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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5화]

전쟁 고아의 이름으로 문을 열다

작성: 2026.05.20 09:56 조회수: 14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장시 북쪽 끝 골목은 아침인데도 한기가 가시지 않았다. 전날 밤 거래가 끝난 자리에는 빈 자루 두 개와 새끼줄 토막 하나만 남아 있었다. 당소연은 그것을 발끝으로 한 번 건드려 보고는 고개를 들어 점포 행렬을 다시 훑었다. 열두 칸. 오늘 아침엔 문이 모두 닫혀 있었다.

"명패가 이상해."

그녀가 먼저 말했다. 진무백은 처마 기둥에 어깨를 기댄 채 한쪽 눈썹만 올렸다.

"뭐가."

"글자가 너무 새것이야. 목판이 낡았는데 글씨만 최근에 새로 파낸 것들이 있어."

당소연은 두 번째 점포 앞으로 걸어가 명패를 손끝으로 짚었다.

"이 집. 점포주 이름이 이삼도(李三道)라고 되어 있어. 어제 구휼미 자루 건넨 사람."

"그래서."

"이삼도는 죽었어. 전쟁 직후 유행한 역병에서 살아남지 못한 고아 이름이야. 내가 당문 의원 시절 구제소 기록에서 봤어."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평평했지만 손끝이 명패에서 천천히 떨어졌다.

"이 이름으로 호적을 만들어서 점포 등록을 한 거야."

진무백이 기둥에서 등을 뗐다.

골목 안쪽에서 구칠이 다가왔다. 어젯밤 반쯤 졸다가 그냥 분타에서 잔 탓인지 머리가 한쪽으로 납작하게 눌려 있었고, 손에는 찐 만두 두 개가 들려 있었다. 그는 만두 하나를 씹으면서 당소연이 가리킨 명패를 올려다보더니 씹는 걸 멈췄다.

"이삼도? 나 이름 알아. 이 이름."

그가 만두를 왼손으로 옮겼다.

"전쟁 끝나고 개방 구호 기록에 올라온 이름인데. 구제소에서 사망 처리됐어."

"그 이름이 지금 이 점포주로 살아 있어."

당소연이 구칠을 똑바로 봤다.

"열두 칸 중에 몇 개나 그런 이름인지 확인해야 해."

구칠이 만두를 통째로 입에 넣었다. 씹으면서 점포 행렬을 쓸어보는 눈빛이 갑자기 날카로워졌다. 능청과 날카로움 사이를 그는 언제나 만두 하나 씹는 시간으로 오갔다.

"한 시진만 줘."

당소연이 먼저 움직였다. 진무백이 그 뒤를 따르려는 순간 혜륜이 골목 입구에 나타났다. 어젯밤 다섯 번째 점포 맞은편에서 밤을 새운 그는 눈 아래가 어두웠고 승복 소매에 먼지가 묻어 있었다.

"다섯 번째 점포에 들어간 사람이 아직 없소."

진무백이 멈췄다.

"밤새."

"밤새."

혜륜은 더 덧붙이지 않았다. 짧은 두 글자가 골목 안에서 생각보다 무겁게 가라앉았다.

한 시진이 조금 지나 당소연이 손에 작은 종이 한 장을 들고 돌아왔다. 진무백은 그녀가 직접 구해 온 종이에 이름을 적어 왔다는 걸 알아챘다. 명패를 외워서 옮겨 적은 것이었다. 열두 칸 점포주 이름이 두 줄로 정리되어 있었다.

"열두 칸 중에 아홉이야."

그녀는 종이를 진무백에게 내밀지 않고 자신이 들고 읽었다.

"아홉 점포주 이름이 전쟁 후 구제소 사망 기록에 있는 이름과 일치해. 나머지 셋은 확인이 더 필요하고."

"그 아홉 명이 거래를 하고 있었다는 거야."

진무백이 말했다. 물음이 아니었다.

"거래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니야."

당소연이 종이를 접었다.

"이 이름들이 거래를 하고 있었어. 이름이. 사람이 아니라."

구칠이 골목 모퉁이에서 돌아왔다. 이번엔 만두가 없었다.

"개방 구호 기록에서 이름 세 개 더 확인했어."

그가 목소리를 낮췄다.

"총 아홉 중에 여섯이 확실해. 나머지 셋은 개방 기록 밖이야. 근데."

그가 잠깐 멈췄다. "이 이름들, 전쟁 직후 구제소 기록에 있는 이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개방 분타 장부에 지워진 이름 자리 중 일부와 겹쳐."

