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자해나 타인에게 해를 끼칠 위험이 높은 급성기 정신질환 환자를 집중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병원을 12곳 더 지정했다. 이로써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은 전국 38개소로 늘었고, 확보된 병상은 총 789개다.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제때 적절한 치료를 받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1일 제1기 2차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12개소를 추가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 제도는 작년 12월 서울대병원 등 26개소를 1차로 지정하면서 본격 시행됐다. 집중치료병원은 자·타해 위험이 있는 정신질환자, 치료 효과성이 높은 초발 환자, 응급입원 대상자 등에게 집중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인력과 시설 기준을 강화한 병원급 의료기관이다.
이번에 새로 지정된 12개 병원은 상급종합병원 2곳과 종합병원 3곳, 정신병원 7곳으로, 총 283개 병상을 추가 확보했다. 상급종합병원으로는 서울 세브란스병원(20병상)과 울산대학교병원(16병상)이 포함됐다. 종합병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일산병원(12병상), 인천광역시의료원(20병상), 강원대학교병원(16병상)이다. 정신병원으로는 서울특별시은평병원(28병상), 아주편한병원(39병상), 계요병원(24병상), 인천참사랑병원(30병상), 전북특별자치도마음사랑병원(40병상), 보은병원(18병상), 다움병원(20병상)이 지정됐다.
이번 지정으로 1·2차를 합친 집중치료병원은 모두 38개소로 늘었다. 유형별로 보면 상급종합병원이 25개소, 종합병원이 3개소, 정신병원이 10개소다. 특히 종합병원급 의료기관의 참여가 늘면서 정신건강의학과 외에 다른 진료과와의 협진도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는 의료의 질과 환자 안전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전망이다.
집중치료병원은 정신응급 상황에 신속히 대응할 수 있도록 응급입원용 병상을 일정 비율 이상 운영해야 한다.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집중치료실 병상의 10% 이상을, 정신병원은 20% 이상을 정신응급 환자 전용 병상으로 확보해야 한다. 지금까지 확보된 정신응급 병상은 모두 130개다. 1차 지정 때 72개, 이번 2차에서 58개가 추가됐다.
또한 이들 병원은 환자가 퇴원한 후에도 치료 체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퇴원 계획을 세우고 방문·전화 상담 등 사례관리 서비스를 함께 제공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정신응급 초기 대응부터 집중 치료, 퇴원 후 지속 치료까지 이어지는 통합 치료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앞으로 급성기 정신질환 치료 수요와 지역별 균형을 고려해 집중치료병원을 단계적으로 더 늘리기로 했다. 목표는 2030년까지 집중치료실 병상을 2,000개로 확대하는 것이다. 응급입원 의뢰 건수와 비자의입원 발생 건수 등을 기준으로 삼았으며, 지역별 상황에 따라 최종 규모와 일부 기준은 탄력적으로 적용할 예정이다.
제1기 3차 공모는 내년 하반기에 실시할 계획이다. 대상은 아직 지정받지 못한 권역 내 역량 있는 정신의료기관과 1·2차 공모에서 빠진 기관들이다. 현재 집중치료병원이 없는 지역은 대전, 세종, 충북, 경북, 경남, 제주 등 6곳으로, 앞으로 이들 지역에도 병원이 추가 지정될 가능성이 있다.
이 제도는 법적 근거도 마련돼 있다. 정신건강복지법 제19조의2와 시행규칙 제12조의2~제12조의4를 신설했고,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지정 등에 관한 고시’도 제정했다. 보상 체계도 강화했다. 집중치료실 입원료를 신설해 초기 14일 동안 가산하고, 개인정신치료·가족치료·작업치료 등의 수가도 올렸다. 입원 기간은 최대 30일이며 건강보험과 의료급여 환자 모두 동일한 기준을 적용받는다.
지정 기준은 인력·시설·의료의 질 등 3개 분야 11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인력 분야에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와 간호사, 정신건강전문요원 1명당 입원 환자 수를 제한하고, 원내 당직 의료인과 행정인력 배치를 요구한다. 시설 분야에서는 집중치료실 병상 수와 응급입원용 병상 설치, 보호실 설치 등을 확인한다. 의료의 질 분야에서는 의료기관 인증 여부와 요양급여 적정성 평가 등급, 병원 기반 사례관리 시범사업 참여 여부를 본다. 지정 이후에는 3년마다 재지정을 받아야 한다.
이선영 보건복지부 정신건강정책관은 “급성기 정신질환 집중치료병원 지정을 통해 급성기 환자들이 제때 제대로 치료받고 일상을 조속히 회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정신질환 발병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가족들이 믿고 선택할 수 있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의료계와 협력해 개선된 치료 환경을 구축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