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메인 홈 목록 ☰
[S1-3화]

등 맞댄 자들의 거짓말

작성: 2026.04.05 13:18 조회수: 39
창작물 안내
[AI 생성물] 본 소설의 내용과 표지는 인공지능(AI) 모델을 통해 기획 및 작성된 허구의 창작물입니다.
이 콘텐츠는 AI가 창작한 장기 연재소설입니다. 실제 인물이나 사건과 무관한 창작물입니다.

발소리는 서두르지 않았다. 그게 더 나빴다.

진무백은 출입문 목재 틈으로 새는 바람의 방향을 읽으며 숨을 낮췄다. 두 사람이었다. 한 명은 오른발에 무게가 쏠리고, 다른 한 명은 발꿈치를 거의 쓰지 않았다. 경공을 익힌 자가 아니라 경공을 필요 없다고 판단한 자의 걸음이었다. 뒷방까지 아무도 막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사람들만 그렇게 걸었다. 진무백은 검집 끝을 손가락으로 한 번 건드렸다가 뗐다. 소리를 내지 않으려는 게 아니라, 지금 검을 뽑는 게 답이 아니라는 걸 스스로 확인하는 동작이었다.

당소연은 침보 끈을 마저 묶고 몸을 일으켰다. 촛불 하나가 그녀의 옆얼굴을 비췄는데, 그 빛 아래서도 표정이 읽히지 않았다. 그녀가 낮게 말했다.

"방 안에 세 사람이 있으면 셋 다 설명해야 해. 네가 설명을 잘 하는 편이야?"

"아니."

"그럼 내가 할게. 넌 입 다물어."

진무백은 반박하지 않았다. 지금은 체면을 따질 타이밍이 아니었다. 그는 검집에서 손을 떼고 허리를 벽 쪽으로 한 뼘 물렸다. 사내가 누운 평상 맞은편, 그늘 속이었다. 당소연이 그쪽 방향으로 눈을 한 번 주었다가 거뒀다. 인정한다는 뜻이었다. 두 사람이 말 한마디 없이 자리를 나눈 것은 그게 처음이었다.

문이 열리기 전에 구칠이 먼저 들어왔다.

그는 문을 손으로 밀며 고개를 들이밀었는데, 뒤따라오는 발소리가 이미 복도 끝까지 와 있다는 걸 눈빛으로 먼저 알렸다. 입은 웃고 있었다. 진무백은 그 웃음이 연습된 것임을 알았다. 구칠은 위험한 상황에서 더 환하게 웃는 종류의 사람이었다.

"어이, 의원 나리. 손님 두 분이 뒷방에 아는 이가 묵고 있다 하시는데, 제가 허락 여부를 여쭤보려고요."

당소연은 구칠을 한 번 봤다. 그가 어느 편인지 아직 모른다는 표정이었지만, 지금 쓸 수 있는 패가 구칠뿐이라는 것도 읽힌 것 같았다.

"환자입니다. 면회는 안 됩니다."

목소리에 감정이 없었다. 그냥 원칙처럼 들렸다. 구칠은 뒤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들으셨죠? 의원 선생님 말씀이 이렇습니다. 위중하다 하니, 면회는 내일 아침 이후로—"

복도에서 목소리가 잘랐다.

"우리는 그 사람 가족이오."

낮고 평평한 목소리였다. 억양이 없었다. 사람의 감정이 오래 쓰이지 않으면 목소리도 그렇게 말라간다는 걸, 진무백은 경험으로 알았다. 저 목소리는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거짓말인지 참말인지가 본인에게도 중요하지 않은 사람의 것이었다. 그는 등을 벽에 더 바짝 붙이고 숨을 반 박자 늦췄다. 내공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기척을 지우는 쪽이었다.

당소연이 구칠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 말했다.

"가족이시면 더욱 안 됩니다. 독이 체외로 배출되기 전에 자극을 주면 역류해요. 내일 오전 진시 이후에 다시 오십시오. 그때 저도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말의 마지막이 깔끔하게 닫혔다. 진무백은 그 순간 당소연이 왜 의원을 직업으로 택했는지 처음으로 이해했다. 거짓말이 아니었다. 독이 역류한다는 말은 사실이었다. 그러니 그 사실을 방패로 쓰는 것도 틀리지 않았다. 다만 그 방패 뒤에 다른 무언가가 있다는 점만 빼면.

복도 쪽이 잠시 고요했다. 구칠이 그 틈을 잡아 친절하게 한 마디 더 얹었다.

"저도 한 말씀 드리자면, 이 집 주인장이 의원 선생님을 각별하게 여깁니다. 환자 상태 관련해서는 선생님 말씀이 곧 규칙이에요. 번거로우시더라도 내일 다시 오시면—"

발소리가 물러났다. 끊기듯이 멈추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계획에 없던 일이었다는 듯 깔끔하게 돌아섰다. 그 깔끔함이 오히려 진무백의 목덜미를 가늘게 세웠다. 물러나는 사람은 보통 발소리가 조금 빨라진다. 저 둘은 오히려 더 느려졌다.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뜻이었다.

