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험GA협회,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 반발
보험회사가 법인보험대리점(GA)에 보험상품 판매를 위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판매위탁리스크'를 관리하는 가이드라인을 두고 GA업계가 강한 우려를 표했다.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은 "해당 가이드라인은 금융당국 감독규정이 아닌 민간 협회가 자체적으로 제정·시행하는 수준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김용태 보험GA협회 회장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협회 대회의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험회사의 제3자 리스크관리 가이드라인'(이하 가이드라인)과 관련해 이 같은 의견을 밝혔다. 지난달 생명·손해보험협회가 제정 공고한 가이드라인 내 세부 평가지표가 평가통제 대상인 GA의 의견과 영향분석 검토 없이 일방적으로 구성됐다는 지적이다.
앞서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은 금융기관이 업무를 위탁할 때 발생하는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준수해야 하는 최소한의 사항을 제시하는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3분기 중 업권별 협회 모범규준(자율규제)으로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보험사는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라 완전판매 문화 정착을 위한 계량지표, 금융당국 제재 및 금융사고 이력 등 3가지 정량지표와, GA의 내부통제 수준(당국의 내부통제운영실태평가 결과 등), GA 리스크 거버넌스 체계의 적정성 등 6가지 정성지표를 바탕으로 GA를 평가하게 된다.
김 회장은 "민간 단체가 동일한 민간 회사인 보험사들에 의무적으로 적용하겠다는 것은 헌법적·법률적으로 부당하다"고 말했다. 특히 보험사에 금융감독원 수준의 자료를 요구하거나 감사·실사 권한을 부여하는 점을 지적하며, "GA는 이미 금감원 검사나 요청이 있을 경우 경영정보를 제출하고 실사를 받고 있다"며 "민간 협회가 같은 수준의 실사를 요구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말했다.
가이드라인 시행 시 과도한 행정 부담과 영업기밀 유출 우려도 제기했다. 김 회장은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GA는 거래 중인 모든 보험사에 동일한 자료를 반복 제출해야 하는데,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인력과 시간이 소모된다. 또한 각 GA의 계약 운영 방식과 영업 전략이 보험사에 전면 노출될 경우 핵심 경쟁력이 침해될 수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결국 대형 보험사 및 거래 규모가 큰 일부 GA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는 '인위적 질서 개편'이 일어날 것"이라며 "자율경쟁이 아닌 제도적 구조에 의해 시장이 왜곡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보험GA협회는 GA업권 의견을 수렴해 양 협회에 전달하고, GA 스스로 내부통제 적정성을 자체 점검하도록 당부한 상태다. 김 회장은 "보험사가 GA 경영정보를 확인하기 전에, 추후 당국이 검사했을 때 이상이 없을 수준의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해 대비해 나가자는 공감대를 확산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해당 가이드라인은 보험사와 대리점 간 자율 협의와 건전한 거래 질서 확립을 위한 최소한의 관리 기준으로 어떤 제재 조항도 포함돼 있지 않다"며 "보험사가 대리점의 리스크가 높다고 판단할 경우 협의를 통해 개선 방안을 마련하도록 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또한 해당 가이드라인이 기존 운영 중인 GA 내부통제 운영실태 평가제도(금감원 검사3국이 GA를 평가)와, 도입 예정인 보험사 운영위험 평가제도(금감원이 보험사가 대리점 위탁계약을 적정하게 체결·관리하는지 평가해 개선 유도)와 연계해 운영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금감원 관계자는 "이 세 가지 축을 통해 보험업권의 리스크관리 체계를 입체적으로 강화하겠다는 취지"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