진무백의 눈이 구칠에게 고정됐다.

"장부 지워진 칸이랑."

"어. 아홉 이름 중에 셋이."

구칠은 눈을 피하지 않았다.

"우연일 수도 있어. 전쟁 직후 고아 이름은 수백이 넘으니까. 근데 세 이름이 같은 순번에 지워져 있고, 같은 방식으로 지워져 있어."

혜륜이 골목 안쪽 다섯 번째 점포 쪽을 한 번 봤다.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이름을 죽이는 방법이 두 가지야."

당소연이 말했다. 목소리가 조용했다.

"기록에서 지우거나, 기록에 살려 두고 그 이름을 다른 사람이 쓰게 하거나. 첫 번째 방법은 흔적을 없애는 거고, 두 번째 방법은 흔적을 이용하는 거야."

아무도 바로 말하지 않았다. 찐 만두 냄새가 골목 안에 아직 남아 있었다.

진무백은 다섯 번째 점포를 봤다. 문짝이 낡은 오동나무였다. 어젯밤 심부름꾼이 쪽지를 들고 들어갔던 바로 그 문이었다. 쪽지에 적힌 다섯 이름 중 하나가 저 점포주 명패와 같다는 것을 그는 어젯밤부터 알고 있었다. 당소연의 소매 안에 들어간 쪽지 안에. 말하지 않았다.

"들어가 봐야 해."

그가 말했다.

"혼자?"

혜륜이 물었다.

진무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골목 입구 쪽을 한 번 봤다. 청연도인과 남궁현은 아직 합류하지 않았다. 동쪽에서 보여줄 게 있다고만 했고 아직 내용을 알 수 없었다. 두 정보 조각이 각각 다른 손에 있는 채로 오늘이 지나가고 있었다.

"같이 간다."

당소연이 말했다. 구칠이 뒤를 이었다.

"나는 밖에 있을게. 안에서 소리 나면 문 열고 들어가고, 소리 없으면 안 들어가는 거야."

구칠이 골목 끝 그늘 쪽으로 몸을 비켰다.

"그게 제일 합리적이잖아."

혜륜이 그 뒤를 말없이 따라가며 골목 입구를 막았다. 그것이 혜륜의 방식이었다. 말로 막는 게 아니라 몸으로.

진무백이 다섯 번째 점포 문 앞에 섰다. 오동나무 문짝은 안에서 잠겨 있지 않았다. 그냥 닫혀 있는 것이었다. 그가 손잡이를 잡았을 때 당소연이 그 옆에 나란히 섰다. 말없이. 등을 맡기는 방식이 이 동맹에서는 언제나 말보다 먼저였다.

문이 열렸다. 안에서 찬 공기가 흘러나왔다. 구휼미 냄새가 아니었다. 오래된 나무와 쇠 냄새가 섞인 것이었다. 어둑한 안쪽 바닥에 짚신 한 짝이 뒤집혀 있었다. 한 짝만. 그리고 그 옆에 작은 쪽지 한 장이 접혀서 놓여 있었다. 심부름꾼이 가져갔던 쪽지와 같은 종이, 같은 접는 방식이었다.

당소연이 먼저 쪽지를 집었다.

진무백은 막지 않았다. 그녀가 펼치자 안에 글자 두 줄이 있었다. 그녀가 소리 내어 읽지 않았다. 표정도 바뀌지 않았다. 다만 쪽지를 한 번 더 접어 소매 안에 넣는 손이, 어젯밤보다 조금 더 빠르게 움직였다.

"뭐라고 적혀 있어."

진무백이 말했다.

당소연이 그를 봤다. 잠깐이었다.

"청연도인이 동쪽에서 뭘 가져오는지 먼저 봐야 해."

그녀가 말했다.

"그다음에 같이 읽어야 맞아."

진무백은 입을 닫았다. 반박할 말이 없었던 게 아니라, 그녀가 틀리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두 조각이 따로 움직이면 판단이 어긋난다는 것. 그게 맞다는 걸 알면서도, 소매 안으로 들어간 종이가 자꾸 눈에 걸렸다.

골목 바깥에서 구칠의 목소리가 들렸다.

"야, 청연 도인 왔어. 남궁현도. 표정이 좀 심각한데."

짚신 한 짝이 바닥에 남아 있었다. 심부름꾼은 없었다. 점포 안쪽 벽에는 못 하나만 박혀 있었고, 무언가 걸려 있다가 내려진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었다. 그것이 무엇이었는지는 오늘 이 자리에서는 알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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