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2-4화]

밤이 되면 열리는 것들

작성: 2026.05.20 09:56 조회수: 10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장시가 낮에 이렇게 한산한 곳이었나. 진무백은 처마 아래 그늘에 서서 건너편 점포 행렬을 한 번 쓸어보았다. 열두 칸이 나란히 붙어 있었는데 문이 닫힌 곳이 아홉이었다. 자물쇠도 없이 그냥 닫혀 있었다. 나머지 세 칸에서는 포목 장수 하나, 마른 약재 파는 노파 하나, 그리고 아무것도 팔지 않으면서 의자에 앉아 졸고 있는 사내 하나가 있었다. 한낮인데 이렇게 비어 있으면 이상한 게 정상이었다.

"저기 자물쇠가 없는 거, 너도 보이지?"

구칠이 진무백 곁으로 슬그머니 붙으며 낮게 말했다. 지팡이를 짚은 척 기우뚱거리고 있었는데 눈은 전혀 졸리지 않았다.

"보여. 근데 왜 말을 낮추냐, 여기 아무도 없는데."

"없는 게 더 이상하거든. 사람이 없는 장시는 사람이 있는 장시보다 귀가 더 많아."

진무백은 대꾸하지 않았다. 구칠의 말이 틀린 적이 별로 없었다. 그게 문제였다.

당소연은 일행에서 스무 걸음쯤 떨어진 포목 가게 처마 아래에 서 있었다. 약재 냄새를 핑계로 노파에게 말을 걸고 있었는데, 표정은 친근하고 눈은 달랐다. 혜륜은 장시 북쪽 끄트머리에서 빈 수레 옆에 기대어 있었다. 눈을 감고 있었지만 귀가 열려 있다는 것은 진무백이 알았다. 청연도인은 없었다. 아침에 '동쪽을 먼저 돌겠다'고 한마디 하고 사라졌고, 남궁현은 그 뒤를 따라갔다. 두 사람 다 돌아오지 않았다.

오후가 되자 장시에 조금씩 사람이 붙기 시작했다. 포목 장수가 천 한 필을 팔고, 노파가 약재 봉지를 건네고, 졸던 사내가 깨어나 기지개를 켰다. 평범한 오후였다. 그러나 진무백은 닫힌 아홉 칸 가운데 두 칸이 오후 중반쯤 아주 짧게 열렸다가 닫혔다는 것을 보았다. 사람이 들어간 것도 아니고, 물건이 나온 것도 아니었다. 그냥 열렸다가 닫혔다.

"저거 환기가 아닌 거 알지?"

구칠이 또 붙었다.

"알아."

"점검이야. 날이 저물기 전에 안에 뭐가 있는지 확인하는 거. 나도 예전에 한 번 써 봤거든."

"직접?"

구칠이 웃었다. 이번엔 좀 달랐다. 입은 웃고 있었는데 이어지는 말이 없었다.

해가 기울면서 장시가 바뀌었다. 빠른 것은 아니었다. 포목 장수가 천을 걷고 노파가 약재 바구니를 닫고 졸던 사내가 사라진 뒤, 닫혀 있던 아홉 칸 가운데 다섯이 조용히 열렸다. 간판은 여전히 없었다. 불도 없었다. 그런데 사람이 들어갔다. 짐을 든 사람, 짐 없이 손만 빈 사람, 얼굴을 천으로 가린 사람. 다들 빠르게 안으로 사라졌다.

당소연이 처음으로 진무백 곁으로 왔다.

"구휼미 자루예요. 세 번째 점포에 들어간 것."

목소리가 낮았다. 진무백이 고개를 돌렸다. 당소연의 시선은 이미 다른 방향을 보고 있었다.

"어떻게 알아?"

"자루 아랫부분에 관인 흔적이 있어요. 관에서 나눠 주는 구휼미 포대는 모서리가 일정하게 꿰매져 있거든요. 손바느질이 아니에요."

진무백은 그 점포 쪽을 다시 봤다.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당소연이 틀린 말을 한 적은 없었다.

혜륜이 소리 없이 다가왔다. 빈 수레 옆에서 거기까지 오는 동안 발소리가 없었다.

"사람도 들어갔습니다."

"짐꾼?"

"아닙니다. 다섯 번째 점포. 짐 없이 들어갔는데 나오지 않았어요."

진무백은 잠시 생각했다. 구휼미가 들어가는 점포와 사람이 사라지는 점포가 달랐다. 같이 엮여 있으면서 입구가 따로 있는 구조였다.

"안에서 연결되어 있는 거야."

구칠이 조용히 말했다. 이번에는 웃지 않았다.

