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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2화]

없는 사람들의 이름

작성: 2026.05.24 09:51 조회수: 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구청 민원실은 오전 열 시가 넘어도 형광등이 깜박였다. 점심 전이라 창구 앞에 사람이 네 명 있었고, 선우는 그 뒤에 서서 번호표를 만지작거렸다. 열아홉 번. 지금 호출 중인 번호는 열둘이었다. 서 있는 동안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으려 했지만 머릿속에 계속 같은 숫자가 맴돌았다. 열한 가구. 그리고 조합이 구청에 제출한 명부에 적힌 가구 수는 여덟이었다.

장하늘이 보내온 문자는 어젯밤 열한 시 반에 왔다.

'명부 원본이랑 제출본이 달라요. 사진 찍어서 보내드릴게요.'

그 뒤로 세 장의 사진이 연달아 도착했다. 선우는 불 꺼진 방에 누워서 그 사진들을 화면을 최대 밝기로 올려 놓고 읽었다. 두 장은 비교가 어렵지 않았다. 마틴 김. 임 씨. 그리고 이 층 끝방 박 씨. 세 이름이 제출본에는 없었다. 이름뿐만이 아니었다. 호수도, 입주 일자도, 임대료 항목도. 마치 처음부터 그 방들에 아무도 살지 않았던 것처럼 정리돼 있었다.

번호가 불렸다. 선우는 창구 앞에 앉아서 서류 봉투를 꺼냈다. 담당자는 오십 대 초반 여성이었고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이의 신청 관련이시죠. 접수는 되어 있는데, 세입자 명부 확인은 조합 측 자료가 기준이라서요."

선우가 봉투를 밀었다.

"원본이 여기 있습니다. 조합이 제출한 자료랑 비교해 주시겠어요?"

담당자가 봉투를 열지 않고 화면만 봤다. "접수는 해드릴 수 있는데, 검토는 시간이 걸려요." 선우는 그 '시간'이 며칠인지 물었다. 담당자는 대답하지 않았다.

민원실을 나오니 골목 쪽에서 바람이 올라왔다. 선우는 계단 앞에 잠깐 서서 장하늘한테 전화를 걸었다. 신호가 두 번 가고 연결됐다.

"민원실 접수는 됐어요. 근데 검토가 언제 될지는 모른다고 하더군요."

장하늘이 반 박자 늦게 대답했다.

"조합이 어제 오후 다시 서류를 보강했대요. 제보자한테 방금 연락 왔어요."

선우는 계단 손잡이를 잡았다. 차가운 금속 온도가 손바닥에 그대로 전해졌다. "보강이요?" "네. 명부 수정이 아니라 첨부 서류 추가였다고요. 뭘 추가했는지는 아직 몰라요."

어머니 가게에 도착했을 때 서미라가 먼저 와 있었다. 테이블 위에 종이 여러 장이 펼쳐져 있었고, 마틴이 그 옆에 의자를 거꾸로 세워 걸터앉아 있었다. 어머니는 카운터 뒤에서 보리차를 끓이는 중이었다. 마틴이 선우를 보고 반쯤 손을 들었다.

"저 없는 사람 됐대요?"

농담처럼 말했지만 눈이 웃지 않았다. 선우는 외투를 벗지 않고 테이블 앞에 섰다.

"명부에 이름이 빠진 거 언제 알았어요?"

마틴이 서미라를 봤다. 서미라가 대신 대답했다. "어제 하늘이 씨가 알려줬지. 나도 그때 처음 들었어."

서미라가 종이 한 장을 선우 앞으로 밀었다. 이 층 박 씨가 어젯밤 조합에서 받아온 카페 면담 요청서 사본이었다. 날짜는 오늘 오후 두 시. 장소는 골목 초입 커피숍이었다.

"박 씨가 나한테 갖고 왔어. 가야 하냐고 물어봐서 일단 기다리라고 했는데."

선우는 요청서를 읽었다.

'귀하의 거주 현황 확인 및 이주 지원 안내를 위한 면담' 이라고 적혀 있었다. 거주 현황 확인. 선우는 그 단어를 두 번 읽었다. 명부에서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고, 거주 현황을 확인한다고 불러내는 것이었다.

마틴이 의자에서 내려와 선우 옆에 섰다.

"저는 요청서도 못 받았어요. 없는 사람이니까요."

목소리가 가벼웠지만 말이 끝나고 나서 잠깐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보리차를 가져왔다. 컵을 하나씩 내려놓으면서 마틴을 한 번 봤다. 마틴은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어머니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갔다.

선우가 먼저 입을 열었다.

"박 씨가 오늘 면담 가면 안 돼요."

서미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도 그 생각이야. 근데 박 씨 입장에서는 안 가면 불이익 생긴다고 생각할 수도 있잖아."

