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작업실의 가장 긴 벽에는 원래 겨울 배급표가 붙어 있었다. 다음 한파 몫을 다른 벽로 옮긴 뒤, 민세온은 빈 벽에 폭이 다른 종이띠를 걸었다. 도시가 닫힌 순서를 한 줄 숫자로 만들지 않기 위한 시간표였다.
첫 띠는 폭발 신고였다. 접수 장비 시계의 오차를 보정한 범위와 열다섯 초 음성의 끝이 표시됐다. 정확한 분을 모르는 만큼 띠의 양쪽 끝은 점선으로 남겼다.
두 번째는 풍향이었다. 학교 옥상 깃과 급수장 장비, 두 사람의 기억이 겹치는 구간은 진하게, 하나만 남은 구간은 옅게 칠했다. 바람은 도시 전체를 같은 시간에 덮지 않았다.
차유리는 병원 접수 기록을 증상별이 아니라 들어온 방향별로 묶었다. 공업지대 남쪽에서 온 사람들의 눈 자극 진술이 먼저 늘었고, 뒤이어 서쪽 도로에서 기다린 사람들의 호흡 불편이 기록됐다. 개인 이름과 치료 내용은 벽에 나오지 않았다.
강태민은 서쪽 검문소의 차단봉이 내려간 시간을 붙였다. 명령 수신과 실제 차단 사이에는 짧은 간격이 있었고, 의료 예외 무전은 그보다 늦게 시작됐다. 그는 그 간격에서 자신이 무엇을 했는지 별도 진술 번호로 연결했다.
작은 학교는 보호자들이 교문에 모인 시간과 실내 대피 방송을 시작한 시간을 보냈다. 첫 군 통제 소문이 돌고도 학교 방송은 한동안 ‘귀가 대기’를 반복했다. 상급 안내를 기다린 시간이 사람을 야외에 더 모이게 했다.
정윤호는 도시 방송 원고의 수정본을 내놓았다. 초기 초안에는 바람 반대쪽 실내 대피가 있었으나, 실제 송출본에서는 ‘지정 구역에서 이동 금지’가 앞에 놓였다. 어느 부서가 순서를 바꿨는지는 결재 기록이 끊겨 있었다.
하린은 송출 파일 생성 시각과 각 중계소 수신 시각을 비교했다. 동쪽 중계소는 전력 문제로 늦게 받았고 남쪽 일부는 아예 구판을 반복했다. 도시가 같은 명령으로 한순간 닫혔다는 기억과 실제 방송은 달랐다.
오도혁의 배차 쪽지는 사설 차량이 큰길을 피한 시점을 보여 줬다. 검문소가 닫힌 뒤 일부 운전자가 공업지대 외곽 골목으로 우회했다. 그 길의 분진 농도는 알 수 없지만, 봉쇄가 노출 가능 경로를 바꾼 사실은 남았다.
북서 급수장의 필터 압력 상승은 우회 차량보다 앞이었다. 따라서 차량이 모든 분진을 옮겼다는 주장은 맞지 않았다. 사람의 이동과 바람, 시설 사고의 영향을 한 원인으로 합치지 않았다.
안전 연구원의 수첩에는 자동 소화 장치가 작동한 시간 범위가 있었다. 폭발 신고 직후와 정확히 맞지 않았고 조금 뒤였다. 흰 잔류물이 첫 연기부터 있었는지 후속 소화 과정에서 더해졌는지는 여전히 열려 있었다.
박선묵의 관찰소는 도시 방송보다 먼저 자체 분류표를 실행한 흔적이 있었다. 관찰 연계망에서 축약 지침을 받은 시각이 공공 송출보다 빨랐다. 계약 시설이 일반 주민보다 먼저 통제 정보를 받은 셈이었다.
한 주민은 그러면 관찰소가 폭발을 미리 알았던 것 아니냐고 물었다. 세온은 지침 수신이 폭발 전인지 후인지 오차 범위상 겹친다고 답했다. 더구나 대기 이상 경보가 폭발과 별개로 먼저 올라갔을 가능성도 있었다.
시간표는 답을 선명하게만 만들지 않았다. 어떤 의혹은 약해졌고, 어떤 책임은 더 구체적으로 보였다. 특히 보호 안내보다 이동 차단이 빨리 퍼진 순서는 여러 독립 기록에서 겹쳤다.
병원 차량 두 대의 경로를 지도에 올리자 피해가 커진 구간도 드러났다. 첫 차량은 짧은 지연 뒤 통과했지만 두 번째는 차단선에서 방향을 돌려 바람이 지난 도로를 더 오래 달렸다. 환자 결과는 신상 보호를 위해 별도 열람으로 남겼다.
