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전력시설물 설계·감리 용역을 수행하는 업체와 기술인을 평가하는 방식이 확 바뀐다. 조달청은 전력시설물의 설계와 감리 업무를 더욱 철저히 관리하기 위해 통일된 수행능력평가 기준을 마련하고, 2026년 7월 1일 최초 입찰공고 분부터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준 마련의 가장 큰 이유는 관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력기술관리법이 2023년 11월 개정·시행되면서 전기 설계와 감리 용역의 분리발주가 확대됐고, 이에 따라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실제로 조달청이 발주한 전력시설물 설계·감리 용역은 2023년 43건(92억 원)에서 2025년 290건(800억 원)으로 급증해, 2년 만에 건수는 약 7배, 금액은 약 9배 늘어났다.
발주 물량이 크게 증가하면서 그동안 공고마다 개별적으로 운영하던 세부 평가 기준으로는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조달청은 표준 평가 기준을 마련해 모든 공고에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가장 주목할 점은 기술인의 업무중첩도 평가 방식이 바뀐 것이다. 지금까지는 설계 기술인은 다른 설계용역과의 중복 여부를, 감리원은 다른 감리용역과의 중복 여부를 각각 따로 평가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설계 기술인이 감리용역에 참여하는 경우도 모두 업무중첩도에 포함해 평가한다. 이는 한 기술인이 설계와 감리 업무를 넘나들며 여러 현장을 동시에 수행하는 상황을 방지하고, 각 현장의 책임성과 품질 확보를 강화하려는 조치다.
또한 참여 기술인의 실적 평가 기준도 보다 세분화되고 투명해졌다. 실적을 평가할 때 건수, 분야, 금액, 기간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제시했다. 아울러 유사용역 인정 범위도 분야별 기준표를 마련해 통일적으로 운영함으로써 업체가 사전에 평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도록 했다.
평가 절차의 투명성도 높아졌다. 자기평가기술서를 기반으로 한 평가 방식을 명문화하고, 공동수급체 구성과 지분율 반영 방식, 결격사유 기준 등을 구체적으로 마련했다. 이를 통해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사전에 자신의 평가 결과를 예측할 수 있게 돼 불필요한 혼선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달청 임헌억 기술서비스국장은 “전력시설물은 국민 생활과 인공지능(AI) 등 산업 발전을 지탱하는 핵심 기반시설”이라며 “이번 기준 시행을 통해 전력시설물의 안전과 품질을 보장할 수 있는 설계·감리자가 선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기준은 연간 약 300여 건, 800억 원 규모의 전력시설물 설계·감리 용역 발주에 적용될 예정이다. 조달청은 이번 평가 기준 마련으로 현장별 책임성과 품질 확보가 강화되고, 업체 간 공정한 경쟁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