"맞아요." 마틴이 끼어들었다. "저라도 그랬을 것 같은데요. 모르면 가야죠. 안 가면 더 불리해질 것 같으니까." 선우는 요청서를 다시 봤다. 조합이 노린 것이 정확히 그 지점이었다. 명부에서 지워진 사람이 협상 테이블 앞에 혼자 앉으면, 자신의 존재 자체를 증명해야 하는 처지가 된다. 증명하지 못하면 없는 사람으로 처리된다. 이주 지원 대상에서도, 보상 대상에서도.

장하늘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온 건 그로부터 이십 분 뒤였다. 노트북 가방을 한쪽 어깨에 걸치고 손에 커피 컵을 들고 있었다.

"제보자한테 추가로 들었어요."

숨이 살짝 가빠 있었다.

"조합이 어제 보강한 서류가 점유 현황 확인서예요. 세 가구 다 해당하는데, 내용이 이상해요. 마틴 씨 방은 공실로 기재돼 있고, 박 씨 방은 '임시 거주'로 돼 있어요. 임 씨 방은 용도 변경 중이라고."

서미라가 컵을 내려놓았다. 소리가 생각보다 컸다. "공실이라고?"

마틴이 웃었다. 소리 없이, 한쪽 입꼬리만 올라가는 방식으로.

"제가 이 년 동안 거기서 살았는데 공실이래요."

그러고는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화면을 펼쳤다. 이체 내역이었다. 매달 같은 날짜, 같은 금액, 같은 수신 계좌.

"이거 이 년치예요. 이게 점유 증거 아닌가요?"

장하늘이 재빠르게 화면을 찍었다. 선우는 이체 내역을 보면서 머릿속으로 경우의 수를 짰다. 계약서는 없다. 이체 내역은 있다. 하지만 상대방이 공실이라고 주장하면, 증명 책임은 마틴한테 넘어간다.

"임대인 김 씨한테 확인을 받아야 해요."

선우가 말했다. 서미라의 표정이 조금 굳었다.

"김 씨가 협조할까?"

선우는 서미라를 봤다. 어제도 그 말이 나왔다. 서미라가 김 씨를 두고 '잘 모르겠다'고 말한 자리. 그 여백이 아직 채워지지 않았다는 걸 선우는 알고 있었다. "잘 모르겠어요?" 선우가 그대로 물었다. 서미라가 잠깐 선우를 봤다가 창밖을 봤다. "아직은."

장하늘이 노트북을 열었다.

"일단 오늘 오후 박 씨 면담부터 막아야 해요. 기사로 압박할 수 있어요. 조합이 구청 제출 명부를 조작했다는 정황을 오늘 오전 안에 정리해서 올리면, 조합이 면담을 강행하기 어려워질 거예요."

선우가 고개를 저었다.

"기사 먼저 내면 조합이 서류 다시 손댈 수 있어요. 원본이 봉인되기 전에 구청 접수 확인부터 받아야 해요."

장하늘이 선우를 봤다. "그러면 박 씨는요?" 선우는 서미라를 봤다. 서미라가 이미 휴대폰을 들고 있었다.

박 씨한테서 답장이 온 건 오 분 뒤였다. 서미라가 화면을 소리 없이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 선우가 읽었다.

'이미 나왔어요. 지금 카페 앞이에요.'

서미라가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재킷을 집었다.

"내가 갈게."

마틴도 일어섰다. "저도요." 선우가 말했다. "같이 가면 조합이 다 기록해요. 서미라 씨만 가세요. 조합 직원한테는 상인회 대표로 동행한다고 하면 돼요." 서미라가 재킷을 입으면서 선우를 한 번 봤다. "나중에 뭐가 나와도 놀라지 마라." 무슨 말인지 설명하지 않고 나갔다.

가게 문이 닫히고 나서 마틴이 창문 쪽으로 걸어갔다. 골목 초입 쪽을 내다봤다. 선우는 테이블 위에 펼쳐진 종이들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조합 제출본. 원본 명부. 이체 내역 사진. 점유 현황 확인서 사본. 장하늘이 노트북 화면을 보면서 말했다.

"임대인 김 씨가 점유 현황 확인서에 서명했을 가능성이 있어요."

선우는 정리하던 손을 멈췄다.

"언제 받은 정보예요?"

"오늘 아침요. 확인은 아직이에요." 마틴이 창문 앞에서 돌아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선우는 창밖을 봤다. 골목 초입 커피숍 간판이 낮에도 불을 켜 두고 있었다. 서미라가 지금쯤 그 안으로 들어가고 있을 것이었다. 박 씨 옆에 앉아서 조합 직원 맞은편에 앉는 것. 없는 사람으로 분류된 사람 곁에 있는 사람으로 앉는 것. 선우는 명부를 다시 폈다. 빠진 세 이름. 그리고 서명 칸에 누구의 이름이 들어가 있는지, 오늘 안에 확인해야 했다. 임대인 김 씨가 이 서류에 협조했다면, 서미라가 '잘 모르겠다'고 말한 그 여백이 다른 의미를 가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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