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2-11화]

진실을 살 수 없다

작성: 2026.05.12 08:11 조회수: 27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기록고 문 앞에서 담소하는 잠깐 멈췄다. 마당 쪽에서 바람이 불어왔다. 흙먼지와 마른 풀 냄새—검혼장에서 맡던 것과 같은 냄새였다. 그러나 지금 이 냄새는 달랐다. 훈련장의 것이 아니라 오래된 것들이 쌓인 곳의 냄새였다.

기록고 안은 바깥 마당보다 두 평 남짓 좁았다. 높은 천장 아래 죽간 선반이 벽을 두르고 있었고, 한쪽 구석에는 낡은 탁자 하나와 등잔 두 개가 놓여 있었다. 담소하는 문 앞에 서서 그 안을 훑었다. 선반 위 죽간들은 먼지가 없었다. 누군가 최근에 손댄 것이었다. 손가락으로 훑으면 깨끗하게 닦인 흔적이 날 것 같았다.

남궁현은 탁자 앞에 먼저 앉아 있었다. 그가 앉는 방식은 조용하고 자연스러웠다. 마치 이 자리가 처음부터 자기 것이었다는 듯이. 담소하가 들어서자 남궁현은 고개를 들지 않고 탁자 위 등잔을 한 손으로 가볍게 끌어당겼다. 불빛이 두 사람 사이 공간을 밝혔다. 그 빛 안에서 남궁현의 손은 흔들리지 않았다.

"앉게나."

담소하는 앉지 않았다. 노경천이 뒤에서 문 가까이 멈추는 것이 느껴졌다. 담소하는 형이 어느 쪽에 서 있는지 확인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었다. 문과 자신 사이, 딱 그 중간이었다.

"선반에서 세 번째 칸, 왼쪽 끝."

남궁현이 말했다. 담소하는 그쪽을 보았다. 죽간 하나가 다른 것들보다 약간 앞으로 빠져 있었다. 누가 꺼내다 다시 꽂아둔 흔적이었다. 일부러 눈에 띄게 놓아둔 것인지, 아니면 서두르다 제대로 밀어 넣지 못한 것인지—구분이 되지 않았다.

"직접 확인하게 해준다고 하셨습니다."

담소하의 목소리는 낮았다. 남궁현은 처음으로 고개를 들었다. 그 눈에는 피로도, 분노도 없었다. 오래된 계산이 있었다.

"그 죽간 안에 무강의 이름이 있네. 혈야맹 입적 기록, 탈문 일자, 그리고 그가 가지고 나간 것들의 목록."

남궁현은 손가락을 탁자 위에 가지런히 올렸다.

"이것을 가져가면 자네는 청문검파 멸문의 배후를 밝힐 증거를 손에 쥐는 것이 되네. 강호에 공개할 수도 있고, 무림맹에 고발할 수도 있지."

담소하는 움직이지 않았다.

"그런데,"

남궁현의 목소리가 한 박자 쉬었다.

"그 기록 안에는 내 이름도 있네. 같은 시기, 같은 문적에. 나와 무강은 한때 같은 곳에 속해 있었어."

그 말이 방 안에 내려앉았다. 등잔 불이 흔들렸다. 뒤에서 노경천이 조용히 숨을 들이쉬는 소리가 들렸다. 담소하는 그 소리를 들으면서도 남궁현에게서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공개하면 나도 무너지네. 무림맹 부맹주 자리도, 남궁세가의 체면도."

남궁현은 거기서 잠시 멈추었다. 그 침묵이 의도적이었다.

"그러나 내가 제안하는 것은 이것이야. 그 죽간을 가져가되, 내 이름이 들어간 장만 빼고 가져가게. 그 대신 나는 곽진해를 자네에게 넘기겠네. 직접. 증거와 함께. 청문검파 멸문의 실행자가 법망 앞에 서는 것, 그것으로 자네 사문의 이름은 충분히 되찾을 수 있어."

담소하는 그때 처음으로 탁자 쪽으로 한 걸음 내디뎠다. 죽간 선반이 아니라 남궁현 앞으로.

"곽진해를 넘기면, 그자가 가주님의 이름을 말하지 않겠습니까."

남궁현의 입꼬리가 아주 조금 올라갔다.

"곽진해는 내 이름을 아네. 하지만 증거 없는 말은 강호에서 소문에 불과하지. 반면 내가 그를 직접 넘기면 그의 말은 배신자의 변명으로 읽히게 되어 있어. 강호라는 곳이 그런 곳이거든."