구칠이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섰다. 웃음이 조금 빠져 있었다.

"이거 보통 일이 아닌데요. 저 둘, 발에 소리가 없어요. 제가 눈치챈 건 복도 벽 그림자로였거든요."

진무백이 그늘에서 나왔다.

"표식?"

"없어요. 문파 표시도, 무기 외형도. 그냥 평범한 행인처럼 입었는데 행인치고는 너무 조용하게 섰더라고요. 숨소리도 안 들렸어요. 그게 더 이상했습니다."

진무백은 잠깐 생각했다. 숨소리를 지운다는 건 훈련이 아니라 습관이었다. 오래 숨어 다닌 사람들의 몸에 배는 것. 문파 소속이 아니거나, 문파가 있어도 드러내지 말라는 명을 받은 자들이었다.

당소연은 이미 사내 쪽으로 돌아서 있었다. 맥을 다시 짚었다. 손끝이 사내의 손목을 감쌀 때, 진무백은 거기서 시선을 멈췄다. 반쪽 매화 문양. 천 조각이 아니라 살 위에 새겨진 것. 먹으로 찍은 게 아니라 오래된 흉터처럼 낮게 패인 선이었다. 꽃잎 세 개가 완성되지 않은 채 끊겨 있었다.

그는 품 안에 손을 넣어 천 조각을 꺼냈다. 접힌 채 손바닥에 올려놓았다. 당소연의 등 뒤였다. 그녀가 돌아보기 전에 구칠이 먼저 봤다. 구칠의 눈이 한 번 좁아졌다가 돌아왔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무백은 천 조각을 다시 품 안에 넣었다. 구칠의 침묵이 모른다는 뜻인지, 알면서 아끼는 것인지는 지금 당장 알 수 없었다.

당소연이 돌아섰다.

"맥은 잡혔어요. 내일 자시 전에 한 번 더 독침을 놓으면 움직일 수 있을 거야. 이틀은 더 있어야 해요."

"이틀."

"그 전에 또 저런 사람들이 오면?"

진무백이 물었다. 당소연은 잠깐 그를 봤다.

"그 전에 네가 막아야지."

이전 화와 같은 말이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뉘앙스가 달랐다. 역할 분담이 아니라 기대에 가까웠다. 진무백은 그것을 눈치챘지만 굳이 짚지 않았다. 짚으면 당소연이 다시 차가워질 것 같았다.

구칠이 평상 끝에 걸터앉으려다가 당소연의 시선에 막혀 멈췄다.

"앉으면 안 됩니까?"

"환자 옆에 개방 사람이 앉으면 독이 더 도집니다."

"그게 의학적으로 근거가—"

"없어요. 하지만 내 방입니다."

구칠이 일어섰다. 진무백은 웃음을 참았다. 사제가 있었다면 이 상황을 두고 한 달은 써먹었을 것이다. 사제는 없었고, 구칠은 벽에 기대며 팔짱을 꼈다. 그나마 그게 이 방에서 가장 편안한 자세였다.

밤이 다시 조용해졌다. 구칠은 문 옆에 기대어 섰고, 당소연은 작은 화로에 약재를 올렸다. 진무백은 창가로 갔다. 유리 없이 나무 덧문만 닫힌 창이었는데, 틈으로 바깥 골목의 공기가 들어왔다. 차갑고 기름 냄새가 섞인 바람이었다. 사람 냄새는 없었다. 두 추적자는 이미 물러난 것 같았다. 물러났다는 게 떠났다는 뜻이 아니라는 것도 진무백은 알았다.

약재가 화로에서 끓기 시작했다. 쓴 냄새가 방 안을 천천히 채웠다. 진무백은 그 냄새를 맡으며 창에서 돌아서다가 당소연의 옆모습에서 시선이 멈췄다. 그녀가 약재 봉지를 열 때, 손이 잠깐 멈췄다. 봉지 끈에 뭔가 걸렸다는 게 아니었다. 손이 멈추기 전에 그녀의 시선이 먼저 멈췄다. 사내의 손목이었다. 반쪽 매화 문양.

당소연은 곧 봉지를 열고 약재를 화로에 얹었다.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진무백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번째였다. 한 번은 우연일 수 있었다. 두 번은 아니었다. 그는 그 사실을 가슴 안쪽에 접어두었다. 지금 꺼내면 당소연은 부인할 것이고, 부인하면 이 방의 균형이 깨진다. 사내가 깨어나기 전까지는 균형이 필요했다.

구칠이 낮게 하품을 했다. 당소연이 눈을 흘겼다. 구칠이 입을 막으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무백은 그 광경을 보다가 벽에 등을 대고 눈을 감았다. 내일 진시, 사내가 입을 열기 전에 당소연에게 물어야 할 것이 하나 생겼다. 어디서 그 문양을 봤는지. 그리고 왜 두 번이나 모른 척을 하는지.

촛불이 조용히 흔들렸다. 약 냄새와 찬 바람이 섞이는 뒷방의 밤은 아직 길었다. 세 사람은 각자의 이유로 눈을 감지 않았다.

☰ 전체 회차 목록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