진무백은 주변을 한 번 훑었다. 청연도인과 남궁현은 아직 없었다. 어두워지는 장시 모서리에서 행인 서너 명이 지나갔는데 그 중 하나의 복색이 눈에 걸렸다. 소매가 넓고 허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상인도 아니고 무인도 아닌 차림이었다. 진무백이 그쪽을 고정해서 보는 사이 그 사람은 이미 골목 모퉁이를 돌아 사라졌다.

"따라갈 거예요?"

당소연이 물었다. 진무백을 보지 않고 물었다.

"아니."

"거짓말."

진무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소연이 작게 숨을 내쉬었다.

"혼자 가면 안 돼요."

"혼자가 더 빠르거든."

"빠른 게 목표가 아니잖아요."

이번에는 당소연이 그를 보았다. 진무백도 잠시 그쪽을 봤다. 반박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더 성가셨다.

결국 둘이 움직였다. 혜륜과 구칠은 장시 입구에 남아 나머지 점포를 감시했다. 골목 모퉁이를 돌자 사내 하나가 낮은 담벼락 옆에 서 있었다. 아까 그 복색이었다. 손에 쪽지를 쥐고 있었는데 받아 가는 사람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였다. 진무백은 당소연을 담 뒤에 세우고 혼자 앞으로 나섰다.

"뭘 기다리는 거요?"

사내가 돌아보았다. 놀란 기색이 없었다. 오히려 진무백을 위아래로 훑더니 쪽지를 소매 안으로 밀어 넣었다.

"손님이 오셨군요."

목소리가 낮고 조용했다. 강호 냄새가 났다. 그러나 어느 문파인지는 알 수 없었다.

"구휼미 자루를 그쪽 점포에서 받아 갔습니다. 거래가 있는 것 같아서."

"거래는 누구나 하지요."

"사람도 거래합니까?"

사내가 멈췄다. 짧은 침묵이었다. 그러나 그 안에 뭔가가 있었다.

"그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습니다."

"다섯 번째 점포에 들어간 사람이 나오지 않았어요. 구휼미가 들어가는 점포와 사람이 들어가는 점포가 따로 있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사내의 얼굴이 굳었다. 그리고 한 발 물러섰다. 도망치려는 게 아니었다. 거리를 재는 움직임이었다. 진무백은 그것을 읽었고, 발끝에 힘을 실었다.

"소연아."

담 뒤에서 당소연이 나왔다. 사내가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결국 쪽지를 꺼냈다. 던지듯 내밀었다.

"나는 심부름꾼이오. 그 이상은 나도 모르오."

그리고 뒤를 보지 않고 골목 안으로 사라졌다. 당소연이 쪽지를 집었다. 펼쳤다. 진무백도 옆에서 봤다.

이름 다섯 개. 그리고 각각의 이름 옆에 숫자 하나씩. 진무백이 알아보는 이름은 없었다. 그러나 당소연의 손가락이 그 중 하나에서 멈췄다.

"이 이름, 지난번 분타 장부에서 지워진 칸 위치랑 같아요."

진무백은 그 이름을 다시 봤다. 획수가 적고 외자였다. 사람 이름이라기보다 기호 같았다.

"숫자는?"

"모르겠어요. 나이일 수도 있고, 가격일 수도 있어요."

둘 다 침묵했다. 골목 안쪽에서 바람이 왔다. 피혁상 냄새와 젖은 나무 냄새가 섞여 있었다. 낮에 맡던 것과 같은 냄새였는데 밤에 맡으니 달랐다.

"이거, 혼자 품에 넣을 거예요?"

당소연의 말이 낮았다. 진무백은 대답하지 않았다. 당소연이 쪽지를 그에게 건네지 않고 직접 소매 안에 넣었다.

"그럼 나도 가지고 있을게요."

진무백이 당소연을 봤다. 당소연은 이미 골목 밖을 향해 걸어가고 있었다. 말다툼도 아니고 항의도 아니었다. 그냥 먼저 행동한 것이었다. 진무백은 한 박자 뒤에 그 뒤를 따랐다. 쪽지가 자기 손에 없다는 것이, 이상하게도 오늘 밤 가장 묵직한 감각으로 남았다.

장시 입구로 돌아오니 구칠이 기다리고 있었다. 혜륜은 아직 점포 쪽을 보고 있었다. 구칠이 두 사람을 보더니 무언가를 읽었는지 굳이 묻지 않았다.

"청연 도인이랑 남궁 형이 동쪽에서 뭔가 찾은 것 같습니다. 아까 연락이 왔어요."

"뭘?"

"말을 안 해 줬어요. '보여줄 게 있다'고만 했습니다."

진무백은 장시 북쪽 끝을 한 번 봤다. 다섯 번째 점포 문은 여전히 닫혀 있었다. 안에 들어간 사람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