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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1-12화]

접수번호 아래, 골목은 남는다

작성: 2026.05.21 23:22 조회수: 157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2026년 4월 1일 수요일 밤 아홉 시 이십 분, 조합 사무실이 있는 건물 삼 층 복도에는 비에 젖은 옷 냄새가 배어 있었다. 설명회가 끝난 지는 이미 며칠이 지났다. 오선우는 분식집에서 윤태식의 봉인된 자료 봉투를 받은 직후 이곳으로 달려왔다. 문 안에서는 최봉수와 낯선 남자의 목소리가 번갈아 들렸다. 서미라는 선우의 한 걸음 뒤에 섰고, 마틴은 계단 아래에서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었다.

선우가 문을 열었다. 봉수는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 있었고 맞은편 사십 대 남자는 서류 가방을 무릎에 올려 둔 채였다. 합의서와 볼펜이 테이블 가운데 놓여 있었다. 봉수의 서명 칸은 비어 있었다.

"개인 상담 중입니다."

남자가 말했다. 선우는 합의서를 빼앗지 않았다.

"봉수 씨가 설명을 들을 시간을 먼저 주십시오. 명부 작성 경위, 제시 조건, 철회나 검토 가능 여부를 문서로 확인한 뒤 결정해야 합니다."

서미라도 목소리를 낮췄다.

"명부에서 빠진 사람에게 왜 지금 개별 서명을 받는지 질문부터 남길 겁니다. 이 자리에서 효력을 단정하자는 게 아니에요. 누가 무엇을 설명했는지 기록하자는 겁니다."

남자는 대답 대신 명함을 테이블에 놓았다. 도시개발 컨설팅 이사. 뒷면에는 박도경 의원실 연락처가 인쇄돼 있었다. 그는 다음에 다시 오겠다고 말하고 자리를 떴다. 마틴은 복도에서 명함 앞뒤를 사진으로 남기기 전에 봉수에게 촬영해도 되는지 물었다. 봉수가 고개를 끄덕이자 시각과 장소를 함께 적었다.

봉수는 볼펜을 주머니에 넣었다.

"지친 건 맞아요. 그런데 오늘 여기서 혼자 쓰고 나면 더 지칠 것 같더라고."

서미라는 그의 옆 의자를 당겨 앉았다.

"내일 서류가 접수된 뒤에도 선택은 봉수 씨 몫이에요. 오늘은 같이 읽어요."

그 말에 봉수는 합의서를 접지 않고 투명 파일 안에 넣었다. 네 사람은 문서의 발신처와 받은 시각만 적었다. 서명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승리는 아니었다. 다만 누군가 지친 밤을 틈타 결정을 혼자 떠안기지는 않게 됐다.

어머니 가게로 돌아온 시각은 밤 열한 시 십오 분이었다. 셔터는 내려가 있었지만 주방 불이 켜져 있었다. 오복순은 식탁 위에 떡집 외상 장부와 낡은 행사 전단, 배달 메모를 펼쳐 놓고 기다리고 있었다.

"엄마, 안 잤어?"

"내 가게 일인데 너희만 밤새면 되니."

복순은 장부의 날짜 세 곳을 짚었다. 빨간 딱지가 붙은 날, 첫 설명회 안내가 온 날, 조합 사람이 가게마다 들렀던 날이었다. 마틴과 별도로 비교 명부에서 빠진 현재 세입자 네 명 가운데 셋이 그날도 떡을 주문하거나 배달을 받아 갔다는 메모가 남아 있었다. 그 기록만으로 어떤 권리가 인정되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사람들이 골목에서 생활했다는 다른 자료와 대조할 수 있는 생활 기록이었다.

"사람을 종이로만 만들지 마."

복순이 말했다.

"그렇다고 종이 없이 보이지 않는 사람으로 두지도 말고."

선우는 처음으로 어머니의 장부를 사건 파일 맨 뒤가 아니라 당사자 자료 목록 첫 장에 적었다. 복순은 자기 가게의 통보서와 수령 날짜도 직접 확인해 주었다. 서미라는 빠진 네 사람에게 자료 사용 범위를 다시 물었고, 마틴은 동의한 사람의 서류만 복사했다. 동의하지 않은 장부 페이지는 번호와 존재만 기록하고 덮었다.

장하늘은 자정이 되기 전에 편집 책임자와 함께 왔다. 선우는 윤태식의 봉투를 열지 않은 채 내밀었다. 하늘은 봉인 상태, 수령 시각, 전달 경위를 인수 기록에 적고 임시 관리번호 HN-T1-04를 붙였다. 윤태식의 연락처와 실명은 기사 작성 파일과 분리했고 편집 책임자만 열람하기로 했다. 절대 익명이나 위험 없는 보호를 약속할 수 없다는 점, 공식 조사에서 신원 확인 요구가 생길 수 있다는 점도 태식에게 다시 설명한 뒤 동의를 받기로 했다. 그날 합의한 취재원 보호 범위는 거기까지였다.

