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건부 승인에서 세 해가 지난 아침, 동화4 기록실 문은 평소보다 한 시간 일찍 열렸다. 축하행사가 아니라 삼 년 감사 첫 현장검증 날이었다.
벽에는 완공 사진 대신 지표 여덟 개가 붙었다. 임대료, 공실, 임금, 안전, 점유이의, 수선, 미수채권과 공공 재원이었다.
강유나는 이제 기록 훈련자가 아니라 유급 선임 기록자였다. 그는 감사자에게 원본 보관 위치와 열람 만료표부터 설명했다.
미라는 주민 협동조직의 대표직을 이미 순환 교대자에게 넘겼다. 감사 대상 장부를 만든 사람으로 질문에 답하되 결과 승인에서는 빠졌다.
오선우는 청림3 자문계약을 마친 뒤 외부 검토자로 한 구간만 맡았다. 자기 과거 산식이 맞았는지 다른 감사자와 대조했다.
첫 표본은 동화4였다. 작은 조직은 자금 위기 뒤 규모를 다시 늘리지 않았고 기록실·수선교육·핵심 상담만 유급으로 유지했다.
과거 미수채권을 새 횡령처럼 재조사하지 않았다. 이후 생긴 계약의 청구일, 회수기간과 미수 한도를 감사했다.
두 건은 지급이 한 달 늦었다. 일은 이미 끝났지만 담당기관 검수가 밀린 이유였고 지연이자는 계약대로 청구됐다.
기관은 주민 조직이 공익 일을 하니 기다려 달라고 했다. 유나는 공익이라는 말이 임금을 늦출 근거가 되지 않는다고 답했다.
감사자는 지급 지연과 노동자 급여 사이를 확인했다. 조직은 비상 적립으로 임금을 제때 줬지만 적립금이 줄어 새 계약 수를 제한했다.
제한 때문에 상담 요청 두 건은 다른 지역 유급 담당에게 연결됐다. 일을 놓친 것으로 숨기지 않고 인계 시간과 지급 주체를 장부에 남겼다.
연결받은 담당도 야간 무료상담을 하지 않았다. 상담 가능 시간과 비용을 당사자에게 설명하고 급한 안전 사안만 비상망으로 분리했다.
동화4 공공 상가 세 곳의 임대료도 봤다. 상한은 지켜졌으나 관리비 한 항목이 임대료처럼 매달 늘고 있었다.
건물관리자는 전기료 상승 때문이라고 했다. 실제 공용전기 사용과 고지서를 대조하자 두 달분 계산 오류가 나왔다.
초과분은 입점자에게 돌려주고 관리비 산식을 공개했다. 오차가 적다는 이유로 다음 갱신 때 상쇄하지 않았다.
공실은 계획보다 한 칸 많았다. 업종 연결을 고려한 입점자가 석 달 만에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실패를 점주 능력 부족으로 적지 않았다. 임대는 낮았지만 장비수선과 야간 인력비가 예상보다 컸다는 상담기록이 있었다.
빈 칸은 바로 인기 업종에 주지 않았다. 실패 원인, 공간 설비와 지역 서비스 필요를 다시 평가해 공개모집을 냈다.
화양2 감사에는 정호진 이름이 안전 책임표 첫 줄에 한 번만 나왔다. 유족 사생활과 사고 장면은 다시 열지 않았다.
작업중지 기록은 세 해 동안 열한 건이었다. 일곱 건은 점검 뒤 당일 재개, 세 건은 보수, 한 건은 장기 보류였다.
신고자에게 인사 불이익이 있었는지도 봤다. 하청업체 한 곳에서 신고 뒤 교대가 줄어든 노동자가 있었다.
업체는 공정 축소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감사자는 같은 직무 다른 노동자와 배치표를 비교해 불이익 가능성을 시정 대상으로 냈다.
원청은 미지급 근무를 복원하고 재배치 기준을 공개했다. 고의 보복이라는 최종 판단은 노동조정 절차에 남겼다.
윤재성은 안전교육 출석률이 높다고 자랑하지 않았다. 야간조가 중지 연락처를 제대로 아는지 표본 질문을 했다.
두 명이 오래된 번호를 말했다. 연락망은 분기 갱신 중이었지만 교육본 한 묶음이 교체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다.
해당 조는 그날 공정을 시작하지 않고 재교육받았다. 중지 시간의 임금은 정상 지급됐다.
백운1 공공 상가 열여섯 칸은 열네 칸이 영업 중이었다. 한 칸은 수선 중, 한 칸은 공개모집 이의 처리 중이었다.
조민석 수선점은 보조 작업자 둘을 고용했다. 첫 직원 한 명은 다른 직장으로 옮겼고 미지급 없이 계약을 끝냈다.
감사자는 고용 숫자만 보지 않았다. 주당 시간, 임금일, 휴게와 공공 임대 혜택이 노동조건에 반영되는지 확인했다.
