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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2-10화]

이름을 부르는 검

작성: 2026.05.08 11:33 조회수: 5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본 작품은 무협 장르 창작물로, 등장하는 무공·문파·인물·사건은 모두 허구입니다. 작중 폭력 묘사는 장르 관습에 따른 것이며 현실의 폭력을 조장하지 않습니다.

검혼장은 남궁세가 본채에서 서쪽으로 세 개의 마당을 지난 자리에 있었다. 담장이 높고 문이 두꺼웠다. 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담소하는 공기부터 달라짐을 느꼈다. 바깥 마당의 향내도, 하인들이 내는 잡소리도 없었다. 흙냄새와 땀 냄새, 그리고 오래된 돌 표면에서 올라오는 서늘한 기운만이 있었다. 관람석에는 남궁세가 식솔들이 줄지어 앉아 있었고, 정면 상석에는 아직 아무도 없었다.

노경천이 옆에 섰다. 담소하보다 반 걸음 뒤였다. 처음부터 그 자리를 택한 것이었다. 담소하는 그것을 느꼈지만 고개를 돌리지 않았다. 말 한마디 없이 앞만 보았다. 어젯밤 서찰을 다시 떠올리지 않으려고 했다. 사부의 필체, 고르지 못했던 획, 마지막 줄에서 잉크가 번진 자리. 손에 힘이 들어가지 않도록 손가락을 의식적으로 펼쳤다.

남궁현이 들어온 것은 그때였다. 소리 없이, 그러나 모든 시선을 끌어당기는 걸음이었다. 오십을 넘긴 나이에도 등이 꼿꼿했고, 검회색 도포의 소매가 조용히 흔들렸다. 그가 상석에 앉으며 시선을 한 번 훑었다. 담소하와 눈이 마주쳤다. 0.5초가 될까 말까 하는 순간이었다. 남궁현은 미소 지었다. 담소하는 그 미소에서 어떤 계산도 읽어내지 못했다. 그것이 더 불편했다.

"담소하 선수, 들어오시오."

안내인이 낭랑하게 이름을 불렀다. 담소하는 걸음을 내디뎠다. 검혼장 바닥은 황토를 다진 것이었는데, 걸을 때마다 발밑에서 단단한 저항이 느껴졌다. 반대편에서 들어온 인물은 스물 안팎으로 보이는 청년이었다. 허리에 검을 두 자루 찼고, 도복 자락이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었다. 남궁세—남궁현의 직계 후계 검객이자 이번 검혼장의 개최 목적이 된 인물. 담소하가 그에 대해 아는 것은 그것뿐이었다.

남궁세가 먼저 입을 열었다.

"청문에서 왔다 하셨소? 청문검파라면…"

그는 잠깐 멈췄다가 웃었다. 예의 바른 웃음이었다.

"이미 없는 문파 아니오."

담소하는 대답하지 않았다. 허리에서 검을 뽑는 대신 등 뒤로 손을 가져갔다. 그곳에는 검이 없었다. 검혼장에 들어오기 전 백천리가 빌려준 단검 하나만 있었다. 칼집에서 꺼내는 소리가 조용하게 났다. 관람석에서 낮은 웅성임이 일었다. 남궁세가 눈썹을 올렸다.

"단검으로?"

"이거면 충분합니다."

담소하가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낮았다. 남궁세는 잠깐 상대를 뜯어봤다. 그리고 두 자루 중 오른쪽 검을 뽑았다. 시작을 알리는 종소리가 한 번 울렸다.

남궁세의 검은 빠르고 정확했다. 첫 번째 초식에서 담소하는 한 걸음 밀렸다. 발이 흙을 긁었다. 두 번째 초식에서는 소매가 잘려 나갔다. 관람석이 조용해졌다. 남궁세는 세 번째 초식을 준비하며 보폭을 좁혔다. 담소하는 그 순간 숨을 한 번 끊었다. 등의 화상 자국이 땀에 젖어 당기는 느낌이 왔다. 늘 그런 순간이면 그것이 먼저 반응했다. 뜨겁지 않았다. 오히려 차가웠다. 자국이 선명해지는 것 같은 기분—그리고 몸이 먼저 움직였다.

