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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보험신문

[티금융서비스의 머니 프리즘] 사냥의 시대가 저물고 농사의 시대가 온다

구중한 지사장
구중한 지사장

최근 보험업계의 가장 뜨거운 화두는 수수료 분급제의 정착과 그에 따른 영업 환경의 변화다. 과거 계약 초년도에 집중되던 모집 수수료를 장기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이 제도는 단순한 금융당국의 규제 강화를 넘어선다.

이는 수십 년간 대한민국 보험산업의 외형적 성장을 이끌어 온 동시에 짙은 그림자를 남겼던 기존 영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뒤흔드는 거대한 전환점이다. 이 변화는 곧 업계 일각에 관행처럼 만연했던 ‘사냥식 영업’에 종말을 고하는 신호탄과 같다.

그동안 일부 보험 영업 현장은 거대한 사냥터와 다르지 않았다. 단기 실적과 당장 지급되는 높은 수수료만을 목표로 삼아, 고객의 실제 필요나 재무 상황보다 계약 체결 자체에만 몰두하는 영업이 횡행했다. 사냥감인 계약을 잡고 나면 뒤돌아보지 않고 곧바로 다음 타깃을 찾아 떠나는 방식이다.

당장의 수익 구조와 실적 압박 속에서는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러한 단기 성과주의는 사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고아 계약’을 양산했고, 이는 결과적으로 완전 판매를 저해하고 보험산업에 대한 금융소비자의 불신을 키우는 가장 뼈아픈 원인이 됐다.

하지만 본격적인 수수료 분급제 환경에서는 사냥꾼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 계약 체결 직후 쥐어지는 단기적이고 즉각적인 보상은 대폭 줄어들었고, 그 계약이 장기간 건전하게 유지되어야만 비로소 온전한 소득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설계사의 경쟁력은 얼마나 많은 계약을 따내느냐의 ‘체결률’에서 얼마나 오래 고객과 함께하느냐의 ‘유지율’로 이동했다.

이는 곧 영업의 방식이 찰나의 ‘사냥’에서 긴 호흡의 ‘농사’로 탈바꿈해야 함을 강력하게 시사한다.

농사는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씨앗을 뿌리기 전 토양의 상태를 꼼꼼히 살피고, 계절과 날씨의 변화에 철저히 대비하며, 오랜 시간 허리를 굽혀 밭을 매는 인고의 과정을 반드시 거쳐야 한다.

보험 영업도 이와 똑같아야 한다. 고객의 현재 재무 상태, 직업적 특성, 그리고 가족력이라는 토양을 면밀히 분석하고, 생애 주기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라는 비바람을 예측해 가장 알맞은 보장의 씨앗을 심어야 한다. 계약 체결은 결코 농사의 끝이 아니라, 기나긴 파종의 시작일 뿐이다.

고객이 사회에 첫발을 내딛고, 가정을 꾸리며, 자녀를 양육하고, 마침내 은퇴를 맞이하는 삶의 모든 굴곡마다 지속적으로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예상치 못한 질병이나 사고가 발생했을 때 정당한 보험금을 받을 수 있도록 돕는 ‘물 주기’와 ‘거름 주기’가 평생 동반되어야 한다.

진정한 설계사는 단순한 금융상품 판매업자가 아니다. 고객의 곁에서 인생 전반의 위험을 함께 대비하고 책임지는 ‘생애 주기 위험 관리자’로서 기능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설계사 개인의 인맥이나 감에 의존하는 것을 넘어, 회사 차원에서 끊임없이 양질의 시장을 공급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돕는 체계적인 영업 시스템이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한다.

고객의 삶이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 설계사의 소득과 유지분도 함께 보장되는 분급제의 구조는, 결국 소비자의 이익과 설계사의 이익을 일치시키는 매우 긍정적인 궤도 수정을 이끌어 내고 있다.

제도의 급격한 변화는 늘 크고 작은 진통을 동반하기 마련이다. 누군가에게 분급제는 당장의 현금 흐름 악화라는 치명적인 위기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시장의 긴 역사를 두고 본다면 이는 옥석을 가리는 강력하고 공정한 필터가 될 수 있다.

단기 실적에만 급급했던 사냥꾼들은 자연스럽게 도태되고, 묵묵히 고객이라는 밭을 일구며 굳건한 신뢰를 쌓아가는 진실한 농부들만이 시장에 남아 진짜 과실을 맺을 것이다. 고객과 함께 땀 흘려 지은 농사만이 가장 견고한 성장을 담보한다는 변하지 않는 진리를, 새롭게 변화된 제도가 다시금 우리에게 증명하고 있다.

구중한

티금융서비스 The미라클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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