한 점포는 가족노동 시간을 장부에서 뺐다. 입점자는 가족이니 임금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공공 상가 조건은 가족관계를 자동 고용계약으로 만들지 않았지만 반복 노동을 비용에서 지울 수도 없었다. 상담과 계약 정비가 시정안에 들어갔다.
매화6 공공 주거는 약속한 비율을 지켰다. 그러나 접근 가능한 방 두 곳의 문턱 수선이 늦어 입주가 한 달 밀렸었다.
임시 주거비는 지급됐지만 통학 교통비 한 건이 빠졌다. 당사자 신청이 늦은 이유가 안내문 번역 누락이었음을 확인했다.
구청은 소급 지급과 안내 절차 수정에 동의했다. 개인 이름 대신 누락 유형과 처리일을 공개했다.
청림3은 점유 조사 뒤 철거·보존 구역을 확정했다. 선우의 과거 자문 수치는 최종 판정과 달라진 곳이 세 필지였다.
그 차이는 오류와 새 자료를 구분했다. 한 곳은 야간 사용 발견, 두 곳은 실제 사용 종료였다.
선우는 자기 초기 판단을 지키려고 최종 자료를 낮추지 않았다. 감사표에 당시 근거와 변경 시점을 나란히 적었다.
산수역뒤 법률 이의는 끝났고 일부는 보존, 일부는 합의 이주가 됐다. 새벽 집행을 다시 영웅담으로 만들지 않았다.
임시 창고 물품 두 건은 주인을 찾지 못해 아직 보관 중이었다. 보관료와 공고 절차, 최종 처리 기한을 감사했다.
송정시장은 연합 의결회원으로 돌아오지 않았다. 자체 계약을 유지하면서 안전·통행 정보 협력 감사를 별도로 받았다.
배송통로는 작동했지만 야간 휴게 점검자가 한동안 공석이었다. 상인회는 비용을 아끼려고 직무를 다른 직원에게 얹었다.
감사자는 겸임 시간과 책임을 확인해 별도 유급 계약 복원을 권고했다. 송정시장 지역회의가 자체 예산으로 승인했다.
이나경은 일곱 지역 총액을 한 점수로 만들지 않았다. 비용 구조와 시정 상태를 지역별로 공개하고 공통 최소선만 비교했다.
공통선 가운데 유급 기록은 여섯 지역에서 유지됐고 한 곳은 계약 지연이 있었다. 그 한 곳을 성공률 안에 숨기지 않았다.
점유이의는 모두 해결된 것이 아니었다. 새 영업과 전대, 가족구성 변화로 명부는 계속 바뀌었다.
감사는 완결 명부를 요구하지 않았다. 수정이력, 이의 응답기한과 공정 중지선이 작동하는지를 봤다.
현장검증 마지막 날 감사자들은 공개판의 완료 표시 세 건을 무작위로 골랐다. 실제 가게, 주거와 작업현장을 방문해 수령자에게 결과를 다시 물었다.
두 건은 일치했고 한 건은 수선 뒤 사진만 올라왔을 뿐 당사자 확인이 없었다. 상태를 확인 대기로 되돌리고 관리자가 다시 방문했다.
장하늘은 감사 기사를 성과 순위로 쓰지 않았다. 시정 완료, 진행, 이견과 자료 부족 상태를 같은 표에 실었다.
마지막 검증 묶음의 표지에는 성과지표 대신 네 이름이 적혀 있었다. 민재, 마틴 김, 윤태식, 박도경. 89화의 보완회의에서 열었던 은평 사고와 선거계약 감사가 삼 년 만에 최종 결정문이 되어 돌아온 날이었다.
강유나는 파란 봉투 `HN-T1-04`를 투명 받침 위에 올렸다. 윤태식이 보관하다 제출한 원 명단, 사고 다음 날의 수정 명단, 출입기록, 현장 협조비 세금계산서와 선거용역 결과물이 봉인번호 순서로 놓였다. 새 고백이나 녹음은 없었다. 이미 있던 종이들이 날짜와 돈의 순서대로 처음부터 끝까지 이어졌을 뿐이었다.
마틴은 공개를 허락한 부분만 자기 목소리로 읽었다. 은평 현장에서는 당일 투입 노동자가 원청 전산명부가 아니라 하청 반장의 종이표를 들고 들어갔다. 사고 뒤 그 종이표의 사람들은 `외부 협력`으로 바뀌었고, 계약서가 없던 마틴은 자기 이름도 지워질까 두려워 입을 다물었다.
그의 기억만으로 결론을 내리지는 않았다. 출입문 사진의 시각, 민재가 적은 위험 통로 메모, 박인숙이 보관한 작업일지, 원·수정 명단의 인쇄기록이 같은 날을 가리켰다. 감사자는 마틴의 진술 가운데 확인된 문장과 끝내 대조할 수 없는 문장을 다른 색으로 표시했다.