반 박자 앞당겨 들어갔다. 검이 아닌 손목 안쪽으로 남궁세의 검 날 궤적을 흘렸다. 단검이 빠르게 들어갔다. 남궁세의 검 손잡이를 정확하게 쳐냈다. 검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궁세는 순간 자세를 잃었고, 담소하의 단검 끝이 그의 목 앞 세 치 거리에서 멈췄다. 고요했다. 관람석에서 누군가 숨을 들이마셨다. 그것이 전부였다.

종소리가 두 번 울렸다. 결투 종료.

남궁세는 잠깐 그 자세 그대로 있었다. 그러다 천천히 고개를 숙였다.

"졌소."

담소하는 단검을 내렸다. 남궁세가 바닥의 검을 주웠다. 두 사람은 마주 서 있었다. 패배를 인정한 남궁세의 얼굴에는 수치심보다 호기심이 더 짙었다. 그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마지막 동작은…"

그는 말을 맺지 않았다. 담소하도 대답하지 않았다. 둘 다 알고 있었다. 그것은 특정 문파의 검결이 아니었다. 몸이 알아서 한 것이었다.

박수 소리가 났다. 느리고 분명한 박수였다. 상석에서 남궁현이 일어나 있었다. 담소하는 그쪽을 바라봤다. 남궁현이 걸어왔다. 멈추는 거리가 딱 두 걸음이었다. 관람석의 시선이 전부 이쪽으로 쏠렸다.

"잘 봤소."

남궁현이 말했다. 낮고 고른 목소리였다.

"담소하 군."

그 이름을 부르는 방식이 이상했다. 안내인이 부를 때처럼 그냥 부른 것이 아니었다. 한 글자씩 끊어서 부르는 것 같았다. 마치 그 이름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이 처음 소리 내어 확인하는 것처럼. 담소하는 남궁현의 눈을 똑바로 보았다. 그 눈 안에서 놀람은 보이지 않았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그것이 가장 많은 것을 말해주었다.

"약속대로, 기록고는 열어드리겠소."

남궁현이 돌아서며 말했다.

"오늘 저녁, 안내인이 찾아갈 것이오."

담소하는 그 등을 바라보았다. 관람석 사람들이 자리에서 일어나는 소리, 하인들이 움직이는 소리가 났다. 노경천이 다가왔다. 반 걸음이 아니라 이번엔 나란히 섰다.

"잘 했다, 소하야."

담소하는 형을 돌아봤다. 노경천의 미소는 따뜻했다. 진심처럼 보였다. 아마 진심일 것이었다. 그러나 담소하는 노경천이 결투 내내 어디에 서 있었는지 기억하고 있었다. 관람석 구석, 남궁현의 상석에서 가장 잘 보이는 자리. 형이 결투를 보았는지, 남궁현의 반응을 보았는지—그것은 담소하가 묻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담소하는 묻지 않았다.

"기록고가 열렸습니다."

담소하는 그것만 말했다.

노경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그게 중요하지."

그리고 잠깐 뜸을 들였다.

"남궁현이 네 이름을 부르던 것 봤냐?"

"봤습니다."

"어떻게 생각해?"

담소하는 단검을 칼집에 꽂으며 대답했다.

"처음 듣는 이름처럼 굴지 않았습니다."

노경천의 눈이 잠깐 흔들렸다. 아주 잠깐이었다. 그가 웃었다.

"눈썰미가 날카로워졌구나."

그리고 먼저 걸어갔다. 담소하는 그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시선을 내렸다. 발밑 황토 바닥에 검혼장 결투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발이 긁힌 자국, 검이 떨어진 자리. 그리고 자신의 발자국 옆에 남궁현이 멈췄던 두 발자국.

저녁이 되면 기록고의 문이 열릴 것이었다. 그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담소하는 이미 하나를 알게 된 것이 있었다. 남궁현은 담소하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오늘 처음 안 것이 아니었다. 그 이름이 어떤 위험과 연결되어 있는지도, 아마 알고 있을 것이었다. 기록고가 열린다는 것은 그가 그것을 허락한다는 뜻이었다. 그리고 남궁현이 무언가를 허락할 때—서찰에서 사부가 말했던 그 이름, 그 인물의 방식이 떠올랐다.

담소하는 걷기 시작했다. 검혼장 문을 나서는 발걸음이 들어올 때와 달랐다. 무거워진 것이 아니었다. 더 또렷해진 것이었다. 기록고 안에서 무엇을 찾든, 그것을 남궁현이 보여주기로 결정했다는 사실 자체가 하나의 답이었다. 보여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들—그리고 아직도 감추고 있는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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