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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5화]

소희가 내민 종이 한 장

작성: 2026.05.22 09:36 조회수: 16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금요일 오전 열 시, 아르덴 1층 플로리스트 작업실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서린은 그 앞을 두 번 지나쳤다. 첫 번째는 체크인 현황 출력물을 들고, 두 번째는 별 이유 없이. 안에서 소희가 줄기를 다듬는 소리가 났다. 가위 소리, 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콧노래 같지도 않은 짧은 흥얼거림. 서린은 두 번째 지나치다 결국 멈췄다.

"뭐 필요한 거 있어요?"

소희가 먼저 물었다. 서린이 들어온 것도 아닌데 눈치챈 것처럼. 서린은 문틀에 팔을 올리며 들어가지도 나가지도 않은 자세로 섰다.

"아니, 그냥."

"그냥이 두 번 지나가면 그냥이 아닌 거예요." 소희가 가위를 내려놓고 서린 쪽으로 돌아섰다. 손에 유칼립투스 가지가 하나 들려 있었다.

소희가 테이블 한쪽으로 밀어둔 서류봉투를 집어 들었다. 두꺼운 편은 아니었지만 안에 뭔가 낱장으로 여러 장 들어 있는 듯 묵직했다.

"어제 정리하다가 나온 건데."

서린에게 건네는 것인지 스스로 꺼내 보려는 것인지 애매한 동작으로 봉투 입구를 손가락으로 눌렀다.

"강 셰프 예전 인터뷰 스크랩이에요. 제가 모아둔 게 아니고, 연회장 자료 상자 안에 같이 있던 거라서."

서린은 봉투를 받았다. 자연스럽게, 아무렇지 않은 척. 안에는 잡지 페이지를 오려낸 것들과 인쇄물 몇 장이 섞여 있었다. 날짜 표시가 있는 것들이었다. 가장 위에 있는 건 음식 전문지 인터뷰로 보였고, 도윤의 사진이 반 페이지를 차지했다. 더 젊었다. 사진 속 그는 주방복을 입고 있었고,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지 않았다. 조금 옆을 향한 채로.

"이게 왜 연회장 자료 상자에 있었어요?"

"글쎄요."

소희가 다시 가위를 집으면서 말했다. "아르덴이랑 같이 실린 기사도 몇 개 있어서요. 예전에 누가 스크랩해뒀나봐요." 서린은 두 번째 장을 넘겼다. 도윤이 찍힌 사진이 또 나왔다. 이번엔 아르덴 주방 앞이었다. 그리고 그 옆에, 소희가 서 있었다.

서린의 손이 잠깐 멈췄다. 사진 속 두 사람은 나란히 서서 같은 방향을 보고 있었다. 특별한 포즈가 아니었다. 그냥 같은 공간에 있는 사람들의 스냅처럼. 그런데 그 '그냥'이 서린의 시선을 한 박자 붙잡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다음 장으로 넘겼다.

"둘이 잘 아는 사이예요?"

서린이 물었다. 목소리는 평평했다.

"도윤 씨랑 소희 씨."

소희가 유칼립투스를 꽂으며 말했다. "그 전에 한 번 같이 일한 적 있어요. 아르덴이 오픈하기 전." "몰랐어요." "딱히 말할 기회가 없었죠." 소희의 대답은 짧았다. 숨기는 것도 아니고 강조하는 것도 아닌, 그냥 사실을 말하는 톤이었다. 그런데 그 담담함이 오히려 서린의 귀에 더 크게 들렸다.

봉투 안에서 가장 아래쪽에 있던 낱장 인쇄물을 꺼냈다. 날짜는 4년 전이었다. 잡지 인터뷰 전문을 누군가 출력해 둔 것이었는데, 중간쯤에 연필로 밑줄이 그어진 문장이 있었다. 서린은 그 줄을 읽었다.

'요리가 제일 두렵습니다. 누군가에게 중요한 날에 제가 만든 음식이 올라간다는 것 자체가.'

문장이 거기서 끊겼다. 다음 줄은 밑줄이 없었다.

서린은 그 문장을 두 번 읽었다. 도윤이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었다는 것을 몰랐다. 그가 요리를 두렵다고 말하는 사람이었다는 것도. 그가 자신감 있고 느긋해 보이는 사람이라는 게 서린이 알고 있는 전부였다. 적어도 지금 이 계약 안에서는. 그런데 이 문장은 그보다 오래된 것이었다.

"이거 밑줄은 누가 그은 거예요?"