봉투를 연 뒤에도 아무도 자료를 곧바로 사실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이체 내역 사본은 날짜와 금액, 발급 표식이 보이는 거래 자료와 대조했고 계좌번호와 개인 식별정보는 취재용 사본에서 가렸다. 하청 계약서 사본은 같은 회사의 다른 계약 문서와 문서 번호, 회사명, 날인 형태를 비교했다. 사진 파일은 촬영 시각과 파일 정보를 확인하고 은평 현장의 공개된 행사 사진 및 별도 목격 자료와 맞췄다. 일부 항목은 일치했지만 송금의 목적과 사진 속 인물의 행위는 자료만으로 단정할 수 없다고 표시했다.

하늘은 조합, 한성건업, 명함에 적힌 도시개발 컨설팅 회사와 박도경 의원실에 같은 질문 목록을 보냈다. 자료가 무엇을 보여 주는지, 명부 차이와 송금의 성격을 어떻게 설명하는지, 사진 속 참석자를 확인할 수 있는지를 물었다. 수신 시각과 답변 기한도 남겼다. 사업자 반론 요청이었다. 조합은 내부 확인 중이라고 답했고, 의원실은 부적절한 자금 관계를 부인했다. 두 회사는 기한 안에 구체적인 설명을 보내지 않았다. 하늘은 답변과 미답변을 구분해 기록했다.

다음 날인 2026년 4월 2일 목요일 오전 여덟 시 오십 분, 동화구청 민원 접수창구 앞에 일곱 명이 섰다. 최봉수, 마틴과 별도로 비교 명부에서 빠진 현재 당사자 네 명, 서미라와 마틴이었다. 선우와 오복순은 대기 의자에서 자료 목록을 다시 확인했다. 창구에 선 일곱과 곁에서 돕는 두 사람을 섞어 세지 않았다.

서류가 창구에 올라간 시각은 오전 아홉 시 십칠 분이었다. 담당자는 접수증에 DH4-2026-0402-0917을 찍어 돌려줬다. 그 번호는 제출된 자료를 뒤의 검토와 연결할 관리번호였다. 접수증은 자료를 받았다는 사실만 남길 뿐 권리 인정이나 보상, 공사 중단을 확정하는 결정이 아니었다. 선우는 그 한계를 접수증 사본 여백에 적었다.

오후 두 시 십 분, 동화구청과 사업 시행자 명의의 설명회 보완 개최 통지가 상인회로 들어왔다. 명부 차이와 감정평가 기준 질의에 대한 보충 자료를 제시하기 위해 닷새 뒤 같은 강당에서 다시 설명회를 열겠다는 내용이었다. 사업 시행자는 보완 설명회 전까지 예정했던 초기 현장 투입을 보류한다고 함께 통지했다. 법적 승패가 아니라 사업 시행자가 스스로 정한 임시 조치였고, 이후 검토와 다툼은 남아 있었다. 그래도 첫 저항은 제한된 결과를 남겼다. 접수번호 하나, 다시 열릴 설명회 날짜 하나, 당장 들어오지 않는 장비의 하루가 골목 사람들 손에 남았다.

기사는 그날 바로 나오지 않았다. 반론 기한과 자료 대조가 끝난 2026년 4월 3일 금요일 저녁에야 짧게 게시됐다. 제목은 '동화4구역 명부 차이와 송금자료 의혹, 보완 설명회 통지'였다. 확인되지 않은 비자금과 박도경의 행위를 사실로 쓰지 않았고, 윤태식의 이름도 보도에 싣지 않았다. 조합과 의원실의 답변, 두 회사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는 사실, 자료가 보여 주는 범위와 보여 주지 못하는 범위를 함께 적었다.

금요일 밤, 선우는 어머니 가게 쇼케이스 앞에 섰다. 빨간 딱지는 아직 붙어 있었다. 오복순은 그것을 떼지 않았다. 대신 딱지 옆 투명 파일에 접수증 사본과 설명회 보완 개최 통지를 나란히 넣었다.

"안 떨어지네."

선우가 말했다.

"떼라고 한 사람도 아직 없잖아."

복순은 가게 불을 하나씩 껐다. 마지막 불이 남았을 때 서미라, 마틴, 하늘과 봉수가 골목 입구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다음에 펼칠 것은 서로 다른 임대차 계약서와 명부 원본이었다.

골목은 지켜졌다고 말하기엔 이르렀다. 누락된 세입자의 판단은 남았고, 윤태식의 안전도 해결되지 않았다. 미라 남편의 은평 사고, 박도경을 향한 자금선, 협동조합이나 공공임대 같은 대안도 아직 이름뿐이었다.

그래도 첫 싸움의 목표는 닫혔다. 흩어진 사람들이 같은 접수번호와 다음 날짜를 갖게 됐다. 선우는 빨간 딱지보다 오래 남을 두 장의 기록을 보고 가게 문을 잠갔다. 이제 그들이 확인할 것은 서로 다른 계약서와 명부 원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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