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1-2화]

독향 속, 잠든 자의 입술

작성: 2026.04.02 15:01 조회수: 31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새벽 두 점이 지나도 청문객잔 뒷방의 촛불은 꺼지지 않았다. 심지가 두 번 타들어 가는 동안 당소연은 사내의 맥을 세 번 짚고, 두 번은 혀를 찼다. 혀를 차는 소리마다 진무백은 출입문 쪽으로 시선을 옮겼다. 뭔가 들어오거나 나가는 것이 있다면 가장 먼저 그 틈새로 새어 나올 것이었다.

방 안에는 기름 탄 냄새와 뭔가 쓴 것이 섞인 냄새가 낮게 깔려 있었다. 당소연이 사내의 경락을 풀기 위해 쓴 해독침 몇 가지가 침보 옆에 가지런히 놓여 있었고, 사내의 손등에는 아직 침 자국이 붉게 남아 있었다. 독이 얼마나 깊이 들었는지는 그 자국의 색이 말해 주고 있었다. 진무백은 그것을 한 번 봤다가 시선을 거뒀다.

"죽지는 않아."

당소연이 먼저 말했다. 고쳐 말하거나 덧붙이지 않았다. 그 한 문장이 방 안에 내려앉았고, 진무백은 그제야 어깨에서 힘을 조금 뺐다. 조금만이었다.

문제는 사내가 살았다는 것이 아니었다. 문제는 사내가 언제 입을 여는가, 그리고 그 전에 누가 이 방을 먼저 찾아오는가였다. 진무백은 벽에 기대어 팔짱을 꼈다. 당소연은 침보를 정리하며 사내의 손목 위에 얇은 천 조각을 올려 둔 채 손을 거뒀다. 두 사람 모두 그 천 조각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침묵이 오히려 이상했다.

진무백이 먼저 움직였다. 한 발짝 가까이 다가가 사내의 손목 위에 얹힌 천 조각에 손을 뻗으려는 순간, 당소연의 손가락이 먼저 천 조각 끝을 눌렀다. 세게 누른 것도 아니었다. 그냥 올려놓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그 무게가 경고처럼 느껴졌다.

"부위를 건드리면 봉독이 다시 돌 수 있어."

진무백이 멈췄다. 그 설명이 틀린 것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성가셨다. 그는 손을 거두고 대신 사내의 얼굴을 내려다봤다. 사십 안팎으로 보이는 남자였다. 눈가에 잔주름이 많고 입술이 텄으며, 오른손 마디마디에는 오래된 굳은살이 박혀 있었다. 무기를 오래 쥔 손이었다. 하지만 어느 문파의 것인지는 짐작이 가지 않았다. 강호 어딘가에서 오래 버텨 온 사람의 손이었다. 그것만은 분명했다.

"이 사람 알아?"

진무백이 물었다. 당소연은 침보를 닫으며 고개를 들지 않았다.

"처음 봤어."

"그 문양은?"

이번엔 당소연이 잠시 멈췄다. 찰나였다. 침보 끈을 묶던 손가락이 짧게 멈춘 뒤 다시 움직였다. 진무백은 그 멈춤을 놓치지 않았다.

"처음 봤다고."

두 번째 대답이 첫 번째보다 조금 더 빠르게 나왔다. 진무백은 더 묻지 않았다. 대신 품속에서 천 조각 하나를 꺼내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꽃잎 세 장짜리 반쪽 매화가 새겨진, 빛이 바랜 천 조각이었다. 당소연이 천천히 눈을 들었다. 그 눈이 잠깐, 정말 잠깐, 사내의 손목과 탁자 위 천 조각 사이를 오갔다.

그것으로 충분했다.

두 사람 사이에 다시 침묵이 내려앉았다. 촛불이 흔들렸다. 창문 틈으로 새벽 바람이 가늘게 스며들었고, 그 바람에 촛농이 한 방울 흘러내렸다. 진무백은 탁자 위 천 조각을 거두지 않았다. 당소연도 시선을 거두지 않았다. 두 사람이 같은 것을 보면서 서로 다른 것을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방 안의 공기를 조금 더 무겁게 만들었다.