틀리지 않은 말이었다. 그것이 더 불쾌했다. 담소하는 탁자 모서리를 내려다보았다. 나무가 오래되어 결이 터진 자리에 먼지가 끼어 있었다. 이 탁자도, 이 방도, 이 거래도—전부 오래된 것들이었다. 자신이 태어나기 전부터 쌓여온 것들.

"선반 위 죽간 전부를 가져가겠습니다."

담소하가 말했다. 남궁현의 눈이 처음으로 좁아졌다.

"전부를?"

"가주님 이름이 든 장도 포함해서."

담소하는 탁자 위를 내려다보았다. 등잔 불이 그의 얼굴 아래쪽을 비추었다.

"저는 그것을 지금 당장 강호에 공개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사부가 무엇을 했는지, 가주님이 무엇을 했는지—저는 그 전부를 봐야 합니다. 제 손으로 직접. 그것을 보고 나서 제가 어떻게 할지는, 그때 결정하겠습니다."

방 안이 고요해졌다. 남궁현은 오래 담소하를 바라보았다. 담소하는 시선을 피하지 않았다. 등 쪽 화상 자국이 조금씩 당기는 것이 느껴졌다. 오래 서 있으면 그랬다. 몸이 기억하는 방식이었다.

"자네, 협박을 하는 건가? 아니면 거래를 하는 건가?"

"둘 다 아닙니다."

담소하의 목소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저는 사부가 부끄러워하며 죽은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은 겁니다. 그리고 가주님이 그것을 이용해서 사문을 불태운 것이 왜인지도요. 그 이유를 알기 전에 무언가를 가려내거나 거래한다면—저는 사부와 다를 것이 없습니다."

노경천이 뒤에서 움직였다. 아주 작게, 발을 고쳐 딛는 소리였다. 담소하는 듣지 않은 척했다. 형이 무슨 말을 하려는지, 혹은 하지 않으려는지—지금은 그것을 들을 여유가 없었다.

남궁현은 천천히 일어섰다. 그의 키가 등잔 불보다 높이 올라왔다. 그늘이 담소하 쪽으로 드리워졌다. 갑옷 없이 평복 차림이었는데도 그 무게가 느껴지는 사람이었다. 오래 위에 있었던 사람의 무게.

"좋아."

그 한 마디가 낮고 조용했다.

"전부 가져가게. 단, 한 가지만 기억해두게나. 그 안에 있는 것을 전부 이해하려면, 자네가 아직 모르는 이름을 하나 더 알아야 할 거야."

그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탁자 위 등잔을 다시 밀어내며 문 쪽으로 걸어갔다. 담소하의 옆을 지나치는 순간, 남궁현이 아주 낮게 덧붙였다.

"무강이 혈야맹에서 가져온 것은 비급 하나가 아니었어. 그가 데리고 나온 사람도 있었지."

발소리가 멀어졌다. 문이 닫혔다. 등잔 불이 문틈 바람에 한 번 크게 흔들렸다가 다시 잡혔다.

담소하는 한동안 그 자리에 서 있었다. 등의 화상 자국이 차갑게 조여드는 것이 느껴졌다. 사부가 데리고 나온 사람. 그 말이 머릿속 어딘가에 박혔는데 무엇과 연결해야 할지 아직 몰랐다. 비급은 물건이다. 물건은 태울 수 있고, 숨길 수 있고, 빼앗을 수 있다. 그러나 사람은 달랐다. 사람은 어딘가에 살아 있거나, 죽어 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소하야."

노경천이 불렀다. 담소하는 선반 쪽으로 손을 뻗었다. 세 번째 칸, 왼쪽 끝. 죽간 묶음이 손에 잡혔다. 묶인 끈이 오래되어 손가락 사이로 부스러기가 떨어졌다. 그 옆 칸, 그 아래 칸—전부 끌어내렸다. 선반이 비워지는 소리가 작고 건조하게 울렸다.

"형은 그 이름이 누구인지 압니까."

담소하는 뒤를 돌아보지 않고 물었다. 형의 대답이 늦었다. 그 늦음이 이미 하나의 대답이었다.

"…나중에 이야기하자."

담소하는 고개를 끄덕이지 않았다. 죽간을 품에 안았다. 묵직했다. 사부가 부끄러워했던 것, 남궁현이 보여주기로 결정한 것, 그리고 아직 치워놓은 것—그 모든 것의 무게가 지금 이 안에 들어 있었다. 기록고를 나서는 발걸음이 검혼장을 나서던 때보다 무거웠다. 이긴 것인지도, 진 것인지도 아직 알 수 없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했다. 사부가 데리고 나온 사람—그 이름을 알기 전까지, 이 싸움은 끝나지 않는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