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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준비할 수 있을 때 미래를 그려보길

주옥진 기자
주옥진 기자

유난히 더위와 습기가 오래 머문 여름이었다. 몸도 쉽게 지쳤지만, 주변에서 들려오는 안타까운 소식에 마음까지 무거운 날이 많았다. 기자는 이번 여름 여러 차례 장례식장을 찾았다.

한 지인의 아버지는 폐암을 진단받은 지 두 달 만에 병세가 급격히 악화돼 세상을 떠났다. 또 다른 지인의 아버지는 환갑도 되지 않은 나이에 갑작스러운 뇌출혈로 쓰러져 가족들이 손써볼 겨를도 없이 눈을 감았다. 한 선배는 오랜 병환을 앓던 할머니를 떠나보냈다. 누구보다 의지했던 분이라 빈자리가 더욱 크게 느껴진다고 했다.

사고 소식도 잇따랐다. 한 지인은 늘 오르내리던 계단에서 발을 잘못 디뎌 뼈가 크게 부러졌고 결국 수술을 받았다. 친가의 한 어르신은 상을 접다가 허리를 삐끗했는데, 디스크가 파열됐다는 소식을 들었다. 익숙한 장소와 평범한 일상에서도 사고는 예고 없이 찾아왔다.

안타까웠던 점은 이들 가운데 보험을 제대로 준비해둔 사람이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그나마 보험에 가입한 한 사람도 폐암 진단을 받기 불과 두 달 전 계약을 체결했고, 보험금을 받지 못했다고 했다. 사고를 겪은 가족과 지인들은 뒤늦게 “미리 보험을 들어둘 걸 그랬다”고 말했다. 발을 다친 지인은 지금이라도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알아봤지만 당장은 어렵고 3개월 뒤에야 가능하다는 답을 들었다고 했다.

보험을 미처 준비하지 못한 사정은 저마다 다를 것이다. 당장의 생활비가 더 급했을 수도, 아직은 건강하다는 생각에 뒤로 미뤘을 수도 있다. 그 사정을 헤아리면서도 뒤늦은 아쉬움이 남으면서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새삼 돌아보게 됐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최근 만난 법인보험대리점(GA) 우수인증설계사들의 말이 떠올랐다. 이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질문했을 때 높은 실적을 거둔 때보다 끝내 도움을 주지 못한 고객을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았다. 보장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가입하지 않았던 고객에게 사고가 생겼을 때, 곁에서 해줄 수 있는 일이 없었다는 미안함이 오래 남았다는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에게라도 보험의 필요성을 더 제대로 알리고 싶다고 했다.

사람들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를 위해 저축과 투자에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는다. 업무상 만남에서도 주식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 단골 화제다. 친구들과의 모임에서도 어떤 방식으로 재테크를 하는지, 투자 공부는 어떻게 하는지를 두고 이야기가 오간다.

금융시장에서도 이러한 관심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지난 8월 말 5대 은행의 정기적금 잔액은 45조757억원으로 한 달 새 734억원 늘었다. 같은 기간 정기예금도 20조원 넘게 증가했다. 주식시장에서는 빚을 내 투자하는 움직임도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월 28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액은 33조3379억원으로 9거래일 연속 증가했다.

조금 더 나은 내일을 바라며 돈을 모으고 불리는 일은 중요하다. 다만 우리가 그리는 미래에 아프거나 일을 쉬어야 하는 날도 포함돼 있는지는 돌아볼 필요가 있다.

보험이 질병과 사고에 따른 모든 부담을 덜어주지는 못한다. 떠난 사람을 돌아오게 할 수도, 다친 몸을 곧바로 낫게 할 수도 없다. 다만 갑작스러운 일이 닥쳤을 때 치료비와 생계의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는 버팀목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지금은 백세시대라고 이야기한다. 백세시대라는 말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을 뜻하지 않을 것이다. 몸과 마음을 돌보며 살아갈 준비도 그 안에 담겨야 한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은 오늘, 우리가 준비하는 미래를 천천히 들여다보면 어떨까. 더 나은 내일을 꿈꾸는 일만큼 평범한 하루를 지킬 준비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오래 남는 여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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