최종 결정은 민재가 은평 현장의 실제 하청 작업자였고 사고 다음 날 보고 인원에서 빠졌다고 확정했다. 공용계정 때문에 마지막 키를 누른 개인은 특정하지 못했지만, 현장관리팀이 사망 뒤 하청 인원을 `외부 협력`으로 축소해 보고한 조직적 은폐는 원본·수정본과 결재선으로 확인됐다. 책임 주체가 없는 사고라는 문장은 결정문에서 지워졌다.
윤태식의 이름에는 두 문장이 함께 붙었다. 그는 원 명단을 살려 두고 뒤늦게 자료를 냈다. 동시에 민재가 빠진 수정본을 확인 없이 전송했고, 그 사실을 오랫동안 말하지 않았다. 자료 제공은 공로로 기록됐지만 실행 책임을 없애지 못했다. 현장소장 직무 배제와 손해분담 결정은 확정됐고, 그는 그 결정을 다투지 않았다.
돈의 흐름도 비로소 끝까지 연결됐다. 가람개발의 현장 협조비 가운데 결과물이 없는 자문료 일부가 같은 법인의 다른 부서를 거쳐 박도경 선거조직이 사용한 인쇄·조사 용역과 상계돼 있었다. 단가 차이나 같은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비자금이라 부르지 않았다. 날짜가 같은 상계전표와 실제 캠프 제작물로 확인되는 부분만 미신고 선거용역으로 확정됐다.
박도경 개인 계좌로 돈이 들어간 기록은 없었고, 그가 민재 이름 삭제를 최초로 지시했다는 증거도 나오지 않았다. 대신 그는 원 명단이 붙은 사고요약을 받은 뒤 축소된 수정 보고를 행정자료로 사용했고, 선거조직이 받은 관련 용역을 제때 공개하거나 반환하지 않았다. 직접 살해나 최초 삭제 지시가 아니라, 알고도 사용하고 숨긴 행정·회계 책임이 그의 최종 결론이었다.
선거비용 정정과 반환, 관련 계약의 이해충돌 제재는 이의기간을 지나 확정됐다. 박도경은 이미 임기를 마쳤지만 결정문은 `전직`이라는 말 뒤로 사라지지 않았다. 후임 행정은 남은 반환일과 공개기한을 자기 담당표에 이어받았다.
민재의 사고기록에는 실제 작업자 지위와 사망일이 바로잡혔다. 유족에게 미지급됐던 정산과 공식 사과도 전달 완료로 바뀌었다. 서미라는 지급액보다 이름이 들어간 첫 문장을 오래 바라봤다.
“이걸 받는다고 용서한 건 아닙니다.”
그는 수령란에만 서명했다. 합의, 용서, 비공개 약속 칸은 애초에 문서에 없었다. 민재가 다른 사람을 데려간 하청 반장이었다는 책임과, 그 자신이 지워진 피해자였다는 사실도 한쪽으로 미화하지 않고 나란히 남겼다.
마틴은 자기 진술 공개본에서 집 주소와 체류자격 항목이 빠진 것을 확인했다. 예전에 침묵했다는 한 줄도 지우지 않았다. 증언이 확인됐다는 이유로 그를 늦은 영웅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감사자는 네 줄 끝에 같은 도장을 찍지 않았다. 민재는 기록 정정과 정산 완료, 마틴은 증언 확인, 윤태식은 자료 제공과 실행 책임 확정, 박도경은 개인 삭제 지시 미입증과 행정·회계 책임 확정이었다. 모르는 것을 유죄로 바꾸지 않았고, 확인된 책임을 미확정이라는 말 뒤에 숨기지도 않았다.
서미라는 파란 봉투를 다시 닫지 않았다. 제한본은 기록실로, 공개본은 골목 게시함으로 서로 다른 보관처에 갔다. 민재의 이름이 돌아왔다고 사람이 돌아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이제 그 이름을 둘러싼 네 줄은 다음 화를 기다리는 질문이 아니라, 누가 무엇을 했고 어떤 책임을 졌는지 적힌 결론이었다.
삼 년 감사 마지막 회의는 박수 없이 끝났다. 시정기한 열네 건, 환급 세 건, 추가 상담 다섯 건과 공정 보류 한 건이 남았다.
강유나는 감사보고서 맨 앞에 성공이라는 도장을 찍지 않았다. 사람들이 살고 일하는 동안 계획도 계속 비용과 오류를 드러낸다고 썼다.
동화4와 화양2의 장부는 과거 사건을 다시 뒤집지 않았다. 그 뒤 약속한 임금·안전·임대와 기록이 실제 일상에서 지켜졌는지를 묻고, 어긋난 곳에 다음 책임자를 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