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 규약 서명식 날, 회의실 정면에는 의자 하나가 비어 있었다. 이름표도 꽃도 놓지 않았다.
구청 직원은 대표석을 준비하지 않은 실수인 줄 알고 의자를 치우려 했다. 김해진은 빈 상석 자체가 규약의 첫 조항이라고 설명했다.
상설 회장은 두지 않았다. 회의 진행, 자료 전달, 회계 확인과 긴급 연락은 서로 다른 사람이 맡았다.
김해진의 두 달 계약은 그날 끝났다. 그는 마지막 회의를 진행하지 않고 차기 순환 조정자에게 인수표만 건넸다.
새 조정자는 매화6의 기록노동자 최세령이었다. 지역 대표가 아니라 공개모집을 거친 여섯 달 유급 계약자였다.
세령은 매화6 공공 임대 표결에서 회피했다. 자기 지역 자료를 전달할 때는 다른 조정자가 임시로 회의를 맡았다.
규약 초안 첫 장에는 목적이 적혔다. 일곱 생활권의 계획을 하나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안전·점유·이주 최소선을 함께 지키는 일이었다.
송정시장은 의결 서명자가 아니었다. 정보 협력 부록의 당사자로만 이름을 올리고 개발계획 표에서는 제외됐다.
한 지역 한 표 원칙은 남은 여섯 지역에 적용됐다. 출자금, 인구, 토지면적이나 언론 주목도가 표 수를 늘리지 않았다.
백운1은 내부 대표가 둘이라 한 표를 행사하는 법이 필요했다. 소유자·세입자 회의가 합의하지 못하면 기권과 이견 부록을 함께 내기로 했다.
기권은 찬성으로 세지 않았다. 다른 지역 결정을 막지도 않았지만 백운1에 적용되는 조항은 지역 합의 전까지 보류됐다.
동화4는 회의 장소와 기록 훈련을 많이 제공했다. 그 기여는 비용 장부에 반영됐지만 표는 하나였다.
미라는 동화4가 먼저 겪은 경험을 이유로 최종 문장권을 갖지 않겠다고 서명했다. 초안 문구 제안과 의결권을 분리했다.
공동 감사는 회계만 보지 않았다. 위임서, 개인정보 열람, 안전 경고 시각, 노동시간과 지역 거부권 처리도 표본 검사했다.
감사자는 세 명이었다. 주민 추천, 노동자 추천과 외부 회계·절차 전문가가 서로 다른 자료를 봤다.
감사자가 지역 원본을 가져가지는 않았다. 지정 장소에서 필요한 범위를 보고 확인 결과와 미비사항만 공동 장부에 남겼다.
이나경은 공동 기금 지출선을 만들었다. 회의·통역·감사·긴급 안전에는 쓸 수 있었고 개별 개발 보상이나 지역 홍보에는 쓰지 못했다.
긴급 지출은 한 사람이 승인하지 않았다. 현장 담당과 순환 조정자가 먼저 열고 사흘 안에 감사자 확인을 받았다.
사흘이 지났다고 대피비가 개인 빚으로 바뀌지는 않았다. 승인 누락 책임을 행정·조정 계약에서 따로 다뤘다.
강유나는 회의록 수정 절차를 제안했다. 오기 정정, 발언 의미 다툼과 결정 변경을 서로 다른 표시로 남겼다.
발언자는 사흘 안에 자기 문장을 고칠 수 있었다. 다른 사람 반론을 지우거나 결과를 뒤집으려면 새 회의가 필요했다.
장하늘은 공개본에서 소수 의견을 어디까지 실을지 물었다. 규약은 반대 이유와 근거를 남기되 개인 비난과 추측은 검증 표시를 붙이게 했다.
김원태 측은 회장 없는 조직은 책임질 사람이 없다고 비판했다. 세령은 역할별 계약자와 승인자의 이름·기한이 오히려 더 분명하다고 답했다.
박도경은 행정 연락창구 한 명은 필요하다고 했다. 순환 조정자가 문서를 받되 내용을 바꾸지 않고 지역별 담당에게 전달하는 역할을 맡았다.
문서 수령 시각과 전달 완료가 공개됐다. 기한이 짧으면 어느 지역이 아직 위임을 못 받았는지도 행정에 알렸다.
첫 규약 표결에서 산수역뒤는 공동 기금 분담안에 반대했다. 긴급 집행 비용이 큰 지역이 같은 비율을 내기 어려웠다.
다른 다섯 지역은 반대를 장애로 부르지 않았다. 기본 분담과 사용량, 공공 지원을 섞은 세 단계 안을 다시 계산했다.
산수역뒤는 낮은 기본액과 향후 지원금 확인 조건으로 수정안에 동의했다. 그 지역의 표가 두 개로 늘어난 것은 아니었다.
