 얼굴을 보면서 손을 들어 잠깐 기다리라는 신호를 보냈다.

아무 소리도 나지 않았다. 복도 끝 비상등이 미세하게 흔들렸다. 전력이 불안정한 것인지 기류 때문인지 알 수 없었다. 유리는 뒤를 돌아봤다. 처치실 방향으로 복도가 이어져 있었다. 박미숙이 저 안에 있었다. 붕대 안쪽 피부가 저 안에 있었다.

유리는 다시 계단 쪽을 봤다. 어둠은 여전히 조용했다. 하린의 태블릿 화면이 약하게 빛을 내고 있었다. 주파수 그래프가 다시 흔들렸다. 이번엔 조금 더 크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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