서린이 물었다. 소희가 뒤돌아보며 잠깐 봉투를 확인했다.

"모르겠어요. 제가 한 건 아니에요."

잠깐의 침묵이 있었다. 소희가 말을 이었다. "근데 서린 씨, 그 인터뷰 전체 읽어봤어요?" "아직요." "읽어보는 게 나을 것 같아서요. 그냥." '그냥'이라는 말이 아까 서린이 쓴 것과 똑같았다. 서린은 소희의 얼굴을 한 번 봤다가 시선을 내렸다.

작업실을 나와서도 봉투를 들고 있었다. 복도에서 지민이 반대편에서 뛰어오다가 서린을 발견하고 속도를 줄였다.

"어, 뭐 들고 있어요?"

"자료."

"무슨 자료요?" "봐야 알 것 같은 자료." 지민이 봉투를 흘끔 봤다가 표정을 바꿨다. "혹시 강 셰프 거예요? 저도 어제 뭔가 찾아봤는데." 서린이 걸음을 멈추지 않으면서 물었다. "뭘 찾아봤어요?" "아, 그게, 연회 때 도윤 씨가 입구 쪽 계속 봤잖아요. 그게 좀 이상해서요."

서린은 속도를 줄이지 않았다. 그러나 귀는 열렸다.

"이상하다는 게 어떻게요?"

"카메라 의식하는 것치고는 방향이 달랐거든요. 루셀 카메라는 안쪽에 있었는데 그가 보던 건 출입구 쪽이었어요. 누군가를 기다리거나, 아니면 오는 걸 경계하거나."

지민이 말하면서 스스로 생각에 잠기는 표정이 됐다. "뭐, 제 착각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고." 서린이 짧게 받아쳤다.

오후 두 시, 주방 쪽 복도를 지나다가 목소리가 들렸다. 도윤의 목소리였다. 낮게 깔린 어조였는데 웃음기가 섞여 있었다. 서린은 걸음을 늦추지 않은 채 지나치려다 멈췄다. 주방 문이 반쯤 열려 있었다. 도윤이 소희와 서 있었다. 두 사람이 나란히 서 있는 각도가 아까 인쇄물 속 사진과 거의 비슷했다. 서린은 그 생각을 하자마자 봉투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간 것을 느꼈다.

소희가 뭔가를 말했고 도윤이 짧게 웃었다. 서린은 주방 문 앞에서 발을 땅에 붙인 채 그 장면을 보고 있었다. 들어가야 할 이유가 있었다. 오후 식자재 납품 확인서가 주방 게시판에 붙어 있었다. 그걸 가져오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발이 움직이지 않았다. 아니, 움직이려고 하지 않았다. 서린은 그 차이를 분명하게 알았다. 그리고 그 사실이 더 불편했다.

결국 노크를 했다. 문을 밀면서 자연스럽게 들어갔다.

"납품 확인서 가져가려고요."

소희가 먼저 봤고 도윤이 돌아봤다.

"아, 거기 있어요."

도윤이 게시판을 손으로 가리켰다. 서린은 게시판으로 걸어가면서 시선을 그쪽에만 고정했다. 종이를 떼는 동안 등 뒤에서 소희가 "그럼 저 자리 갈게요" 하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다. 문이 닫혔다.

주방 안에 서린과 도윤만 남았다.

"소희 씨랑 아는 사이였어요?"

서린이 돌아서며 물었다. 봉투는 왼손에 들고 있었다. 도윤이 잠깐 서린의 손을 봤다가 얼굴로 시선을 올렸다.

"네. 예전에 잠깐."

"왜 말 안 했어요?" "물어본 적 없었잖아요." 대답이 틀리지 않았다. 서린은 그것을 알았다. 그래서 더 묘하게 불편했다. 도윤이 물었다. "그게 중요해요?" "모르겠어요." 서린이 말했다. 솔직한 대답이었다. 자신도 그게 왜 중요한지 아직 모르는 게 맞았다.

서린이 먼저 주방을 나왔다. 복도 조명이 낮게 깔려 있었다. 봉투 안에 있는 인터뷰 용지가 왼손에서 약간 구겨졌다. 서린은 손을 펴서 봉투 옆면을 다시 반듯하게 눌렀다.

'요리가 제일 두렵습니다'

라는 문장이 머릿속에 남아 있었다. 그 문장이 지금 이 감정이랑 어떻게 연결되는지는 아직 몰랐다. 다만 오늘 안에 그 인터뷰 전체를 읽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희가 읽어보라고 했던 이유가 뭔지, 그것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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