차유리는 지연이 직접 악화를 일으켰다고 단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의료 판단 권한을 현장에 두지 않고 상급 응답에 묶은 절차가 인계 시간을 늘렸다는 것은 확인됐다. 그 절차는 현재 통제 규칙에서 이미 폐기됐다.
학교 교사는 귀가 대기 방송이 보호자들을 모았다는 정정문을 직접 읽었다. 당시 교직원 개인을 탓하기보다 상급 정보가 없을 때 어떤 기본 행동을 택했는지 돌아봤다. 이제는 대기 장소의 공기와 퇴로를 먼저 확인하는 규칙이 생겼다.
남쪽 도로 집단은 자신들이 겪은 다른 검문소 기록을 보냈다. 그곳에서는 현장 책임자가 바람 변화를 보고 차단선을 옮겼다. 같은 조직 안에서도 선택이 달랐다는 자료는 상급 명령의 문제를 약하게 하지 않고 현장 재량의 존재를 보여 줬다.
세온은 시간표 아래에 ‘피할 수 있었던 지연’과 ‘당시 알기 어려웠던 위험’을 구분하는 칸을 만들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로 첫날 사람들의 모든 선택을 쉽게 심판하지 않으려는 장치였다.
안전 연구원은 환기 경고가 생산 부서에서 멈춘 시점을 표시했다. 폭발보다 앞선 안전 실패였다. 반면 소화 물질이 어디로 흘렀는지는 사고 뒤 관리 실패로 따로 놓였다.
정윤호는 축약 지침이 계약망에 먼저 퍼진 이유가 통신 우선순위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그 우선순위 설계 자체가 주민 보호보다 시설 통제를 앞세웠는지 자료를 더 봐야 했다. 설명은 책임표의 확인 중 칸으로 갔다.
저녁 공개 회의에서는 ‘봉쇄가 없었으면 모두 살았을 것’이라는 말이 나왔다. 태민은 그 말을 받아 자기 죄를 크게 만드는 방식으로 사과하지 않았다. 폭발과 분진 위험이 이미 있었고, 봉쇄가 일부 사람의 노출과 의료 지연을 더했을 가능성을 정확히 인정했다.
반대로 ‘봉쇄 덕분에 도시가 버텼다’는 말도 검토됐다. 이동을 줄여 다른 구역 확산을 낮췄을 가능성은 자료가 부족했다. 보호구와 대피 안내 없이 사람을 길에 세운 방식은 정당화되지 않았다.
은별과 나루는 긴 시간표를 네 장의 쉬운 안내로 바꿨다. 사고, 바람, 사람 이동, 통제와 치료였다. 화살표가 만나는 곳에는 ‘확인 중’ 표식을 붙여 한 장면이 다른 장면을 자동으로 원인으로 만들지 않게 했다.
하린은 공개본과 원본 사이의 연결 번호를 다시 점검했다. 방송 원고 한 장이 늦게 들어오자 추가 시각을 기록하고 시간표를 수정했다. 벽에 이미 붙였다는 이유로 틀린 순서를 고집하지 않았다.
새 자료는 동쪽 중계소가 실내 대피 문장을 한 번 송출했다는 것을 보여 줬다. 그 지역 주민 일부가 지하 주차장으로 들어간 진술과 맞았다. 모든 방송이 이동 금지만 말했다는 이전 설명이 정정됐다.
정정은 책임을 없애지 않았다. 지역마다 다른 메시지가 나가 혼란을 키운 사실이 더 분명해졌다. 네 거점은 앞으로 비상 문안을 보낼 때 버전 번호와 만료 시각, 지역별 변경 이유를 함께 읽기로 했다.
밤이 되자 벽에는 도시가 닫힌 한순간이 아니라 여러 문이 다른 이유로 닫힌 시간이 나타났다. 시설은 안전 경고를 미뤘고, 행정은 보호 문장을 줄였으며, 군 통제는 이동을 먼저 막았고, 현장은 서로 다른 재량을 썼다.
세온은 가장 긴 회색 띠를 손으로 따라갔다. 그것은 서쪽 도로에서 사람들이 기다린 시간이었다. 누구의 이름도 쓰지 않았지만 그 시간이 사라지지 않게 만드는 것이 책임 조사의 첫 결과였다.
시간표 마지막은 도시 방송이 끊긴 순간이 아니라 네 거점이 처음 서로 연결된 날까지 이어졌다. 피해를 만든 순서를 아는 일은 과거에 머무르지 않았다. 이제 바람과 통제, 의료 예외를 같은 화면에 올리는 현재 규칙의 근거가 됐다.
공개 작업실 문을 닫을 때 하린의 수신기에 상급 연속운영 망의 짧은 문장이 들어왔다. 검증되지 않은 자료의 추가 송출을 중단하고 원본을 중앙 보관선으로 넘기라는 명령이었다. 시간표가 과거의 통제를 보여 주자, 남은 통제 구조가 현재의 공개를 멈추려 하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