매화6은 주거 자료가 많아 개인정보 감사비가 컸다. 비용을 지역 책임으로만 돌리지 않고 공동 공개자료에 쓰인 범위를 나눴다.
청림3은 선우 자문료와 연합 조정비가 겹치는지 공개했다. 조사 분석은 지역 계약, 공통 양식 교육은 공동 계약으로 시간표를 분리했다.
선우는 두 계약의 같은 시간에 청구하지 않았다. 유나가 표본 대조했고 당사자인 선우는 감사 결과 승인에서 빠졌다.
규약에는 이해충돌 회피 뒤 대체 역할을 두는 조항이 들어갔다. 사람이 빠졌다는 이유로 결정을 멈추거나 몰래 진행하지 않게 했다.
송정시장 고재복은 정보 부록 서명 때 의결회의에 앉지 않았다. 안전망 의제가 시작되자 별도 좌석에서 발언권을 얻었다.
첫 공동 경고 훈련은 일곱 지역이 함께했다. 개발계획 모의표결은 여섯 지역만 참여해 참여 범위를 실제로 나눴다.
훈련 중 동화4 연락이 가장 빨랐다. 순위를 공개해 경쟁시키지 않고 늦은 두 지역의 야간 담당 빈칸을 보완했다.
유급 운영 원칙도 규약에 들어갔다. 진행, 기록, 번역, 돌봄, 접근성 지원과 현장 확인을 선의의 봉사로 예산에서 지우지 않았다.
예산이 모자라면 회의 수를 줄이거나 공공 지원을 요구했다. 특정 주민에게 무료 연속근무를 맡겨 조직을 유지하지 않았다.
마틴은 외국어 통역자가 표결 내용을 이해할 시간도 근무로 봐야 한다고 했다. 사전 자료 읽기와 용어 검토 시간을 계약에 넣었다.
빈 상석 아래에는 역할표가 걸렸다. 조정자, 회계담당, 감사자, 지역대표, 긴급연락자와 자료보관자의 이름과 종료일이 달랐다.
어느 한 사람이 자리를 떠나도 나머지 책임은 계속됐다. 대체 순서와 인수 기한이 각 계약에 있었다.
규약 원본은 한 장소에만 두지 않았다. 서명본 여섯 부를 지역 기록실에 나눠 보관하고 해시값과 페이지 수를 공개했다.
송정시장 정보 부록도 별도 일곱 부를 만들었다. 개발 의결 문서와 섞이지 않도록 표지 색과 열람 권한을 달리했다.
세령은 첫 인수 주에 지역 연락망 두 곳이 오래된 번호임을 발견했다. 담당자 개인 탓으로 넘기지 않고 월별 확인일과 대체 연락처 칸을 규약 운영표에 더했다.
산수역뒤는 통신이 끊길 때 쓸 대면 전달자를 정했다. 전달에 걸린 시간과 교통비를 긴급 운영비에서 지급하도록 했다.
백운1은 내부 합의가 늦을 때 두 대표가 서로의 문서를 받아 보았다는 수령 확인을 남겼다. 한쪽이 모르는 채 기권 상태가 되는 일을 막기 위해서였다.
공동 감사자는 첫 표본으로 조정자 인수표를 골랐다. 빠진 첨부 한 건을 찾아 보완하되, 규약 서명 자체를 무효로 과장하지 않았다.
한 부가 젖거나 훼손돼도 다른 지역 원본과 대조할 수 있었다. 수정은 새 부록으로만 하고 과거 문장을 몰래 갈아 끼우지 않았다.
서명 직전 배지연은 공공 임대 조항이 너무 약하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규약 목적이 비율을 통일하는 일이 아니어서 백운1 지역안에 강한 기준을 따로 남겼다.
남기철은 그 차이를 받아들였다. 공동 규약에 없는 요구가 지역 합의에서 사라지는 것은 아니었다.
여섯 지역 대표가 차례로 서명했다. 김해진은 조정 계약 종료 확인에, 세령은 수령 책임에만 서명했다.
사진을 찍을 때도 빈 의자는 가운데 남았다. 사람들은 그 뒤에 줄을 서지 않고 역할표 양옆에 흩어졌다.
장하늘은 빈 의자를 권력 공백이라고 쓰지 않았다. 권한을 쪼개 책임의 위치를 드러내는 장치라고 설명했다.
서명식이 끝나자 의자를 창고에 넣지 않았다. 다음 회의에서도 누구나 보되 아무도 자기 이름표를 올리지 못하게 같은 자리에 뒀다.
연합 규약은 영웅 한 사람을 만들지 않았다. 여섯 지역의 다른 결정과 일곱 지역의 안전 약속을, 비어 있는 자리 주위의 계약과 기록으로 묶었다.