뒷문이 삐걱거렸다. 두 사람이 동시에 돌아섰다. 진무백의 손이 허리춤 검집으로 갔다가 멈췄다. 문 틈새로 비집고 들어온 것은 낡은 삿갓에 솜이 터진 도포를 걸친 남자였다. 키가 크고 어깨가 넓었지만 기운이 흘러넘치는 인상은 아니었다. 오히려 지나치게 흐물흐물한 인상이었다.

"아이고, 여기 계셨구나. 찾았다, 찾았어."

구칠이었다. 개방 정보꾼답게 소리 없이 들어왔지만 소리 없이 있지는 못했다. 그는 방 안을 훑어보더니 쓰러진 사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낮게 휘파람을 불었다.

"이 양반 살았네. 대단하다, 진 형. 아니면 의원 누님이 대단한 건가."

"들어오라고 한 적 없다."

진무백이 말했다.

"안 들어오면 형이 이걸 못 받잖아."

구칠이 품에서 기름종이로 둘둘 만 쪽지 하나를 꺼냈다. 진무백이 눈짓을 보내자 구칠은 그것을 탁자 위에 슬쩍 밀었다. 진무백이 펼쳤다. 손 글씨로 눌러쓴 짧은 문장이었다. 청문객잔 뒷골목. 오늘 새벽 전에 찾는 자 둘. 표식 없음. 그게 전부였다.

"어디서 났어."

"객잔 마당 쪽에서 두 사람이 저 양반 이름을 대며 물어보고 다니더라고. 이름은 모르는데, 얼굴은 기억해. 보통 얼굴이 아니야. 그 눈빛이 여관방 찾는 눈빛이 아니었거든."

당소연이 처음으로 구칠에게 시선을 줬다. 짧고 냉정한 시선이었다.

"그 두 사람, 지금 어디 있어?"

"바깥이지. 아마 한 식경쯤 있으면 이쪽으로 올 거야. 아니면 더 빨리 올 수도 있고."

구칠이 특유의 느릿한 말투로 덧붙였지만, 그 안에 담긴 뜻은 느리지 않았다. 진무백은 쪽지를 다시 기름종이에 말아 품에 넣고 사내를 내려다봤다. 사내는 여전히 잠들어 있었다. 이마에 땀이 맺혀 있었고 입술은 아직 창백했다. 숨은 고르게 들어오고 있었지만, 그 고름이 오래 유지될지는 알 수 없었다.

"옮겨야 해."

진무백이 말했다. 당소연이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안 돼. 독이 아직 경락에 남아 있어. 흔들면 역류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내가 보장 못 해."

"그렇다고 여기 두면 저 사람들이 먼저 와."

"그래서 네가 막아."

진무백은 잠깐 당소연을 봤다. 당소연은 이미 다시 사내 쪽으로 돌아서 있었다. 막아라. 쉽게 말하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게 더 불쾌했다.

구칠이 삿갓을 벗어 흔들며 두 사람 사이에서 웃었다.

"좋은 팀이다. 진짜로."

아무도 웃지 않았다.

진무백은 탁자 위의 천 조각을 다시 집어 품 안에 넣었다. 그 손이 잠깐 사내의 손목 위에 얹힌 천 조각 쪽에서 멈췄다가 거둬졌다. 당소연은 그 동작을 등 뒤에서도 느꼈을 것이었다. 하지만 뒤를 돌아보지 않았다. 그것도 일종의 대답이었다.

구칠이 뒷문 쪽으로 귀를 기울이더니 손가락 두 개를 펼쳐 보였다. 두 사람. 방향은 동쪽 골목. 진무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구칠은 삿갓을 다시 눌러쓰고 뒷문 옆 어두운 구석에 등을 붙였다. 이 자리에 있겠다는 뜻이었다. 싸우겠다는 뜻은 아니었다. 구칠은 싸우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도 이 자리에 있겠다는 것은, 그것 나름의 선택이었다.

창문 너머로 새벽 바람이 한 줄기 지나갔다. 어디선가 발소리가 들렸다. 아직 먼 발소리였지만, 발소리의 무게가 가볍지 않았다. 두 사람이 걷는 소리였다. 서두르지 않는 걸음이었다.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걸음이었다. 진무백은 허리춤 검집을 손으로 짚었다. 칼집 가죽이 손바닥에 닿는 감촉이 차가웠다. 칼을 빼지는 않았다. 아직은.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